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아령 들고, 유방암은 스트레칭… 위암은 철분 보충

입력 2017.09.06 05:00

암 경험자 운동·식사 가이드
대장암, 요가가 스트레스 완화
폐암 환자, 녹황색 채소 먹어야
간암, 단백질 과잉 섭취는 위험

암 경험자는 암의 재발과 전이를 막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건강 관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서울대암병원 암건강증진센터 박상민 센터장은 "암 치료라는 힘든 과정을 보내면서 암 발생 전보다 질병에 취약해지고, 피로를 쉽게 느낀다"며 "그래서 더 건강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암 경험자들이 꼭 실천해야 하는 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암종별 추천 운동·식사법
그래픽=김성규 기자

◇금연·금주·체중 관리 필수

박상민 센터장이 꼽은 암 경험자가 꼭 실천해야 하는 세 가지는 금연·금주·체중 관리다. 그래야 암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

암에 걸린 사람은 이미 흡연이나 음주를 즐겼던 경우가 많다. 암 진단 전부터 동반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암 치료가 끝났더라도 금연·금주해야 한다. 국내 남성 암 경험자 중 흡연자는 원발암 종류에 상관 없이 2차암으로 흡연 관련 암(폐암 등)이 생길 확률이 비흡연 암 경험자보다 두 배로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흡연 경험이 있는 폐암·간암·췌장암 환자는 비흡연자인 암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최대 75%까지 높다. 암 종류에 상관 없이 무조건 금연해야 한다.

소량의 술은 심혈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서, 암 경험자인데도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건강을 위한다면 절대 금주해야 한다. 하루에 소주를 반 잔 마시는 유방암 경험자가 술을 아예 안 마시는 환자에 비해 유방암 재발 위험이 35%,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0% 컸다는 서울대병원의 연구가 있다.

운동법_ 유방암 진단 후 원래 체중의 10% 이상 찐 사람은 10% 미만으로 찐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23배로 높았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유방암·대장암 경험자가 하루에 30분씩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하면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운동 하면 오히려 건강에 역효과다. 자신이 겪은 암 종류에 맞는 운동법을 알아두면 좋다.

▷위암=위절제술을 받고 나면 영양 부족 탓에 골다공증이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골절을 막으려면, 하루에 30분씩 평지를 걷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적합하다.

▷대장암=배변주머니를 단 환자라면 정적인 운동인 요가가 좋다. 근력 증진 효과를 낼 뿐 아니라 배변주머니로 인한 스트레스·우울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폐암=폐를 절제하고 나면 폐 기능이 전보다 떨어진다. 국립암센터 재활의학클리닉 정승현 전문의는 "이럴 때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호흡 운동이나, 평소와 같은 속도로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좋다"며 "호흡할 때 쓰는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가벼운 아령을 머리 위까지 들어올리거나,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방암=유방암 수술을 받으면 어깨와 팔이 아프고, 잘 붓는다. 스트레칭을 해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한쪽 팔을 쭉 편 뒤에 천천히 들어올렸다가 내리거나, 양팔을 어깨 너비로 벌려 앞으로 뻗은 뒤 어깨를 으쓱 들어올렸다가 내리는 동작을 열 번씩 반복하면 좋다.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면 동작을 즉시 멈추고, 수술 직후라면 팔이 어깨보다 높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간암=개복 수술을 받으면 배가 땅기고 아프다. 이럴 때 도움되는 운동은 골반 경사 운동과 엉덩이 들기 운동이다. 무릎을 세우고 누운 상태에서 골반을 살짝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엉덩이를 들어올렸다가 내리는 동작이다. 상처가 아문 뒤부터 해야 하며, 열 번씩 반복하면 된다.

식사법_ 항산화 물질은 암세포 증식을 막는 데 도움을 주므로, 암 경험자는 충분히 먹는 게 좋다. 다만, 영양제가 아닌 식품으로 섭취해야 안전하다. 항산화 영양제를 섭취한 암 경험자가 그렇지 않은 암 경험자보다 사망률이 1.06배 높았다는 내용이 권위 있는 학술지인 '란셋'에 실린 바 있다. 박상민 센터장은 "매일 다섯 가지 이상의 신선한 채소를 먹고, 암종별로 좋은 식습관을 실천하라"고 말했다.

▷위암=위절제술 후 2~3개월부터는 먹는 것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되지만, 맵거나 짠 음식은 계속 피해야 한다. 위절제를 하면 철분·칼슘 흡수가 저해되므로 신경 써서 보충하자. 철분은 동물성 식품으로 먹었을 때 흡수율이 높다. 붉은색 육류, 계란 노른자 등을 식단에 포함시키고, 우유나 요거트·치즈 같은 발효 식품을 매일 먹으면 된다.

▷대장암=대장암 경험자가 음식을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면 장에서 덩어리가 형성돼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다. 수술 부위가 막히지 않도록 음식을 충분히 씹어 먹어야 한다. 고기를 무조건 피하지 말고, 단백질 공급을 위해서라도 붉은 살코기를 삶거나 쪄서 먹는 게 좋다. 대장암에 좋다고 수술 직후부터 현미밥·샐러드 등을 먹는데, 식감이 질긴 식품은 장 기능이 회복한 뒤부터 먹도록 한다.

▷폐암=서울대암병원 암정보교육센터 자료에 따르면, 폐암 환자는 유해 산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비타민C, 베타카로틴, 플라보노이드 같은 생리활성물질을 먹는 게 좋다. 흡연자는 베타카로틴 영양제 섭취 시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반드시 식품으로 이를 보충해야 한다. 매 끼니마다 시금치·당근·케일·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를 포함시켜 식단을 짜면 된다.

▷유방암=저탄수화물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고단백 식사) 등을 따라 하면 안 된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재발 위험이 올라가고,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면 피로감이 가중된다. 호르몬 치료를 받는 사람은 뼈 건강이 안 좋기 때문에, 칼슘을 신경 써서 섭취해야 한다. 박 센터장은 “콩은 유방암 경험자에게 좋다는 연구 결과와 재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혼재돼 있으므로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간암=단백질을 과잉 섭취하면 간성 뇌증(의식·행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올 수 있으므로 적정량만 섭취해야 한다. 곡류·콩류에 곰팡이가 생기면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소가 생기는데, 이는 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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