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홈
  • 기획시리즈
  • 프리미엄 칼럼
  • 칼럼
  • 명의인터뷰
  • [비즈니스 심리학] 상사의 잘못된 선입관

    “이 서류 누가 꾸민거야? 제발 금액하고 숫자 좀 제대로 확인하라고 했지. 임원회의 가서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이 대리 당신이지?” “차장님 저 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만날 서류 잘못 만드는 건 당신이잖아” 서류에 숫자를 잘못 기입한 것은 이 대리가 아니라 미연씨였다. 그런데도 차장은 한동안 애꿎은 이 대리를 닦달했다. 김 차장은 서류가 잘못되면 이 대리부터 지목한다. 예전에 한두 번 실수한 것과 평소에 조금 허둥대는 면이 있다는 것 때문에 생긴 선입관 때문이다. 이렇게 회사에서 선입관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직원들을 대하는 상사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 사람은 대인관계가 안 좋고, 저 사람은 회사를 몇 달 안에 그만둘 관상이라는 등 나름대로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섣불리 사람을 판단해서 그 잣대로 응대를 한다.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그런 식으로 식별표를 붙이는 것도 업무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한 측면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고 직원 입장에서는 자기를 충분히 이해하는 존경할 만한 상사라고 인정하지 못하게 된다. 또 선입관은 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교수가 한 명은 대학생으로, 다른 한 명은 교수라고 소개한 후 학생들에게 두 명의 키를 짐작해서 쓰게 했더니 교수로 소개된 사람의 키가 실제 키보다 크게 평가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만큼 선입관은 사람의 인식을 왜곡시키는 면이 크다. 특히 직장상사의 부정적인 선입관은 부하직원의 업무 동기를 떨어뜨리고 편견을 만든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던 사람마저도 결국 무능한 사람이 될 위험이 큰 것이다. 또 긍정적인 선입관은 자칫 한두 명에 대한 편애를 일으켜, 중요한 문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결정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혹시 내가 선입관이란 색안경을 끼고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벗어보자. 지금껏 보지 못했던 사람의 진면목이 보인다. 자칫 원치 않았던 상처를 준 면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 앞으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정신과2004/03/30 10:08
  • [양·한방이야기] 아토피와 태열

    아토피(Atopy)란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비정상적인 반응’ ‘기묘한’ ‘뜻을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말 그대로 아토피는 다양한 원인이 복잡하게 뒤엉켜 발병하고 완화와 재발을 반복한다.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그저 좀 더 지내면 나아질 거라 기대하고, 대증치료만으로 임시변통을 하는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한방에선 이를 어떻게 다룰까. 한방 문헌적으로 아토피와 유사한 질환을 찾아보면 한방의 피부 및 종기치료 의서인 ‘외과정종(外科正宗)’에서 언급한 ‘내선(內癬)’ 또는 ‘태선(胎癬)’이라 분류한 항목이 눈에 띈다. 이것은 임신중의 산모가 열이 많은 음식을 먹거나 화를 끓이거나 하여 그 열기가 태아에게 전달된 것을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얼굴이 붉고 눈꺼풀이 붓고 눈을 잘 뜨지 못하며 답답해하면서 계속 울고, 대변이 굳거나 변비가 되고 오줌 빛이 적황색으로 변하며 젖을 먹지 않는 증상 등이다. 이를 흔히 태열이라 하지만 아토피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영·유아기의 피부 발적(붉어짐)과 발진 등은 아토피와 비슷하다. 하지만 태열은 생후 2~3개월에 발생하고, 아토피에 비해 증상이 급격하게 발생한다. 반면 증상은 오래가지 않고 염증과 가려움도 심하지 않다. 생후 1년 정도면 자연히 없어진다. 이에 반해 아토피는 비정상 면역반응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태열에 비해 증상이 완만하게 시작되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다. 유전성도 있다. 아토피건 태열이건 한방의 치료 원칙은 급병선치(急病先治), 즉 급한 불부터 먼저 끄고, 몸의 기능을 살려 다음 질병을 잡자는 것이다. 피부의 열독을 풀어주기 위해 생지황, 목통, 황련 등으로 ‘자음강화’(滋陰降火·음기를 보충하고 열을 내려주는) 치료를 한다. 태열이 단기전이라면 아토피는 장기전이다. 양방과 마찬가지로 치료전략도 각종 음식과 주거환경, 생활전반에 대한 관리를 강조한다. 양방과 한방 아토피 치료는 내부적으로는 면역체계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아토피를 일으키는 오염원을 제거하는 데 맞춰진다. (원초당한의원장·의사)
    한의학2004/03/30 10:06
  • [상담하세요] 지나친 ‘인내’ 경험 분노로 표출

