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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학칼럼] 내리막길에서 위험한 '반월상연골판 파열'… 예방법은?

    [의학칼럼] 내리막길에서 위험한 '반월상연골판 파열'… 예방법은?

    무릎이 시원찮으면 평지를 걸을 때에도 신경이 쓰이지만 내리막길에서 더욱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내딛지만 이때 가장 많은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반월상연골판 파열'이다.대퇴골과 경골 사이, 즉 무릎뼈 사이에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이 자리하고 있다. 내측과 외측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 두 개의 반월상 연골은 무릎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체중을 분산하는 역할의 필수적인 구조물이다.반월상연골판이 제대로 받쳐줘야 오르막길, 내리막길,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을 이용할 때 등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조금이나마 덜어진다. 하지만 말랑말랑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이루어진 이 조직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칼럼생생병원 강민구 원장2024/04/05 11:07
  • '세상은 나에게 고난만 안겨줘'… 우울한 기분을 만드는 생각

    '세상은 나에게 고난만 안겨줘'… 우울한 기분을 만드는 생각

    정신과 약물도 거의 없었고, 인지행동치료가 태동하기도 전인 20세기 초반까지는 ‘정신분석치료’가 우울증의 중요한 치료법이었다. 정신분석치료는 환자가 자기 내면을 탐색하면서 감정과 욕구, 갈등과 방어 기제를 점차 이해하고 무의식을 의식화하도록 돕는다. 환자의 과거 경험, 부모 형제 관계, 그리고 치료자를 향해 나타나는 전이를 다루고 해석한다. 정신분석치료는 한 번 상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오래 기간 지속해야 한다. 하지만 우울증에 대한 실제 치료 효과는 증명돼있지 않다. 인지행동치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론 벡은 정신분석치료의 효과에 의문과 회의를 가졌다. 그는 부정적으로 왜곡된 사고가 우울증과 연관돼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1950년대에 우울증 환자의 인지 구조를 변화시키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과거와 무의식을 다루는 정신분석치료와는 다르게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 환자의 생각과 현재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치료 기법과 기간이 체계적으로 정해져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급성기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재발 위험을 줄인다고 입증돼 정신의학 표준 치료로 자리잡았다.구직 활동을 하던 청년이 취업 시험에서 탈락한 후부터 친구도 만나지 않고 혼자 방 안에 틀어박혀 무기력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우울한 기분에 젖어 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시험에서 떨어진 나는 인생 낙오자야. 취업한 나를 친구들이 무시할 거야’ 라는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고 했다. 우울증 환자에게 흔히 관찰되는 역기능적 가정 (dysfunctional assumption) 또는 조건적 신념 (conditional belief)이 이 청년에게 관찰됐다. ‘완벽해야만 인정 받을 수 있어’ 혹은 ‘실패하지 않아야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어’와 같은 사고 방식을 일컫는다. ‘반드시 ~ 해야만 한다 (must)’ 혹은 ‘꼭 ~ 이어야 한다 (should)’ 그리고 ‘만약/그렇다면 (if/then)’도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야만 한다’ ‘이번 시험에서 떨어지면 내 인생은 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재앙적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우울증을 스스로 끌어당기는 꼴이 되고 만다. ‘내 상황을 다른 사람들이 알면 무시할 거야’라는 역기능적 사고 때문에 타인을 꺼리고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나를 무시할 거야’하고 믿으면 위로를 받을 수도 없다. 결국에는 고립되고 만다. 이런 자신을 보며 ‘나는 못난 사람이라서 도와주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야’하고 믿어버리면 부정적 사고의 악순환에 갇혀 버린다.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에게 “노력하면 반드시 원하는 곳에 취직할 수 있으니까 희망을 가져. 넌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는 것이 인지행동치료는 아니다. 입사 시험 탈락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좋은 직장에 들어갈 거라고 그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다. 아무리 애써도 당장 일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 환자에게 “앞으로 다 잘 될 거야”라는 긍정적 사고를 불어넣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는 언제나 역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환자가 수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자신에게 유익한 행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친구나 가족이 시험에 불합격했다고 그들에게 대놓고 실패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우울증 환자는 같은 상황에서 자신을 비난한다. 해결할 수 없는 자기 결함 때문에 시험에 떨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거나 자신에게만 내려진 형벌처럼 받아들인다. 이렇게 믿으면 다시 도전하려는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입사 시험에서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구직 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현실적인 관점을 취할 수 있어야 스트레스가 닥쳐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다.  뿌리 깊게 마음속에 박혀 있는 부정적 믿음을 일컬어 ‘핵심 신념’이라고 한다. ‘나는 쓸모 없는 존재야’라고 자신을 비하하고 ‘세상은 나에게 고난만 안겨 줘.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로 세상은 가득 차 있어’라는 생각에 현실은 암울하다고 믿고 ‘앞으로도 내 삶에는 고통만 있을 거야. 달라질 게 하나도 없어’라고 비관적으로 미래를 바라 봐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는 것이다. 흔히 하는 비유로 파란 색안경을 끼면 보면 모든 것이 그 색깔을 띄는 것처럼, 우울증 환자는 우울하게 채색된 유리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보고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없다.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다. 예상치 못한 나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부정적 사고에 휩싸여 있으면 이런 현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스트레스 받으면 활성화되는 부적응적 믿음을 ‘인지 도식(cognitive schema)’이라 한다. 스트레스가 닥쳤을 때 ‘나는 작은 스트레스도 못 견디는 나약한 사람이야’라는 인지 도식에 따라 행동하면 결국 자신의 믿음처럼 그렇게 변한다. 부정적 믿음이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으로 실현되기 때문이다. ‘나는 못난 사람이라 노력해도 취직이 될 리 없어. 그냥 포기하는 게 나아’라는 생각에 지배당하면 다시 취업 준비를 할 동기도 생기지 않고, 파트타임 일을 구하려는 시도조차 안 하게 된다. 비관적인 예측이 무기력을 부르고,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 자신이 예측한대로 되고 마는 것이다.
    칼럼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원장2024/04/05 07:15
  • [의학칼럼] 안구건조증 치료하는 IPL 레이저… 꾸준한 관리도 중요

    [의학칼럼] 안구건조증 치료하는 IPL 레이저… 꾸준한 관리도 중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다양한 요소로 인해 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안구건조증은 더 이상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안구건조증을 가볍게 여기고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력 저하나 각막 손상과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안구건조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눈물의 생성 부족이나 눈물의 과도한 증발이다. 이 중에서도 '눈물 증발 과다형' 안구건조증이 가장 흔하게 관찰되며, 이는 주로 마이봄샘 기능 장애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안구건조증의 치료에 있어서 현재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IPL 레이저 치료다. IPL 레이저 치료는 마이봄샘에 쌓인 피지를 녹이고, 눈물 유지에 필요한 기름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눈물막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이다.그러나 치료 방법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초기 단계에서의 정확한 진단이다. 안구건조증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눈의 건조함, 가려움, 뻑뻑함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다. 아쿠아셀 IPL 치료는 590NM 파장의 에너지 플래시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염증이 흔하게 발생하는 눈꺼풀 아래 피부와 마이봄샘에 레이저를 조사한다. 이 치료는 염증 개선, 눈물층 폐쇄 요소 제거뿐 아니라 충혈과 피로 개선 등의 효과도 있다. 특히 눈 주위 확장된 혈관을 효과적으로 수축시켜 안검염을 완화해 준다. 1~2주 간격으로 최소 3회 이상, 연속적으로 받을 경우 더욱 효과가 좋다. 치료 횟수와 주기는 안과 전문의와 상의 후 조절하면 되지만, 꾸준한 치료가 관건이므로 한 번 시술을 받으면 지속해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와 더불어 눈꺼풀 세정제 및 건조증 치료 안약을 병행해서 사용하면 건조증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레이저 시술 당일에는 마이봄샘의 모공이 열리면서 눈꺼풀에 있던 세균이 결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결막충혈, 따가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1~2일 내에 호전된다.안구건조증을 관리할 때 건강한 생활 습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한 수면, 영양가 있는 식단, 적절한 수분 섭취는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안경이나 선글라스 착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지만 안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 하지만 시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하루 빨리 안과에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안구건조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면 안구건조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눈 건강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이 칼럼은 밝은성모안과 김나혜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밝은성모안과 김나혜 원장​2024/04/03 14:38
  • [칼럼] 의대 증원, 최소 규모로 시작… 필수의료 전공자 증가 효과 확인 후 조정을

