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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 노화 앞당기는 미세 먼지, 의사가 알려주는 해결법은?

    피부 노화 앞당기는 미세 먼지, 의사가 알려주는 해결법은?

    자외선을 많이 쬐면 피부 노화가 빨라지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는 사실은 많이 알고 계실 텐데요. 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생기는 피부 노화에 대비하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미세먼지가 피부 노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또 어떻게 해야 미세먼지로부터 피부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오늘의 퀴즈: 미세먼지가 검버섯, 색소침착을 만든다?정답은 O입니다.검버섯과 색소침착은 자외선에 노출되어 노화된 피부에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의 피부에도 검버섯과 색소침착이 많이 생기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핵심 근거 1. 다음은 독일에서 400명의 여성을 관찰한 실험으로, 대기 오염 정도에 따라 피부 노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습니다. 피부의 노화 정도는 ▲피부 색소 ▲주름 ▲그 외 피부 노화 증상으로 측정했습니다.대기오염은 아래 4가지로 나뉘어 측정되었습니다.1) 차가 많은 도로와의 인접성2) 그을음(PM2.5 필터가 검게 변한 정도)3) 교통과 관련된 대기 오염 물질4) 미세먼지(PM10)이렇게 측정된 자료를 사분위수 범위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히 설명드리면, 예를 들어 100군데에서 대기오염을 측정했을 시 이 중 25번째로 오염이 심한 곳과 75번째로 오염이 심한 곳에 사는 사람의 피부를 비교한 것입니다.그 결과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칼럼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 2025/02/28 07:07
  • [의학칼럼] 나이 들면서 생기는 노안, 스마일라식 · 백내장수술로 개선 가능

    [의학칼럼] 나이 들면서 생기는 노안, 스마일라식 · 백내장수술로 개선 가능

    평소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물론 안경이나 돋보기 등으로도 교정이 가능해 별로 불편하지 않다는 사람도 있지만,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노안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흔하고 가벼운 질환이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안은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라식이나 백내장 수술 등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노안은 카메라에서 렌즈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눈의 수정체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빛을 굴절시켜 한곳에 맺힐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거리에 따라서 굴절이 필요한 정도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굴절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수정체의 두께가 바뀌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이 함께 있다. 노안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해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두께가 변하지 못하면서 보통 한 쪽 거리의 시야만 잘 보이는 증상이 생기는데, 대부분의 노안 환자는 먼 거리가 잘 보이고 가까운 거리가 흐릿하게 보인다.노안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교정 방법은 매우 다양한 편이다. 대표적으로 돋보기안경의 착용과 같은 방법으로도 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경의 착용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근본적으로 노안의 원인을 해결하고 싶은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본원은 노안 교정을 위한 라식, 백내장수술 등을 통해서 교정을 진행하고 있다.노안 라식의 경우에는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각막을 깎아 굴절양을 직접적으로 교정하는 방법으로 시력을 원하는 수준으로 맞춰서 교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노안 백내장수술의 경우에는 기능이 떨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노안과 함께 백내장도 해결이 가능하다. 각 교정술의 특징과 장단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수술이 더 적합한지 결정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노안이 찾아올 때 꼭 알아두어야 될 점은 '일상생활에서 얼마큼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지'라고 볼 수 있다. 심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반드시 안과를 방문할 것을 권장한다. 일상에서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본 후 관리를 받는 것이 오랜 기간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칼럼은 창원 예일안과 심형석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창원 예일안과 심형석 대표원장2025/02/26 13:57
  • [의학칼럼] AI가 학습하는 전립선비대증 수술, 아쿠아블레이션의 진화

    [의학칼럼] AI가 학습하는 전립선비대증 수술, 아쿠아블레이션의 진화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 위치한 남성 생식기관이다. 요도를 둘러싸고 있어 비대해질 경우 배뇨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지연뇨 ▲화장실을 자주 가는 빈뇨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 ▲배뇨 후 잔뇨감 ▲밤중에 여러 번 소변을 보는 야간뇨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방광 기능이 떨어지거나 요로 감염, 신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원인은 노화와 남성호르몬 변화로 알려졌다. 특히 40대 이후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50~60대 남성의 절반 이상, 70대 이상에서는 대부분이 어느 정도의 전립선비대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30만 명에서 2023년 153만 명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며, 2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전립선비대증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배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감소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수술치료로는 전통적으로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이 시행돼 왔다. 하지만 출혈, 역행성 사정, 요실금,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요도 협착이나 방광 경부 수축 같은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이 있다. 또한, 입원과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일부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AI 기반의 자동화 수술과 비가열 방식의 절제 기술을 적용한 '아쿠아블레이션(Aquablation)'이 등장하면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칼럼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유상현 원장2025/02/25 10:45
  • 번아웃, 우울이나 단순 피로와 달라… 벗어나는 핵심 방법은?

    번아웃, 우울이나 단순 피로와 달라… 벗어나는 핵심 방법은?

    “번아웃(Burnout)은 ‘일 중독 직장인을 위한 우울증의 사치스러운 버전’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영국 신문에서 읽은 적 있다. 사람들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왠지 ‘패배자’가 된 것처럼 느끼지만, 번아웃이라고 하면 마치 일에 헌신한 직장인에게 주어진 훈장처럼 여긴다는 것이었다. 둘 다 극도로 심신이 무기력해진 상태인데, 단지 우울증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피하기 위해 번아웃이라고 부드럽게 이름 붙인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었다.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 피로와 다르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오래 쌓여 극심한 피로 상태에 이른 것이다. 번아웃에 빠지면 예전에는 금방 끝내던 일도 질질 끌다 기한을 넘기는 일이 잦아진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서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가 반복된다. 지금껏 열심히 해왔던 일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자기 자신과 일,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냉소적으로 바뀐다. 직장 동료와 상사, 회사 전체에 대한 불평 불만이 많아진다. 회피심리도 강해져서 ‘일만 그만 두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여 대책 없이 사표를 던지기도 한다.  번아웃과 우울증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둘 다 심신 피로와 무기력을 동반한다. 흥미와 호기심이 사라지고, 일과 생활에서 의미를 못 느끼는 점도 공통된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번아웃에 빠진 직장인도 비슷한 곤란을 호소한다. 하지만 번아웃과 우울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울증에서는 자존감의 저하와 자기 비난이 두드러진다. “내가 못나서 그런 거야. 모든 게 내 잘못이야!”라며 부적절한 죄책감에 휩싸인다. 번아웃은 이와 다르게 자아 이미지는 비교적 그대로 유지된다. 자기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회사와 고객, 동료와 상사를 향한 분노가 커진다. 사회-정치 시스템 전체까지 비난한다.  번아웃은 공식적 의학 진단이 아니다.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한 정신과적 질환이다. 번아웃은 꼭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피로와 의욕저하뿐 아니라 불면증, 불안과 초조, 자살사고까지 나타난다면 번아웃이 아니라 우울증일 가능성이 크다. 사소한 실수가 아니라 직업적 기능이 크게 떨어졌거나, 근태 문제로 지적받을 정도면 번아웃이 아닌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번아웃에 빠진 사람들은 대개 일을 너무 열심히 하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타인을 배려한다. 대인관계에서 마찰이 생기는 걸 과도하게 두려워해서, 갈등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낸다. 이런 태도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과하면 문제가 된다.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사회적 화합, 규칙 준수, 책임감과 성실성, 목표를 이루려는 강한 열망은 번아웃을 유발하는 요소인 동시에 보호 인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번아웃의 원인은 6가지다. ▲과도한 업무량 ▲​불충분한 자율성 ▲​부적절한 보상 ▲​소속감-유대감의 결여 ▲​가치 불일치 ▲​불공정이다. 이중에서도 불공정은 직장인을 번아웃에 빠뜨리는 가장 큰 요소다.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번아웃에 취약해진다. 일과 자기 정체성을 동일시하는 것도 번아웃의 원인이다. 일만으로 자기를 규정해버리면, 일이 잘못되거나 힘겨워질 때 쉽게 심리적 혼돈이 찾아온다. 여가가 생겨도 즐길 수 없고 불안해진다. 일이 없어지면 자신이 쓸모 없어진 것으로 여긴다. 쉬고 있으면 죄책감을 느낀다. 시간과 에너지를 전부 일에 쏟고 나면 “아, 행복해” 하며 충만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하…” 탄식하며 허무함에 빠진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 수준을 갖고, 그것에 도달하려고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가며 “더 잘 해야 돼. 더 성취해야 돼!”라며 자기를 채찍질하고, “일로서 인정받지 못하면 나는 무가치한 존재야!”라는 왜곡된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면 번아웃 고위험군이다. 근무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소파에 누워서 초저녁부터 꾸벅 꾸벅 졸다가 정작 자야 할 시간에는 스마트폰만 보고 있으면 번아웃 상태가 악화된다. 피로를 푼다고 밤마다 술을 마시고, 낮에는 졸음을 떨치고 집중력을 높이겠다고 커피를 네다섯 잔씩 마셔대면 번아웃에서 못 벗어난다.    번아웃 때문에 쉴 필요가 있다고 느끼더라도, 이때의 휴식이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번아웃 상태에서 자신을 그냥 멍하니 내버려 두면 오히려 더 불안해진다.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르고, 생각이 멈추지 않아서 쉬지 못한다. 퇴근 후 회사나 집 근처 공원에서 가볍게 산책하라. 새로 생긴 카페에서 카모마일차라도 한 잔 마시고 일터에서 쌓인 긴장을 풀고 집에 가라. 땀 나게 운동하면 좋은데, 이것도 퇴근하고 바로 해야 한다. 일단 집에 들어가면 백발백중 누워서 꼼짝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은 번아웃의 예방과 치료에 아주 중요하다. 마음이 힘들다고 자기계발 유튜브만 주야장천 보지 말고, 감성을 채우는 음악을 듣는 게 훨씬 낫다. ‘스트레스에 찌들기 전 나는 무엇에 기쁨을 느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어떤 사람은 익스트림 스포츠의 자극이 에너지를 채워주지만, 어떤 사람은 혼자 독서하면서 활기를 되찾는다. 무작정 쉬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을 할 때 기운이 솟아났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찾아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핵심이다.
    칼럼김병수 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원장 2025/02/24 06:45
  • 미세먼지를 많이 들이마시면, 뇌에는 어떤 영향이 갈까요?

