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에게 필자는 '자세를 바르게 할 것'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심지어는 환자들도 자세 문제를 사소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습관으로 굳어진 나쁜 자세는 목 근육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이것이 쌓이고 쌓여 큰 문제로 발전하기 쉽다.
PC와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직장인들의 경우 목 질환에 취약하다. 업무 시간 내내 모니터를 보며 목을 쭉 빼고 있는 자세로 인해 목의 균형이 쉽게 깨질 수 있고, 목 주변의 신경이 서서히 눌려 뻐근함과 통증이 나타난다. 게다가 버스나 지하철 등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우리 목은 쉴 틈이 없다. 이렇게 끊임없이 목에 자극을 주면 탈이 나는 것이 당연지사. 이런 자세가 지속되면 C자형 정상 목뼈는 일자형으로 변형되고 거북이처럼 구부정한 자세가 돼 거북목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 목은 7개의 경추(목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과 충격을 분배하기 위해 옆에서 보았을 때 C자를 그리고 있다. 특히 7개 중에서 5~7번 뼈는 움직임이 가장 많고 머리의 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킨다. 하지만 거북목증후군의 경우 커브가 없어지면서 정상적인 움직임의 균형이 깨져 5~7번 경추가 더 무리하게 된다. 상부 경추(1,2번)의 움직임이 적어지고, 상부의 적어진 움직임을 5~7번 경추가 대신 보상하게 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커브를 잃은 목은 머리의 중량조차도 부담이 돼 목 주위의 근육 신경을 압박, 어깨 결림, 손저림, 만성 두통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원래 C자 형태의 목이 일자목으로 변하면서 5~7번의 무리한 움직임은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거나 뼈와 뼈 사이의 물렁뼈를 튀어나오게 해 경추 추간판 탈출증, 즉 목 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거북목증후군이 목디스크로 발전하면 치료가 시급하다. 목디스크는 스펀지처럼 목뼈 사이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되면 목이나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해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초기나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자세 교정과 약물이나 운동, 물리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6주간 치료한 후에도 증상이 개선이 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디스크 제거 수술은 피부를 최소로 절개해 수술 현미경을 통해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신경을 누르는 병적 디스크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수술 부위를 육안으로 보면서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며, 주변 조직에 대한 손상이 적고 목 부위를 3.5cm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또한 안정 기간도 짧고 이물질 삽입이 없으므로 기구 삽입에 따르는 이물 반응이나 기구로 인한 합병증이 없어 고령의 환자들도 안전하게 시술 받을 수 있다. 2주간 안정만 취하면 재활치료도 따로 필요 없다.
비교적 크기가 작고 근육과 인대가 약한 목은 약한 힘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디스크가 터지거나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필자는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마우스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하루에 20~30분이라도 걸어보라고 당부하고 싶다.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은 척추를 바르게 해 목 건강에도 도움된다.
또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를 내려다 보게 설치하고, 의식적으로 턱을 항상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듯 반듯한 자세를 유지한다. 간간이 목을 뒤로 젖히는 운동이나 턱 당기기 운동을 반복해 주는 것도 좋다. 운전할 때도 등받이를 약 10도 정도 젖혀 허리와 목이 바로 세워지도록 해 고개를 내미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