    [칼럼] 의대 증원, 최소 규모로 시작… 필수의료 전공자 증가 효과 확인 후 조정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전공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그간 2025년부터 2000명증원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다.정부가 2000명 증원의 근거로 든 보고서 3개을 읽었고,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2023년 6월 27일에 개최된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 동영상도 꼼꼼히 살펴봤다. 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기타 논문들도 읽어봤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들은 의사 인력이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영원히 부족하지는 않고, 향후 10년-20년 사이에 부족하다가 이후에 과잉이 된다) 부족하다는 예측은 동일하지만, 부족한 의사 인력의 규모, 의대 증원의 시기와 규모 등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었다. 과연 2025년 2000명은 어떤 이유로 결정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 2024년 2월 6일에 개최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회의록과 회의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으나,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2025년부터 2000명을 증원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내게 훨씬 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여러 논문에서 제시되고 있는데, 왜 무리한 2000명만이 정답이라고 못박아서, 다른 논의를 못하게 가로막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간의 궁금함이 얼마 전 대통령담화를 통해서 조금 해결되었다. 대통령께서는 “단계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마지막에는 초반보다 훨씬 큰 규모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갈등을 매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20년 후에 2만 명 증원을 목표로 하고 지금부터 몇백 명씩 단계적으로 증원한다면, 마지막에는 1년에 4000 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의대 지망생의 예측 가능성과 연도별 지망생들 간의 공정성을 위해서도 증원 목표를 산술평균한 인원으로 매년 증원하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결국, 2000은 20000을 10으로 산술평균한 숫자거나, 10000을 5로 산술평균한 숫자였다. 대통령께서는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합니다.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입니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법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읽어본 보고서들에서 과학적 방법으로 제시한 몇가지 의대 증원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싶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서울대학교에서 연구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교육·의료부문 파급효과 전망’ 연구에서는 “2023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매년 5%씩 2030년까지 확대한 후 2030년 이후부터는 2030년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이 2050년까지 필요 의사 인력 충족에 가장 가까운 수치라고 제시했다. 또한, 2050년 이후부터는 의료서비스 수요 감소가 전망되므로, 이후 의사 인력의 과도한 공급을 방지하기 위해 의대 정원의 추가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세대학교에서 발표한 또다른 논문인 “의사 인력의 수급 현황과 추세에 따른 적정 조정” 논문에서는, 2042년 이후에 연간 1000명의 의사가 추가 배출되도록 하고, 2059년 이후에 감원하는 것이 적정한 인력 수급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의사 인력이 부족한 지역과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유인 정책을 먼저 시행하고 이와 연동한 단계적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과학적 분석 방법을 적용한 예측 연구들은 하나의 숫자만 정답이라고 제시하지 않고, 최소값, 최대값, 중위값 등을 제시한다. 정부가 참고한 보고서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의사 인력 부족 혹은 과잉의 범위를 제시했고, 2025년에 2000명이 최소값이라고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에서 자료를 검토한 분들은 인력 추계 연구 방법과 최소값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정부가 제시한 정책패키지가 어떻게 적용될지 모호하고, 이를 적용했을 때 의사 인력 분배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만일 정책패키지가 필수의료 전공자를 증가시키지 못한다면, 의대 정원 증가는 미래 의료비만 증가시킬 뿐이지, 10년 후 필수의료 의사를 증가시키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필자는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갑작스런 2000명 증원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우선은 대학에서 잘 교육시킬 수 있는 최소 규모로 시작하고, 필수의료 전공자를 늘릴 수 있는 정책패키지의 효과를 확인한 후에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를 통해 의대정원을 점차 조정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그러면, 현재의 극심한 혼란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말씀대로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를 놓고, 혼란에 빠진 필수의료를 살리면서 10년 후 고령화도 대비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한가지 첨언하자면, 필자는 수익감소를 걱정해서 2000명 증원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병원에서 당직을 서며 환자를 돌보고 있는 필수과 의사임을 밝히고 싶다.  (*이 칼럼은 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최준용 교수의 기고입니다.)
    칼럼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최준용 교수2024/04/03 13:36
  • [의학칼럼] 대표적 노인질환 척추관협착증, 적절한 치료법은?

    [의학칼럼] 대표적 노인질환 척추관협착증, 적절한 치료법은?

    봄 기운 완연한 4월이 시작됐다. 이맘때쯤이면 지천에 봄꽃뿐 아니라 봄나물들이 파릇파릇 자라나 전국의 산에서 봄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겨우내 움츠렸던 경직된 몸을 풀기에 가벼운 봄나들이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독이 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나물을 캐기 위해 몇 시간 쪼그려 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바닥에 앉아 봄나물을 다듬느라 종일 고된 노동이 집중된다. 이로 인해 허리에 큰 부담이 가해지며, 노년층의 단골 허리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유발되기 쉽다. 척추체와 후방 구조물 사이에는 뇌에서 나온 척수액과 신경다발이 지나는 터널처럼 이어진 공간인 척추관이 존재한다. 이러한 척추관 주변 뼈나 인대와 같은 조직이 퇴행성 변화로 자라나거나 비대해지게 되면서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주로 4번과 5번 척추 사이에서 발생하며,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로 일을 주로 하는 농민과 여성, 노년층에 흔하게 나타나는 척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수는 약 177만7263명으로 집계됐으며 60대 이상이 84%를 차지했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 중 하나라는 의미다. 또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나 특히 중년 여성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는 게 원인이다. 그런데 노화 외에도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은 경우나 바르지 못한 자세, 생활 습관 및 무리한 스포츠와 같은 요인으로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척추관협착증 증상은 허리 통증으로 시작해 점차 증상이 다리로 옮겨가 하지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걸을 때 하지에 터질 듯한 통증으로 잠시 쉬었다 걷기를 반복하는 간헐적 파행이 나타나 보행에 큰 어려움이 발생한다. 그리고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구부리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혀져 증상이 완화되어 많은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척추관협착증의 특성상 노인층 환자가 많은데, 대개 나이 탓으로 여겨 방치하고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래 방치하면 신경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돼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고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형외과를 방문해 전문 의료진과 증상을 파악한 후, X-ray, CT, MRI 등의 정확한 검사를 통해 협착의 정도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비교적 초기 단계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치료 방법을 진행하며, 정도에 따라서 신경 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과 같은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마비 증상, 대소변장애와 같은 응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절개를 최소화하여 척추체와 주변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진행하는 최소 침습적 방법인 척추 내시경 수술을 사용하여 병변을 정확하게 제거하고 출혈이나 흉터가 적어 고령의 환자나 만성질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붙여 앉고, 장시간 앉아 있으면 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은 피하고 가끔 가벼운 산책이나 수영과 같은 허리 건강이 도움 되는 운동을 통해 척추 건강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이 칼럼은 동탄시티병원 김기택 명예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동탄시티병원 김기택 명예원장​2024/04/02 10:11
  • 탄력 높인다는 초음파 홈케어 기기, 장단점 ‘대해부’

    탄력 높인다는 초음파 홈케어 기기, 장단점 ‘대해부’