    일곱 살 영민이는 키는 작지만 뚱뚱하고 다부지다.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구석도 있어서 유치원 미끄럼틀에 앉아 있는 아이를 느닷없이 밀어서 넘어뜨리는가 하면, 돌을 던져 친구의 이마에 피가 나게 한 적도 있다. 집에서도 갑자기 베란다에 물건을 세게 던져 유리가 깨진 적도 있다. 평소에도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진다. 친구도 없고, 자기 몸에 손대는 것도 싫어하며, 감정을 한번 품으면 몇 달씩 가는 어려움으로 상담센터를 찾았다. 영민이는 7개월 만에 1㎏도 안되는 미숙아로 태어났다. 산소 호흡기를 1개월이나 끼고 있었고 인큐베이터에도 2개월이나 있었다. 미숙아여서 검사도 많이 받으러 다녔고, 기관지 계통이 안 좋아 한 달에 서너 번씩 병원에 다녔다. 후두염, 모세기관지염 등으로 입원한 것만 해도 네 차례나 된다. 엄마는 불안해서 아이가 감기만 걸려도 종합병원을 찾아간다. 그러다 보니 영민이가 병원에서 겪은 지루하고 힘든 경험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게다가 영민이는 집안에서 고대했던 외동아들이었다. 지금까지도 함께 사는 조부모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대변도 닦아주는 등 아기 취급을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병수는 아주 산만한 아이다. TV를 볼 때도 가만히 있지 않고 학습지를 풀 때도 엄마가 지켜보지 않으면 20분에 끝낼 것을 1시간씩 끌어서 야단을 맞는다. 거기다 겁이 많아 혼자서는 집에 있지 못하고, 낮에도 화장실을 못 간다. 병수는 돌 무렵까지도 까다로운 아기여서 잠을 깊이 자지 않고 자주 깼다. 또 칭얼거려 많이 안아주었고, 돌 지나 여섯 살 때까지 자주 아파 병원에 다녔다. 만 두돌 때는 중이염에 걸려 고생했고, 열경기도 네댓 번이나 해서 조금만 열이 나도 엄마는 머리가 쭈뼛 선다고 했다. 네 살 때는 1년간 천식으로 고생했다. 그러니 집에서도 찬바람 쐬면 감기에 걸려 천식으로 갈까봐 아이를 못나가게 제재를 많이 했다고 한다. 병수 자신도 힘들었지만 엄마도 여유없이 지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병치레를 한 아이들은 주사 맞기 싫은데 맞아야 하고, 병원 가기 지겨운데 가서 기다려야 하고, 나가서 놀고 싶지만 집에서 놀아야 하는 등 억지로 해야 하는 경험과 참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부모 또한 본의 아니게 아이에게 제재를 가하고, 과잉보호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여건은 성격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잉보호를 하니 스스로 하는 자율성을 기르지 못하고, 제재를 당하고 억지로 참는 경험이 많다 보니 마음속에 억압된 분노감이 많아 공격적이 된다. 그러므로 몸이 아픈 아이들은 그로 인한 2차적인 정서문제가 생기지 않게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아이가 짜증내거나 화를 내면 좀 더 잘 받아주고, 바깥놀이가 제한되면 실내에서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집에서 부모와도 함께 놀이를 하면서 부모자녀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픈 아이를 돌보는 부모 자신들은 더욱 힘이 들므로 친인척 등 주변 사람들이 육아의 고단함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 있다. 물론 부모 자신도 스스로 지치지 않게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출산·육아일반2004/03/23 10:12
  • 팔목터널 증후군 80%가 여성

