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보면서 가슴이 조여올 때는…

입력 2010.06.11 08:37

국내 협심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심장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협심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매년 증가해 2005년 40만8364명, 2006년 43만5968명, 2007년 45만3406명, 2008년 46만5962명, 2009년 47만8719명이었다.

특히 독일월드컵이 열렸던 2006년의 경우, 10~49세까지의 우리나라 협심증 환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연령대별 최대 환자보다 많았다. 10~19세까지는 2006년 2559명이었던데 반해 이후 최대 환자는 2406명이었으며 20~29세는 2006년 8806명(이후 8127명), 30~39세 2만3172명(이후 2만651명), 40~49세 6만4876명(이후 6만2896명)을 기록했다.

당시 독일에서는 월드컵 기간 동안 뮌헨 지역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독일팀 경기가 있던 날을 중심으로 심장병 발생 추이를 조사했는데, 2006년 6월9일부터 7월9일까지 4297명의 심장병 환자가 발생했고, 독일팀 경기가 있던 날 발병률은 다른 날 보다 2.66배가 높았다. 이 가운데 심장병 병력이 있던 사람은 발병 위험이 4.03배, 없던 경우는 2.05배로 심장병 병력이 있던 사람은 유독 조심해야 한다.

이는 응원으로 인한 극도의 흥분과 긴장상태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데 따른 것으로 맥박수 증가와 혈압 상승은 심장에 부담을 준다. 교감신경 계통의 흥분이 고조돼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혈관은 수축되고 혈소판은 자극을 받아 혈관 내 동맥경화반이 터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는 곧 심장 근육에 산소 부족을 발생시켜 치사 부정맥을 일으키기 쉽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시간으로 새벽시간대 경기가 집중돼(12일 그리스전, 17일 아르헨티나전 제외) 더욱 위험하다. 평상시에도 신체리듬상 새벽에는 심장이 가장 불안정한 상태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장병 병력이 있는 사람은 흥분을 자제하고 군중이 밀집한 거리응원보다는 가족단위의 시청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축구 시청은 물론 응원시에 갑자기 숨이 가쁘거나, 가슴에 통증을 올 때,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오면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급히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