    “탄력 홈케어기기를 샀는데 어떻게 써야 할까요? 부작용이 걱정되고 정말 피부탄력에 도움이 되는 건지도 궁금해요” 단골로 오시는 환자분의 문의가 있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탄력 홈케어기기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홈케어 기기는 효능, 효과도 중요하지만 안전성도 중요하며 피부상태는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기를 선택할 때 뿐 아니라 사용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탄력 홈케어기기는 초음파를 이용한 제품이 대부분이라 사용법에 대한 주의사항 등 전반적 가이드가 필요해보인다.피부과에서 사용되는 탄력치료는 “레이저”로 통용되지만 세부적으로 나누면 크게 고주파, 초음파, 레이저로 구분되며 고강도 집속초음파를 이용하여 피부 속으로 1.5mm, 3.0mm및 4.5mm 등 피부 두께에 따라 다양한 침투 깊이에 근막층까지 도달하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열을 전달하여 콜라겐 재합성을 유도하는 치료이다.시중에 판매되는 초음파 탄력 홈케어기기는 피부과에서 사용되는 고강도 집속초음파 제품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홈뷰티기기로 더마쎄라, 듀얼소닉, 메디큐브, 홈쎄라, 코어쎄라, 마데카프라임, 라인소닉 등 10여개 이상의 다양한 제품이 있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구매할 때 내 피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데 카틸리지, 샷수, 레벨, 샷당 도트수, 깊이, 초음파젤 등의 제품 설명에 보이는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피부과에서 오래 사용된 프랙셔널 어븀야그 레이저와 갈바닉 전류가 합쳐진 레이저기반의 홈케어 제품이 선보이는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초음파 탄력 홈케어기기는 스테이플러의 심을 교체하듯이 어느 정도 사용하면 교체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카틸리지이다. 제품에 따라 3만, 5만, 20만 샷 등 인식되어 있는 샷 숫자만큼 사용하면 더 이상 사용이 불가해 새로운 카틸리지를 구매해야 한다. 제품을 구매할 때 어느 정도 사용하면 카틸리지를 교체하라는 설명을 보게 되는데 예를 들어 3만샷의 카틸리지를 주1회 300샷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일년 52주로 계산하면 년간 15,600샷을 사용하게 되고 2년 채 못되어 새로운 카틸리지를 구매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족이 함께 쓰거나 더 자주, 많이 사용할 경우 더 빠른 시간에 소모될 것이다. 카틸리지는 제품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1.5mm, 2mm, 3mm, 4.5mm 등 다양하다. 눈주위와 같이 얇은 피부는 1.5mm 카틸리지를 사용하며 피부가 얇은 사람은 2~3mm, 얼굴 살이 있는 피부는 4.5mm 카틸리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6.0mm 깊이에 흡수되는 바디용 카틸리지도 있다. 카틸리지의 선택은 피부두께, 지방의 두께, 성별,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라 개인이 선택하기가 쉬운 영역은 아니다. 그렇다면 처음 사용할 때 카틸리지 1개를 사려고 한다면 무엇을 사야할까? 한 개만 산다면 3.0mm 카틸리지를 살 것을 권한다. 우피 골드버그처럼 얼굴 피부가 두툼한 편이라면 4.5mm 카틸리지를, 스칼렛 요한슨처럼 피부가 얇은 경우라면 2mm 카틸리지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사용시 카틸리지가 피부에 고루 닿지 않으면 원치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샷당 도트수”가 많다고 광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기기를 한번 작동시킬 때 내부적으로 작은 도트가 만들어지는데 이 숫자를 의미한다. 레벨을 높이면 도트의 느낌이 확실히 강하게 느껴진다. 샷당 도트 수는 피부의 두께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한 샷 당 도트수는 제품마다 상이한데 13개, 18개, 20개 등 다양한 도트 수를 보인다. 도트가 많을수록 효과는 더 좋을 수 있지만, 중첩하거나 자주 사용 할 경우 피부지방 꺼짐 등의 부작용의 가능성도 그에 비례하여 커질 수 있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사용 팁은 첫째, 제품에 따라 강도 레벨을 1~3단계, 혹은 1~5단계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처음 사용할 때는 1단계로 사용하면서 피부 상태를 보면서 천천히 레벨을 올리는 것이 좋다. 얇고 민감한 피부라면 1-2단계로 사용할 것을 권한다. 두번째, 샷당 도트수가 많은 제품이라면 레벨을 낮추어 사용하길 권한다. 세번째는 피부가 얇고 예민하다면 4.5mm카틸리지는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길 권한다. 네번째, 제조사에서 만든 설명서를 자세히 읽고 사용주기와 사용샷수는 제조사에서 권하는 가이드대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용할 때 바르는 젤이 양이 너무 적으면 효과가 없고, 너무 많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을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초음파 탄력 홈케어기기는 조절해야 하는 변수가 많아 기기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관심이 없이 대충 사용하면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 까다로운 기기이므로 사용하기 전 기기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필요하다.홈 디바이스들은 집에서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강도는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잘못 사용하면 생각지 않은 부작용을 경험 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홈 디바이스의 안전성은 많은 사람들이 수년간 사용하면서 축적되는데 2019년에 대한민국은 LED 마스크의 열풍으로 TV 광고마다 LED 마스크가 나왔고 한 개쯤 갖고 싶었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2020년 3년간 집계된 보고에 따르면 안구건조 및 안구 결막염 등의 부작용사례가 62건 보고되면서 우리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 홈디바이스는 안전하게 작동되도록 설계가 되어있지만 전기물리적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개개인에 따라서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몇 번 사용할 때는 부작용이 없더라도 장기간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기를 사용하기 전 충분한 지식을 갖고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부작용이 생겼을 때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피부과전문의 병의원에서 경과관찰을 할 것을 권한다.
    칼럼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피부과 전문의)2024/04/01 06:45
  • [의학칼럼] 찌릿한 손목 통증 원인… '척골충돌증후군' 아시나요?

    [의학칼럼] 찌릿한 손목 통증 원인… '척골충돌증후군' 아시나요?

    손목은 우리 몸에서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부위다. 그 만큼 손목에서 발생하는 질환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척골충돌증후군이 있다. 질환명이 다소 생소하지만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과 함께 손목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척골충돌증후군을 앓고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의 반복적인 과도한 사용으로 손목 관절을 이루는 척골(팔꿈치에서 팔목까지의 팔뚝을 구성하는 2개의 뼈 중 새끼손가락 쪽의 뼈)과 손목뼈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면서 그 사이의 삼각섬유연골복합체가 닳아 손목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삼각섬유연골복합체는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손목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구조물이다. 또한 요골(팔꿈치에서 팔목까지의 팔뚝을 구성하는 2개의 뼈 중 엄지손가락 쪽의 뼈)보다 척골이 상대적으로 긴 경우 척골충돌증후군이 잘 발생하는데,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르게 요골보다 척골이 길어 척골충돌증후군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목 관절의 퇴행성변화도 척골충돌증후군의 원인이 된다.척골충돌증후군 환자들은 주로 새끼손가락 쪽 손목 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이 심하면 문고리를 돌려 열거나 걸레 짜기와 같은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테니스, 골프, 야구 등 기구 운동뿐만 아니라 헬스, 복싱 등 맨손 운동을 할 때에도 손목 통증이 발생한다.이 같은 증상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로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엄지, 검지, 중지에 집중적으로 저림이 발생하고, 척골충돌증후군의 경우 새끼손가락 저림과 함께 손목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 척골 쪽으로 꺾거나 틀 때 통증이 발생하거나 새끼손가락 쪽 손목 뼈 사이 오목한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면 척골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손목의 구조는 매우 복잡해 자가 진단만으로는 현재 손목의 상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통증이 발생하는 곳의 위치를 토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근육, 신경, 인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척골충돌증후군은 초기에 진단되면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 재활 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소 손목 사용을 줄이고,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나 동작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된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일상적인 동작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관절의 상태에 따라서 아픈 부위로 가는 부하를 줄여주고 뼈의 높이를 맞춰주는 척골단축술이나 손목 관절경을 통해 파열된 삼각섬유연골복합체 부위를 절제해 다듬고 봉합하는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새끼손가락 쪽 손목의 부하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목 돌리기, 무거운 물건을 들기 등 손목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는 가급적 피하고, 팔꿈치와 손목 사이의 전완부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안타깝게도 손목 건강은 한번 나빠지면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만약 특별한 부상이 없음에도 손목을 회전할 때나 새끼손가락 쪽 손목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임을 잊지 말자. (*이 칼럼은 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손원수 부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손원수 부병원장2024/03/29 16:30
  • [의학칼럼]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생기는 '약물유발 두통' 치료법은?

    [의학칼럼]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생기는 '약물유발 두통' 치료법은?

    두통은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감기에 걸려도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두통이 생기면 감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 두통이 생겼을 때 감기약을 먹기도 한다. 하지만 두통은 3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단순한 두통이 아닌 심하고 오래가는 두통으로 인해 많은 환자가 적절한 진단을 받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두통으로 병원에 방문해 뇌 촬영을 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듣고, 이후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경우가 그 흔한 예이다. 이런 경우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하나인 약물유발 두통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약물유발 두통이란 약물과용 두통이라고도 불리우며, 과도한 진통제 복용으로 인해 두통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긴장형 두통 환자나 편두통 환자들이 통증이 있을 때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이때 지나치게 자주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진통제가 두통을 유발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게 되고, 진통제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뇌가 통증 조절계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일컬어 '약물유발'이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한다.약물유발 두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를 요한다. 약물유발 두통이 있는 환자는 진통제 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 남용이나 알코올 등 다양한 중독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 불안증과 선후 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둘 다 약물유발 두통과 관련이 있고, 약물유발 두통을 치료하면 우울증과 불안증이 개선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약물유발 두통은 일차 두통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두통의 급성 또는 대중 치료로 사용될 수 있는 약물을 월 10~15일 이상, 3개월을 초과해 사용하며, 다른 두통 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을 때 진단될 수 있다.약물유발 두통의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환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하기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 시 미리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약물유발 두통의 치료 방법은 기본적으로 중독된 약물을 중단하는 '해독' 치료다.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와 트립탄계 진통제는 즉시 중단 가능하다. 하지만 오피오이드 계열, 바비튜레이트, 카페인 등은 바로 끊기 힘들기 때문에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다른 계열의 약물로 두통 예방 치료를 한다. 과거 약물 유발두통의 치료의 핵심은 유발하는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항 CGRP다클론 항체 치료제가 나오면서 진료 지침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 원래 편두통 치료제로 나온 항 CGRP 다클론 항체 치료제는 편두통의 통증 발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염증 매개 물질인 CGRP를 타겟으로 하는 약제인데 약물유발 두통에도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약물유발 두통은 높은 유병률과 질병부담을 갖는 전 국가적인 문제다. 점차 이 질환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정확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정립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다. 특히 일반 국민들이 약물유발 두통에 대해 잘 몰라 병원을 찾지 않고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도 많아 대국민 홍보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칼럼은 서울나우병원 이동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서울나우병원 이동규 원장2024/03/29 15:23
  • 하루에도 열댓 개…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언제 중단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열댓 개…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언제 중단할 수 있을까?

