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출산의 현주소

  •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 사진제공: 마더북스·연앤네이쳐산부인과·그레이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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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헬스조선 12월호(98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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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09 11:48

자연주의 출산에서 강조하는 것은 출산의 권리를 산모와 아기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학적 처치도 최대한 자제하고, 출산 방법이나 환경도 산모와 아기에게 맞춘다. 전문가 의견은 상반된다. 자연주의 출산이 정답이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위험성이 높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도 있다.


										출산은 산모와 둘라(분만도우미)의 몫이다.
출산은 산모와 둘라(분만도우미)의 몫이다. 의사는 혹시 모를 응급상황을 위해 멀리 떨어져 대기하고 있다.
part 1. 계속되는 자연주의 출산 효과 논란

자연주의 출산의 정의를 물으면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의학적 처치를 최대한 자제하고 자연스럽게 출산하는 것’ ‘여성의 출산 본능, 아기의 출생 본능을 극대화시키는 출산법’ ‘산모가 원하는 대로 아기를 낳게 도와주는 것’ 등. 아직 확실하게 정립된 정의가 없어 의사마다 중요시 여기는 포인트가 다르고 병원마다 행하는 방법이 다르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큰 원칙은 있다. ▷산모와 아기가 원하는 대로, 가능한 한 편 안하게 해준다 ▷반드시 질을 통해 아기를 낳는다. ▷분만은 물론 태교, 모유 수유까지 전 과정을 포함한다 ▷의학적 처치는 최소한만 한다 등 4가지다. 이 큰 원칙 안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다양한 방법을 선택해 아기를 낳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논란이 많다. 그 이슈를 정리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아빠가 맨몸으로 안아주며 아기의 출생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있다. 부모-아기간 유대감을 높이는 캥거루 케어다.
갓 태어난 아기를 아빠가 맨몸으로 안아주며 아기의 출생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있다. 부모-아기간 유대감을 높이는 캥거루 케어다.

Issue 1. 최소한의 의학적 처치, 괜찮나

무통주사와 유도제, 촉진제 등이 의학적 처치에 속한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무통주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도제나 촉진제도 양수가 터진 지 한참 지났는데도 진통이 없거나, 아기 건강 상태가 불안정해서 유두 마사지, 계단오르기 같은 자연적인 유도법을 시도했는데 효과가 없을 때만 쓴다. 의사나 간호사는 출산 과정을 돕는 역할만 한다. 실제로 의사가 분만장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신, 외부에서 출산 과정을 모니터로 지켜보다가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서면 곧바로 개입한다.

회음부절개나 관장, 제모 등도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자연주의 출산을 하고 있는 의사들은 “산모와 가족들이 의사에게 갖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며 “관장이나 제모 등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회음부절개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아기를 산모의 골반에 맞게 잘 회전시키면 출산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는 회음부절개나 관장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에 대한 반대 입장도 있다. “관장이나 제모를 하지 않는 경우 감염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내진 시 의료진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회음부절개 역시 아기가 산도에 걸려 질식할 위험 등을 막기 위한 대비책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둘라와 함께 짐볼 위에서 진통 완화를 위해 호흡하는 산모의 모습.
둘라와 함께 짐볼 위에서 진통 완화를 위해 호흡하는 산모의 모습.
Issue 2. 산모가 원하는 방법을 따라도 되나

출산 시 산모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모가 원하는 방법대로 출산하는 것’이라고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주장한다. 그래서 출산 전 출산 과정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하고, 출산 계획서도 스스로 작성하게 한다. 이를 통해 출산실 환경, 의료적 처치가 허용되는 범위, 아기가 태어난 후의 환경 조성 등 산모가 원하는 것을 의료진에게 미리 전달할 수 있다. 산모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가족출산실과 침대도 갖춘다. 다양한 자세로 진통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구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산모의 입장을 존중하는 과정은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를 어렵게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또한 많은 시간과 장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양한 자세로 진통과 출산을 할 경우 의료진이 태아의 상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안전의 문제도 있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아기가 나오자마자 탯줄을 자르지 않고, 태맥이 끊길 때까지 아기를 엄마 가슴 위에 올려 뒀다가 탯줄을 자른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아기가 나오자마자 탯줄을 자르지 않고, 태맥이 끊길 때까지 아기를 엄마 가슴 위에 올려 뒀다가 탯줄을 자른다.

Issue 3. 아기의 출생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가

자연주의 출산은 아기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 주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아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방의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한다. 태교 때부터 목소리를 열심히 들려 준 아빠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는다. 아기가 나오면 곧바로 엄마 가슴에 올려놓아 심장 소리를 듣게 한다. 탯줄을 출생 직후 자르지 않고 탯줄의 맥이 끊길 때까지 기다린다. 탯줄을 자른 후에는 1~10분 정도 아빠가 맨몸으로 아기를 안는다. 이후 아기를 신생아실로 옮기지 않고, 출산실 한쪽에 마련된 검사대에서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한다. 자연주의 출산을 하는 의사들은 이 방법이 아기가 엄마 뱃속 밖으로 나왔을 때 가장 안정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아기가 뱃속에서 나와 갑자기 폐호흡을 하면 타는 듯한 고통과 극한의 스트레스를 겪는데, 탯줄을 적당시간 유지하고 엄마와 떨어지지 않게 해주면 스트레스가 줄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출생 직후의 환경이 아기의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는 명확한 근거자료나 임상 데이터가 없어서 이를 입증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아기는 이미 엄마 뱃속에서 내려와서 산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느끼고, 엄마의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어차피 출생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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