    미세먼지를 많이 들이마시면, 뇌에는 어떤 영향이 갈까요?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 겨울철을 설명할 때 ‘삼한사미(三寒四微, 사흘간 춥고 나흘간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는 뜻)’라는 표현이 익숙해졌다. 과거에는‘삼한사온(三寒四溫, 사흘간 춥고 나흘은 비교적 따뜻하다는 뜻)’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미세먼지가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져도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미세먼지, 치매와도 관련이 있을까?미세먼지가 뇌에 미치는 영향최근 연구들은 대기오염이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권위 있는 학술지 ‘Lancet Commission(2024)’에서는 대기오염을 치매의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으며 미세먼지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했다. 대기오염이 단순히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미세먼지는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 초미세먼지는 직경 2.5㎛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이처럼 작은 입자들은 폐에서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뇌신경 세포에도 손상을 입힌다. 최근에는 극초미세먼지(직경 0.1㎛ 이하)의 영향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극초미세먼지가 코를 통해 직접 뇌로 유입되면 신경 세포에 축적되며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뇌의 염증 반응이 지속되고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혈뇌장벽이 손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외부 유해 물질과 염증 물질이 뇌로 더욱 쉽게 침투하여 뇌 염증을 악화시키게 된다.인지 기능 저하 가속화그렇다면 대기오염이 실제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까? 여러 해외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에서 70~81세 여성 1만940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장기간 초미세먼지 노출이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연구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5㎍/m³ 증가할 때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13%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다국적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1㎍/m³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이 3% 상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대기오염이 장기적으로 뇌를 손상시켜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대기오염이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내 연구도 있다. 50세 이상 성인 957명의 뇌 MRI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이 뇌 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NO) 등에 많이 노출될수록 뇌 피질이 얇아지는 뇌 위축 현상이 나타났다. 초미세먼지는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이산화질소는 뇌 전체에 영향을 미쳐 광범위한 손상을 유발했다. 이는 대기오염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유사한 뇌 구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공기 질 개선이 치매 예방에 도움 될까?공기 질을 개선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까? 프랑스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진 지역에서 치매 발생률이 15%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대기오염 감축 정책을 시행한 지역에서 노인들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결론적으로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는 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치매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대기오염을 줄이는 것이 치매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공기 질 개선이 실질적으로 인지 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미세먼지를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뇌 건강의 중요한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공기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2025/02/24 06:05
  • 노년기는 인생의 황혼기? "새로운 여정을 위한 '시작점'입니다"

    노년기는 인생의 황혼기? "새로운 여정을 위한 '시작점'입니다"

    흔히 노년기를 고요하게 해가 지는 시간에 빗대어 인생의 '황혼기'라고도 표현하지요. 그러나 이 시기가 모든 사람에게 평온한 것만은 아닙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미완성의 감정과 회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우러져 마음에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노년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직장과 가정에서의 역할 축소 등으로 인해 사회적 연결이 약화되면서 고독감을 느끼기 쉬운 환경에 놓입니다. 이는 단순히 주변 환경이 변하는 차원을 넘어, 그동안 세상과 맺어온 사회적 관계망의 균열로 이어져 깊은 상실감과 외로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노년층은 고독감을 가장 큰 스트레스로 인지하며, 이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은 자살에 대한 생각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겪는 일로 치부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고립된 상태가 길어지면 감정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특히 노년기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젊은 연령대의 우울증이 슬프고 불안한 기분으로 표현된다면, 노년기 우울증은 수면 장애, 식욕 감퇴, 만성 피로, 신체 통증과 같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이 동반돼 치매와 혼동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가성 치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가성 치매는 우울감이 해소되면 인지 기능이 회복된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기억력이 떨어지는 퇴행성 치매와 구별됩니다. 그러나 노년 세대는 심리적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하는 데도 소극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는 죄책감에 혼자 감당하려고 하거나, 심지어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기 전에 떠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극단적인 결론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노년층의 자살계획 비율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고,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치명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치밀한 계획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적 위기에 처한 노인은 정서적 고통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일상적인 행동 속에서 은연중에 위기를 암시하는 신호를 보이곤 합니다. 따라서 주변에서 이러한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민감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죽음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거나, 갑작스럽게 소유물을 정리하는 신변 정리를 하며, 장례 방법이나 제사 등 사망 후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앓아온 질환의 치료를 중단하고 복용하던 약을 더 이상 먹지 않으며 병원 방문을 거부하는 것처럼 삶을 지속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년층의 자살은 청소년이나 성인처럼 단일한 사건이나 충동에서 비롯되기보다 복합적인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오랜 기간 누적된 결과로 나타납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사고, 가족 간의 심한 갈등, 만성 질환의 악화,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촉발 사건은 기존에 내재된 심리적 고통감을 심화시키며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방아쇠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마주하게 되는 변화와 상실은 삶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오랜 세월 정교한 손기술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던 기술자가 노화로 인한 손 떨림으로 도구를 다룰 수 없게 되거나,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모임을 이끌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사람이 거동이 어려워져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드는 상황은 큰 상실감을 안겨줍니다. 능숙하게 해왔던 일들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는 경험은 일상의 주도권을 잃고, 나아가 세상에서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느끼게 만들어 깊은 외로움을 안깁니다.그러나 상실은 단지 잃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삶의 목적과 가치를 발견할 기회를 열어 주기도 합니다. 이전과는 다른 환경에서 삶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과정은 앞으로의 여정을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도구를 다룰 수 없게 된 기술자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젊은 세대에게 전수하는 멘토로 거듭난다면, 이는 과거의 역할을 뛰어넘어 삶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길이 됩니다. 거동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온라인 플랫폼이나 이동 지원 서비스를 통해 사회와 다시 연결된다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관계의 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황혼은 하루의 끝을 알리는 순간을 상징하고, 동시에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는 새벽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결국 인생의 황혼기에서 삶의 가치는 변화 속에서 자신만의 역할과 의미를 다시 찾고 새롭게 재조명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모두 나이를 먹으며 삶의 마지막 여정을 향해 나아갑니다. 늙어간다는 건 누구나 겪는 과정이며, 이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일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노년 세대가 가진 지혜와 경험은 과거의 유산으로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자원으로 공유돼야 하며, 그들의 삶은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과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존중받아야 합니다. 황혼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이 길을, 홀로 걷는 이 없이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오다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 전문가2025/02/23 22:03
  • [의학칼럼] "몸의 기둥이 무너진다"… 척추 압박골절의 위험성

    [의학칼럼] "몸의 기둥이 무너진다"… 척추 압박골절의 위험성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특히 어르신들은 신체적 충격이나 작은 외부의 힘에도 척추 압박골절과 같은 심각한 부상을 입기 쉽다.척추는 우리 몸의 전체적인 골격을 지탱하는 기둥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척추뼈의 몸통부분(척추체)이 자연적 혹은 외부의 충격으로 수직적인 압박력을 받아 주저앉으면서 발생하는 골절을 척추 압박골절이라고 한다. 척추는 역학적으로 앞기둥(전주), 중간기둥(중주), 뒤기둥(후주) 3개의 부분으로 나뉘는데, 척추 압박골절은 전주에 골절이 발생한 경우다. 일반적인 척추 압박골절의 증상은 자세를 바꾸거나 걸을 때와 같은 움직임이 있을 때 골절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골절 정도가 더 심할 경우에는 다리의 저림‧무감각‧근력 약화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흉추부 이상에서 발생한 골절에서는 척수신경 압박으로 인한 하지완전마비까지 초래될 수 있다. 척추 압박골절이 X-ray로 확인된 경우, CT, MRI와 같은 정밀 검사로 척추 뼈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MRI는 골절이 급성으로 발생했는지 확인하는데 필수적이며, 척추뿐만 아니라 주변 인대 손상과 신경압박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에 효과적이다. 질환이 심하지 않을 경우, 진통제와 근이완제를 복용하여 통증을 완화하고, 가능하면 최대한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앉거나 일어날 때는 반드시 척추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반면, 골절이 심하거나 점점 진행하는 경우, 혹은 2주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수술은 환자의 상태, 골절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진행된다. 척추성형술은 국소마취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 가느다란 바늘을 통해 골절된 척추체 안으로 의료용 시멘트(폴리메틸 크릴레이트)를 주입하여 척추체를 안정화시키고 통증을 완화한다. 이 밖에도 경피적 풍선 척추성형술, 척추 후방 나사못 고정술 및 유합술, 척추체 제거술 등이 있다.척추 압박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하면서 꾸준한 관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뼈와 근육을 강화하며, 비타민 D와 칼슘의 충분한 섭취는 뼈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뼈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미끄러지지 않는 환경을 최대한 조성해 안전한 생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척추는 몸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만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부위다. 따라서 평소 척추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길러 척추 압박골절과 같은 심각한 부상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자.(*이 칼럼은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장현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장현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2025/02/21 10:19
  • [의학칼럼]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혹시 '척추전방전위증'?

