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안 찌는 '갈비씨'… 유산소보다 근력 운동해야

입력 2010.02.09 16:13
마른 몸의 20대 남성이 아령을 들어올리고 있다. 마른 사람은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보다 근육을 만들어 몸무게를 늘리는 근력 운동이 좋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전자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배모(29·서울 서초구)씨는 178㎝에 60㎏로 누가 봐도 '갈비씨'다. 어렸을 때부터 '약골, 젓가락, 빼빼로'등으로 놀림 받던 그는 이달 말 결혼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살을 찌우기 위해 식사량을 늘리고 야식도 챙겨먹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인터넷을 검색하던 배씨는 자신처럼 마른 사람들이 만든 '살찌우기' 동호회가 수십 개 있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들은 살찌는 정보를 주고받으며 '증량(增量)일기'까지 쓰고 있었다. 다이어트로 쩔쩔 매는 남들이 보기엔 '축복받은 체질을 타고난' 그들, 뭐가 문제이길래 살을 찌우려고 할까?

선천적으로 기초대사량 많아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은 타고난 체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씨의 부모와 동생 모두 표준 체중보다 10㎏ 적게 나간다. 이런 경우는 선천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많다. 배씨의 기초대사량을 측정하니 20~29세 평균인 1578㎉보다 18% 많은 1850㎉이었다. 기초대사량이 많으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지재환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저체중도 비만처럼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유전자가 저체중을 일으키는지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태양인과 소음인 중에 선천적으로 마른 체질이 많다고 본다. 두인선 광동한방병원 원장은 "비장과 위에 열(熱)을 많이 타고 난 사람은 잘 먹고 소화도 잘 시키며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체질적으로 살이 찌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 골다공증, 남성 기흉 위험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은 모두 비만 걱정 없는 '튼튼 체질'일까? 이승환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체중이지만 몸이 아프거나 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로 10년 이상 지났다면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만인 사람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저체중인 사람은 골다공증 또는 기흉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기(13~19세)에는 체중이 뼈를 누르면서 골질(骨質)을 촘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저체중이면 뼈를 누르는 힘이 부족해 20~30대에도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20대 남성이 저체중인 경우 폐에 구멍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기흉이 많이 보고된다. 지재환 교수는 "저체중인 사람은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면역물질의 양이 적어 면역력이 감소된다"고 말했다.

달리기 삼가고 근력 운동 해야 살 붙어

저체중인 사람이 "살을 찌우겠다"며 무작정 식사량을 늘리면 안된다. 어차피 살은 잘 찌지 않으면서 위에 무리가 갈 수 있고, 혈관 속에 지방이 쌓이는 고지혈증이 생겨 '마른 성인병 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어 몸무게를 늘려야 한다.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과학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마른 사람에게 얼마 없는 지방을 태워 몸무게를 더 줄이기 때문에, 근육 신경을 자극해 근육량을 늘리는 근력 운동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본인 몸무게의 30~40%에 해당하는 아령이나 벤치프레스를 하루에 5세트(1세트 12번)씩 드는 운동을 3개월 이상 한다. 살이 안찌는 사람은 신진대사가 좋아서 근육의 단백질이 쉽게 분해된다. 운동 시간이 1시간 이상 넘어가면 근육이 분해되기 때문에 1시간 이내로 마치는 것이 좋으며, 목표 증량을 현재 몸무게의 5%로 잡고, 한 달에 0.5~1㎏씩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