    장기이식은 손상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더 이상의 치료가 힘든 말기 질환자의 장기를 다른 사람의 장기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장기이식을 받는 게 끝은 아니다.이식받은 장기는 원래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몸의 면역체계는 그 장기를 공격한다. 병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의 상황에서 내 몸을 방어하기 위해 작동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과정이다. 장기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다보면 서서히 기능이 떨어지며 경우에 따라 회복이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이식받은 후에는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최근 몇 년간 장기 이식후 면역억제제 투여를 중단해도 장기 기능을 잘 유지했던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환자와 보호자들의 문의가 많다. 면역억제제를 중단한 사람들 중 일부는 괜찮았던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는 어떤 사람이 면역억제제를 중단해도 괜찮은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면역억제제를 몇 번만 잘못 투여해도 다음 번 검사에서 바로 티가 날 정도로 이식받은 장기 기능에 영향이 간다. 면역억제제를 중단해도 괜찮을지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중이라고 하니, 아직은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면역억제제 투여를 중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장기 이식 후에는 면역억제제는 다양한 면역억제제 외에도 다양한 약을 복용해야 한다. 먼저, 면역억제제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생길 수 있는 감염을 예방하는 약이 있다. 무슨 약이든 오래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커지는데 면역억제제는 평생 복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관리를 위한 약들도 있다.면역억제제도 여러 종류를 함께 사용한다. 간혹 본인이 처방받은 약 중 서너가지가 면역억제제라고 하니 임의로 일부는 빼고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면역반응에는 여러가지 단계가 있다보니 한가지 약으로는 그 단계들을 모두 막을 수가 없다. 한 가지 약으로 어떻게든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용량을 많이 투여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커진다. 여러 면역 단계를 모두 막고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을 낮추기 위해 여러 약을 조금씩 사용한다.면역억제제는 성분마다 복용법에 차이가 있다. 면역억제제 중 ▲타크로리무스 성분은 프로그랍, 타크로벨 등이 있다. ▲사이클로스포린이 성분인 약엔 산디문과 사이폴엔 ▲ 마이코페놀레이트가 성분인 약은 셀셉트, 마이렙트, 마이폴틱 등이 있다. 모두 하루에 2번,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한다.이름에 ‘서방’이 들어간 약은 몸 안에서 천천히 약이 나오기 때문에 1번 복용한다. 사이클로스포린과 마이코페놀레이트는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지만, 타크로리무스는 음식에 영향을 많이 받아 공복에 복용해야한다. 또한 투여간격이 12시간으로 같기 때문에, 주로 타크로리무스 복용시간에 맞춰 함께 복용한다. 공복은 약 먹기 2시간 전부터 복용 후 1시간은 음식을 먹지않는 것을 뜻한다.스테로이드는 ▲프레드니솔론이 성분인 소론도 ▲데플라자코트가 성분인 캘코트 등을 사용한다. 주로 아침에 1번 복용하나 아침 저녁 2번으로 나눠 복용하기도 한다.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여러 면역억제제들이 있다.이식 후 초반 몇 달 동안은 이식받은 장기에 대한 면역반응이 강해서 면역억제제를 많이 투여하고 서서히 줄여나간다. 이때 줄여가는 속도와 양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사람마다 상태가 다르고 면역억제제가 예민해 사람에 따라 흡수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 정도가 너무나 천차만별이라 피검사를 통해 몸 안에 면역억제제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 후 용량을 조절한다. 때문에 피검사가 굉장히 중요한데 반드시 약 먹기 직전에 시행한다. 병원에 방문하는 날에는 아침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상태로 채혈하고, 그 후에 약을 복용해야한다.이식 후에 복용하는 약들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며 특히 용량이 계속해서 바뀐다. 최소한 본인이 복용하는 면역억제제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각 용량별로 약 모양이 어떤지도 알아야 한다. 한동안 1.5 mg를 처방받아 1mg과 0.5mg 하나씩 복용하다가, 이번 진료 때 2mg로 처방이 바뀌어 1mg 2개를 복용해야 하는데 용량이 바뀌기 전처럼 복용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피검사를 통해 섬세하게 조절하는 약이고, 필요한 양보다 조금만 많이 먹거나 적게 먹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잘 챙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만약 복용하는 것을 잊었다면 잊은 것이 생각난 즉시 1회 복용량을 먹으면 된다.하지만 지난 복용시간보다 다음 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간이 더 가깝다면, 예를 들어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을 잊었는데 다음 복용시간이 5시간 남았다면 잊은 약은 복용하지 않고 다음 약부터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 이 때 한 번에 2회량을 복용하면 몸 안에 면역억제제가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으므로 1회량만 복용하도록 한다.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약들은 면역억제제를 많이 투여하는 이식 초반에 많이 사용하고, 면역억제제를 서서히 줄여가며 함께 줄인다. 면역이 억제되며 필연적으로 발생확률이 높아지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를 억제하는 약을 사용한다. 세균감염은 주로 요도, 폐, 수술부위에서 일어날 수 있고  박트림, 셉트린 등의 약을 사용한다. 이 약은 피부를 태양에 약하게 만드니 외출시 긴 옷을 입고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에는 거대세포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BK바이러스가 있으며 검사결과에 따라 미리 예방약물을 쓰기도 한다. 곰팡이는 외부와 많이 접촉하는 입에 생길 확률이 높아서 니스타틴이라는 약으로 가글하여 곰팡이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입을 코팅한다. 약 가루가 바닥에 가라앉아 있으니 사용전에 잘 흔들어서 가능한 오랫동안 가글 후 삼켜야한다. 먹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감염 외에도 혈압, 혈당, 혈중 지질과 칼륨이 높아지는 부작용 등이 있다. 이 부작용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식받은 장기 기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식 후 병원에서 관련 수치들을 계속해서 검사하며 관리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체중 관리, 금연,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한다.이식 후 직장생활이나 여행 등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나 몇 가지 유의사항이 있다. 무엇보다 약 복용을 잘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며,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평소 본인의 체온이나 혈압, 소변량 등을 잘 확인해 이상이 없는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다. 특히 열이 나는 건 위험한 상황일 수 있으니 서둘러 바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로 인해 감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될 때처럼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백신은 이식 후 시기에 따라 효과가 별로 없거나 종류에 따라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주치의와 상의해야하며, 복용중인 면역억제제를 변경해야할 수 있으니 임신 계획시에도 미리 알려야 한다. 음식의 경우 일상적인 양을 골고루 먹으면 큰 제한은 없으나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이식 후 반년 정도는 익힌 음식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면역억제제는 음식뿐 아니라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많다. 자몽, 오미자, 석류는 몸안의 면역억제제 농도를 몇십배나 높여버릴 수 있으니 섭취하면 안된다. 특히 한약, 홍삼, 즙 등은 워낙 재료가 다양하여 면역억제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하기 힘드니 복용하지 말아야한다.종합비타민은 여러 성분이 소량씩 들어있어 식사로는 다 채우기 힘든 영양을 보충하는데 이용 수 있다. 하지만 포장지를 보면 1일 권장량 기준으로 %가 표시되어있는데, 100%가 넘는 것이 있다면 필요한 것보다 과량이라 면역억제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겠다.일상생활에서 특히 주의해야할 것은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일반약이다. 엔세이드(NSAID)는 특히 신장기능을 낮출 수 있어 피해야 하는데, 아주 많은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등에 포함되어있어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이식전에 문제없이 사용했던 상비약이나 건강기능제품이라도, 일상적인 음식 외 모든 것은 먹기 전에 전문가에게 확인이 필요하다.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이식받은 장기 수명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이식 후 의료진의 관리뿐 아니라 스스로 생활 수칙들을 지키고, 의료진을 믿고 논의하며 처방받는 약에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칼럼울산대병원 약제팀 정희진 약사2024/03/29 07:15
  • [의학칼럼]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도 살펴야 합니다

    [의학칼럼]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도 살펴야 합니다

    고관절 질환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증상이 있어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고관절 질환의 실호인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양반다리를 할 때 ▲​상체를 비틀 때 ▲​앉았다 일어날 때 ▲​다리를 벌릴 때 ▲​장시간 운전 후 일어날 때 ▲​스트레칭할 때 등 생활 속에서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되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관절은 딱 떨어 맞아지는 볼과 소켓형태를 이룬다. 골반뼈와 대퇴골을 연결해 주는 관절골, 즉 비구와 비구를 둘러싼 테두리 형태의 비구순이 소켓 역할을 한다. 동그란 공 모양의 대퇴골 머리 부분은 볼의 역할을 한다. 이상적인 고관절이라면 다리를 움직일 때 볼과 소켓인 대퇴골두와 비구가 마찰 없이 매끄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원형을 띄어야 하는 대퇴골두가 타원형의 모양을 띌 경우, 또는 비구의 입구가 비이상적으로 튀어나온 경우는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마찰이 발생한다. 이는 비구순에 염증과 파열을 일으키는 '비구순 파열'로 이어진다. 비구순이 파열되면 연골 마모로 이어지며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고관절염의 경우 치료의 끝은 인공관절치환술이기 때문에 다른 관절 부위와 다르게 치료 기간이 상당하며 후유증 및 합병증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퇴행성고관절염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칼럼생생병원 배태용 원장2024/03/25 14:00
  • 근육질 남성미에 감추어진 땅콩 고환

