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8.02 09:00

섹스 환희를 앗아간 주범, 질건조증

‘끼악!’ 밤늦은 시간, 남편과 섹스 중에 아내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른 사연은 무엇일까?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야 할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 끔찍한 고통이 됐다고 고백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수도하는 심정으로 하루이틀 참아 봤지만 고통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남편의 유혹이 무서울 뿐이다. 분명 예전엔 남편의 손끝만 닿아도 속옷이 젖었는데, 요즘은 왜 이럴까. 원인은 바짝 마른 질 때문이다.

남편과의 섹스가 시들해졌다면, 질건조증을 의심하자.
사진 헬스조선DB

흠뻑 젖지 못하는 아내의 고통

모처럼 분위기가 농익은 부부 침실. 남편의 정성스런 애무로 후끈 달아 오른 아내, 두 사람은 오르가슴으로 가는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고 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자, 남편이 아내의 문을 두드리려는 찰나, 아뿔싸! 아내의 문은 충분히 젖어 있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일반적으로 여성은 애무나 키스 등 성적 자극을 받으면 10~30초 후 첫 번째 생리적 반응으로 질 벽에서 미끈거리는 윤활액(애액)이 분비되는 게 정상이다. 이 애액이 흠뻑 젖을 정도로 나와야 성관계 시 남성 음경의 질 삽입과 피스톤 운동이 쉽고, 사정이 잘 된다. 예부터 명기라 칭했던 그녀들의 특징은 바로 풍부한 애액이다. 애액이 잘 분비되지 않는 질건조증은 부부관계마저 메마르게 한다. 귀, 손가락, 발가락, 등, 허리를 오르내리며 애무를 아무리 잘 해도 아내의 질은 무반응이다. 아예 보송보송하거나, 성관계에 쾌감을 줄 정도의 애액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관계 도중 아래가 뻐근하거나 쓰리고 아파 쾌감은 고사하고 육두문자가 입에 오를 지경이라고 고백하는 이도 있다. 남편도 만족감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음경을 삽입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뿐더러 3분의 1 정도 들어갔을 뿐인데 아내는 아프다고 비명을 지른다. 결국 소스라치게 놀라 삽입을 포기하기 일쑤다. 설령 삽입했더라도 피스톤 운동 중 뻣뻣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내는 섹스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나아가 불감증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남편과 아내 모두 핑계를 찾아가며 성교를 회피다가 점차 섹스리스 부부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예도 있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방법이 있다.

부부관계의 적신호, 질건조증

부부관계할 때 명기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애액이 부족해 고민인 여성이 늘고 있다. 애액 양이 줄어드는 것은 노화나 성호르몬과 연관 있어, 질건조증은 보통 50대 이상 갱년기 여성의 고민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20~30대에서 질건조증이 나타나고 있다. 초산을 하는 서른 전에 증상이 시작돼 평생 고생하는 여성도 있고, 혈기왕성한 20대 여성도 질건조증이 생겨 당황한다. 질건조증은 난소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질건조증은 왜 나타날까?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다. 질염증, 질 점막 약화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수술로 난소를 제거하거나 조기 폐경된 경우,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생긴다. 출산 후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특히 모유수유 중에 흔하게 나타난다. 이외에 피임약복용이나 비만치료제도 원인이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자궁의 난소 기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잦은 질 세정도 좋지 않고, 삽입형 생리대 사용도 이유가 된다. 한의학에서는 자궁이 위치한 하복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쉽게 발병한다고 말한다. 질건조증이 있으면 질염이 자주 생길 수 있고 가려움증, 따가움, 질 분비물 증가, 잦은 소변, 소변 볼 때 통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질 내윤활이 잘 되지 않아 섹스할 때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부부관계 시 전희가 충분한데도 질건조증이 계속되면 산부인과를 찾자. 원만한 부부생활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 치료해야 한다. 또 단순한 질건조증이 아닌 곰팡이, 트리코모나스 등 병원균에 의한 질염이나 비누·세정제·냄새제거제·세제 등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회음부경화성태선 등 다른 질환일 수있으니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자.

성교통 줄여 주는 윤활제를 쓰세요

질건조증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 처음에는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애액이 점점 줄어 성생활이 어렵게 된 뒤에야 깨닫는다. 성에 대한 편견으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자’라고 생각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병인지 몰라 방치한 사례도 있다. 질건조증은 수술하지 않고 간편하게 약물로 치료할 수 있고, 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 질정을 사용하면 1~2주 내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젊은 여성은 다른 원인이 없는지 진찰 후 윤활제를 처방한다. 심한 질염을 동반하지 않으면 윤활제나 질 모이스처라이저를 사용하면서 규칙적으로 성관계를 갖자. 질 벽 조직이 위축되는 것을 막아 증상이 나아지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심한 경우 에스트로겐 질정이나 연고 등을 함께 처방받아 사용한다. 윤활제나 질 모이스처라이저는 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지 않아 부작용이 거의 없고, 바르는 것만으로도 성관계 중 마찰과 불편감, 통증 등을 쉽게 덜어 준다. 아스트로글라이드 등 수용성 윤활제는 시중 약국에서 간편히 구할 수 있고, 리플렌스·바기실 등 질 모이스처라이저도 효과가 좋다. 1주일에 3회 정도 사용하면 건조감이 많이 줄어든다. 베이비오일이나 바셀린 등도 안전하지만 라텍스 콘돔에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하자. 급하다고 보디로션이나 타액 등을 바르면 절대 안 된다. 건조감과 염증이 더욱 심해진다. 윤활제와 질 모이스처라이저는 여성 성기뿐 아니라 남성 성기에도 발라야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자궁, 질, 외음부의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치료를 한다. 생식력을 보강하거나 울체된 기혈을 풀어 생식기로 혈액 공급이 잘 되게한다. 자궁 생식 기능에 관여하는 경락을 활성화하는 침과 뜸 치료도 받을 수 있다.

마르지 않는 질을 만드는 생활습관

반신욕이나 좌욕, 좌훈 등으로 하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면 좋다. 질과 외음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적절한 체중관리로 비만을 피하는 것도 자궁 혈액순환을 돕는 방법이다. 또한 밀가루와 아이스크림 등 냉한 음식은 되도록 멀리하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으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 주자. 피임약과 항생제 등을 남용하지 않는 것도 질건조증 예방법이다. 염증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세정제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약산성인 질 산도와 같은 물로 씻는 게 좋다. 미지근한 물에 식초 한두 방울을 희석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질 건조감이 심할 때는 공중목욕탕이나 사우나 등은 피하자. 무엇보다 치료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해야 한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면 더 달고 시원하지 않겠는가.

Self Check 질건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

. 생리나 성관계 후 잦은 질염이나 방광염이 있다.

. 성교 후 외음부가 쉽게 붓고 질 내에 통증과 열감이 지속된다.

. 성교 시 통증이 있고 오르가슴을 느낄 때도 통증이 이어진다.

. 성욕이 저하되었거나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 피임약을 자주 복용한다.

.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있다.

. 과거 잦은 유산을 경험했거나 분만 횟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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