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택 교수는 “여러 민감한 생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임산부는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에 더 예민해지기 때문에 영양 기능정보와 섭취방법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건강기능식품을 먹기 전에 먼저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철분
‘헴철’이라고 쓰인 제품 선택
임신을 하면 필요한 혈액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혈액의 원료가 되는 철분의 공급도 꼭 필요하다. 소고기, 달걀, 시금치 등 철분 식품만으로는 필요한 철분량을 보충할 수 없으므로 임신 16주부터 출산 후 2개월까지는 철분 보충을 별도 건강기능식품으로 권유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태아 발육이 지연되고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성 빈혈 예방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25~40mg의 철분 보충을 권장하고 있다. 철분 건강기능식품을 고를 때는 제품 라벨에 헴철이라고 써 있는 제품을 구입하자. 철은 헴철과 비헴철로 구분하는데, 쇠고기나 닭고기 등 고기류에 들어 있는 헴철은 체내 흡수율이 비헴철보다 4배 높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철분을 섭취할 수 있다.
철분 함량은 적어도 1회 분량 기준으로 8mg 이상 되는 제품을 고르자. 하루 총 필요섭취량의 최소 30% 정도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머지는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철분 과잉 섭취로 인한 변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 엽산
임신 3개월 전~수유기
임신부의 몸에 엽산이 부족하면 태아신경관에 손상이 와서 기형아 출생 확률이 높아진다. 태아의 신경관이 형성되는 시기는 수정 후 4주 이내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임신부들은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엽산은 임신 전 최소 3개월 전부터 복용해야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는 하루 400mg, 임신부는 600mg의 엽산 복용을 권장한다. 엽산이 들어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는 하루 권장섭취량의 30% 이상을 충족하는 제품을 선택한다. 1회 분량을 기준으로 가임기 여성은 20mg, 임신부는 180mg 이상이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도 550mg의 섭취를 권장한다.
◇ 식이섬유
식약처 인정 성분 여부 확인
임신부는 변비에도 취약하다. 임신을하면 난소에서 황체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고 점점 커지는 자궁이 장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변비 예방을 위해 식약처에서는 하루 20~2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단,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는 물도 충분히 마셔 줘야 한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식이섬유끼리 뭉쳐 변비가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 식이섬유를 선택할 때는 식약처에서 인정한 원료인지 체크하자.
구아검/구아검가수분해물, 글루코만난,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대두식이섬유, 목이버섯, 밀식이섬유, 보리식이섬유, 아라비아검, 이눌린/치커리추출물,차전자피, 폴리덱스트로스 등이 그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락토올리고당도 좋은 영양소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균수가 많은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균이 많은 제품일수록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수가 많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프락토올리고당은 프로바이오틱스가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 오메가3
작은 생선에서 추출한 것으로
최근 임신부가 오메가3지방산을 먹으면 똑똑한 아이를 낳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오메가3지방산은 엄마의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돼 뇌신경 발달에 도움을 준다. 하루에 오메가3지 방산을 300mg 이상 섭취하면 좋다.
단, 오메가3 건강기능식품을 고를 때는 정어리, 멸치 등 1차 먹이사슬에 있는 작은 생선에서 추출한 것을 고르자. 그래야 수은 등 중금속 오염 위험이 적다. 또 오메가3 지방산은 산화가 쉽게 되므로 제조일자가 오래됐거나, 캡슐 속 지방이 탁하고 불순물이 있는 제품은 구 입하지 않는 게 좋다.
More tip
임신 중 먹어도 되는 약과 건강기능식품

약물복용에 대한 오해 때문에 상당수 임신부는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도 복용을 거부하고 버틴다. 하지만 감기 등으로 생긴 고열을 방치하면 오히려 태아에게 해가 된다.
해열제 임신부가 39°C 넘는 고열이 12시간 이상 지속되면 태아의 신경계통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아세트아미노이펜 성분인 타이레놀을 복용해서 열을 떨어뜨려야 한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태아의 복부나 동맥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변비약 임신기에는 자궁이 커져 장이나 방광을 압박하는 등의 신체적 변화로 인해 흔히 변비, 소화성 궤양에 시달린다. 대부분의 변비약은 체내로 흡수되지 않고 장에서만 작용하므로 안전하며, 소화성 궤양 치료에 사용하는 ‘슈크랄페이트’ 같은 위점막보호제나 ‘라니티딘’같은 제산제는 기형아 발생과 관련 없으니 복용해도 괜찮다.
비타민제 비타민A는 태아의 뇌와 안구 형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과다 섭취하면 선천성 기형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 5000IU(IU는 비타민 단위) 이상 섭취하지 않는다.
천식 천식이 있는 임신부는 숨을 제대로 못 쉴 수 있는데, 이 경우 태아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체중미달, 뇌성마비, 조산, 사산 등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천식 약은 임신부에게 안전하므로 증상이 심해지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독감백신 임신부는 노인·영유아·만성질환자와 더불어 독감 고위험군이다. 임신부가 독감에 걸리면 고열이 태아에 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 독감백신은 기형아,조산, 유산의 원인이 아니다. 오히려 뱃속 태아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효과가 있다.

월간헬스조선 10월호(172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