    근육질 남성미에 감추어진 땅콩 고환

    “발기가 아예 되지 않습니다. 나이도 젊은데…” 진료실에서 고민을 털어놓던 27세 건장한 청년의 호소였다. 4~5개월 전까지 여자친구와 문제없이 성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지금은 성욕도 거의 없고 자위를 하려 해도 발기가 어렵다고 한다. 포르노는 안 본다고 했다.검사 결과, 뜻밖에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 매우 낮았다. 신체검사 상 환자의 몸은 근육질로 잘 다듬어져 있었고 체모도 정상적이었다. 외성기 검사 상 음경은 정상이었지만 양측 고환이 땅콩보다 조금 큰 정도였다. 이게 원인이었다. 고환은 엄지 만한 크기가 정상이다.20대에서 선천적인 남성호르몬 결핍 원인은 염색체가 47 XXY인 클라인펠터증후군, 칼만증후군이 있지만, 사춘기가 되어도 남성호르몬이 비정상이므로 정상으로 발육된 외성기를 갖추지 못한다. 결국 이 환자는 정상 사춘기를 보낸 후, 후천적인 이유로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해진 것이다.후천적인 남성호르몬 결핍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볼거리 후 고환염, 고환암, 소아암의 항암치료, 골반 방사선 치료, 소아 당뇨병, 기타 약제 등이다. 이중 약제에 의한 원인이 가장 흔한데, 대표적인 것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복용이다. 이것은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 수 있는 약물로 스포츠 선수에게는 도핑 금지 약물이다.남성호르몬을 투여했는데 남성호르몬 결핍이라니. 무슨 논리일까? 사람의 몸은 혈중 테스토스테론의 정도에 따라 뇌하수체에서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라는 명령(LH; 황체형성호르몬)이 내려온다. 그런데 이미 테스토스테론이 혈액에 충분하면 이 LH가 분비되지 않아 남성호르몬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에서 테스토스테론을 장기간 투여하면 내 몸의 생성 능력이 퇴화하고 고환이 땅콩처럼 작아진다. 그러다가 외부 투여가 중단되면 급격히 남성호르몬 결핍 상태가 되지만 생산능력은 없어진 상태라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수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그동안에는 성욕감퇴, 발기부전, 전신 무력감, 무정자증, 등의 상태가 유지된다. 특히 외부의 테스토스테론은 정자 형성에 필요한 FSH(난포자극호르몬)의 분비도 억제하여 거의 모든 환자에서 투여 중에도 무정자증, 즉, 불임 상태가 된다.환자는 1년 반전쯤 바디 프로필을 위해 남성호르몬 주사는 안 맞았지만 파우더 프로테인은 1년 정도 먹으면서 몸을 다듬었고, 프로필 촬영 후 중단했다고 하였다. 프로테인이 문제였다. 남성호르몬이 혼입된 파우더 프로테인은 다른 보충제보다 훨씬 근육 생성이 잘 된다. 우리나라에서 과거에는 운동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겼지만, 이제는 누구든지 프로테인을 섭취하며 운동하는 시대이어서 이런 일이 드물지 않다.국내에는 이에 대한 자료가 없지만, 가장 최근의 자료를 보면, 2021년 이란에서 30개 프로테인 제품 중 11개 (36.7%)에서 불법적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함유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도 240개 제품 중 45개(18.8%), 영국 37개 제품 중 7개(18.9%), 네덜란드 31개 중 8개(25.8%)에서 라벨에 고지 없이 혼입되어 있었다. 외국에서는 비타민, 전해질 보충제에도 불법 혼입된 사례들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불법 혼입된 수입 프로테인이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시작은 단순했지만 치료는 간단하지 않다. 남성호르몬 결핍이라고 당장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면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자 형성과 LH를 억제하지 않는 약제를 투여하여 체내에서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촉진하고 발생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제도 함께 투여한다. 기간은 일반적으로 6~9개월 정도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일부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환자는 모르고 한 행동이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런 부작용을 알고도 몸을 만들기 위해 반복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항상 회복한다는 보장은 없다.허울 좋은 ‘효율적인 운동 효과’를 위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은 성기능장애와 불임을 전제로, 보이지 않는 쪽 몸을 떼어내어 보이는 쪽에 갖다 붙인 격이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칼럼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2024/03/25 07:15
  • 거짓말 알아차리는 능력들… 얼굴 표정, 말, 타이핑 속도

    거짓말 알아차리는 능력들… 얼굴 표정, 말, 타이핑 속도

    “사랑해.” 남성이 진심을 담은 듯한 눈빛으로 고백한다. 그 순간 머리 속에서 경고음이 울린다. ‘거짓말이다!’얼마 전 TV에서 본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여자 주인공에게는 신기한 능력이 하나 있는데, 거짓말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타고 난 능력이다. 거짓말을 들으면 머리 속에서 경고음이 울린다.우리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사실 거짓을 판명하는 능력은 인류가 무척이나 바라는 능력이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인류에게 거짓말을 하며 나에게 해를 끼치는 동료처럼 해악적인 것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거짓을 밝히는 수많은 기법들이 개발돼 왔다. ‘저 놈이 진실을 고할 때까지 매우 쳐라!’로 대변되는 고문도 그 기법 중 하나였고, ‘아이의 절반씩 가져가라’고 판결한 솔로몬의 재판에서처럼 간단한 문답을 통해 거짓을 밝혀내기도 했다.발전한 과학 기술을 이용한 거짓말 탐지법도 꽤 많다. 대표적인 것이 거짓말 탐지기이다. 거짓말 탐지기를 영어로 ‘폴리그래프(polygraph)’라고 하는데, 굳이 직역을 하자면 ‘여러 개의 그래프’정도가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심박 수, 발한율 등 여러 가지 생리적 측정치를 사용해 거짓말을 판별하는 기계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심적인 부담감이 생겨서 그 결과 심장이 뛰고 땀도 나는 생리적인 변화가 생기는데 이를 토대로 거짓을 탐지해 내는 것이다.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이 거짓말 탐지기의 중요 개발자 중 한 명이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윌리엄 몰턴 마스턴이라는 심리학자인데, 이 사람은 본업 외에 부업으로 더 유명하다. 이 사람의 부캐는 ‘찰스 몰턴’이라는 필명의 만화 작가였는데, 그 대표작이 ‘원더우먼’이다. 원더우먼이 가진 올가미를 기억하는가? 그 올가미는 진실의 올가미인데, 그 올가미로 묶인 사람은 진실만을 말하게 된다. 자신의 연구 주제인 거짓말 탐지를 자신의 작품에 온전히 담은 것이다. 이정도면 최고 수준의 성덕이라고 할 만하다.그 외에도 폴 에크만이라는 심리학자는 얼굴 표정만으로도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고개를 갸웃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어색한 경우도 많지만, 포커 페이스처럼 표정으로 속마음을 속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에크만의 주장에 따르면 거짓된 표정을 짓기 전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속마음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얼굴에 나타나는데, 이를 ‘미표정(micro facial expression)’이라고 한다. 미표정을 보면 현재 마음 상태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거짓도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조금의 훈련을 하면 누구라도 미표정을 사용해 거짓을 판독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주장은 ‘라이 투 미(Lie to me)’라는 미국 드라마의 모델로도 사용됐다.언어 분석이나 행동 분석을 통해 거짓말을 탐지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할 때 사람들이 더 많은 부사를 사용하거나 이야기를 복잡하게 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눈 마주치기를 피하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인지적 능력에 근거해 거짓말을 탐지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뻔뻔하고 비윤리적인 마음? 물론 그것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뻔뻔하고 못되기만 한다고 거짓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지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창조해내야 하고,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사건들 간 연관성도 만들어야 하고, 일단 만들어 낸 거짓말은 계속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거짓말의 인지적 부하에 초점을 맞춰 fMRI를 사용해 뇌를 검사해서 거짓말을 탐지하는 방법도 있다. 거짓말을 하는 경우와 진실을 말하는 경우를 비교했더니 여러 뇌 영역에서 차이가 발생했는데, 대표적인 영역 중 하나는 계획, 의사결정, 문제 해결 등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었다고 한다.최근에는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속도로도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역시 거짓말의 인지 부하 때문에 결과적으로 타이핑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거짓을 탐지해내려는 우리의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벽한 방법은 없다. 오랫동안 널리 사용해온 거짓말 탐지기의 경우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법적 증거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러니 섣부르게 상대가 거짓말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그래도 거짓을 쉽게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얀 거짓말은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좋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나의 경험상 결국 하얀 거짓말도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거짓말을 즐겨하고, 심지어 사랑하는 것 같다. 얼마나 사랑하면 합법적으로 거짓을 말할 수 있는 ‘만우절’이라는 것까지 만들겠는가? 올해에는 만우절이 지나면 총선이라는 큰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의 장에서도 많은 거짓말이 오갈 것이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속지 않을 신비한 안경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얄팍한 거짓으로 작은 성공을 맛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명한 우리들은 결국 거짓말을 찾아낼 것이다. 거짓은 오래 유지될 수 없으니. 소용없어, 거짓말!
    칼럼한림대 심리학과 최훈 교수2024/03/22 07:15
  • 3월, ‘얼죽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3월, ‘얼죽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제 3월, ‘얼죽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적어도 차가운 커피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다니는 손이 못견딜 정도로 시렵지는 않다. 그렇다, 사실은 나도 당당한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일원이다. 겨울엔 따뜻한 커피를 마셔왔건만, 재작년부터 갑자기 그렇게 변해버렸다.얼죽아는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행이 아닌, 한국 사회에 엄연히 자리를 잡은 취향이자 문화이다. 매체에서 밝힌 스타벅스의 작년 11월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은 77%에 이른다. 한겨울인 1월에도 절반 이상인 57%이며 2월에는 더 높은 64%였다. 여름에는 말할 것도 없어서 87~89%에 이른다.얼죽아는 최근 십 년 동안 천천히 자리를 잡아왔다. 2010년대 초반,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은 채 절반이 안 되었다. 그러던 것이 2015년 51%로 역전되고 2022년에는 75%까지 올라갔다. 편의점에서도 이런 경향에 맞춰 780ml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점보’를 출시해 추운 날씨에도 잘 팔고 있다.이런 얼죽아 문화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먹방(Mukbang)’처럼 ‘얼죽아(Eoljukah)’라는 영어 표기가 등장했으며 AFP 통신이나 CNN 등에서 소개 및 분석 기사를 냈다. ‘빨리빨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의 직장 문화를 원인이라 내세우는데,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얼죽아로서 절반 정도만 정답이라 본다.차가운 음료는 뜨거운 음료보다 빨리 마실 수 있으니 얼죽아 현상의 핵심이 온도인 건 맞다. 하지만 비단 커피만의 온도를 보고 전가의 보도처럼 ‘빨리빨리’를 붙이는 분석은 정확하지 않다. 좀 더 넓은 범위, 즉 한국의 식문 전체에서 온도의 경향을 보아야 얼죽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한식의 온도 개념은 다소 극단적이라 펄펄 끓도록 뜨거운 음식이 늘 강세였다. 뚝배기며 식탁에서 끓는 찌개와 같은 국물 음식이 대세에 직화구이 고기도 있다. 이런 음식을, 게다가 직장이라면 한정된 점심 시간에 먹는다면 식후에는 온도를 빨리 낮춰주는 차가운 커피가 더 잘 어울린다.온도의 영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뜨거운 커피의 온도가 적당하다면 상당수의 얼죽아가 전향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아메리카노는 국물 음식처럼 바로 마시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다. 에스프레소 원액을 섭씨 90도 이상의 물에 더해서 그런데, 10도는 더 낮아야 편하게 마실 수 있다.서양에서는 역시 ‘뜨겁다(hot)’하다고 분류하는 매운맛도 고려해야 한다. 커피는 떫어 매운맛과 충돌하는 탄닌을 함유하고 있는데 뜨거울 때 더 두드러진다. 한국에서 흔한 매운맛을 잔뜩 접한 입에는 커피가 차가울 때 탄닌이 두드러지지 않아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우유의 지방이 매운맛을 가셔주므로 차가운 카페라테가 가장 잘 어울린다.‘빨리빨리’에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얼죽아의 선택은 나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다만 얼죽아 문화가 대용량 커피의 경향과 맞물리면 카페인을 많이 섭취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미국식품의약국은 건강한 성인 기준 일일 카페인 섭취량을 400mg(커피 3~5잔)으로 규정하고 있다. 각종 프랜차이즈는 ‘벤티(597ml)’ 이상을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에스프레소 두 잔 이상이 기본적으로 쓰이고 있으니 참고하자.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2024/03/18 09:40
  • 남한테는 관대하면서… 배우자한테는 왜 엄격할까?

