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예방하려면, 입속부터 청결하게 관리해야”

입력 2019.06.05 17:42

'명의톡톡' 명의의 질환 이야기
'구강암 명의'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종호 교수

잇몸, 혀, 입술, 턱뼈 등에 발생하는 구강(口腔)암. 구강암은 흔한 암은 아니지만 치료 후 말을 하기 어렵고, 외관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예후가 무섭다. 국내 환자 수도 늘고 있다. 구강암 수술 명의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종호 교수에게 구강암 의심 증상, 원인, 치료법 등에 대해 물었다.

이종호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이종호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Q. 구강암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혀, 혀 밑바닥, 볼 점막, 잇몸, 입천장, 입술, 턱뼈, 구인두(혀의 후방부로 목과 연결되는 부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구강암이라 합니다.

Q. 발병률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세계적으로 볼 때 전체 암 발생의 약 3~4%를 차지하고, 매년 약 75만명의 환자가 발생합니다.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기도 하죠. 동남아시아의 적지 않은 국가에서는 구강암이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구강암은 남성에게서 10번째(2.1%)로 많이 생기는 암입니다. 발병률은 늘고 있어요. 최근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구강암 환자 수가 1996~2000년 2831명이었지만 2006~2010년에는 4558명이 됐습니다. 40세 이하 환자도 늘고 있어요. 성별로는 남성 발병률이 감소한 반면 여성은 소폭 증가했습니다.

Q. 유독 잘 생기는 부위가 있을까요?

A. 가장 흔한 부위는 혀(설암)입니다. 그다음으로 잇몸, 혀 밑바닥 순입니다. 설암은 구강암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혀는 잘 씹히기도 하고, 치아 마모, 충치, 보철물 등에 쓸려 쉽게 자극받기 때문이에요. 특히 자극을 잘 받는 혀 좌우 측면에 암이 잘 생깁니다. 혀 위쪽은 자극에 잘 견디는 편이고 혀 밑은 큰 자극을 받지 않도록 가려져 있어요. 혀의 염증이 지속되고 악화되면 암이 될 수 있습니다. 간염을 방치하면 간암이 되고, 위염을 방치하면 위암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Q. 구강암 원인은 무엇인가요?

A. 흡연, 음주, 좋지 않은 구강 위생이 주요 원인입니다. 대개 환자들은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합니다. 물론 이런 환경적인 요인에 노출돼도 어떤 사람은 암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암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유전자의 차이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이 밖에 잘 맞지 않는 틀니 등으로 인한 만성 자극, 바이러스, 방사선, 자외선, 영양결핍 등이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특히 술과 담배는 구강암의 확실한 유발 인자로 알려졌습니다. 술과 담배를 모두 하면 구강암 위험이 30배로 높아집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구강암 발생 가능성이 6배로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흡연하면 ‘p53’이라는 종양억제인자의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흔히 말하는 '골초'에게서 ‘p53’ 돌연변이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술까지 마실 경우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이 더 커지죠.

술은 크게 3가지 작용을 해 구강암 위험을 높입니다. 술의 에탄올 성분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대사되기 때문이고, 술의 용매 작용 효과로 세포막 투과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정상적인 세포 DNA 회복 기능이 파괴시키기 때문이죠. 이밖에 만성적인 음주로 인해 간의 해독작용이 떨어져 구강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물질이 늘어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어요.

Q. 구강암이 무서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발음하거나 씹는 데 기능적인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얼굴 형태가 변형돼 심미적인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 발견되는 시기가 대부분 말기인 3기, 4기인데 5년 생존율이 3기 30~50%, 4기 20~30%에 불과합니다. 발생 부위에 따라 생존율이 달라지기도 하죠. 입술에 생긴 암은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100%인데 뼈까지 침범했으면 생존율이 50%로 크게 떨어져요. 또 구강암이 경부림프절로 전이되기 전에는 생존율이 70%이지만, 전이 후에는 30%로 떨어집니다. 구강암의 총 생존율은 60% 미만으로 정의해요. 유방암, 자궁암 등의 생존율보다 훨씬 낮죠.

Q. 전이도 잘 되나요?

A. 잘 됩니다. 보통 림프절을 통해 전이되는데, 림프절 전이가 이뤄진 상태면 60% 이상에서 원격 전이(인접하지 않은 먼 곳으로의 전이)가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대개 원발 병소를 치료한 후 2년 이내에 발생합니다. 원격 전이의 50%는 초기 치료 후 9개월 이내에 나타나고, 90%에서는 2년 이내에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원격 전이가 생긴 경우 예후가 불량해 완치가 불가능하고 1년 이내에 대부분 사망합니다.