    손저림을 유발하는 팔목터널증후군 환자 5명 중 4명은 여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팔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에 신경이 지나는 터널이 여러 원인으로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환자는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을 겪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팀은 단국대병원·동국대병원 등 전국 7개 대학병원과 공동으로 팔목터널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 672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80%가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직업별로는 가정주부가 4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서비스 업종 종사자(18%)였다. 나이는 45세에서 54세 사이가 33%로 가장 흔했다. 이들 중 72.6%에서 증상 발생이 현재의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부적절한 손과 손목의 자세(56.6%), 반복적인 작업(26.3%),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28.1%) 등이 증상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개 팔목터널증후군은 손일을 많이 하는 가정주부, 반복적으로 컴퓨터의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는 직업, 손으로 조립 일을 하는 근로자, 악기 연주자, 이발사 등의 직종에서 흔히 나타난다. 또한 임신,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류머티스 관절염 등과 동반되기도 한다. 이들이 주로 호소한 증상으로는 ‘손목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하다’는 것이 가장 많았고, 손 사용 후 증상이 더 심해지고, 손을 털면 증상이 덜해지는 특징을 보였다. 백남종 교수는 “손이 저린 경우는 목 디스크, 뇌졸중, 말초신경염, 근막통증증후군, 혈액순환 장애 등에 의해서도 생기므로 전문의의 진찰과 근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며 “약물이나 주사 치료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손목 부위를 국소마취로 절개, 좁아진 터널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 의학전문 기자 )
    척추·관절질환의학전문2004/03/23 10:07
  • 켈로이드 Q&A

    1.켈로이드는 유전되나? 유전되지는 않지만 유전적 성향은 있다. 즉 부모가 켈로이드 체질이라 해서 자녀가 반드시 켈로이드 체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켈로이드 체질이 될 가능성은 높다. 2.켈로이드 체질임을 어떻게 아나? 예전에 다쳐서 봉합수술을 받았던 자국이나 긁힌 자국을 보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어깨의 우두 주사 자국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쌍꺼풀 수술을 받을 수 있나? 눈꺼풀은 흉이 가장 잘 안 남는 부위다. 따라서 켈로이드 체질이라도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쌍꺼풀 수술을 받을 수 있다. 4.켈로이드 성형수술은 언제 하나? 주사요법 등 켈로이드 치료는 빠를수록 좋지만 흉터 제거 수술은 상처를 입고 최소한 6개월 정도 지나 흉터가 안정된 뒤 받는 게 좋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흉터가 더 많이 생기므로 성인이 된 뒤 수술 받는 게 좋다. 5.양파나 알로에 바르면 효과가 있나? 양파 추출물을 바르면 흉터가 좀 부드러워지는 느낌을 받는다는 환자가 많은데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알로에 추출물이나 비타민E의 효과도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비타민E를 피부에 바를 경우 오히려 접촉성 두드러기, 다발성 홍반 등이 생길 수 있다.
    피부과2004/03/23 10:07
  • [양.한방 이야기] 빈혈과 혈허

