“예민한 ‘눈’, 백내장 수술 시기 잘 결정해야 만족도 높습니다”

입력 2019.11.25 07:16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백내장은 눈 안의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흔히 카메라 렌즈가 흐릿해지는 것에 비유한다. 백내장은 주로 노화가 원인이다. 60대의 70%, 70대의 90%, 80세 이상이 되면 거의 100%에 가까운 사람이 백내장에 의한 시력저하를 겪는다. 그러다보니 백내장 수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다. 흔한 수술이지만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눈 안에서 미세한 수술을 해야 하며, 환자에 따라 수술 시기나 인공 수정체 선택을 적절히 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명의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을 만나 백내장의 모든 것에 대해 들었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누구나 백내장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차이는 왜 있는 것일까요?

백내장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모든 것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외상, 염증이나 여러 질병의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중에서 노화가 가장 주된 원인이다. 구체적으로 노화가 눈의 수정체에 어떤 영향을 미쳐서 백내장 발생하는지는 잘 모른다. 노화에는 여러 인자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백내장의 위험 요인에는 자외선이 있다. 자외선A 는 파장이 길어서 눈 속까지 들어가 수정체를 혼탁하게 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흡연의 경우도 밝혀진 원인이다. 담배를 피운 그룹과 안 피운 그룹을 조사한 결과 담배를 피운 그룹의 백내장 발생률이 훨씬 높았다. 백내장은 가족력하고는 큰 관련이 없다.

-백내장에 걸리면 시야가 뿌연 증상이 나타나는데, 많은 환자들이 쉽게 알아차리나요?

백내장 발생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일시적으로 근시 현상이 나타나 평소 돋보기를 끼던 사람이 맨눈으로 신문이나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백내장이 진행하면 물체가 지속적으로 흐리고 뿌옇게 보이고 이중으로 보이기도 한다. 수정체 중심 부위에 혼탁이 생기면서 밤에는 동공이 커져 물체가 잘 보이지만 낮에는 동공이 축소돼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편, 40~50대의 젊은 나이에도 백내장이 올 수 있는데, 오히려 젊은층은 백내장이라고 인식을 못한다. 백내장은 70세가 넘어야 생기는 것으로 알고 안과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70세 이상에서는 시력에 이상이 생기면 백내장을 의심하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병원에 오는 백내장 환자들은 어떤 증상을 호소하나요?

환자들은 처음에는 흐리게 보이다가 병이 조금 더 진행이 되면 눈이 부시다고 말한다. 벽에 있는 시계가 원래 잘 보였는데 안 보인다, 밖에서 지인을 만났는데 안 보여서 인사를 못했다 등 대부분 시력 장애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시력은 변화가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잘 못 느끼는 경우가 있다. 병원에 와서 백내장 진단을 받고 놀라는 환자도 있다.

-백내장은 꼭 수술을 해야 하나요? 약물이나 안경 같은 보존적 치료법은 없나요?

결국 혼탁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갈아끼우는 수술을 해야 한다. 혼탁한 수정체를 맑게 하는 약은 없다. 난시, 원시 등을 교정하는 안경을 쓰기도 하지만 백내장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 수술은 언제 해야 하나요?

백내장은 수술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너무 일찍 하면 시력의 큰 변화를 못 느끼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백내장 초기에 환자가 시력에 큰 불편이 없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없다면 당장 수술할 필요는 없다. 백내장 수술을 권고하는 시점은 의사마다 다르지만 나의 경우는 환자가 생활에 불편을 느껴 삶의 질이 떨어질 때 수술을 권한다. 검사 결과 수정체 혼탁이 심하게 오지 않았는데도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은 6개월~1년 뒤에 병원에 다시 오라고 해서 그때도 불편을 느끼면 수술을 권유한다.