    [의학칼럼]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혹시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는 우리 신체의 중심축으로, 원활한 신체 활동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추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며,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척추를 계속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통증이 시작되면 조기에 적절한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척추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척추 질환 하면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척추전방전위증이다.척추전방전위증은 위쪽 척추뼈가 아래쪽 척추뼈보다 복부 방향으로 밀려나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반복적인 스트레스나 외상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며, 선천적인 척추 분리증이 악화돼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주요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이 있으며, 신경 압박으로 인해 하지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이 진행되면 척추가 어긋난 상태이므로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자세가 나타나면서 걸음걸이가 뒤뚱거리게 되고, 앉았다 일어날 때나 누웠다 일어날 때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다른 척추 질환과 유사하므로, 자가 진단보다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척추전방전위증은 X-ray 측면 검사로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신경 압박 정도 및 디스크 질환이나 협착증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 MRI 등의 영상 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질환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뼈의 어긋난 정도가 작거나 증상이 초기 단계라면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재활치료,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다. 초기 및 중등도 이하에서는 다리 방사통 없이 허리 통증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특히 치료를 잘해서 진행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대개 무리한 운동이나 자세, 무거운 물건을 든 이후에 갑자기 생긴 통증으로 내원하여 검사 결과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병태생리학적으로는 관절을 연결하는 인대와 디스크가 느슨해져 관절을 꽉 잡아 주지 못하거나 척추분리증이 있어 척추에 가관절이 생겨 비정상적인 과잉 움직임이 생겨 통증이 유발되게 된다. 초기에는 약물 요법과 함께 몸통의 안정성에 중요한 심부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중요하다.심부 코어 운동은 엎드린 자세, 네발로 기는 자세, 서 있는 자세 등에서 복부와 허리의 심부 코어 안정화 운동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방법과 강도를 개별화해서 시행해야 하므로 병원에서 재활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하지만 지속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하거나 신경 압박이 심해져 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척추 불안정성이 심하게 동반된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로는 '척추유합술'이 시행된다. 척추유합술은 불안정한 척추 마디를 고정하기 위해 병변이 있는 디스크, 황색인대, 척추뼈를 제거하고 두 개 이상의 척추뼈에 나사못을 삽입해 고정하는 수술이다.척추유합술은 접근 방법에 따라 후방 접근, 전방 접근, 사측방 접근 방법이 있는데 현재 나와 있는 수술법 중에는 사측방 유합술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고정력도 좋고 척추 전만도 교정이 많이 되기 때문에 가장 추천할 만하다. 수술 후에는 약 3개월간 허리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며, 평지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보조기 착용 후에는 허리를 앞뒤로 굽히거나 펴는 동작을 피하는 것이 좋다.척추전방전위증은 보존적 치료 후 증상의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므로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과 재활을 통한 관리도 중요하다. 척추의 안정성을 높이고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며,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체중을 적절히 관리하여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척추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 증상으로 인해 보행이 어려워진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새움병원 홍순우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새움병원 홍순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2025/02/21 10:16
  • MZ보다 주목받는 'GG세대'… 젊게 사는 시니어 위한 건강 관리법

    MZ보다 주목받는 'GG세대'… 젊게 사는 시니어 위한 건강 관리법

    최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경제력을 갖춘 '큰손' GG세대(55~74세, Grand Generation)가 소비 시장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노인을 돌봄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모양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했던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GG세대를 겨냥한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실제 기업들이 GG세대를 대상으로 전략을 세울 때 신체 나이가 아닌 감성 나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GG 마켓 공략 보고서'를 보면, GG세대는 평균적으로 자신의 나이를 실제보다 10년 이상 젊게 느끼며 활동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젊게 살고자 하는 인식이 실제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미국수면학회 연구에 따르면, 자신을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느끼는 사람은 수면의 질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나이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잠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었으며, 수면 효율 역시 떨어졌다. 잠은 건강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요소다. 만약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 동안 쌓인 피로와 신체 조직 회복이 늦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은 야간통을 호소하며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야간통은 밤이 되면 염증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발생한다. 낮에는 괜찮던 피부가 밤에 가려워지거나, 멀쩡했던 허리가 야간에 통증을 일으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에 GG세대들이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해선 수면 장애를 초래하는 원인들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면장애를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법 중 한의학에서는 침 치료를 시행하는데,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고함량 카페인을 투여해 각성 상태에 놓인 실험 쥐에 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소포체 스트레스가 완화됐고 렘수면 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야간통이 심한 척추·관절 환자들에게는 개인의 상태에 맞춘 한약 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 수명(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한약재 성분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손상된 세포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였다.젊게 사는 태도로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GG세대의 생활 방식은 시사점을 던진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아직 젊다'는 긍정적 인식으로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아울러 스스로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수면·운동·영양을 균형 있게 챙기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예방책이 아닐까 싶다.(*이 칼럼은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2025/02/21 09:30
  • 가려움 못 참겠을 때, 연고 대신 ‘꾸덕한 크림’ 발라 보세요