    빈혈이란 혈액 중 산소를 나르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양이 적거나 적혈구 수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한방에서 빈혈을 ‘혈허(血虛)’의 범주에 넣는데, 무형의 생명활동 요소인 기(氣)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해석되는 ‘혈(血)’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빈혈과 ‘혈허’ 가 뜻하는 바에 차이가 난다. 빈혈의 원인은 출혈 등으로 혈액이 과다 손실됐거나, 피를 만드는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 상태로 나뉜다. ‘혈허’의 개념은 ‘기허(氣虛)’가 오래 지속돼 피를 만드는 기능이 떨어진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혈허’에 따른 증상은 다양하다. 피부 및 안검결막, 입술 등의 점막이 창백해지며 탄력성과 광택이 없어진다. 자각증상으로는 몸에 힘이 없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트림, 하품, 권태감, 손발이 차고 머리가 멍하고 기억력이 감퇴된다. 알 수 없는 졸음도 자주 온다. 그리고 두통이 잘 일어나며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시력도 떨어지기 쉽다. 빈혈의 치료법은 원인을 찾아 그것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빈혈 중 가장 흔한 철 결핍성 빈혈은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철 결핍성 빈혈의 원인이 되는 위장관 출혈이나 자궁출혈 등도 찾아봐야 한다. 한방에서 ‘혈허’ 치료에는 녹용이 흔히 쓰인다. 녹용에는 판토크린을 비롯하여 칼슘, 인, 그 밖의 많은 무기물이 들어 있어 적혈구의 생성을 촉진하며 혈색소 양을 늘리는 작용을 한다. 당귀도 피를 만드는 대표적인 약재인데, 여기에 함유된 비타민 B12는 보혈기능을 한다. 한방에서는 ‘혈허’ 치료를 위해 대개 기운을 보태주는 ‘익기(益氣)’ 치법을 겸하는데 이것은 “기가 움직여야 혈이 움직인다”는 한의학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이 점이 한방의 ‘혈허’가 양방의 빈혈과는 일치하지 않는 점이다. 즉 한방에서는 혈허의 제 증상들을 적혈구 수나 혈색소량의 부족으로만 보지 않고 혈액순환의 측면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원초당한의원장·의사)
    한의학2004/03/23 10:01
  •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

    비후성 반흔도 상처가 아물면서 표면이 불규칙한 흉터가 피부면 위로 튀어 올라온다는 점에서 켈로이드와 유사하다. 비후성 반흔이 잘 생기는 부위도 켈로이드와 동일하다. 그러나 비후성 반흔은 체질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생기며, 흉터의 크기가 원래 상처의 크기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비후성 반흔은 6~18개월이 지나면 흉터가 조금씩 작아지기도 한다는 점이 켈로이드와 다른 점이다. 피부의 탄력이 좋은 10대에 특히 잘 생긴다. 켈로이드에서처럼 주사요법, 냉동요법 등으로 치료하며, 치료효과는 켈로이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피부과2004/03/23 10:01
  • [명의이야기] (24) 재활의학 박창일 연세대 재활병원 원장

    ▲ 재활치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수 많은 장애인이 재활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채승우기자 rainman@chosun.com“쿵따리샤바라”를 부르며 댄스 열풍을 몰고 왔던 가수 강원래씨는 지난 2000년 교통사고로 가슴 아래 부위가 완전히 마비됐다. 영화 ‘수퍼맨’으로 유명한 미국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지난 1995년 낙마(落馬) 사고로 팔다리가 모두 마비됐다. 의식은 크리스털처럼 투명한데 손발을 꼼짝도 할 수 없다면…. 그래서 대·소변까지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강원래씨는 훗날 방송에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빨리 죽기만을 기다렸다”며 사고 직후를 술회했다. 그처럼 깊은 좌절을 추스르게 하고, 힘이 빠진 팔다리에 생명을 불어넣고, 독립적인 인격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재활의학이다. 박창일 교수는 “신체적 장애는 물론이고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장애까지 극복하게 해 주는 게 재활의학”이라며 “가장 인본주의적 의학”이라고 말했다. 재활치료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대상은 척수 장애, 뇌졸중 장애, 뇌성마비 등 크게 셋이다. 등골이라 부르는 척수가 손상되면 손상된 부위 아래쪽 신경의 지배를 받는 부위가 완전히 마비돼 움직이지도 감각을 느끼지도 못하게 된다. 교통사고가 가장 흔한 원인이며, 추락(낙상)이 그 다음으로 많다. 최근엔 스키, 다이빙, 승마 등 스포츠 부상으로 인한 척수 장애도 늘어나는 추세다. 박 교수는 “척수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며, 내버려 두면 욕창이나 폐렴 등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재활 치료를 하면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재활치료를 받으면 호스를 요도에 넣어 소변을 혼자서 뽑아낼 수 있고, 항문 주위에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대변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하반신 또는 전신이 마비되면 심리적 충격 때문에 재활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런 사람을 설득해서 재활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재활 의학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뇌졸중 재활과 뇌성마비 재활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박 교수는 “뇌졸중으로 뇌세포가 파괴되면 그 주위의 뇌세포가 파괴된 뇌세포의 기능을 대신하는 쪽으로 기능이 변화된다”며 “이 같은 현상은 뇌졸중 발병 첫 6개월 동안 가장 활발하므로 의식을 회복하는 즉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성마비 역시 생후 6개월 이내에 치료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므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37주 이전에 태어났거나, 출생 당시 체중이 2.7㎏ 이하이거나, 출생 직후 황달이나 경기가 나타난 경우 등 고위험 집단의 뇌성마비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0배 정도 높으므로 부모가 특히 관심을 기울여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생후 100일쯤 되면 아기가 목을 가누게 되는데, 목을 못 가누면 빨리 병원에 데려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재활의학에 대한 수요는 최근 폭증하고 있다. 세계 최고 교통사고 대국인 데다, 인구 노령화로 인한 뇌졸중 발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활센터’라 이름할 수 있는 기관은 전국에 네 곳뿐이며, 네 곳의 입원 병상은 통틀어도 500개가 되지 않는다. 물론 각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10~20병상씩 운영하고 있다지만 그것을 다 합쳐도 수요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했다. 재활의학 치료비가 터무니없이 낮아 치료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므로 심지어 국가가 재활센터 건립비용을 대겠다고 해도 아무도 재활센터를 지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민간의 활발한 참여를 위해 재활치료에 대한 수가를 대폭 올리고, 올린 만큼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책/문화2004/03/23 10:00
  • 골칫덩이 '켈로이드' 예방이 최선