백내장을 무턱대고 방치하면 안 된다. 녹내장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백내장은 진행이 되면서 수정체가 눈 앞쪽 밀리는데, 수정체 가까운 안구 조직에는 눈물 빠져나가는 길이 막힐 수도 있다. 그러면 안구 압력이 높아져 급성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실명까지 이르는 굉장히 위험한 상태이다. 또 백내장이 오래되면 수정체가 녹거나 눈 속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수술 결정에는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과 삶의 질을 잘 따져봐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쉬운 수술이라고 알려졌지만, 까다롭고 응급 상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직경 10mm, 깊이 5mm의 검은 동자 사이에서 수술 기구를 넣고 혼탁해진 수정체를 꺼낸 뒤 인공수정체를 넣어야 한다. 0.1 mm 단위로 움직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대 등 다른 조직을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 좁은 공간에서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 수정체낭에 들어있는 혼탁한 수정체를 꺼내고 인공수정체를 넣어야 하는 것이다. 수정체낭이 터지거나 수정체를 360도를 싸고 있는 인대가 끊어지지 않게 정밀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 또한 환자에 따라 백내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상, 합병증, 눈 속 염증이 있으면 수술이 어려워 고도의 술기가 필요하다. 백내장 수술에 어느 정도 숙달이 되려면 500~1000건은 수술을 해봐야 한다. 눈은 우리 몸에서 아주 예민한 기관이기 때문에 환자의 성격에 따라 수술 만족도가 좌우된다. 실제 교과서에도 완벽주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수술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되어있다.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백내장 수술을 결심했다면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려주세요.

눈 속을 조금 절개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눈 주변에 염증이 있으면 안 된다. 염증이 있으면 사전 치료를 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은 잘 조절해야 한다. 혈압 갑자기 높아지면 수술을 못할 수 있다. 혈당 높으면 염증이 잘 생긴다. 백내장 수술을 하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시력이 잘 안 나온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백내장 수술 전 시간을 갖고 안구건조증 치료를 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시 사용하는 렌즈가 다양합니다.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알려주세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 렌즈와 다초점 렌즈가 있다. 단초점 렌즈는 근거리든 원거리든 초점을 하나만 선택해 잘 보이게 한다. 그래서 돋보기나 근시 안경 같은 안경이 필요하다.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다초점 렌즈는 초점이 2~3개가 있는 렌즈이다. 근거리, 중앙, 원거리 다 잘 보여 안경이 따로 필요 없다. 그러나 초점이 여러 개다 보니 빛이 분산 돼 좀 어둡게 보이는 등 시력의 질이 떨어진다. 따라서 성격이 예민한 사람은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단점이다. 렌즈마다 이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따져봐야 한다. 안경을 끼는 것을 싫어하고,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은 다초점 렌즈가 적합하고 야간 운전을 해야 하고 성격이 예민한 사람은 단초점 렌즈가 적합하다.

-백내장 수술 후에도 재발이 되나요?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 수정체로 갈아끼우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재발은 안 된다. 그러나 수정체를 싸고 있는 투명한 주머니 수정체낭이 시간이 지나면서 혼탁이 올 수 있다. 그러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는 레이저로 수정체낭을 쏘아 4~5mm 구멍을 낸다. 다시 시력이 회복 될 수 있다. 몇 분 만에 끝나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다.

-백내장 예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백내장은 노화로 생기기 때문에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 다만 자외선, 흡연은 확실하게 밝혀진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자외선이 많은 날에는 선글라스나 모자를 쓰고 담배는 끊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이 있으면 백내장 확률이 높아진다. 혈압이나 혈당 조절을 잘해야 한다.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기용 진료원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국립의료원 안과 과장, 가천대 길병원 안과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1999~2010년까지 한길안과병원 병원장을 역임했다. 백내장 등 전안부 진료를 맡고 있으며 한해 1000건 정도 백내장 수술을 한다. 빠르면서 정확한 백내장 수술을 집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자들이 붙여준 별명이 ‘미다스의 손’일 정도. 백내장 수술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하는 술기를 젊은 의사에게 공유하는 것이 주요 관심 분야다. 백내장 수술 의사의 필독서 ‘백내장’을 저술했으며 ‘각막’ ‘굴절수술교정’ 저술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