    가려움 못 참겠을 때, 연고 대신 ‘꾸덕한 크림’ 발라 보세요

    1, 2월 피부과에 내원하는 피부질환 환자의 상당수는 가려움 때문이다. 가려움은 겨울철 대기가 차고 건조하며 난방의 결과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적이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간혹 ‘옴’이나 ‘아토피’, ‘건선’ 등의 피부질환이 있거나 ‘이뇨제’ 복용 등이 원인이 돼 감별할 필요가 있지만, 가려움의 원인은 대부분 건조다.피부는 왜 건조해 지는 걸까? 나이가 들면서 노화에 의해 피부 표면 지질은 감소하고 피부에 존재하는 천연 보습 성분이 줄어들어 건조해진다. 건조한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미세한 비늘이 생기는데 주로 정강이 부분에 흔하게 나타난다. 이후에는 도자기에 금이 간 것처럼 피부 균열이 나타나고 울긋불긋해지고 가려워지기 시작한다. 더 심해지면 피부가 갈라져 가려움에 통증까지 더해진다.가렵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하루 한번 샤워한다. 샤워하는 횟수를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에 샤워한 후 저녁에 또 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루 두 번 이상의 샤워나 목욕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급적 횟수는 줄이는 것이 좋다. 특별히 외출하지 않은 날에는 샤워를 하지 않는 것도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두 번째, 샤워 시간은 5분으로 제한한다. 샤워 부스에 작은 시계를 가져다 두고 샤워 시간을 체크해보자. 샤워는 5분, 목욕은 15분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 물속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악화될 수 있다. 관절 통증이나 기타 특별한 이유로 목욕 시간을 15분 이상으로 늘릴 경우 목욕 후 보습제를 1차 바른 후 5~10분 후 다시 보습제를 연달아 발라주는 것이 좋다.세 번째, 샤워 물 온도의 체크가 필요하다.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은 금한다. 뜨거운 물은 피부 장벽을 만드는 지질 성분을 제거하기 때문에 가급적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뜨거운 온천이나 입욕은 특별한 날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매일매일의 샤워와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해야 피부 가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네 번째로 필요한 것은 비누의 선택이다. 민감한 피부를 위해 만든 부드럽고 수분이 풍부한 비누나 클렌저를 사용하고 스크럽이나 때미는 일은 피해야 한다. 비누나 클렌저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피부 각질 장벽을 손상시키는데 비누는 저농도로 반복 노출되기 때문에 1회 사용 시 자극이 없더라도 반복 노출 시 피부 장벽의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지저분한 것들에 오염되었을 때는 자주 사용하더라도 습관적으로 매일 샤워하면서 많은 양의 비누를 사용하는 것은 피부 건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려움이 있을 때는 순한 계면활성제가 든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알칼리성 비누의 사용은 피해야 한다. 알칼리성 비누의 대표적인 것이 빨랫비누다. 사용하는 고형의 비누가 단단하고 물에 잠겨있어도 잘 물러지지 않는다면 알칼리성으로 생각하면 된다. 순한 비누로 바꿔야 한다. 라놀린이나 글리세린 같은 보습 성분이 첨가된 것을 사용하면 피부 장벽의 파괴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다섯 번째, 비누나 클렌저를 부드럽게, 그러나 완전히 헹구어낸다. 부드러운 비누를 사용하면 미끈거리는 느낌이 있어 물로 헹궈도 비누 성분이 남은 느낌이 든다. 대충 헹궈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비누 성분이 피부에 남아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면 접촉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완전히 헹궈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여섯 번째, 샤워볼을 버린다. 비누질을 할 때는 손으로 거품을 내서 몸에 부드럽게 바르듯 씻어주는 것이 좋다. 샤워할 때 샤워볼과 같이 거품을 많이 나게 하는 제품이나 때수건, 목욕브러쉬 등의 사용은 중단한다. 샤워 부스 안에 있는 거품나게 하는 제품은 모두 버리는 것이 피부 건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일곱 번째, 촉촉하게 닦는다. 샤워 후 물기를 닦을 때, 강하게 닦아 물기가 하나도 없게 빡빡 닦아내기 보다는 수건으로 피부의 물을 살살 닦아내어 피부를 부드럽게 건조시키되, 젖은 느낌이 들도록 약간의 수분기를 피부에 남겨두는 것이 좋다. 수건으로 너무 건조시키면 자극이 가해져, 닦은 후부터 다시 가려움이 시작될 수 있다.여덟 번째, 샤워 5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른다. 샤워나 목욕 후 5분 이내에 전신 피부에 무향의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 건조한 피부에 대한 피부 관리의 기본은 피부 표면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해주는 것으로 샤워 후 보습제의 사용은 필수다. 나이가 들면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을 식후 이닦는 것과 마찬가지로 샤워 후 기본 과정으로 습관화해야 가려움을 줄일 수 있다. 아홉 번째, 긁고 싶은 부위에 보습제를 바른다. 순간 억제할 수 없게 긁고 싶은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긁지 말고 대신 보습제를 피부 연고처럼 발라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사용하는 보습제는 점도가 묽은 로션타입 보다는 크림 혹은 오인트크림 타입의 제형이 도움이 된다. 긁고 싶은 충동이 들 때 1차적으로 긁는 대신 가려운 피부에 보습제를 부드럽게 바르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고 약제 복용이나 연고 사용을 줄일 수 있다.이번 겨울, 피부 가려움이 느껴진다면 위의 아홉 가지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이와 함께 환경적인 원인을 교정해주면 좋다. 차고 건조한 환경을 피하고 따뜻한 환경을 만들자. 피부 표피층의 수분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건조한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틀거나 실내에 빨래를 말리는 등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다. 노화가 피부 건조의 주요 원인일 때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증상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조함이 점차 심해지면서 수면 장애가 생길 수 있고 긁은 부위에 상처가 생기면서 세균 감염이 일어나 곪을 수도 있다. 내과적으로 이상이 없는데도 가려움증이 지속적으로 심해지면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보고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가려움을 완화시키자. 노력이 필요하다.
    칼럼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 2025/02/21 07:15
  • [의학칼럼] 척추관 협착증, '7mm 양방향 척추 내시경'으로 치료 부담 줄여

    [의학칼럼] 척추관 협착증, '7mm 양방향 척추 내시경'으로 치료 부담 줄여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노인성 질환 중 하나가 척추관 협착증이다. 갈수록 환자가 증가해 척추과 협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척추관 협착증 환자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 134만8965명에서 2023년 182만2204명으로 8년 새 약 35% 증가했다.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 중 하나로 불린다.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 내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와 이에 따른 뼈돌기 생성 및 인대와 관절의 비대화 등이 있다.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은 허리디스크와 유사하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및 피 안 통하는 느낌, 자고 일어났을 때 다리가 굳어있거나 심하면 새벽에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앉아 있을 때는 통증이 덜하지만 허리를 편 상태에서 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거동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척추관 협착증 증상이 지속될 경우 극심한 허리 통증과 보행장애를 일으킨다. 나아가 제대로 걷거나 움직일 수 없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하지마비나 대소변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척추관 협착증의 치료는 협착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증상이 경미한 초기의 협착증 환자는 약물, 보조기,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비교적 가볍게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삶의 질이 떨어질 정도의 통증 및 일상생활 불편감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존에는 허리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치료를 미루다가 악화돼 내원하는 환자가 많았다. 이는 기존의 협착이 발생한 척추 주변부를 약 5~10cm 절개하고서 병변에 접근하는 절개형 방식의 수술에 대한 인식 때문인데, 최근 이런 단점을 보완한 최소침습적 방식의 수술인 '7mm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도입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다.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국소 마취 후 병변부위에 약 1cm 이하의 작은 구멍 2개를 뚫고 한쪽에는 특수 수술기구를, 다른 한쪽으로는 고화질의 척추내시경을 넣어 치료를 진행한다. 양방향에서 각각 내시경과 기구가 삽입되기 때문에 원활한 시야 확보와 수술기구의 사용 폭이 넓어져,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며, 고화질의 내시경 화면을 통해 주변조직 손상 없이 병변 및 신경, 미세혈관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척추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만 선택적으로 제거 가능하다.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방식의 수술로 근육의 손상 및 수술 후 통증, 흉터는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됐으며 고령 및 만성질환 환자도 시행 가능할 정도로 안전하다. 본원에서 수술받은 환자들의 경우 수술 시간은 약 1시간 내외, 입원 기간은 평균 1박2일에서 2박 3일 정도로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환자 부담을 줄인 고난도의 수술로, 경험이 풍부하고 척추의 해부학적 이해도가 높은 척추를 전공한 전문 의료진에게 수술받는 게 중요하다.(*이 칼럼은 연세베스트병원 이준석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연세베스트병원 이준석 원장2025/02/20 14:14
  • 뼈 없는 음경, 특히 골절 많은 자세는