    남한테는 관대하면서… 배우자한테는 왜 엄격할까?

    “나는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과 싸우고 싶어!”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남들과 최대한 다툼을 피하고자 하며 큰일이 아니고서야 웬만하면 화를 내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화가 날 일은 하루에도 수 없이 많다. 직장에서 상사는 자주 이해할 수 없는 업무 지시를 하고, 후배 직원은 몇 번을 설명해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친구의 여행 다녀온 자랑을 꾹 참으며 실컷 들어줬건만, 나의 다음 달 여행 계획에는 “거기 다녀왔는데 진짜 별로던데”라며 내 말을 딱 끊어버린다. 이처럼 화가 날 만한 일들이 종종 있음에도 우리는 남들과 그렇게 많이 다투지 않는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크게 화를 낸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늘 배우자가 있다. 참 속상한 일이다.◇어째서 우리는 남들에게는 관대하면서 배우자에게는 이렇게나 엄격할까?우리는 부부관계가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많이 다투는 게 현실이다. 어째서 배우자와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질러가면서 다투는 것일까? 역설적으로 배우자와 목숨걸고 싸우는 이유는 배우자가 내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대하는 바가 별로 없기에 남과는 잘 다투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직장 동료나 친구에게 무슨 그리 큰 기대를 하겠나. 하지만 우리는 배우자에게는 참 많은 기대를 한다. 내가 말하면 철석같이 알아들어야 하고, 심지어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눈빛만 보고 내가 뭘 말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아니, 당신은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당연히 그건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말하지 않은 것 까지 죄다 이해해야 한다는 마법 같은 기대를 하는 관계는 아마 부부 사이밖에 없을꺼다.◇부부가 얼마가 멀고 가까운지는 소통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로 결정된다갈등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치료를 진행할 때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는 배우자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호소이다. “이 사람은 제가 아무리 이야기 해도 전혀 알아듣지를 못해요!” 배우자와 소통이 되지 않는 게 속이 터질 만큼 가장 답답하다고들 한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부부는 점차 서로에게 벽이 있다고 느끼게 되고, 그 단절의 벽은 점점 높고 견고해진다. 이 상태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부부는 몸은 한 집에 있지만 서로 정서적인 교류가 사라지는 이른바 ‘정서적 이혼 상태‘에 까지 이르게 되기도 한다. 이들은 평소에 거의 대화가 없이 서로 투명 인간처럼 지내다가도 갈등이 생기면 격한 감정반응과 날 선 말들을 쏟아낸다. 부부는 ‘우리는 서로 참안 맞구나’’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으며, 서로 성격 차이가 있다고 호소한다.
    칼럼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대표원장2024/03/15 07:45
  • 같은 칼로리라면… 와인이 살 찔까, 포도주스가 살 찔까

    같은 칼로리라면… 와인이 살 찔까, 포도주스가 살 찔까

    이번 칼럼에서는 같은 칼로리의 음식과 술을 먹었을 때, 과연 술이 음식보다 살을 덜 찌게 하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혹자는 ▲살찌는 건 안주 때문이고 술만 마시면 살은 안 찌거나 오히려 빠진다거나 ▲알코올은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더 우선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살로 가기는 어렵다거나 ▲술은 몸을 후끈하게 데워주니 술로 얻은 칼로리는 몸에서 바로 소모가 될 것이다 등 온라인에서 다양한 주장들을 볼 수 있습니다.오늘의 퀴즈: 같은 칼로리라도 술은 살을 안 찌게 하거나 음식보다 덜 찌게 할까?정답은 X입니다.참고로 알코올은 칼로리가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알코올 1g당 약 7kcal로 탄수화물보다 높고, 지방보다는 낮은 정도의 칼로리이며, 소주 1병 기준 약 400kcal로 밥 한 공기보다 더 많은 정도입니다.핵심 근거. 같은 칼로리여도 음식보다 술이 살을 덜 찌게 하는지를 연구할 때는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비교하되, 두 집단의 건강 상태, 비만도, 평소 음주량 등이 비슷한지 확인해야 하고, 음식도 칼로리뿐만 아니라 비슷한 영양구성으로 섭취를 하게 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방법으로 수행된 연구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다음 연구에서는 매일 알코올 20~30g 정도(소주 반 병쯤)를 마시면서, BMI 25~40 사이로 과체중 혹은 비만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대상자들을 두 개의 집단으로 무작위로 나눈 후, 두 집단 모두 하루 총 식사량은 1500kcal로 제한해 다이어트를 하게 하였습니다. 참고로 1500kcal라면 하루 3끼를 먹는 사람이 2끼를 먹는 정도로 줄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두 집단 간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섭취량 등 기타 여러 조건들도 유사하게 맞췄습니다. 두 집단에서 다른 점은 딱 1가지. 한쪽 집단은 와인을, 다른 한쪽 집단은 같은 칼로리만큼의 포도주스를 마시게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같은 칼로리의 와인 속 알코올과 포도주스 속 탄수화물이 살이 찌거나 빠지는 것에 영향을 주는지 비교한 것입니다. 그렇게 12주간 관찰하자, 두 집단 사이의 체중 감량 정도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칼럼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2024/03/12 07:15
  • 항우울제를 얼마나 오래동안 복용해야 하나요?

    항우울제를 얼마나 오래동안 복용해야 하나요?

