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생한 지 5개월 가까이 된 조류인플루엔자(AI) 위험성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부 오리 농가 밀집지를 중심으로 이틀에 한 번꼴로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상황이다.
오늘(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어제(29일) 충남 공주의 2만2000마리 규모 종계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간이 검사 결과, H5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같은 날 전남 장흥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H5형이 검출됐다.
이번 충남 AI 발생 건은 주소상으로는 공주에 있는 농장이지만, 실제로는 충남 논산과 가깝다. 논산은 이미 지난 2일과 19일에 AI가 발생했던 지역이다.
방역 당국은 의심 농장을 기준으로 반경 500m 안에 있는 농가 1곳(약 1만2000마리)에 대해 도살 처분 조치를 내렸다. 공주시의 가금류 사육농장과 관련 종사자에게는 다음 달 5일까지 이동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 장흥 역시 의심 농장을 기준으로 반경 3km 안에 있는 농가 2곳에서 사육하는 가금류 34만 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H5N6형 바이러스는 어느 정도 잡힌 것으로 판단되지만, 충남 논산·전남 장흥·전북 익산 3개 지역을 중심으로 H5N8형 AI 바이러스가 상당히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논산·장흥·익산은 H5N8형에 취약한 오리 농가가 모여 있고, 한 농장주가 농장 여러 군데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 이미 AI 바이러스가 퍼져 있다고 본다"며 "농장 간 차량 이동 등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16일 AI 최초 발생 이후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3781만 마리에 달한다. 이중 닭은 전체 사육의 20.3%에 해당하는 3148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오리는 전체 사육의 37.9%인 332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우리나라 가금류에서 나온 H5N6형 AI 바이러스는 사람 몸에 감염될 위험이 매우 낮다고 지난 7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H6N6형 AI에 의한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AI 인체감염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다.
<AI 감염 예방 수칙>
1. 손씻기·양치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2.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쓰고, 기침·재채기를 할 때는 코와 입을 가린다.
3.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다.
4. 발열이나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을 피한다.
5. 실내 환기를 자주 시킨다.
6. 닭·오리·달걀 등은 75ºC 이상 온도에서 5분 넘게 조리한다.
7. AI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한다. 불가피하게 방문한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관할지역 보건소에 즉시 신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