    뼈 없는 음경, 특히 골절 많은 자세는

    응급실에서 연락이 왔다. 43세 남자 환자가 성관계 중 음경에 통증이 느껴졌고 이와 함께 피멍이 들어서 내원했다는 내용이었다. 신체 검사 결과, 음경골절로 판단돼 즉시 응급수술을 시행했다.음경은 발기가 되면 강한 강직도를 가지지만 내부에 뼈가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음경이 발기된 상태에서 꺾여 손상을 입으면 ‘음경골절’이라고 한다. 음경은 탄성이 있는 긴 음경해면체 내에 혈액이 가득 차면 긴 고무풍선처럼 굵어지고 강직도를 가진다. 발기가 된 상태에서 귀두 방향으로 강한 힘에 의해 음경이 심하게 꺾이면 풍선 터지듯이 음경해면체가 파열된다. 그래서 음경골절은 음경이 발기됐을 때만 발생한다. 음경골절이 발생해도 대개 통증과 피멍 외에 심각하게 보이지 않고 성관계 중에 일어난 일이라 대부분 그냥 적당히 넘어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48시간 이내, 혹은 가능한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70~90%에서 발기부전을 비롯한 여러 합병증이 유발되는 응급질환이다.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45~80%는 성관계 중에, 20~45%는 자위행위 중에 음경골절이 발생한다. 성생활을 하는 남성이라면 모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드물게는 아침에 발기된 상태에서 잠이 덜 깬 상태로 화장실에 가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음경의 둔상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발기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심하면 요도에서 출혈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음경의 꺾임이 심해 요도도 함께 파열된 심각한 음경골절의 상태로서 3~30%에서 발생할 수 있다.음경골절은 10만 명당 연 1.1~10.5명 정도(국내 교통사고 연 사망자 수와 유사) 발생한다. 국내는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지만, 잘 발생하는 조건이 있으므로 그런 부분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음경의 조건으로는 길수록, 굵기가 가늘수록, 음경 만곡이 심할수록 잘 발생한다. 또 성행위 빈도가 많을수록, 힘으로 격렬하게 할수록, 파트너의 체중이 많을수록 주의해야 한다. 모든 체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여성 상위 체위보다 남성이 성행위의 주체가 되는 남성 상위나 삽입이 어려운 기타 체위, 특히 후배위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그리고 후배위에서 생긴 음경골절은 다른 체위보다 해면체 파열 정도도 심각하며, 요도 손상이 병합되는 중증인 경우도 많다. 또 자위로 인한 것보다 성관계 중에 발생하는 음경골절이 훨씬 심각하다. 그런데 이런 체위나 성관계에서 무조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성행위가 격렬할 때 잘 발생한다.흔히 경험하는 증상으로는 풍선 터지듯이 해면체가 파열을 일으키면 ‘뚝’하는 파열음을 느낀다. 그리고는 파열된 부위로 출혈이 되면서 음경은 발기가 소실되고, 파열된 부위를 중심으로 피하에 피가 스며들면서 시커멓게 피멍이 생긴다. 귀두 가까운 쪽이 파열되면 음경 부위가 검어지고, 음낭 쪽 음경이 파열되면 음낭과 음낭 근접 음경이 멍이 든다. 당연히 내 몸 일부분이 파열되었으니 통증이 수반된다. 이 이후로 새벽이든, 성적 자극을 받든 발기가 잘 되지 않는다. 모두에게 이런 증상들이 다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실이나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48시간 이내 응급 수술을 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 발기부전 등, 합병증의 빈도에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진단만 되면 수술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파열 부위를 찾기 힘들어 수술이 매우 어려워진다. 만약 음경골절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합병증으로 발기부전이 약 35%, 음경 만곡이 26~33%, 음경에 딱딱한 경결이 만져지는 경우가 약 50% 발생한다. 수술만 빠른 시간 내에 적절히 하면 합병증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시기를 놓치면 늦게 교정술을 한다 하더라도 수술 후에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건강하고 무탈한 자신을 위해 가장 어려운 것은 많은 건강 지식을 습득해야 하고 또 오랫동안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질환은 간단한 지식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생하더라도 인지 후 빠른 시간 내 조치만 취하면 합병증도 거의 없으므로 관심을 가질 일이다.
    칼럼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2025/02/17 07:45
  • '애매한 애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애매한 애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에 앞서 약간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사실 저에게는 학창 시절 자살한 친구가 있습니다. 아니, 친구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아마도 동급생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 애가 죽고 난 이후부터고, 그 애가 살아 있을 때는 그저 같은 반 아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그애도 저를 친구라고 생각했을지, 아니면 그냥 아는 사람으로 생각했을지 궁금합니다. 정리해서 다시 말해보면, 저와 그 애는 애매한 사이였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거의 잊고 지냈는데, 대학교를 입학하고 20대 초반, 그리고 꽤 오랜기간 동안 그 애는 제 꿈에 1년에 1~2번씩 나타났습니다. 당시에는 싸이월드가 가장 유명한 SNS였습니다. 멀리 떨어지게 된 친구들끼리도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도구였지요. 제가 갑자기 싸이월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 애가 죽고 나서 종종, 매년 1~2번 그 애의 꿈을 꾸게 되면 다음날 그 애의 싸이월드에 몰래 들어가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일촌을 맺은 적도 없기 때문에 '몰래' 들어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알 수 없는 불편함과 두려움, 불안을 느끼면서 그 애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신기하게도 수많은 그 애의 친구들이 추모의 글들을 올려 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는데, 그 애의 생일이나 기일을 알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 페이지를 찾아가게 되는 날은 항상 생일 혹은 기일 무렵이었습니다. 그 애의 홈페이지에는, 엄청나게 망설이고 들어가 보았던 제가 무색해질 정도로 매일 같이 그 애에게 편지를 남기거나, 축하 또는 그리움을 전하는 많은 친구와 지인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20살의 저는, 그때 몹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그 애의 페이지에 들어가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하고 힘든데, 저 친구들은 그렇게 편하고 정답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일까? 또 한편으로는 그 애와, 또 그 애의 지인들과 다 함께 좋은 소식을 나누고,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를 공유하며 그 애와의 추억을 쌓아갈 수 있는 시간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나는 망설이고 고민하느라 시간을 그렇게나 많이 사용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살 유가족은 자살한 사람의 남겨진 가족들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유가족과 구분해서 자살 유가족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죽음의 형태에 따라 슬픔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며, 자살은사회적 편견과 죄책감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살 유가족들의 슬픔은 증폭되고, 다른 유가족에 비해 자신들의 상태를 표현할 기회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살은 다른 질환이나 사고로 발생하는 사망과 매우 다르며, 유가족들의 상실감과 고통, 편견에 대한 두려움, 고인에 대한 죄책감, 분노 같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때로는 전쟁이나 범죄를 경험한 사람들이 느낄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자살 유가족은 자살한 사람이 느꼈던 고통과 같은 정도의 심리적 고통을 느낄 수 있으며, 자살자를 애도하는 과정에서 자살 사고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즉, 자살은 2차적 자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이 높으며, 특히 가장 가까운 유가족들은 그러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됨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이나 그리움과 같은 고인과 관련된 복잡한 감정들 때문에 자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또 제대로 애도하며 슬픔을 흘려보내지도 못하는 이중의 고난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지속애도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 PGD)란 사별 후 부적응적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기능 손상이 심각한 경우를 뜻합니다. 부적응적 증상이란 지나치게 강렬한 슬픔과 상실감, 공허감, 고인에 대한 집착, 예를 들면 고인과 관련된 생각이나 기억, 사물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몰입하는 것, 반복적인 후회와 지나친 죄책감, 사회적 고립과 삶의 의미 상실, 반복적이고 강렬한 자살 사고 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로 인해 현재 자신의 일상생활이나 직장 및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를 지속애도장애라 말합니다. 애도와는 구별되는 지속애도장애의 특징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감정들이 희석되거나 좋았던 기억과 함께 갈무리되지 못한 채, 고인의 사망한 그 자리에 머물러 지속적으로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애도라는 것은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만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애도 과정(mourning process)이란, 상실 뒤의 슬픔과 회복이라는 두 가지 차원의 과정을 뜻합니다. 스트로베와 셧(Stroebe & Schut, 1999)의 이중과정모델(dual process model)에 따르면, 상실 경험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상실 중심의 과정과, 회복에 초점을 둔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멈춘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삶을 향해 나아가며, 온전한 고인의 모습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애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저의 경우는 어떨까요? 저는 사전적 의미의 자살 유가족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까운 사이였나 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가끔 꿈에 나타나고, 또 그로 인해서 마음이 복잡해지는 걸 보면 심리적으로는 가까운 사이였는지도 모릅니다. 최근 자살 유가족을 넘어 자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 즉 배우자, 가족, 친구, 이웃 등 가까운 사이였던 사람들을 포괄해서 자살 생존자(suicide survivors), 또는 자살 사별자(Suicide Bereaved)라는 용어들도 제안되고 있습니다. 최근 제안되고 있는 여러 가지 용어들은 아마도 저와 같은 '애매한' 거리에 있기 때문에, 고인의 죽음 이후에 제대로 슬퍼하지도, 또 제대로 추억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함께 보듬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더 큰 혼란과 슬픔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자살 유가족들을 지지하고, 함께 애도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격려하는 차원에서의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송유진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2025/02/16 22:03
  • 혈압약, 종류별 특징과 장·단점 알고 드세요

