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갑상선암' 특성에 따른 새로운 진단 기준 발표

  •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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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4.07 10:45

    갑상선암의 과다진단과 과잉치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 갑상선암의 특성과 새로운 진단 기준을 마련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국제전문가위원회는 갑상선암의 10~20%는 단순 종양 절제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암이라고 부르지도 말고, 추가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러한 질환을 갑상선유두암종이라는 진단명 대신 ‘유두암종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갑상선소포종양(non-invasive follicular thyroid neoplasm with papillary-like nuclear features; NIFTP)’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이로 인해 국내 갑상선암 과잉진단의 새로운 논란을 불러 왔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만를 대상으로 비교적 적은 수의 제한된 환자로부터 얻어진 결과이기 때문에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만한 명확한 근거를 가졌다고는 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갑상선암센터 정찬권(병리과)·배자성(유방갑상선외과) 교수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2008년에서 2014년까지 7년간 유두갑상선암종으로 진단받은 환자 6,269명를 대상으로 국제전문가위원회에서 만든 기준으로 NIFTP를 재분류한 결과, 전체의 2%인 105명만이 NIFTP에 해당됐다. 또한 암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의 돌연변이 분석을 통하여 위원회에서 제시한 NIFTP 진단 기준에 오류가 있는 것도 발견하여 이를 보완한 새로운 진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NIFTP를 진단하지 않으면 타 장기로 전이 할 수 있는 암을 놓칠 수 있다는 것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보다 더 엄격한 진단 기준을 적용하여 재분류한 NIFTP라 할지라도, 95명의 NIFTP 환자 중 2%는 림프절 전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NIFTP를 단순히 양성 종양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러나 비록 림프절 전이를 일으킨다 하더라도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즉 NIFTP는 서구에서 흔하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전체 갑상선암의 2% 미만으로 드물게 발생하고, 종양이 있는 한쪽 엽만 절제하는 수술로도 완전 치료가 가능하여 추가적인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불필요하였다. 또한 NIFTP라는 새로운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우리나라는 갑상선결절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자를 치료하였기 때문에 NIFTP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어, 서구에서 시작된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병리과 정찬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예후가 매우 좋은 갑상선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추가 치료를 받게 하거나, 반대로 진정한 암이 있는데도 필요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를 제시하였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유방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는 “최근 대한갑상선학회 진료 권고안은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샘 결절(혹)이 크기가 1cm이상이며 추가 검사결과 암으로 진단되면 수술하라는 것이 주 내용으로, 크기가 작고 위치 등 예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환자와 상의하여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인간유전체 이행연구-중개이행연구)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공동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북미 병리학회의 공식학술지인 Modern Pathology (Impact factor = 5.485, 병리학 관련 SCI 저널 전체 78개 중 5위) 정식게재에 앞서 3월 온라인에 먼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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