    "켈로이드(keloid)"란 피부에 생긴 상처가 아물면서 원래의 상처 크기보다 훨씬 크고 불규칙하게 튀어나오는 현상이다. 게의 집게 발을 뜻하는 그리스어 ‘켈레(chele)’가 어원이다. 흉터의 생김새가 게가 기어가는 모습과 같고, 흉터 표면과 경계가 게 껍데기처럼 딱딱하고 불규칙하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붙였다. 살다 보면 누구나 크든 작든 상처를 입게 되는데, 그때마다 연분홍 게 껍데기 같은 흉터가, 그것도 노출부위에 생겨서 계속 커진다면…. 켈로이드 체질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 예방접종한 어깨에 켈로이드가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최근엔 귀를 뚫은 뒤 귓불 아래로 심한 경우 호두 크기만한 켈로이드가 생겨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도 많다. 얼굴 등을 부딪혀 피부가 찢어진 자리, 가슴이나 복부에 수술받거나 침·뜸 치료를 받은 자리, 여드름이 났다가 없어진 자리, 심지어 목걸이에 가슴 피부가 자극을 받은 자리에 켈로이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 인구의 1~2%가 켈로이드 체질로 추정된다”며 “피부 진피의 조직들이 상처에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는 현상으로 유전적 소인이 크다”고 말했다. 켈로이드는 몸의 어떤 부위에도 생길 수 있지만 얼굴의 입술 아래, 귀, 목, 가슴, 어깨, 등 부위에 특히 잘 생긴다. 치료법으로는 ▲스테로이드를 흉터에 주사하는 주사요법 ▲액체질소를 흉터에 대는 냉동요법 ▲실리콘 젤 패치를 흉터에 붙이는 요법 ▲흉터를 잘라내 버리는 수술 ▲색소 레이저 등을 이용하는 레이저 요법 ▲방사선을 쪼이는 치료 ▲인터페론이나 페토트렉세이트 같은 항암제를 이용하는 치료 등이 있다. 유전적 소인 커…상처 생기면 조기에 치료해야 주사요법·냉동치료법 등이 효과 가장 뛰어나 이 중 가장 기본이 되며 치료효과가 뛰어난 치료법은 주사요법과 냉동치료다. 엔제림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주사요법은 켈로이드를 만드는 콜라겐 조직의 과(過) 증식을 억제하며, 냉동요법은 딱딱한 켈로이드 흉터를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켈로이드는 한 번 생기면 계속 커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드림성형외과 송홍식 원장은 “주사요법의 경우 통상 1주일 간격으로 10회 정도 치료한다”며 “치료를 받다 중단하면 오히려 흉터가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긴 지 이미 오래됐고 크기가 큰 켈로이드는 사실상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아주대병원 성형외과 박명철 교수는 “켈로이드 흉터를 통째로 수술해 없애 달라는 환자가 많은데 수술한 자리에 다시 켈로이드가 생기므로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켈로이드 치료법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효과 좋은 치료법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나 레이저 치료도 재발률이 50~100%나 돼 일반적으로 시행되지는 않는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따라서 켈로이드는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다. 서대헌 교수는 “귀를 뚫거나 문신을 하거나 뜸을 뜨는 등 피부에 고의로 상처를 입히는 행위는 금물”이라며 “켈로이드 체질인 사람은 상처를 입지 않도록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기에게 천연두 등을 위해 예방 접종을 할 때도 켈로이드가 잘 생기지 않는 엉덩이나 발바닥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피부과임호준2004/03/23 10:00
  • [박창일 교수는…] 장애인과 관련된 모든 조직·행사 참여