    혈압약, 종류별 특징과 장·단점 알고 드세요

    혈압이 수축기 140mmHg, 이완기 90mmHg을 넘으면 혈압약 처방이 나온다. 혈압약은 사람마다 처방하는 약이 다르고, 종류와 강도도 천차만별이다. 본인이 먹고 있는 혈압약이 어떤 강도의 약이며, 종류는 무엇이고 또 그 특징과 부작용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먼저 혈압약의 강도부터 살펴보자. 요즘 처방하는 혈압약은 크게 A·B·C·D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 중 한 가지만 처방하거나, 두 가지, 세 가지, 네 가지를 처방할 수도 있다. 혈압이 약간 높은 사람들은 한 가지만 처방하고, 한 가지 약으로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두 가지, 세 가지로 약이 늘어난다. 따라서 약의 개수가 많으면 ‘약을 세게 먹고 있구나’라고 생각해도 좋다.복용 중인 약의 정확한 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개수뿐 아니라 용량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숫자만 보고 센 약, 약한 약을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약의 종류와 성분별로 숫자가 의미하는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텔미사르탄 40mg’보다 ‘암로디핀 10mg’이 더 세다고 할 수 있다. 텔미사르탄 40mg과 암로디핀 5mg은 거의 같은 강도이기 때문이다. 혈압약은 2분의 1 용량, 보통 용량, 2배 용량 등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약사에게 물어보면 정확한 용량을 파악할 수 있다. 약의 강도를 알기 위해서는 보통 용량 한 가지를 먹고 있는지, 보통 용량 한 가지와 반쪽 용량 한 가지를 동시에 먹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된다.다음으로 혈압약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언급한 A·B·C·D 4가지 혈압약 중 A라는 혈압약은 가장 최근에 개발됐고 부작용이 적은 약이다. ACEI·ARB 계열 약이기 때문에 앞 글자 A를 따서 A라고 부르는데, 약 이름인 성분명은 ‘◯◯◯탄’이다. 이 약은 정맥과 동맥을 모두 확장시켜 혈압을 낮춰주고 심장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당뇨병, 만성콩팥질환,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에도 두루두루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 가능하고, 평생 먹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고혈압 환자들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 다만 A약은 두 가지 단점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임산부는 먹을 수 없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소염진통제를 같이 먹을 경우 소변량이 줄어들면서 콩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A혈압약을 먹으면서 몸살약, 두통약, 소염진통제를 같이 복용할 경우에는 소변량이 줄어드는지,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탁해지는지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해결방법이 있다. 혈압약을 변경하거나 C라고 부르는 혈얍약을 섞어주면 그 위험이 대폭 줄어든다.A·B·C·D 네 가지 혈압약 중 C혈압약은 동맥벽의 ‘칼슘채널차단제’다. 칼슘채널(Calcium channel)의 앞글자를 따서 C라고 부르며, 성분명은 ‘◯◯◯핀’이다. 이 약은 동맥만 확장시켜 혈압을 낮춘다. 손끝, 발끝 등 말초조직에 혈액을 잘 보내주는 특성이 있어서 손·발이 차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좋고, 심장의 관상동맥을 확장시켜서 협심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수축기 고혈압에 좋아서, 이완기 혈압이 낮고 수축기 혈압만 높은 경우에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혈압약을 먹으면서 정형외과 질환 등으로 소염진통제를 같이 먹어야 하는 경우에도 C혈압약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에 속한다. 이 약의 단점은 발끝에 혈액이 몰려서 발목부종이 생긴다거나, 뇌의 모세혈관에 혈액이 몰려서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경우에는 정맥을 확장해 혈액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A혈압약을 추가하면 괜찮아진다. 강도는 개인별로 용량을 높이거나 낮춰서 조절한다. C혈압약 부작용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빈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다른 약으로 변경하면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D약은 ‘이뇨제’ 혈압약이다. 흔히 ‘◯◯플러스’라는 상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약은 체액의 총량을 줄여서 혈압을 낮추는 원리로 작동한다. 부종 감소 기능이 있어 심부전 위험을 줄이는 데 좋고, 뇌혈관 압력 부담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소변량이 증가할 수 있고, 기립성저혈압이나 전해질불균형, 피부광과민반응 위험이 살짝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뇨제 혈압약을 밤에 먹으면 자다가 소변 때문에 깰 수 있으니 아침에 먹는 것이 좋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과도한 직사광선 노출 또한 피해야 한다. 전해질불균형 문제는 혈압약을 먹는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끝으로 B라는 약은 혈압약보다는 ‘심장약’에 가깝다. 베타차단제(Beta blocker)로 분류되기 때문에 B라고 부르고, 성분명은 ‘◯◯◯◯롤’이다.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이 같이 있는 경우에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지만, 혈압을 내려주기 때문에 혈압약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 약은 심장박동을 느리게 할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 먹다가 갑자기 약을 임의대로 끊어 버리면 반동성으로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심장에 무리가 가서 쓰러질 위험이 있다. 인터넷 등에서 ‘혈압약을 중단하고 자연치유하라’는 말을 듣고 의사·약사 상의 없이 임의대로 혈압약을 끊어버리면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약이 바로 B약이다. 만약 B약 복용을 중단하고자 한다면 2주 이상에 걸쳐 서서히 용량을 줄여야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출 수 있다.이렇게 본인이 먹고 있는 혈압약이 A·B·C·D 중 어떤 약인지, 몇 가지인지, 용량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 불편한 점이 생길 경우 혈압약을 변경하면 나아지기도 한다. 요즘에는 두 가지 성분이 한 알에 합쳐져서 나온 약이 많기 때문에 혈압약 한 알을 먹고 있어도 두 가지 성분인 경우가 있다. 이때는 약 이름을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상품명이 ‘◯◯◯◯ 40/5’인 경우 40mg 성분 1개와 5mg 성분 1개가 합쳐진 약이고, 상품명이 ‘◯◯◯◯ 40/5/12.5’인 경우에는 세 가지 성분이 한 알에 합쳐진 약이다.
    칼럼엄준철 약사2025/02/14 08:52
  • 당신도 ‘습관적 지각러’인가요?

    당신도 ‘습관적 지각러’인가요?

    A: “어디야?”B: “지금 출발해~”A: “응? 그럼 난 만화 가게에 있을게~”핸드폰이 아직 대중화되기 전 대학 시절의 일이다. 친구와 오후 3시에 만나서 함께 전자상가에 가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이 15분이나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 연락할 방법도 없어서 발을 구르다가, 혹시나 해서 친구네 집에 전화를 했더니 태연하게 전화를 받는 내 친구. 그 친구의 집은 버스로도 30분 이상 걸리는 곳에 있었음에도 어떤 침대 같은 편안함이란. 그런데 내 기억에 나도 아무렇지 않게 만화를 보며 친구를 기다렸다. 아직은 시간적으로 여유 있었던 대학생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겠다. 만약에 직장 동료가 이와 같은 말을 했다면? 하하, 상상하기도 싫다.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존재하는 빌런들이 있는데, 습관적으로 지각을 하는 사람들이다. 약속 시간에 늦으면 좋은 일이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인데, 그 예측되는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여전히 지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우선, 전략적으로 지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협상할 때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협상장에 늦게 나타난다. 비슷한 맥락에서 데이트할 때 일부러 조금 늦게 약속 장소에 나타나는 썸남 혹은 썸녀도 있다. 이 경우는 지각을 통해 상황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거나, 타인에게 자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본다.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에 근거해서 설명하자면, 약속 장소에 늦게 나오는 사람은 그럴 만해서, 즉 더 영향력이 있거나, 더 중요한 사람이거나, 현재 상황에 더 통제력이 있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믿게 될 수 있다.심리적 회피 동기도 지각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직장 내 구성원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조직 심리학 영역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조직에 대한 불만족, 낮은 동기, 또는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들이 직장이라는 공간을 회피하도록 만들고, 이런 심리적 요인들이 무의식적으로 출근 시간을 늦추게 한다.간혹 협업을 하다 보면 꼭 마감 시한을 넘기는 지각러(지각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들도 있다. 이들은 마감 시간이 넉넉하게 남았을 때에는 일에 효율을 못 내다가도, 마감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효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현재 편향(Present Bias)’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마감이 멀었을 때는 긴장감이 부족해 효율이 떨어지지만, 보상이 지급되는 마감이 가까워지면 직무에 대한 동기가 강화된다.그런데 이런 경향성이 모든 사람에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마감 시간 즈음에 일의 효율이 감소하기도 한다. 마감 시간이 다가올수록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된다. 뇌과학에서는 COMT(Catechol-O-Methyltransferase) 유전자 변이가 사람들의 마감 기한에 대한 반응을 다르게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Val158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높은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고 마감 기한 직전에 더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반면, Met158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평소에도 높은 도파민 수준을 유지하며 계획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다양한 이유로 지각을 하지만, 결국 지각이라고 하는 것은 계획된 미래의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습관적 지각을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와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계획 오류는 사람들이 특정 작업이나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필요한 자원을 과소평가하는 인지적 편향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다. 이 유명한 건물은 본래 계획에 비해 시간은 10년, 건설비용은 10배가 더 필요했다고 한다. 계획 오류는 주변에서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1주일이면 중간고사 준비가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결국 ‘F 축제’를 벌이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약속 시간까지 도착하려면 집에서 8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자신이 외출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예측할 때 계획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그는 습관적 지각러가 될 수밖에.지각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도 제안된다. 지각이 허용되지 않는 명확한 규칙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거나, 지각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정시 도착을 장려하는 보상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법들이 효과가 있다. 지속적인 시간 관리 기술을 교육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들이 습관적 지각러들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지각은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손해보게 만드는 이기적인 행동이며, 스스로를 깎아 내리는 행동이다. 만약 당신의 지각을 용인해 주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각하지 않도록 노력해보자. 지각하는 사람에 대한 가장 쉬운 선택인 ‘손절’을 마다하고 여전히 당신의 지각을 감내해주는 그 사람들은 당신에게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마음을 배신해서야 되겠는가?
    칼럼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2025/02/10 08:52
  • 수면제 자주 복용하는데, ‘치매’ 위험 높아질까?

    수면제 자주 복용하는데, ‘치매’ 위험 높아질까?

