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다가왔다. 유난히 폭염과 태풍이 많았던 탓에 김장 비용이 치솟긴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 주부들에게 있어서 김장을 건너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비용만큼 걱정되는 것이 하나 더 있으니, 김장 후 주름지고 거칠어진 손. 김장을 담그다 보면 배추를 절이고 갖은 양념과 버무리면서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실제로 김장을 담그면서 장시간 고무장갑을 끼거나 마늘이나 고춧가루와 같이 매운 식재료를 만지면서 접촉피부염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손은 하루에도 몇 번씩 닦다 보니 하루라도 물이 마를 날이 없다. 게다가 김장을 하다 보면 다양한 물건을 만지고 소금, 고추, 파, 마늘 등 자극적인 성분 및 세제 등 접촉이 많은데 이로 인해 손은 더욱 쉽게 주름지고 거칠어진다. 특히 손등은 얼굴 피부보다도 얇은 반면 손바닥은 두꺼워 비교적 자극에 잘 견디지만 유분기가 적고 외부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손상되기 쉽다.
손은 얼굴과 마찬가지로 클렌징이 기본인데, 손가락 마디마디를 꼼꼼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설거지나 빨래 후에 클렌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설거지 후 남아있는 세제 역시 클렌징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중성이나 약 산성의 비누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에 손을 씻은 뒤, 미네랄 오일이나 습윤제가 포함된 보호제를 발라주는 것이 기본 케어법. 간혹 얼굴전용 보습제나 바디제품을 바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손은 피지 분비가 얼굴보다 훨씬 적으므로 이런 부분을 보강하여 수분 보호막을 형성하고 손에 흡수가 잘 되도록 만들어진 핸드케어 제품을 쓰는 것이 맞다. 따라서 보습제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손을 씻고 난 뒤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무리 깨끗이 씻고 보습제를 발라도 손에 각질이 많으면, 보습제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1주일에 한 번은 핸드전용 스크럽제를 이용하여 손등을 문질러 각질을 제거해주자.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관리 방법으로는 우유나 포도주, 쌀뜨물을 이용해 손을 씻어주는 것이다. 우유와 포도주엔 화장품 원료로 자주 사용되는 글라이콜릭산 즉 AHA와 유사한 약산 성분이 들어 있다. AHA는 피부를 살짝 벗겨서 각질을 제거하고 콜라겐의 생성을 돕는다. 또한 쌀뜨물에는 피부를 하얗게 하는 미백 성분 감마 오리자놀이 함유되어 있다.
손은 아무래도 얼굴보다는 신경이 덜 가는 부위다. 하지만 손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얼굴 트러블만큼 고생하기 십상이다. 이번 겨울에는 촉촉한 손을 위한 관리법을 숙지하고 실천하여 김장철에도 건강한 손을 가꿔보는 것 어떨까.
/기고자 :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