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항우울제 자살원인으로 인정", 제조사에 보상 평결

입력 2017.04.21 16:25

항우울제
미국의 한 중년 여성이 남편의 자살 원인이 항우울증 치료제라며 대형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사진=조선일보 DB

미국의 한 중년 여성이 "항우울증 치료제가 남편을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대형 제약사를 상대로 법정 투쟁을 벌였고, 승소했다.

미국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 배심원단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유명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에 "원고 웬디 돌린에게 300만 달러(약 35억 원)를 보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이는 GSK가 생산하는 항우울제 '팍실(Paxil)' 복제약(특허가 만료된 원래 의약품을 복제한 약)의 부작용이 돌린 남편의 자살원인임을 인정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시카고 교외 도시 글렌코에 사는 돌린은 남편 스튜어트(당시 57세)가 2010년 불안·우울증 치료를 위해 GSK가 생산하는 항우울제 팍실의 복제약을 복용하다 부작용으로 자살했다며 2012년 GSK와 복제약 제조사 밀란(Mylan)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스튜어트는 시카고 로펌 '리드 스미스 LLP' 소속 변호사였고, 당시 퇴근길에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돌린은 "GSK가 남편의 주치의에게 '약물이 자살 행동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아서 남편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스튜어트는 GSK의 복제약 제조사인 밀란이 만든 약을 복용했지만, 돌린은 "약 성분도 똑같고, 라벨도 똑같은 게 붙어있다"며 GSK에 책임을 물었다. GSK는 "스튜어트가 복용한 약의 제조사도 아니고 판매업체도 아니다"라며 "제품 라벨에 적절한 경고문도 붙어있었다"고 항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담당 판사는 2014년 미국 제약사 밀란에 대한 혐의는 기각했지만, GSK에 대한 소송은 계속 진행되게 했다. GSK가 복제약품 라벨 등을 모두 관장했다는 것이 이유다. 팍실에 붙은 라벨에는 "(팍실에 들어간) 파록세틴은 다른 SSRI계(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항우울제와 마찬가지로 25세 이하가 사용할 경우 자살 충동 증가 위험이 있다"고 쓰여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GSK가 팍실이 모든 연령층의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가 있음에도 경고 문구에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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