    불면증은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이로 인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동시에 수면제 복용으로 치매 위험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특히 장기간 수면제 사용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정말 수면제 사용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까? 인과관계 확인을 위해 최근 수면제 사용과 치매 발생 간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면제가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지만, 또다른 연구들은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상반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수면제는 종류가 다양하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Z-약물 계열, 항히스타민제, 멜라토닌 수용체 작용제, 오렉신 수용체 길항체 계열의 약물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제라고 하면 벤조디아제핀과 Z-약물을 들 수 있다. 두 약제가 수면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각각의 장단점과 환자 상태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사용한다.벤조디아제핀은 강력한 진정 및 항불안 효과가 있어 불안을 동반한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Z-약물은 수면 유도 효과가 더 크고 진정 작용이 덜하며 벤조디아제핀 계열보다 낮 동안 졸음이 덜하다. 하지만 수면 중 이상행동이나 일시적인 기억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 벤조디아제핀과 Z-약물은 치매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되는 약물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GABA 수용체’에 작용해 GABA라는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함으로써 안정 및 수면을 유도하는 두 약물의 작용 원리에 있다. GABA가 억제성 뇌신경전달물질이라 중추신경을 억제해 인지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기적인 사용은 기억력에 중요한 해마 기능도 억제할 수 있어 치매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지난 2024년 수면제 사용이 치매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치매가 없는 평균 연령 73.3세 1543명을 4년간 추적 관찰한 미국 ADNI 코호트에 의하면, 수면제 복용을 하는 경우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1.96배 높아졌다. 특히 수면제를 1년 이상 사용한 사람일수록, 수면제의 용량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커졌으며 여성에서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수면제 중에서도 벤조디아제핀과 Z-약물을 장기간 복용한 경우 치매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2018년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6만여 명을 분석해보니 수면제 종류와 관계없이 장기간 수면제를 복용하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7배 높아지는 게 확인됐다. 그러나 모든 연구에서 수면제가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2016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벤조디아제핀 사용과 치매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실히 입증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불면증 자체가 치매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어 불면증 치료를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고령층은 이미 치매 위험이 높은 집단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연구마다 대상자의 연령, 수면제 복용 기간, 용량, 종류 등에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해석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개별 연구들의 한계를 고려했을 때 수면제가 치매를 유발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반적인 연구 결과의 흐름에 따르면 장기간 수면제 복용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훨씬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안전한 수면제 사용법을 따르는 게 이상적이다. 수면제는 가능한 한 최소 용량으로 4주 이내 단기간 복용하는 것을 권고한다. 투약 전 수면환경 개선,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 가능하다면 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법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다. 수면제를 사용해야 한다면 멜라토닌 보충제 등 인지 저하 위험성이 낮은 대체재를 먼저 고려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 시간이 다르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낮 동안 피곤함이 없다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7~8시간 수면을 고집하기보다는 평소 자신의 적절한 수면시간과 패턴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회장) 2025/02/10 06:05
  • "정신질환 겪는 가족 돌봐야 할 때도"… 중요한 '자기 돌봄' 잊지 마세요

    "정신질환 겪는 가족 돌봐야 할 때도"… 중요한 '자기 돌봄' 잊지 마세요

    정신질환이 있는 가족을 돌보는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과 같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의 삶을 잠시 미뤄두게 되는데, 돌봄이 매일 반복되면 점점 스스로를 돌볼 여유를 잃고 어느새 지친 것마저 알지 못한 채 지나치게 됩니다.얼마 전,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던 어머니가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어머니는 자녀의 상태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하던 중 "자녀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느낀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을 받자, 갑작스럽게 눈물을 보였습니다. 오랜 시간 감정을 억누르며 지내온 탓에, 쌓였던 마음이 터져 나온 듯했습니다. 그날 상담에서 어머니는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라는 절박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이 사례는 비단 한 가정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최근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자 및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가족 중 61.7%가 돌봄의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중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20.5%에 이르고, 일부는 구체적인 자살계획을 세운 적이 있으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돌봄의 무게는 그만큼 무겁고, 그 부담은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집니다.돌봄을 맡은 가족들은 종종 '숨겨진 환자'라 불립니다. 환자를 돌보느라 온 신경을 쏟는 동안, 정작 자신이 겪는 어려움은 외부에 드러내지 못하고 묵묵히 견디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리적, 신체적 피로가 쌓이지만 자신의 고충을 인정하는 일이 마치 이기적인 행동처럼 느껴져 개인의 삶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가족이 돌봄의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많은 사람이 벼랑 끝에 몰린 듯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 이르기 쉽습니다.그러나 돌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돌보는 것'입니다. 마치 산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구할 때 나침반과 지도부터 준비해야 하듯, 도우려는 사람이 방향을 잃으면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신을 돌본다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나와 돌보는 사람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소방관이 사람을 구하기 전 자신의 장비를 철저히 점검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다 보면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한 에너지가 소진돼 결국 탈진에 이르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작은 일에도 감정이 크게 요동치고, 나도 모르는 사이 환자에게 짜증을 내거나 원망하게 되기도 합니다. 꾸준한 자기 돌봄 없이 가족에게 건강한 돌봄을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상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지속적인 돌봄의 핵심입니다. 지금 이 순간, 짧은 시간이라도 나에게 집중해보세요.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내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차분하게 살펴보는 겁니다. 두통, 불면증, 어깨 결림 같은 신체 반응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감정 상태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신체와 마음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는 것은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감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짧은 관찰을 반복하다 보면 신체와 감정의 변화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고, 이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심리교육을 통해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족들이 정신질환의 증상과 원인, 치료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면, 환자의 상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경과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해줄 수 있는 것'과 '해줄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환자의 행동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설정해 허용되지 않는 행동에 일관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면 환자에게 문제 행동이 나타났을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비현실적인 낙관보다는 재발 또한 회복 과정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보다 긴 호흡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좋습니다.충분한 수면, 영양 관리 같은 기본적 신체 관리뿐 아니라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맡고 있는 돌봄 역할과 이를 위해 하루 중 얼마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기록해보세요. 그런 다음, 나를 돌보는 데 할애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작성합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면, 자신을 돌보는 방식과 태도를 점검하면서 스스로에게 더 친절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무엇보다 돌봄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혼자 짊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정신질환 가족 모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서로의 돌봄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며 심리적 지지망을 구축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다양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활용하면 돌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매의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돌봄 종합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고, 그 외에도 지역 사회에서 제공하는 재활 서비스를 통해 정신질환 당사자를 위한 사회적응훈련, 직업훈련, 취업지원 등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조현병 등과 같이 정신장애등급에 해당한다면 의료비 감면 등의 복지 혜택을 통해 지속적인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지요.결국 돌봄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하고, 고비 구간을 어떻게 넘길지, 속도를 언제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계획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코치도 필요합니다. 마라톤에서 올바른 자세와 기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듯,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가족을 돕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전문적인 도움을 통해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돌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지받아야 합니다. 비슷한 점이 또 있습니다. 긴 여정 중에는 분명 지치고 힘든 순간이 찾아오지만, 마라톤에는 '체크포인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체크포인트는 일정 거리마다 자신이 얼마나 달려왔는지 확인하고 체력을 점검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돌봄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가족과 함께하는 작은 행복을 떠올려보세요. 잠시 마주 앉아 웃거나 함께 나눈 소소한 대화, 볕 좋은 날의 산책이 바로 그 체크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충분히 누리시기를 바라며, 그 시간이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의미로 다가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오다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 전문가2025/02/09 22:03
  • 헬스장 '노시니어존' 논란… 시니어가 안전하게 운동하는 법은?

    헬스장 '노시니어존' 논란… 시니어가 안전하게 운동하는 법은?

    최근 일부 스포츠 시설에서 65세 이상 회원가입을 거부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논란이 일었다.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해당 시설에서 이른바 '노시니어존(노인 출입 금지)'을 선언한 것이다. 이 이슈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관련 시설에 시정 조치를 내리며 일단락되는 듯 보이고 있지만, 스포츠 시설들의 일률적 시니어 배제 움직임이 확산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이에 시니어 대상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들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실제 서울의 한 노인복지관에서는 AI 운동기구를 구비한 '스마트피트니스센터'를 개장해 화제를 모았다. AI 운동기구는 무거운 무게추나 원반을 직접 옮겨 기구에 걸지 않아도 사용자의 힘에 맞춰 자동으로 중량을 조절한다. 특히 센터에는 노인 스포츠 지도사 자격이 있는 헬스트레이너가 상주해 맞춤형 운동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국민체력100'이라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체력검사 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비용도 무료라 인기가 높다. 시니어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65세 이상에게 실시하는 근골격계 질환 예방 프로그램에는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 통증 주의사항이 명시돼 있다.의료진으로서 시니어들이 무조건적으로 운동하기보단 앞서 언급한 맞춤형 프로그램 혹은 시설 등을 찾아 체력 관리할 것을 권한다. 자신의 컨디션을 넘는 중량으로 운동을 하면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에 압력이 높아지고 자칫 허리디스크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만약 허리 통증이 있는 시니어들이라면 안전한 운동을 위해 의학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허리 통증을 줄이고 척추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을 활용한 한의통합치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아울러 '사과락'을 활용한 한약 처방은 근육 성장에 효능이 있어, 운동 기능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사과락은 박과 식물인 수세미오이 열매에서 씨앗과 껍질을 제거한 뒤 말려 사용하는 한약재다. 예부터 발열, 출혈, 염증 등을 완화하는 데 사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근육 성장에도 긍정적 효과가 입증됐다.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근육연구 및 세포운동 저널(Journal of Muscle Research and Cell Motilit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과락에 함유된 페놀산,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근육 성장과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운동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운동 방식을 선택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거나, 필요한 경우 전문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 습관을 통한 건강한 노후 준비야말로 가장 확실한 투자다.(*이 칼럼은 수원자생한방병원 윤문식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수원자생한방병원 윤문식 병원장2025/02/07 10:00
  • 기름 범벅 요즘 호떡, 사실 기름보다 더 문제인 건…

