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낙상만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입력 2018.08.21 09:19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골다공증 치료 명의'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

노인에게 골절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질병이다. 골다공증이라는 분명한 원인 질환이 있고, 확실한 예방법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골다공증을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8명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 소홀함으로 인한 대가는 너무도 크다. 50세 이상에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17~33%로 보고된다. 어지간함 암보다 생존율이 낮다. 골다공증 명의인 강동경희대병원 정호연 교수를 만나 저평가된 골다공증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물었다.

Q. 골다공증은 유병률이 매우 높다. 왜 발생하나.
가장 큰 이유는 폐경과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뼈의 양이 점차 줄어들고,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로 호르몬 변화에 의해 크게 감소한다. 유전적으로 원래부터 뼈의 양이 적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젊었을 땐 많았지만 나이 들면서 급속도로 줄어드는 사람도 있다. 이밖에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이나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Q.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특히 높은 사람이 있다면.
예전에 골절 경험이 있는 사람, 체중이 정상보다 적은 사람, 부모님 가운데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골다공증 유발 약물을 복용하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골다공증 위험이 크다. 물론 이런 특징이 없더라도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햇볕을 덜 쬐고,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어 발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Q. 골다공증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질환이지만, 실제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우 적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골다공증 진단율과 치료율은 어느 정도인가.
조금 오래된 자료지만,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골다공증 인지율은 여성이 24%, 남성이 10%로 확인된다. 여성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2명이, 남성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1명만이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것이다. 치료율 역시 낮다.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의 약물 치료율은 여성이 36%, 남성이 16%였다. 고혈압·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Q. 인지율과 치료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어서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넘어져서 골절을 입기 전까지 큰 불편 없이 지낸다. 골다공증이 얼마나 심각한 질환인지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이유도 크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그 위험성이 워낙 잘 알려져 있다 보니, 환자들이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반면, 골다공증은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고령 환자의 경우 이미 다른 만성질환을 많이 앓고 있어, 골다공증이 치료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Q. 말씀하신대로 골다공증을 반드시 치료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요, 구체적으로 골다공증이 얼마나 위험한 질환인가.
골다공증이 있으면 낙상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발생한다는 것은 알지만, 본인에게 일어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골다공증은 무엇보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노인 환자에게서 대퇴골절이 생기면 1년 내 사망률이 20%다. 척추골절은 14%가량이다. 일반인과 비교하면 사망 위험이 남성 환자는 12배, 여성 환자는 11배 높다. 유방암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이고 자궁내막암보다는 무려 4배가 높다.

Q. 높은 사망위험 외에도 환자 개인의 경제적 부담도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되는데.
골대사학회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50세 이상에게 고관절 골절이 발생했다면 연간 치료비가 919만원에 이르다.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간병인 비용, 비급여 진료비, 의료기관 방문 교통비, 보조기 구입비, 입원으로 인한 작업 손실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비용을 더하면 경제적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골다공증이 노인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척추 골절은 60세 이후, 대퇴골 골절은 70세 이후부터 많이 발생한다. 환자 대부분이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치료비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족에게 모든 부담이 돌아간다.

Q. 사회 전체의 부담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것으로 생각하나.
골다공증성 골절은 매년 4%씩 증가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비는 2008년 4조4451억원에서 매년 9.2%씩 늘어나 2011년에는 5조7308억원이 됐다. 간병비, 교통비, 재활비용 등 간접 치료비용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골다공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정도로 빠르다. 환자수와 이에 따른 진료비용 역시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Q. 생애주기 건강검진 항목에서 골다공증 검사 횟수를 늘리는 등 정부 역시 사회적 부담 증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보나.
생애주기 건강검진 항목에 골다공증 검사 횟수가 만 54세, 66세로 2회가 됐다. 54세 때도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검사 횟수를 한 번 늘린 것뿐 아니라 검사 시기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무척 반갑다. 다만 검사뿐 아니라 치료에도 정부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골다공증 치료에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부분이 많다. 1차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보험적용 기간이 제한적인 치료제들이 있다. 다른 약을 쓰다가 더 이상 듣지 않는 경우에 사용해야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치료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골다공증은 약물 치료가 기본이다. 골다공증 치료를 받으면 약해진 뼈가 다시 단단해지는 것인가, 아니면 더 이상 약해지지 않는 상태로 유지되나.
최소한 유지하면서 단단해진다. 치료 초기에는 골밀도가 증가한다. 처음에는 뼈의 양이 늘어나면서 강도가 증가하다가 일정 시점 이후로는 더 늘어나지 않고 유지된다. 유지된다는 점에 대해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골밀도가 꾸준히 낮아지는 반면, 치료를 받으면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골 강도를 늘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Q. 골다공증 약을 복용하는 많은 사람이 까다로운 복용법 때문에 불편을 호소한다. 어떤 부분인가.
골다공증 약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는 복용이 까다로운 약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약도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불편을 크게 줄인 치료제도 많이 나왔다. 먹는 약 외에도 주사제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보통 골다공증 약과 함께 칼슘제, 비타민D제가 많이 처방되는데, 칼슘제 때문에 위장 장애를 경험하는 환자가 일부 있다.

Q.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야 하나.
우선은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해야 한다. 칼슘은 음식을 통해 얻을 수 있고, 비타민D도 피부에서 합성할 수 있다.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충제가 아니라 음식으로 섭취하시는 게 좋다.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단백질을 적절하게 섭취하고 술,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커피도 3잔 미만으로 드시는 게 좋다. 운동도 중요하다.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과, 관절에 과도한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운동 등이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전혀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근력 유지를 위한 운동을 추천한다. 일정 시간 서 있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 예방에는 유제품이 좋다. 우유·치즈·요구르트 등이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 권장하는 칼슘 권장량을 섭취하려면 하루에 우유를 800~1000mL정도 마셔야 한다. 식전이냐 식후냐는 크게 상관이 없고 하루에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누어 먹어도 된다.

인물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호연 교수/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정호연 교수는?
경희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다. 내분비대사센터장, 경영관리실장, 기획진료부원장을 거쳐 지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는 병원장으로 역임했다. 현재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지침 저술에 참여했다. 전문 분야는 골다공증과 갑상선, 당뇨병, 부신, 내분비질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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