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유발한다는 남성호르몬… 따로 보충하면 ‘머리’ 빠질까?

입력 2021.01.27 18:00

한 남성의 정수리 부근을 돋보기로 보고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탈모를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성호르몬 보충요법(남성의 대표적인 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인위적으로 보충해주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치료가 ‘탈모’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인자의 전구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저명한 병원 메이요 클리닉은 홈페이지에서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면 탈모 혹은 머리카락의 가늘어짐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말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면 ‘탈모’가 될까? 전문가들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 테스토스테론, 탈모 핵심 요인 아냐

남성 탈모의 70~80%가 호르몬에 의해 일어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핵심 요인은 아니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이 아닌, 테스토스테론에서 유발된 5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5DHT)”이라며 “총 테스토스테론 함량이 많다고 무조건 탈모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의 특정 세포와 피지샘에 존재하는 ‘5알파 환원 효소’와 반응해 5DHT를 형성한다. 5DHT는 모낭에서 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세포가 죽어 모낭이 위축되면 머리카락이 약해져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5DHT를 형성하는 데 핵심 요인은 ‘5알파 환원 효소’다. 테스토스테론은 수치 차이일 뿐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5알파 환원 효소는 유전성 물질이라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유전적으로 5알파 환원 효소가 없는 사람이라면 테스토스테론이 아무리 많아도 탈모는 일어나지 않는다.

◇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의 탈모 유발 가능성, 사람마다 달라

그럼 유전적으로 ‘5알파 환원 효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으면 탈모가 될까? 이것 또한 가능성이 희박하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오진규 교수는 “호르몬에 의한 탈모는 5알파 환원 효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테스토스테론이 체내에 과도할 때 생기는 현상”이라며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받는 환자는 호르몬 레벨이 낮은 사람이라 치료를 받아도 정상 수치로 올라갈 뿐이어서 탈모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보디빌더 등 남성호르몬이 충분한데 더 호르몬 수치를 높이기 위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탈모가 일어날 수도 있다. 오진규 교수는 “이 경우 탈모를 방지하기 위해 5알파 환원 효소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남성 호르몬이 충분한 사람이 보충 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탈모 이외에도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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