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불안장애로 고생하는 사람은 '체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체력이 약하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대학 연구팀은 40~69세 15만2978명을 대상으로 체력 수준과 우울, 불안 증상의 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체력을 측정하기 위해 자전거 기구(심폐 능력)와 악력(근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어 우울·불안 증상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7년 후 이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번 더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 초기 체력 수준이 최하위인 그룹은 체력 수준이 최상위인 그룹보다 7년 후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2배, 불안장애를 겪을 위험이 1.6배 컸다. 연구팀은 운동을 많이 할수록 체력이 강해지는데, 운동하면 뇌에 흘러 들어가는 혈류가 증가해 정신 건강이 향상되는 것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조셉 헤이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운동해서 체력을 기르면 몸이 건강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외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운동을 해서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이 가벼운 우울증 환자에게 약물이나 상담 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 왕립정신과협회는 가벼운 우울증을 앓던 94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운동과 약물 및 상담 치료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주 3회 60분간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의 우울증 척도 점수(MADRs)가 22.2점에서 10.8점으로 낮아져, 약물 및 상담 치료 그룹이 20.8점에서 11.1점으로 낮아진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 완화 효과를 보려면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45분 이상, 중등도 강도로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45분 이상 운동을 했냐 안 했느냐에 따라 우울감 효과가 극명하게 갈린다. 더불어 팔다리를 되도록 많이 움직이는 게 좋다. 그래야 세로토닌 분비량이 늘어난다.
다만, 우울증이 진행돼 무기력증이 심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이때는 무리해서 운동을 하기보다 병원 진료를 먼저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