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2월에 태어난 아이는 우울증과 약물 중독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와 외레브로대,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 연구팀은 1990년부터 1997년까지 태어난 스웨덴 아이들 약 3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15세일 때부터 2013년 생일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했으며, 추적 종료 시점에 이들은 16~23세였다.
스웨덴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태어난 년도에 따라 학년을 나눈다. 1월에 태어난 아이부터 12월까지 같은 학년으로 학교에 다니지만, 12월에 태어난 아이는 1월에 태어난 아이보다 1살가량 어리다. 연구팀은 이러한 상대적인 나이 차이가 정신건강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11~12월 연말에 가깝게 태어나 상대적 나이가 적은 아이들은 1~2월에 태어나 상대적 나이가 많은 아이들보다 우울증 위험이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대적 나이가 적은 아이들은 약물 중독 위험이 14% 높았으며, 학업 성취도가 낮을 가능성은 17% 높았다.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이들에게서 약물 중독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 ADHD 환자의 경우, 상대적인 나이가 적을수록 약물 남용 위험이 23% 증가했으며 학업 성취도가 낮을 가능성은 12% 증가했다. 우울증이나 범죄 위험과는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어린아이들이 발달 과정보다 이르게 학교에 입학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학업 생활의 초기 단계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교 입학 시기를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덴마크에서는 태어난 시기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할 확률이 낮았다.
연구를 주도한 조나 쿤치 교수는 "학급에서 가장 어린아이가 되는 것은 복잡한 발달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학업에 있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며 "아이들이 모두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교사, 의사의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아동·청소년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