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 구제역… ‘구(口)’가 들어간 질병들

  • 글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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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27 15:06 | 수정 : 2017.02.27 15:06

    알쏭달쏭 의학용어

    달걀 수급 대란을 일으켰던 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AI) 충격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바이러스가 발생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독감)’라는 단어가 들어 있어 질환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가지만, 구제역의 의미는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한자로만 이루어진 이름 가운데, 자주 접하지 않는 질병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구제역처럼, 이름에 ‘구(口)’자가 들어가면서 한자로만 이루어진 대표적인 질병들의 의미를 알아보자.


    구제역(口蹄疫)
    구제역은 입 구(口), 발굽 제(蹄), 감염병 역(疫)이란 한자로 이뤄져 있다. 소나 돼지, 양, 사슴같이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80여 종에 생기는 감염병이다. 이 병에 걸린 동물은 입안에 물집이 생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침을 흘리게 된다. 발굽에도 물집이 생겨 피부가 헌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걷지 못해 절룩거리고 주저앉는 경우도 있다.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이름 은 ‘피코르나바이러스(picornavirus)’다. 변종이 잘 되고 소·돼지에게 쉽게 퍼진다. 피코르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은 열이 나고, 절반가량이 1주일 안에 죽는다.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수족구병으로 손·발·입안에 피부병변이 생긴 모습.
    수족구병으로 손·발·입안에 피부병변이 생긴 모습.

    수족구병(手足口病)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친숙한 질환명이다. 손 수(手), 발 족(足), 입 구(口)처럼 아이들의 손과 발, 입에 물집이 생기는 흔한 바이러스질환이다. 구제역의 영어 이름은 ‘foot-and-mouth disease’인데, 수족구병의 영어 이름은 ‘hand-foot-and-mouth disease’다. hand 한 단어를 빼면 이름이 같다. 사람의 손이 동물에게는 앞발이기 때문에, 같은 질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다. 수족구병의 원인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coxachievirus)’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1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간혹 뇌수막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참고로 수족구병의 한글 이름은 ‘손발입병’이다.


    구내염(口內炎)
    구내염은 입(口)이나 입술 안쪽(內)에 염증(炎)이 생기는 병이다. 구내염이 있는 환자들은 ‘입안이 헌다’는 표현을 곧잘 쓴다. 입안이 헐면 통증 때문에 음식을 먹기 힘들다. 구내염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아이는 수족구병이 원인일 수 있다. 성인은 바이러스 감염 뒤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류마티스질환이나 알레르기질환 때문에 구내염이 생긴다. 음식물을 씹다가 실수로 입 안쪽을 함께 씹어 다쳤을 때, 철분이나 비타민B가 부족하면 구내염이 생길 수 있다. 암환자들은 항암제 부작용으로 구내염이 생기기도 한다.


    글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와 대한노인의학회에서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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