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한방치료] 움직이며 침 치료… 급성요통, 30분 만에 '통증 절반'

입력 2015.05.19 04:30

자생한방병원 '동작침법'
어깨·목 등 자극해 통증 분산
꼼짝 못 하던 환자도 금방 걸어
치료 효과, 세계적 학술지 게재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맨 오른쪽)이 극심한 요통이 있던 환자에게 동작침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맨 오른쪽)이 극심한 요통이 있던 환자에게 동작침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 이 환자는 걷기조차 힘들 만큼 요통이 있었지만 동작침 치료를 받은지 20분 만에 두 발로 걸었다. 신준식 이사장 옆에서 환자를 부축하고 있는 사람은 동작침을 배우기 위해 강남자생한방병원을 찾은 미국 보완대체의학 의사인 카를로스 차파 박사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년 째 허리통증에 시달리던 김은정(38·대구 달성군)씨는 지난 1월 한 척추전문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디스크가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르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그 병원에서 밀려 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비수술 치료를 받았는데, 3개월 만에 통증이 재발했다. 허리뿐 아니라 왼쪽 허벅지도 조금씩 저리고 앉아있는 게 힘들 정도가 됐다. 김씨는 수술을 받기가 부담스러워 이번에는 자생한방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자생한방병원의 신준식 이사장에게서 한방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법이 기존의 척추전문병원과는 달랐다. 의료진이 양쪽 옆에서 김씨를 부축하고, 신 이사장이 김씨의 발 등에 침을 놓았다. 김씨는 같은 방법으로 허리, 어깨, 목에도 침을 맞았다. 거의 걷지 못했던 김씨는 부축을 받으며 조금씩 발을 움직이기 시작해 30분 뒤에는 스스로 진료실 복도를 걸을 정도가 됐다. 김씨는 "침을 맞고 30분 만에 통증 없이 혼자 걸을 수 있게 돼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받은 침 치료는 '몸을 움직이면서 받는 침 치료'라는 의미로 동작침법(動作針法)이라 불린다.

김씨를 부축했던 의료진 중 한 명은 미국에서 동작침법을 배우러 온 보완대체의학 의사인 카를로스 차파 박사였다. 차파 박사는 "동작침법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수백 번 보면서 효과가 좋기는 하지만 조작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관련 신경 자극해 통증 조금씩 줄이는 원리

자생척추관절연구소 하인혁 소장은 "동작침법은 허리가 아픈 환자에게 발이나 어깨, 목 등의 통증 관련 부위를 자극해 통증을 분산시키는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크가 손상되면 주변 근육은 경직된다. 디스크가 더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한 우리 몸의 반사작용이다. 이 때문에 근육에 혈액순환이 잘 안돼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동작침법은 침을 맞은 상태에서 환자를 걷게 해 아픈 부위 주변의 근육을 계속 움직이게 한다. 이에 따라 통증을 억제하는 호르몬 분비가 늘어 통증이 줄어들고 근육에 '움직여도 별 문제가 없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발생한다. 침은 통증과 관련 있는 다양한 부위에 놓기 때문에 통증이 차츰 감소하는 효과가 생긴다. 의료진이 환자를 부축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줄어 환자가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학술지에 연구 결과 실려

자생한방병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과 공동으로 동작침법의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걷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급성요통으로 응급차에 실려온 환자들을 29명씩 나눠 동작침법과 기존의 진통제로 치료했더니 동작침법을 쓴 환자들은 치료 후 30분 만에 통증이 46% 줄었고, 진통제를 쓴 환자들은 통증이 8.7% 줄었다. 이런 효과는 치료 후 4주까지 지속됐다. 하인혁 소장은 "동작침을 맞은 사람들은 20분만에 스스로 걸어서 움직였지만 진통제를 쓴 사람들은 스스로 걷기까지 2주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빨리 회복되면서 입원을 하는 비율도 줄었다. 진통제를 쓴 환자는 27명(93%)이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동작침법을 받은 환자는 19명(65%)이 입원했다. 하 소장은 "입원을 덜 하는 만큼 의료비가 덜 들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 분야의 학술지 '통증(Pain)'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는 통증 분야의 학술지 '통증(Pain)'에서 2013년 7월호 표지〈사진〉로 다뤘다. 신준식 이사장은 "침 치료 효과가 만성 통증 뿐 아니라 급성요통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미국, 유럽에서 처음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급성 요통 가이드라인에는 '빠른 회복을 위해 누워있는 것보다 일상생활을 지속하면서 계속 움직이라'고 돼 있다. '통증'지(誌) 심사위원들은 자생한방병원의 연구에 대해 "통증 환자를 빨리 회복시켜 사회에 복귀시킴으로써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를 인정한다"는 의견을 냈다.

◇급성통증 없앤 후 근본적인 치료 해야

허리가 아프다고 누구나 동작침법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건을 들다가 갑자기 허리에 무리가 왔거나 극심한 통증 때문에 움직일 수조차 없는 환자들이 대상이다. 동작침법은 허리 뿐만 아니라 팔꿈치, 무릎, 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에 두루 쓸 수 있다. 또 동작침 치료를 받아 움직이게 됐다고 치료가 끝난 게 아니다. 동작침으로 시급한 통증을 없앤 후에는 손상된 부위에 대한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신준식 이사장은 "동작침법은 통증을 제어하기 위한 응급 치료법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약침·추나·한약치료 등을 2~3개월 정도 꾸준히 받아야 한다"며 "약침·추나·한약치료가 복합된 한방 척추치료법은 이미 외국 대학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효과를 밝혀냈고 학술적으로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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