    컴퓨터 자판을 또닥이며 항우울제 처방을 입력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 앉아 있던 환자가 물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거죠?” 아직 치료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약을 언제 끊을 수 있냐고 물은 것이다. 이렇게 묻는 우울증 환자의 속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항우울제는 중독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먹다 보면 의존하게 되고, 약을 영영 끊지 못 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정신과 의사들은 대체로 “충분히 오래 복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약을 빨리 끊으면 재발할 수도 있으니까 우울 증상이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꾸준히 먹으라고 한다. 그러면 얼마나 오래 동안 복용해야 하는 걸까? 우선 우울증 치료를 진행해나가면서 우울 증상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우울증의 ‘급성기’는 증상이 한창 심할 때다. 급성기에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대체로 2주 전후에 치료 반응이 나타나고 대략 4~12주 사이에 증상이 거의 소실된다. 이 시점을 일컬어 ‘관해되었다’라고 한다. 급성기 우울 증상을 100이라고 했을 때, 이것이 20 아래로 떨어지면 관해되었다고 판단한다. 물론 환자마다 관해되는 시점은 다 다르다. 항우울제에 빠른 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좋아지는 환자도 있는데 이런 경우 관해에 이르는 시점은 늦어진다.  우울 증상이 관해되었다고 항우울제를 바로 중단하지 않는다. 관해에 이르렀더라도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이때 섣부르게 약을 끊으면 우울증이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남아 있는 우울 증상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도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지속 치료 기간은 대략 6개월이다.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많이 좋아진 것 같아도 발병하기 이전으로 뇌 기능이 회복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지속 치료기가 끝난 후에도 항우울제를 계속 복용하는 것을 일컬어 유지 치료라고 한다.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유지 치료를 해야 한다. 이번 우울증에서는 벗어났더라도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항우울제를 계속 더 복용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 우울증을 몇 번 앓았는지에 따라 이 기간은 달라진다. 1년이 될 수도 있고 2년이나 5년 혹은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일반적인 원칙은 이렇다. 과거에 재발을 많이 했을수록, 더 길게 유지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을 때도(자살 시도를 포함한 위험 행동이 있는 경우를 포함해서) 이 기간은 늘어난다.우울증이 좋아졌더라도 지속 치료 또는 유지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충분히 치료하지 않으면 잔여 증상이 남고 만성화되기 때문이다. 우울증이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렵다. 심각한 증상은 없어도 환자는 늘 피로하고 의욕이 없다며 괴로워한다. 만성화된 우울증 환자는 주의력이나 집중력, 기억력 저하를 호소한다. 성격이 달라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잔여 증상이 있으면 재발 위험도 커진다. 우울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 환자에 비해 잔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재발 위험이 3배 정도 높다.우울증은 재발하면 할수록, 이후 재발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우울증이 한 번 생기면 이후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약 50%다. 우울증을 두 번 겪고 나면 그 다음에 재발할 가능성은 75%로 높아진다. 세 번 이상 우울증을 앓았다면 이번에 잘 치료 되더라도 나중에 다시 발병할 위험이 90%에 이른다. 우울증 재발 횟수가 많아질수록 다음 재발까지의 기간도 짧아진다. 이걸 두고 ‘cycle length shortening’ 우리말로 ‘주기 단축’이라고 부른다.과거에 우울증을 치료 받았던 병력이 있는 환자가 내게 처음 찾아와서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항우울제를 먹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묻기도 하는데, 이건 이전에 자신을 치료했던 정신과 의사에게 물어야 한다. 과거에 우울증이 얼마나 자주 재발했는지, 그때마다 증상은 얼마나 심각했는지, 그때마다 항우울제에 대한 치료 반응은 어땠는지, 자살 위험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만 이 물음에 제대로 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칼럼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원장2024/03/08 07:15
  • 내가 사용하는 화장품이 여드름을 유발한다고?

    내가 사용하는 화장품이 여드름을 유발한다고?

    여드름이 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화장을 하게 된다. 오돌도돌, 불긋불긋한 여드름의 흔적을 가리고 싶기 때문이다. 여드름이 있는 경우 화장품이 여드름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인지하고는 있지만 역설적으로 여드름 병변을 가리기 위한 화장품 사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클렌징도 증가하여 피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539명의 성인남녀에서 화장품과 여드름의 연관관계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한 최근 보고에 따르면 33.3%는 색조화장품이 여드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자외선 차단제는 13.8%, 헤어 제품은 9.5%에서 여드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조화장품 사용으로 인해 여드름이 악화되었다고 보고한 환자의 경우, 여드름 병변은 볼 앞쪽(60.0%)에 가장 많았고, 이마(58.7%), 턱(54.4%), 턱선(41.1%)의 순서로 답했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가 여드름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환자들은 모두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있었고,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환자는 없었다. 그 중 크림 타입(85.7%)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로션타입(12.5%), 선스틱(1.8%) 순이었다. 사용중인 색조화장품 개수를 비교하면, 평균 4.4개(4.4±2.54)로 보고되었다.화장품을 사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여드름에 관한 보고는 1945년 프랑스의 피부과전문의 구제로가 머리에 포마드를 바르고 이마와 관자에 발생한 여드름 환자를 보고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1972년도에 Kligman과 Mills는 특정 메이크업이나 화장품 사용으로 인해 제품을 바른 피부에 여드름이 나타나는 것을 “Acne Cosmetica”라는 진단으로 처음 기술하였다. Kligman은 화장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드름은 성인에서 주로 나타나고 화장품 헤비유저가 대부분이며 염증성 여드름 보다는 폐쇄성 면포를 주로 보이는 것으로 기술했다. 화장품의 특정 성분이 모공을 막아 면포를 만드는데 매일매일 사용하는 제품을 수개월에서 수년간 사용하면서 여드름이 생기게 된다.1970년대에 화장품 사용 후 발생한 여드름이 화제가 되면서1980년대에는 여드름을 유발하는 화장품 성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토끼 귀"를 실험 모델로 사용하여 화장품 및 그 성분을 평가했는데 여드름 유발 물질에 노출된 후 면포가 생기는 뉴질랜드 알비노 토끼의 귀를 이용했고 한쪽은 화장품의 성분을 2주 동안 매일 귀에 발라주고 반대쪽 귀는 대조군 역할로 설계한 후 2주 후에 귀의 표면에 모낭 과각화증이 생기면 여드름유발 성분으로 판단했다."토끼 귀"를 실험 모델에서 발표된 여드름유발 화장품의 성분은 라놀린, 지방산, 알코올, 왁스, 오일, 붉은 색을 보이는 염료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 중 아세틸레이트 라놀린 알코올, 이소프로필 이소스테아레이트, 이소프로필 미리스테이트, 미리스틸 미리스테이트, 이소세틸 알코올, 설페이트 조조바오일, 코코아버터 등은 강력한 여드름 유발 성분으로 분류되었고, 붉은 색조를 보여 블러셔에 사용되는 D&C Red 염료도 일부 여드름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조사되었다.이후 미국피부과학회에 초청 심포지움에서는 여드름 유발 화장품에 관한 컨센서스를 마련하였는데 헤어포마드와 같이 강력한 여드름 유발 성분이 있지만, 대다수의 여드름 유발 화장품은 생각보다는 과장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 제품에서는 여드름 유발 성분의 농도가 확연히 줄기 때문에 사람에서 여드름을 유발하는 경우는 실제 많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토끼귀” 실험에서와 사람에서의 결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서 유효한 결과분석에 대한 의견도 조율되었다.FDA에서는 “non-comedogenic” 성분에 대한 별다른 기준을 고시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non-comedogenic” 성분으로만 화장품을 만들더라도, 여러 화학적, 물리적 조성으로 인하여, ‘end-product’라고 하는 완제품 상태에서는 “comedogenic” 즉, 여드름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뮬러와 혼합비율, 혼합된 각 원료들이 섞였을 때의 반응들은 사실 예측하기가 어렵다. 원료를 제조할 때의 방법이 차이가 날 수 있으며, 동일한 화학적 구조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점도에서 차이가 날수 있는 등 여러 물리적인 조성들로 인하여, 완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에는 과각화를 일으켜 모공을 막는, 즉, “comedogenic” 화장품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식약처에서 발표한 여드름 유발 화장품을 테스트하는 시험방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4~40세의 청소년이나 성인의 등 16cm2에 제품을 0.3ml씩, 4주동안 12회 바르고 덮어두는 방법을 통해 면포 개수를 측정하여 “non-comedogenic”이라는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제품에 표기되는 “non-comedogenic”은 완제품을 사람의 등에서 실험한 결과이기 때문에 참고는 될 수 있겠지만 맹신할 필요는 없다. 또한 “comedogenic”한 것으로 알려진 성분들은 사람이 아닌 "토끼 귀"를 실험 모델에서 발표된 자료로 실제 제품에서는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맹신할 필요는 없다.그렇다면 화장품으로 인해 여드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일까?가장 좋은 방법은 화장품을 살 때 상자에 붙어있는 전성분을 살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여러 번 읽어보면 조금씩 익숙해질 수 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non-comedogenic”, "오일 프리" 또는 "모공을 막지 않음"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하루에 두 번 순한 클렌저로 세안하고, 땀이 나는 활동 후에는 세안을 하는 것이 여드름 예방에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화장을 깨끗이 지우고 지울 때는 오일프리 메이크업 리무버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세안 후 끈적이지 않는 보습제를 사용하여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가급적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이외에 여드름은 전염되지는 않지만 여드름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피부각질, 기름때 등이 메이크업 브러쉬, 어플리케이터에 달라붙을 수 있어 사용하는 메이크업 브러쉬와 스펀지는 일주일에 한 번은 샴푸로 세척하여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화장품으로 인해 생긴 여드름의 경우, 해당 화장품을 중단하고도 6개월 이상 지나야 폐쇄성 면포가 좋아지게 된다. 스스로 화장품 헤비유저는 아닌지 생각해보고 가벼운 화장을 하는 것이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방법 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칼럼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2024/03/05 07:15
  • [의학칼럼] 터질듯한 다리 저림이 노화된 척추 때문?