Q.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서 문제 되는 경우가 많던데, 의심 증상은 무엇인가요?

A. 3주 이상 낫지 않는 궤양, 입안 부기, 삼키기 힘든 증상이 있거나, 목에 만져지는 혹이 생겼을 때, 6주 이상 목소리 변화가 지속되고 구강 점막에 적색, 백색 반점이 생길 때, 잇몸질환과 무관하게 치아가 흔들리는데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혀 있을 때입니다. 특히 입안에 생긴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구내염은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보통 사라집니다.

볼 안쪽 점막에 나타난 백색 반점(왼쪽)과 혀 아래 나타난 백색 반점과 적색 반점
볼 안쪽 점막에 나타난 백색 반점(왼쪽)과 혀 아래 나타난 백색 반점과 적색 반점/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Q. 구강암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초기 암인 경우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완치율이 비슷하지만 수술하더라도 기능장애가 거의 없고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 방사선 치료보다 수술을 우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진행된 암은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해야 완치율을 높아집니다. 3기나 4기에는 암이 커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한 가지만으로 완치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수술을 먼저 하고 이후 방사선 치료를 부가적으로 시행하는 병행치료를 합니다. 항암화학요법은 표준화된 치료로 정립되지 않아, 수술이 어렵거나 진행된 구강암에서 보조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항암제를 같이 투여하기도 합니다.

구강암 수술은 크게 3가지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1단계는 '넓은 범위의 병소 제거'입니다. 단순히 암 발생 부위만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 주위 조직을 일부 포함시켜 병소를 넓게 제거합니다. 이 경우 연조직에 발생한 암이더라도 인접한 뼈까지 제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단계는 '경부청소술'입니다. 전이된 경부 임파선을 제거하는 것이죠. 치료 예후를 좋게 할 수 있습니다. 수술 전 검사에서 경부 임파선으로의 전이가 뚜렷하지 않더라도 수술 후 재발이나 전이 방지를 위해 예방적으로 목 부위 임파선 조직을 제거해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입니다. 3단계는 '재건수술'입니다. 암 조직을 제거한 부위에 몸의 다른 부위에서 떼어낸 조직이나 인공물질 등을 이식해 기능적, 심미적인 회복을 돕습니다.

양성 종양은 메추리 알 같이 테두리가 매끈한데 암은 성게나 밤톨처럼 마치 가시가 있는 듯한 모양입니다. 따라서 암세포 테두리에서 1cm는 더 잘라내야 합니다. 단, 복원할 수 있을 만큼만 떼어내고 떼어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복원할 때는 자기 살을 많이 씁니다. 혈관과 함께 등의 활배근이나 복부 조직을 떼어냅니다. 뼈가 필요하면 종아리뼈, 엉치뼈를 떼기도 하죠. 설암은 한 번 수술하는 데 11시간 정도 걸립니다.

Q. 구강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칫솔질을 잘하는 게 기본입니다. 말이 쉬워 보이는데 사실 어렵습니다. 치아 사이 틈까지 깨끗하게 닦아야 하거든요. 치아 사이에 음식이 끼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보이지 않는 세균막이 치아를 둘러싸기 때문에 세균 막까지 닦아줘야 합니다. 세균 막에서 세균이 자라서 증식합니다.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잘 해야 하고, 저녁 식사 후 자기 전에 반드시 칫솔질해야 합니다. 자는 동안 입안에서 균이 잘 자랍니다. 그리고 너무 뜨거운 음료나 음식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입안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이것이 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칫솔이 닳으면 바로 바꿔주고, 가글도 하는 게 좋아요. 단, 알코올이 든 가글액은 입안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하기를 권합니다.

이종호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이종호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이종호 교수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서 현재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및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교수를 겸임하고 있으며, 제6대 대한치의학회장을 맡고 있다. 전문분야는 구강암, 두 개악안면재건(미세수술)이다. 현재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암센터장으로 고난이도의 구강암 환자들의 수술을 도맡아 희망을 전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과재료기기 임상시험센터장 및 치의생명과학연구원 치과임상시험센터장을 맡아 첨단 치과의료기기의 개발과 보급 나아가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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