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광고 금지한 美 SNS… 모범 사례 될까?

입력 2021.07.14 17:00

핀터레스트, 이달부터 다이어트 제품 후기 등 광고 금지
“허위광고 근절에 대한 자정노력, 업계 전반으로 확대돼야”

핀터레스트 로고
핀터레스트는 이달 1일부터 다이어트 광고 관련 글·이미지를 모두 금지한다고 밝혔다./핀터레스트 제공

글로벌 SNS 핀터레스트가 체중 감량과 관련된 모든 광고를 금지하기로 했다. 제품 광고는 물론, 체형에 대한 평가, 다이어트 전후 사진 등이 담긴 광고가 모두 금지된다. 회사의 설명을 빌리자면 ‘사랑하는 삶을 만들고 영감을 얻기 위해 오는 곳(핀터레스트)’에서 이용자들이 다이어트 광고 없이 계획을 세우고 중요한 일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인류애적’ 발상이다. 전 세계 4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SNS의 과감한 결단에 이용자들은 물론, 건강 관련 단체와 전문가 또한 박수를 보낸다.

◇이번 달부터 시행… 제품 후기·BMI 관련 이미지·글 모두 금지
최근 핀터레스트는 광고 정책 개정을 통해 이달 1일부터 다이어트 관련 글·이미지가 포함된 모든 광고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핀터레스트는 사용자가 검색한 이미지 또는 설정한 관심사에 따라 추천되는 이미지를 보드에 저장하거나 업로드·공유하는 이미지 기반 SNS다. 현재 전 세계 4억5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바뀐 광고 정책에 따라 핀터레스트에서는 더 이상 ▲다이어트 제품 추천·평가 ▲특정 체형 이상화(理想化) 또는 폄하 ▲체질량지수(BMI) 등의 내용이 담긴 광고들을 볼 수 없게 됐다. 사실상 다이어트와 관련된 모든 광고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핀터레스트는 기존에도 ▲식욕억제제와 보충제 ▲다이어트 전후 비교 ▲지방 흡입·연소 수술 등에 대한 광고를 금지시켰다. 다만, 건강한 삶과 운동 관련 서비스·제품 광고의 경우,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한 계속해서 허용된다.

◇“핀터레스트는 체형 관계없이 모든 이가 속한 곳… 검색도 차단”
핀터레스트 측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핀터레스트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삶을 만들고 영감을 얻기 위해 오는 곳으로, 체형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속해있다”며 “우리는 피너스(Pinners, 핀터레스트 사용자)가 체중 감량 광고 없이 자유롭게 올 여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더욱 중요한 일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핀터레스트는 다이어트 광고를 금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관련 콘텐츠 검색을 차단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단순히 검색을 막을 뿐 아니라, 관련 콘텐츠를 검색할 경우 미국 섭식장애협회(NEDA)와 같은 전문 기관으로 안내해 적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 ‘pinterest wellbeing’과 같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용자에게는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의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전문가 “스스로 오인 소지 없애… 모범사례 될 것”
핀터레스트의 이 같은 결정에 사용자는 물론, 관련 기관과 전문가 또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번 정책 변경에 자문을 맡은 미국 섭식장애협회는 “다이어트 관련 모든 광고를 금지하는 최초의 플랫폼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며 “잠재적 유해 광고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다른 조직과 회사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 또한 핀터레스트의 이번 결정을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사업체 스스로 소비자의 오인 소지를 없애고 신뢰를 바탕으로 플랫폼 운영에 나섰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사례로 평가된다”며 “무분별한 정보가 넘쳐나는 다른 SNS와 달리 사용자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약을 들고 있는 모습
전문가는 SNS 허위광고 근절을 위해 핀터레스트와 같은 노력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넘쳐나는 SNS 광고… 이면에 무분별한 허위광고 문제도
핀터레스트의 이 같은 ‘결단’은 SNS의 현 상황을 돌아보게끔 만드는 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SNS상에는 인플루언서나 연예인, 혹은 자칭 ‘제품 사용자’라는 이들의 다이어트 제품 관련 광고가 무분별하게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광고들이 쏟아지면서 최근 들어 SNS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많은 이용자들이 SNS 사용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광고 중에는 제품의 기능성이나 안전성 등이 의심되는 허위광고들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팔로워 10만명 이상 인플루언서(유튜버 포함)의 SNS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한 결과, ▲거짓·과장 광고(65건) ▲제품 체험기 광고(34건)▲건강기능식품 오인·혼동 광고(27건) ▲원재료 효능·효과를 활용한 소비자기만 광고(15건) ▲심의결과를 따르지 않은 광고 (7건) ▲질병 치료 효능·효과 광고(5건) 등 허위·과대광고 게시물 150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SNS 허위 광고의 위험성은 제품 구매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서 그치지 않는다. 특정 제품을 사용·복용 후 부작용을 일으킬 경우 건강관련 문제로도 직결된다. 이은희 교수는 “제품 효능이 없는 데서 그치면 그나마 괜찮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신체 위해를 초래한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대다수 허위 광고 제품들이 기능성·안전성에 대한 인증과 부작용 위험에 대한 언급 없이 특정 효능만을 입증한 듯 과대 광고하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핀터레스트의 자정노력, 업계 전반으로 확대돼야”
전문가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핀터레스트와 같은 노력들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사용자들의 필터링과 정부의 규제가 있다고 해도 기업의 자정 노력이 없으면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은희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손쉽게 많은 광고와 정보를 접하는 만큼, 사용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자체 정책들이 필요하다”며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허위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지켜주지 않는 이상, 문제는 계속해서 반복되고 정부의 규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제품 판매업체에도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이 교수는 “(판매업체는)지나친 홍보보다는 효능·안전성을 입증해 제품 경쟁력을 키운 뒤, 이를 바탕으로 SNS가 아닌 전문 쇼핑몰에서 제품을 홍보·판매해야 한다”며 “다이어트 관련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만큼, SNS는 물론, 판매 업체 스스로도 소비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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