    [의학칼럼] 터질듯한 다리 저림이 노화된 척추 때문?

    허리 통증보다 다리 저림이 더 두드러진 척추질환이 있다.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으로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허리디스크에 비해 서서히 시간을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된다는 특징에 병원 방문이 늦어지는 점도 한몫한다.척추관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척수가 압박을 받아 허리 통증 및 여러 신경이상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협착증의 원인을 자세히 따져보면 허리디스크와 연관이 크다. 디스크는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말랑말랑한 제형을 띄고 있는데 슬프게도 나이가 들면 디스크 또한 노화를 겪는다. 점차 수분이 빠지고 푸석해지며 탄력을 잃는다. 이 경우 디스크가 위아래 척추 뼈마디를 견디지 못하고 볼록하게 눌리며 튀어나오는데 척추관을 누르며 협착증으로 발전한다. 노화된 디스크로 인해 황색인대가 함께 두꺼워지며 척추관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때문에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그 증세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협착증의 경우 허리 통증보다는 엉치부터 다리 쪽이 저리고 시린 느낌, 쥐가 나는 등의 신경 이상 증세가 두드러진다. 많은 환자들이 "다리가 터질 것 같다"고 표현한다. 또한 허리를 펴면 증상이 완화되는 디스크와 달리 협착증은 허리를 세운 상태에서 증상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있으면 증상이 완화됨을 느껴 일상에서도 허리를 숙이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칼럼생생병원 박준희 부병원장2024/03/04 14:00
  • [의학칼럼] 어깨가 굳어가는 오십견,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의학칼럼] 어깨가 굳어가는 오십견,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오십견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50대 전후 중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30~40대 환자도 적지 않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오십견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8년 약 77만 명에서 2022년 85만 명으로 10% 넘게 늘었다. '동결견'이나 '유착성 관절낭염'으로도 불리는 오십견은 전체 인구의 약 2%에서 유발되는 흔한 질환으로 만성 어깨 통증과 운동 제한을 일으킨다. 정확한 발생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외 견주관절학회에 따르면 퇴행성 변화가 어깨 관절과 주변 조직을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유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특히 당뇨병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과 같이 체내 대사율이 높은 질환이나 심장이나 폐 질환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의 경우 운동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로 인해 어깨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돼 오십견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대부분의 오십견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을 호소한다. 머리 빗기나 머리 감기, 옷 벗고 입기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도 제약이 생기고 밤에 통증이 더 심해져 불면증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아예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오십견 치료의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하는 이유다.하지만 오십견이 저절로 낫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극심했던 통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상은 오십견의 진행 과정을 알면 이해가 쉽다. 오십견은 3단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1단계인 통증기(염증기)에는 오십견이 발생해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로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들지만 심하지 않고 어깨 통증이 주가 되며, 손과 팔로 통증이 전이된다. 2단계는 동결기로 이름처럼 근육이 얼어붙은 듯이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3단계는 해동기로 통증은 어느 정도 줄어들지만 제한된 어깨 운동 범위를 극복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관절낭에 생긴 염증과 유착이 일부 감소하면서 통증과 운동 범위의 제한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데 이 때문에 저절로 낫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조직의 손상이 심해지고 어깨 움직임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십견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통증과 활동 제한이 심하지 않은 1단계에서는 주사 치료나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을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평소 무리한 어깨 사용을 피하고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오십견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하지만 극심한 어깨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과 같은 증상이 계속되고 관절낭의 손상이 심해 유착과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에는 관절내시경을 활용한 관절낭 유리술이 있다. 오십견 치료의 핵심은 어깨 관절막에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고 어깨 관절막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다.해당 수술은 굳어버린 관절막을 풀어주어 자유로운 관절운동 범위 회복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 수술로 어깨 내부로 관절경을 넣어 어깨 상태를 직접 확인한 후 두꺼워진 관절낭과 유착된 인대를 박리한다. 내시경을 활용해 절개를 최소화한 가운데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엉겨 붙어 있는 유착된 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풀어줄 수 있다. 오십견은 회복 후에도 부분적인 어깨 관절 운동 제한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오십견 증상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해 그냥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다. 2단계 이상으로 심한 관절 강직이 생겨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 이유다. 마냥 방치할 경우 통증은 물론 운동 제한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오십견이 의심된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질 않길 바란다.(*이 칼럼은 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손원수 부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손원수 부병원장2024/03/04 13:12
  • "저는 매일 씻고 비데 쓰는데 왜 질염·방광염이 잘 생길까요?"

    "저는 매일 씻고 비데 쓰는데 왜 질염·방광염이 잘 생길까요?"

    “저는 매일 씻는데도 왜 질염이나 방광염이 잘 생길까요? 비데까지 정말 열심히 하거든요.” 외래에 방문한 세련미 있는 40대 여성이 꺼낸 첫마디였다.외성기 위생은 여성의 생식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나름의 노력에도 이런 결과라면 답답할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열심히 챙긴 게 감염이 생긴 이유이다.여성은 방광과 질에 감염이 잘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여성 요로생식기 감염의 일반적인 위험 요소는 불결한 위생, 장기간의 항생제 사용, 흡연, 음주, 당뇨병, 다수와의 성관계 등이다. 특히 생리 시기에 취약해지는데, 탐폰 사용, 불필요한 시기의 생리대 사용, 생리대 교체 빈도, 질 세척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 외 세척 도구나 청결제, 기타 탈취용품(스프레이, 파우더) 사용, 외성기 제모에 의해서도 청결에 역효과가 난다.이 환자는 질 분비물이 많아 평소에 패드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내원 시 질 안을 깨끗이 씻고 왔다. 이런 게 감염의 이유다. 소음순과 음핵 주변에 대한 외성기 세척은 의학적으로 권장하지만, 질 안 세척은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세정제 사용은 세균을 불러들이는 일과 같다. 질 점막에서 글리코겐을 만들어 질 내로 분비하면, 이것을 먹이로 해서 젖산을 만드는 유산균이 서식하게 된다. 젖산은 질 내를 산성으로 유지하여 다른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따라서 질 건강을 유지하려면 질강을 산성 환경으로 유지하고, 산도를 유지해주는 유산균이 제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세정제는 대부분 알칼리 성분이어서 질 내 산도를 높이므로 병균 침입이 쉬워진다. 소독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세척하면 병균을 없애줄 것 같지만, 잘 서식하고 있는 유산균도 사멸시키므로 사용을 금해야 한다. 그냥 물만 이용해 외성기만을 손으로 가볍게 앞에서 뒤로 문질러 세척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두시(Douche: 질 세척기)나 샤워기로 질 안을 세척하는 일은 산성 점액과 유산균을 씻어 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 감염뿐 아니라 질 건조, 외성기 가려움도 유발한다. 특히, 생리 중이나 후에 생리혈을 깨끗이 씻어 내고자 질 세척을 하면, 요로감염과 세균성 질염 빈도를 급격히 높인다. 질염이 있을 때 소독제로 질 세척을 하기도 하는데, 유산균도 사멸시키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비데도 항문 주변 세척은 좋지만 약한 수압으로 외성기만 세척하고 질 안은 피한다. 외성기의 체취 때문에 향수나 방취제를 쓰는 것도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으로 권하지 않는다.이 환자는 생리 시작 전에 탐폰을 삽입하고 혹시 몰라서 패드도 같이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탐폰을 사용하면 방광염이 훨씬 잘 생긴다. 생리 전 미리 삽입해 두면 강력한 흡수력으로 질 점막이 건조해지고 질 내 산성 점액이 모두 흡수되어 산도가 상승하면서 세균의 성장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 생리 중에는 생리혈이 질 외부로 흘러나와야 하는데, 탐폰을 사용하면 질 내에서 포집된 채 세균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패드형 생리대는 방수포로 외성기를 덮는 효과가 있어서 통풍이 어려워져 외성기의 습도와 온도가 상승하고 병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므로 생리 시기가 아니라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그래서 생리 때 흡수력이 더 강한 탐폰이나 탐폰과 패드를 함께 사용하면 더 나쁜 환경이 조성된다. 생리대는 최대 6~8시간 이내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외성기 왁싱이나 면도도 미세 상처를 유발하여 세균이 성장할 환경을 만들기에 가능한 빈도를 줄인다. 외성기 주위는 정상적인 질 분비물로 인해 항상 습도가 높은데, 합성섬유 속옷은 그 습기를 흡수하지 못해 면 속옷보다 세균이 잘 자란다. 꽉 끼이는 속옷이나 바지도 외성기의 통풍을 저해해서 습도, 온도를 더 높여 세균이 자라기 쉽다. 타이트한 팬츠 패션도 좋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플레어 스커트를 권한다.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그래서 지금이라도 실천하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반드시 가르쳐줘야 할 여자로서의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가르치기도 어렵고 아직도 외성기 청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외성기에 무언가를 하기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기를 권한다.
    칼럼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민권식 교수2024/03/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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