    박창일 교수의 이력은 좀 특별하다. 그는 1989년부터 16년째 장애인 봉사단체인 국제 키피탄 한국본부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1993년부터 11년째 한국장애인 복지체육회 의무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도 두 번째 맡고 있다. 10년 이상 맡고 있는 그 밖의 보직도 많다. 일과 보직에 대한 그의 열정과 욕심은 대부분 장애인과 장애인을 위한 재활의학에 집중돼 있다. 1946년생인 박창일 교수는 1972년 연세의대를 졸업했으며, 전주예수병원 레지던트를 거쳐 정형외과 전문의가 됐다. 세브란스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1983년. 재활의학과 신정순 교수가 “재활의학과를 맡아 키울 사람이 없다”며 그에게 ‘에스오에스(SOS)’를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박 교수는 “미개척 분야라서 더욱 해볼 만하다”며 전공을 바꿨고, 이듬해인 1984년 재활의학 전문의 자격을 땄다. 그때부터 그는 재활의학과 장애인에게 ‘올 인(all-in)’했다. 1년간 독일에서 척수 손상 등에 관해 연수했으며, 1987년 재활센터가 현재의 150병상 규모로 확충되자 진료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3년 동안 매일 새벽 2시에 퇴근했다. “일을 맡으면 뿌리를 뽑는다”는 평가는 이때부터 비롯됐다. 박 교수는 1992년 척수장애인 후원회를 조직했으며, 1993년엔 장애인이 휠체어 운동 조직을 만들어 지금껏 관리하고 있다. 그 밖에 장애인과 관련된 거의 모든 조직과 행사에 그는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진정한 재활치료는 병원의 울타리를 넘어 환자가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그는 믿기 때문이다.
    책/문화2004/03/23 09:58
  • [비즈니스 심리학] 상사의 과잉보호