    기름 범벅 요즘 호떡, 사실 기름보다 더 문제인 건…

    아무래도 겨울인지라 붕어빵과 호떡이 부쩍 맛있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느냐고?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짜장과 짬뽕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가운데, 정말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붕어빵의 손을 들어주겠다. 붕어빵을 더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호떡의 기름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탄력 있는 반죽을 베어 물면 배어 나오는 계피향의 녹은 설탕(꿀)을 생각하면 사실 호떡이 더 좋다. 하지만 요즘의 호떡은 기름에서 헤엄을 치다 나온듯 지나치게 느끼하다. 그렇다, 헤엄을 치다 나왔다고 했다. 재미있는 건 기름을 아예 혹은 거의 쓰지 않고 굽거나 정반대로 기름에 아예 푹 담가서 튀겨 버리면 요즘의 호떡처럼 느끼해지지 않는다.서울 신당동 중앙시장에는 80세를 훌쩍 넘긴 노인이 구워 파는 호떡이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노라면 의도적으로 기름을 최소한만 쓰기 위해 미량만 끼얹은 뒤 닦아내는 노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구운 호떡은 막 구워낸 것을 받아도 기름에 절은 것보다 훨씬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특히 반죽의 맛을 또렷하게 즐길 수 있다. 지방은 맛을 확장시켜 주므로 기름에 구운 호떡이 안 쓴 것보다 더 맛있다.한편 아예 튀길 경우 조리 시간이 짧아질 뿐더러 잘 털어내면 남아 있는 기름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조금 다른 음식이기는 하지만 역시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킨 도너츠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튀김은 사실 오븐과 비슷한 원리로, 끓는 기름이 조리되는 음식을 둘러싸 수분을 빼앗은 뒤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반응하는 마이야르 반응을 이끌어 내 표면을 노릇하고 맛있게 만들어 준다.요즘의 호떡은 굽는 것도 튀기는 것도 아닌, 둘의 단점만 가져온 조리 방식으로 익힌다. 어쩌다가 호떡이 이렇게 기름에서 어중간하게 헤엄을 치게 된 걸까? 어린 시절 호떡은 기름을 조금만 써 부치듯 구워 익혔다. 그러다가 1980년 겨울쯤, 튀김을 표방하고 지금처럼 기름을 많이 써 어중간하게 익히는 호떡이 등장한 것으로 기억한다.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물의 비율이 높아 끈적한 반죽을, 기름을 조금만 써 굽자니 번철에 눌어 붙을까봐 고민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예 푹 담가 튀기자니 막대한 양의 기름을 기본으로 데워야 한다. 호떡은 대부분이 길거리나 자투리 공간의 매대에서 조리해 파니 큰 기름통을 들여 놓을 공간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민 끝에 오늘날과 같은 호떡 조리법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그래도 다행이라면 높은 열량은 우려할만 하지만 기름 자체만으로 살이 찌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호떡이 처음 등장했을 1980년대라면 ‘지방을 만드는 건 지방’이라는 이론이 대세다. 말하자면 건강 이론이 계속 바뀌어 왔는데, 요즘은 연구를 통해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과 당이 살을 찌운다고 밝혀졌으니 조금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하지만 기껏 이렇게 쓰고 나서 생각해 보니 사실 호떡이 탄수화물과 당의 덩어리이므로 많이 먹는다면 기름을 조금만 써 구운 것이라도 살이 찔 수 있다. 따라서 자제력을 발휘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호떡을 조금씩만 먹는 것이 확실히 현명한 처사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표면의 기름을 냅킨으로 찍어 걷어내면 섭취 열량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으니 어디에서 호떡을 사든 냅킨을 확실히 그리고 넉넉하게 챙기자.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2025/02/07 07:15
  • 모든 게 자기 위주인 그… '나르시시스트'를 곁에 두고도 상처 입지 않는 법

    모든 게 자기 위주인 그… '나르시시스트'를 곁에 두고도 상처 입지 않는 법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겉으론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만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 내가 도와주면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 친절을 당연하게 여기다가 어쩌다 한 번 거절하면 오히려 기분 나빠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라고 부른다. 나르시시스트 곁에 있으면 나의 삶이 괴로워지고 나도 모르게 조금씩 불행해진다.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오늘은 나르시시스트를 알아보는 방법과 이들과의 관계에서 나를 보호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혹시 그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인가?나르시시즘(Narcissism)은 본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성향을 뜻하며, 누구에게나 일정 부분 존재한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이 성향이 지나쳐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그렇다면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은 무엇일까? 다음은 심리학적으로 정의된 주요 특징들이다.극단적인 자기중심성: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특별하다는 착각: 자신은 평범한 사람과 다르고, 특별한 지위의 사람들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능력의 과대평가: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여기며, 이를 타인이 인정하길 바란다.거만한 태도: 타인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는 태도를 보인다.질투와 피해사고: 남의 성공을 질투하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시기한다고 여긴다.착취적인 대인관계: 타인을 자신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피상적인 인간관계: 깊은 관계를 맺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들과만 얕은 관계를 유지한다.공감 능력 부족: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며,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이러한 특징들을 두루 가지고 있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면, 그 사람은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이 높다. 혹시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그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일지도 모른다.나르시시스트와 함께 있을 때 당신이 괴로운 이유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는 왜 이렇게 힘들까? 그들의 행동에는 몇 가지 공통된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는 이들은 죄책감을 잘 느끼지 않는다는데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누군가 그들의 행동을 지적해도 "내가 뭘 어쨌다고?"하는 반응이 돌아올 뿐이다. 뭔가 잘못된 인지가 있어야 대화를 하거나 좀 다투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텐데 애초에 잘못에 대한 인지가 없다면 그 뒤에 해볼 수 있는 것이 없다.두 번째, 이들은 화를 몹시 잘 낸다. 특히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때 폭발적인 분노를 표출한다. 이들은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생기는 상처를 견딜 힘이 없다. 이들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몹시 분개해 하는데 이는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 방어적 반응이다.세 번째로는, 이들은 타인의 영역을 아무렇지도 않게 침범한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시간, 기분, 권리를 쉽게 침해하는데 쉽게 말해 선을 쉽게 넘는 사람이다. 이런 행동에 대해 지적하면 오히려 ‘이게 뭐라고 그래? 너 참 이기적이다’ 하면서 오히려 지적을 받게 되는데 이럴 때 참 어이없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마지막으로, 나르시시스트의 남 탓은 정말 끝이 없다. 같이 있으면 모든 게 네 탓, 상사 탓, 직장 탓, 주변 탓이다. 이들 주변에는 온통 대역죄인들로 가득한 세상일뿐이다. 그들에게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결함을 받아들이는 것인데, 이는 나르시시스트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이들은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는 온 세상을 탓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모든 특성 때문에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는 소모적이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나르시시스트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뭘까?그렇다면 왜 나르시시스트는 이런 행동을 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치는 듯 보이지만, 이는 불안정한 자존감을 숨기기 위한 방어 기제다. 자신의 키가 크다 작다 이런 주제에 상관없는 사람들은 내 키가 어떤지, 남들이 나를 작게 보지 않을지 이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는다. 반면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진 이들은 키높이 신발을 신은 채로 남들과 내 키를 끊임없이 비교한다.마찬가지로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자신을 증명하려 하거나 남을 깎아내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내면의 결핍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을 과시하며 타인을 억누르려 한다. 나는 잘난 사람이 맞아, 나는 대단해, 저 사람들은 그저 나보다 못한 사람이야. 하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되뇌이며 점차 오만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나르시시스트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나르시시스트와의 소모적인 관계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많지만 딱 세가지만 우선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르시시스트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나르시시스트인걸 애초에 알지 못한다면 대처할 수도 없고 끌려다니기만 된다. 나를 괴롭게 하는 저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임을 아는 것이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위에 언급된 특징 8가지를 틈틈이 읽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사람이 변화할 수 있는 첫 단추는 자신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애초에 누군가를 상처 줬다는 것을 모를 뿐더러 이런 하찮은 주제에 관심도 없다. 때문에, 그들이 변할 것이라 기대하면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기에 에너지를 자신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옳다.회색 돌 기법(Gray Rock Technique). 나르시시스트에게 타인은 자신의 부족한 자존감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이기에, 주변 사람의 감정적인 반응(보통은 부정적인)에서 힘을 얻는다. 때문에 필요한 반응만 최소로 하고, 감정을 싣지 않고 짤막하게 말하는 것을 통해 마치 색도 온도도 없는 그냥 회색 돌멩이처럼 반응하는 게 도움이 된다. 자신의 자존감을 올리는 데 별 도움도 흥미도 주지 않는다면 이들의 관심사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게 된다.주변에 완벽히 병적인 나르시시스트가 아니더라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은 늘 존재한다. 이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오늘 글에서는 딱 두 가지를 기억하자. 나르시시스트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각이 나를 보호하는 시작이다. 바꿔보려해도 상처만 더 입을 테니 회색 돌처럼 감정적 반응을 줄이자.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인간관계에서 덜 상처받고 행복한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칼럼한승민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2025/02/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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