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남성 난임으로 진료받은 인원이 2015년 5만2902명에서 2019년 8만753명으로 4년 새 52.6% 증가했다. 특히 정자의 수와 움직임 이상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정자 수를 늘리고, 정자의 활동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자 질 높이고, 개수 늘리는 방법
▷딱 붙는 삼각팬티 피해야=딱 붙는 삼각팬티는 음낭의 온도를 올려 건강한 정자 생성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실제로 호르헤 카바로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연구팀이 17년간 불임치료센터에 방문한 32~39세 남성들의 정자의 양과 질, 평소 착용하는 팬티를 조사한 결과, 헐렁한 팬티를 입는 남성이 정자의 농도가 25% 더 높았고, 정자의 운동성도 33% 더 높았다.
▷비만하다면 반드시 살 빼야=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하면, 정자의 수와 움직임이 감소한다.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두승환 교수는 “비만은 시상하부 및 뇌하수체의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하여, 정상적인 남성 호르몬 분비를 저하시키고 여성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며 “남성호르몬의 분비 저하는 정자 생산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정자 수와 움직임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비만은 음낭의 온도를 올려 정자 생성 기능에 부정적 역할을 끼친다. 정자 생성은 약 34도에서 가장 활성화되는데, 비만인 사람들은 오랜 시간 앉아있을 경우 음낭이 허벅지 살에 파묻혀 고환의 온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수면시간 지켜야=밤낮이 바뀌거나, 적절한 수면시간보다 적거나 많은 시간 잠을 자면,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 특히 밤낮이 바뀐 생활은 건강한 정자 형성에 치명적이다. 정자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남성호르몬은 낮에 증가하고 밤에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하루 7~7.5시간의 숙면이 정자의 수와 움직임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국의 지아 카오 박사 연구팀이 796명의 정자 샘플 2020개를 분석해 연구한 결과, 수면시간이 6.5시간 미만인 사람들은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는 사람들보다 정자의 질이 30%가량 낮았고, 하루에 9시간 이상 자는 사람들 또한 정자의 질이 41% 저하됐다.
▷항산화 성분 풍부한 음식 먹어야=건강한 정자를 위해서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토마토, 블루베리, 브로콜리, 시금치 등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두승환 교수는 “항산화제가 풍부한 채소,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2년 발표된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항산화 성분과 아연, 비타민C와 E를 많이 섭취한 남성의 정자에서 DNA 결함이 더 적었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에는 굴과 계란 등이 있다.
◇난임 계속된다면 병원 찾아야
1년간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관계를 가졌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난임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임으로 진단된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해 개선이 가능하다. 남성 호르몬 저하가 원인일 경우에는 남성 호르몬 주사를 투여하고, 발기부전이 원인일 경우에는 경구용 발기부전약을 복용한다. 만약, 정자의 이동 통로인 요도, 전립선, 정관이 막혀 임신이 어렵다면 고환 또는 부고환에서 정자를 직접 체취한 후에 난자 세포 질내 정자 주입법으로 수정하는 방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