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0.07.20 08:40

봄꽃을 열심히 좇던 벌이 육각형의 집에 꿀을 가득 저장해 놓는 7월이다. 인류는 200만년  전 부터 꿀을 사용해 왔다. 의약품과 식품으로 사용한 꿀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미처 몰랐던 꿀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본다.

사람을 치유하는 꿀

‘천연 종합 영양제’라고 부르는 꿀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꿀은 항균·조혈·해독 작용을 하고, 위와 장에 도움이 된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먹으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화 여성 미한의원 원장은 “속이 허약하고 냉한 사람이 먹으면 비위가 강해진다. 폐가 건조해 마른기침을 하거나 입이 쉽게 마르는 사람에게도 좋다”고 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 의대는 ‘기침 억제 성분인 덱스트로메토판보다 소량의 꿀이 기침 증상과 빈도를 완화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꿀은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어 체내의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하고, 체내의 콜레스테롤 및 혈관 속 노폐물을 제거한다. 소염과 살균 효과도 뛰어나다.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짓물렀을 때 꿀을 바르면 환부 소독이 되고, 상처가 빨리 아문다. 입안이 헐었거나 혓바늘 같은 게 났을 때도 효과적이다.

똑같이 단맛을 내지만 꿀과 설탕은 차이가 있다. 설탕은 두 개의 분자로 이루어진 자당(Sucrose)이다. 꿀의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은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단당류로 소화흡수가 빠르다. 설탕을 섭취하면 위장은 설탕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두 분자를 분리하는 체내의 효소를 사용한다. 하지만 꿀은 다르다. 벌은 채집한 꽃의 꿀에 특별한 효소를 첨가하는데, 이 효소는 자당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꿀이 설탕보다 좋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 이홍규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과당은 피 속에 있어도 수치로 나타나지 않을 뿐, 설탕이나 꿀이나 먹으면 혈당이 상승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천연식품인 꿀은 당 이외에도 양질의 미량 영양소가 많아 화학성분이 함유된 정제설탕보다 낫다. 설탕대신 꿀을 감미료로 사용하거나 차에 타서 먹는 것은 얼마든지 좋지만 숟가락으로 떠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시고 먹고 바르고… 꿀 활용법

진소연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박사는 “매일 적당량의 꿀을 먹으면 질병 저항력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이 좋아 진다”고 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65℃ 정도의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것. 자주 마시는 차에 섞어도 좋다. 녹차에 넣으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허브 차에 넣으면 두통을 진정시킨다. 인삼이나 도라지처럼 쓴맛이 나는 식품을 재워 먹어도 좋다. 편도선이 붓거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겼을 때 꿀에 재운 도라지를 먹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찐 마늘이나 얇게 썬 모과와 생강을 재웠다 먹으면 감기를 예방한다. 소화흡수가 빠른 꿀과 변비 개선에 탁월한 사과를 함께 먹으면 훌륭한 정장제가 된다.

꿀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몸에 열이 나고,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킨다. 비만한 사람, 평소 잘 붓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은 조심한다. 상추나 절인 생선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스테인리스와도 상극이므로 나무나 플라스틱 재질 숟가락을 사용한다. 꿀은 미용효과도 뛰어나다. 더운 성질이 있어 얼굴 마사지를 하면 열이 난다. 보습력이 탁월해 피부가 거칠게 느껴질 때 과일이나 채소 간 것에 넣어 천연 팩으로 활용하면 좋다. 사용하고 남은 꿀은 뚜껑을 잘 닫아 20℃ 이상의 상온에 보관한다. 굳었다면 45℃ 물에 병째 넣고 저으면 서서히 녹는다.

우리나라 최고의 꿀을 찾아라

꿀은 원료가 되는 꽃에 따라 아카시아꿀, 밤꿀, 유채꿀 등으로 나뉜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과당, 포도당 등 당질이 78%이며 그 외에 17종의 아미노산, 10종의 비타민류, 12종의 미네랄, 효소, 유기산, 수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꽃에서 채취한 꿀이 40% 이상이면 진짜 꿀로, 꿀과 물엿을 섞어서 만들었거나 벌에게 설탕을 먹여 벌집에서 꿀로 전환시킨 것은 가짜 꿀로 간주한다. 한국양봉협회에서는 이 기준에 따라 국산 꿀과 수입 꿀에 대한 품질 보증을 하고 있으므로 한국양봉협회 양봉산물연구소의 품질인증서가 붙은 제품을 구입하면 믿을 수 있다.

얼마 전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 꿀을 만든다는 내용이 보도 된 것에 대해 최규칠 사무총장은“회에 자연산과 양식이 있듯 꿀도 마찬가지다. 자연산은 천연 꿀, 양식은 사양 꿀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한국양봉협회는 소비자가 천연 꿀과 사양 꿀을 정확히 알고 선택해 먹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올해 말쯤이면 국산 꿀을 대상으로 천연 꿀인지 사양 꿀인지의 여부를표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시판꿀은 크게 국산 꿀과 수입 꿀로 나뉜다. 국산 꿀은 아카시아꿀, 유채꿀, 밤꿀, 잡화꿀이 대부분이다. 그중 아카시아꿀이 70%를 차지한다. 최규칠 사무총장은“수입 꿀과 국산 꿀의 영양성분은 거의 같지만 맛과 향에서 차이가 많다. 우리는 수입 꿀의 맛과 향에 익숙지 않은 편이라 국산 꿀을 선호한다. 국산 꿀 중에는 아카시아꿀의 풍미가 뛰어나다. 그중 경북 칠곡 시곡군의 아카시아꿀이 품질 좋기로 유명하다. 시곡군은 10여 년 가까이‘아카시아 축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꿀은 다시 토종꿀과 양봉 꿀로 나뉜다. 토종꿀은 토종벌의 꿀로 검은빛을 띤다. 첫서리가 내린 뒤 1년에 단 한 차례만 채밀하므로 벌꿀 생산량이 적다. 토종벌은 봄부터 가을까지 철따라 핀 꽃을 따 모은 꿀을 벌 스스로의 힘으로 1년 내내 성숙시킨다. 양봉 꿀은 양봉이 만들어낸 꿀이다. 양봉은 서양에서 건너온 꿀벌로, 주로 이동하면서 꿀을 딴다. 양봉은 꽃이 피는 시기마다 꿀을 따므로 1년간 5회 정도 채밀한다. 양봉 꿀은 벌꿀 생산량이 많고 색깔은 황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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