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잘 땐 50cm이상 떨어져 자야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세상을 떠난 아기의 10명 중 6명은 부모와 함께 자다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 법의학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양경무 박사팀이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진단된 355건의 중 168건의 수면자세를 파악한 결과, 이중 44.7%(75건)가 부모가 아이를 엎어 재우거나 옆으로 뉘여 재운 것으로 확인됐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은 12개월 이하 영아가 잠든 이후 사망하는 현상으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1세 미만의 영아는 수면 중 가벼운 충격에도 심한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잠결에 부모가 아이의 가슴에 손을 올려놓거나 살짝 몸이 닿아도 심폐기능이 떨어져 신체적인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모와 함께 자는 경우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재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난 1994년부터 '똑바로 눕혀 재우기(Back-to-sleep)'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후 영아돌연사증후군의 발생이 약 50% 감소하는 등 가장 중요한 예방법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두상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 엎드려 재우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를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한 원장은 "엎드려 재우거나 옆으로 돌아눕는 자세는 스스로 뒤집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자칫 질식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아기를 재울 때는 반드시 천장을 바라보도록 눕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기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내 온도는 약 23도를 유지하고, 겨울철 지나친 난방으로 인해 신체 내부 열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서 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영아가 가족의 흡연에 노출될 경우에도 영아돌연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흡연을 하는 부모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녀들을 유해물질에 노출시키고 있음을 인식하고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소아과협회의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법>
▲아기가 천장을 바라보게 눕혀서 재운다.
▲표면이 딱딱한 침구를 사용한다.
▲부모와 아기가 한 방에서 잘 때는 다른 침대와 잠자리를 쓴다.
▲푹신한 침구는 아기 옆에 두지 않는다.
▲모유 수유를 한다.
▲실내 온도는 22~23도를 유지한다.
▲성장주기별 예방접종을 챙긴다.
▲임신 중이나 출산 후 흡연·음주·불법약물 복용을 삼간다.
▲잠잘 때 공갈젖꼭지를 물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