    “김 과장, 아니 영수야. 정말 그래야 되겠니?” “이사님, 죄송합니다. 저를 위해 또 이사님과 회사를 위해서도 이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김 과장은 사표를 돌려받지 않고 사무실을 나갔다. 남 이사는 허탈할 따름이었다. 한편으로는 “감히 네가 인간적으로 어찌 이럴 수 있냐” 하는 배신감도 들었다.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영수씨를 지금 이 업계로 끌어들여 직속 후배로 키워온 게 바로 남 이사였기 때문이다. 후견인을 자처하며 궂은일 기쁜 일도 함께해 온 게 벌써 7~8년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영수씨는 남 이사의 관심과 간섭을 불편해하고 따로 노는 것 같았다. 아직 일에 있어서 미흡한 면이 있고, 도와줘야 할 일이 많은데도 혼자 할 수 있다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완곡하게 도움을 거절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일로 몇 번 갈등이 있더니 결국 영수씨는 다른 회사로 옮기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르고 나면 자신의 후계자를 키우겠다는 욕구가 생긴다.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후배에게 알고 있는 모든 걸 가르쳐주고 그 안에서 개인적 성취와 또 다른 기쁨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내리사랑이 처음엔 좋을지 몰라도 어느 시간이 지나면 질곡이 될 수 있다.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의 관심이 고맙지만 이젠 혼자 자력 갱생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컸는데도 계속 미흡하게만 보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래서 “원하지 않는 관심은 이제 그만 가져달라”는 당황스러운 요구를 하게 된다. 요구가 수용되어 울타리 안에서 자율성을 얻는 데 실패하면 결국 울타리를 벗어나게 되고 둘의 관계는 금이 간다. ‘내리사랑’은 적당할 때 그쳐야 빛을 발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동생 진석이 형에게 그리 반항적이었던 것은 항상 ‘우리 진석이’만 바라보며 세상을 살았던 형 진태의 과도한 내리사랑에 질식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는 두 사람 모두에게 결국 독이 됐다. 둥지를 떠나도 될 정도로 자라면 날아갈 수 있도록 일부러 둥지에서 떨어뜨려보는 것이 진정한 어미새의 자세다.
    정신과2004/03/23 09:57
  • [한방 피트니스] 아랫배만 볼록 할때

    몸은 너무 말라서 고민인데 유독 아랫배가 나와서 불편해하는 여성들은 옷을 입을 때 항상 고민에 빠진다. 이것은 아랫배에 지방이 축적됐기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부기에 의한 물 살 때문인 경우도 많다. 쉽게 피로하고 움직이기가 귀찮아 누워있다 보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허리둘레만 점점 굵어지는데, 이때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꾸준히 몸을 움직여 부기를 빼야 한다. 부기를 없애 아랫배를 빼는 데는 지압이 도움이 된다. 배꼽 양옆으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지점에 있는 ‘천추’는 위장의 활동을 조절하는 급소지만, 이 급소를 누르면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다. 검지와 중지를 천추혈에 대고 숨을 내쉴 때 누르고 들이쉴 때 힘을 빼는 방식으로 한 번에 10회 정도씩 지압을 하면 효과가 있다. 장은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독소를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데, 무엇보다 장이 튼튼해야 뱃살도 빠지게 된다. 장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법은 〈사진〉에서처럼 바닥에 누워 양발을 모아서 들어 머리 위로 넘기면서 숨을 들이마신 후 천천히 발가락을 꺾은 상태로 바닥에 닿게 한 후 다리가 완전히 넘어갔을 때 양쪽 팔을 바닥에 내려 놓는다. 이 자세에서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는다. 이 운동은 척추와 배 안쪽 장기를 강화시켜 주는 운동으로 장이 자극을 받아 변비에 효과가 있으며, 목과 어깨, 등줄기를 자극하여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몸 상태에 따라서 등과 배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수 있는데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쉬었다 반복한다. 하루 10회 정도 하면 좋다. (아미케어 김소형 한의원 원장)
    피트니스2004/03/23 09:54
  • [新건강학(11)] 인슐린 저항성, 운동으로 극복하라

    A씨는 45세된 직장인이다. 약 10년 전부터의 건강기록을 가지고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한 것이 1년 전이었다. 35세까지 A씨는 체중·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이 모두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체중이 늘면서 배가 나온다 싶더니 2~3년 간격으로 고혈압, 고(高)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까지 생겼다. 혈중의 요산치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하루 복용하는 약이 총 12알에 이르렀다. 복부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은 하나가 생기면 다른 것도 생기는 식으로 한 사람에게 동시다발로 나타난다. 이전에는 따로따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됐던 이 만성질환들은 사실 같은 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풍을 일으키는 고요산증이나, 동맥경화, 50대 이후의 남성에서 나타나는 전립선비대증도 이제는 같은 부류로 밝혀져, 이들 질환들과 병발한다. 결국에는 이것들이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킨다. 이 같은 현상의 공통적인 원인은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은 췌장 내의 베타세포라는 곳에서 분비되어, 혈중의 포도당을 간이나 근육 등 각 조직에서 사용하게 하거나 저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은 인슐린 분비가 클수록 더 세게 일어나는데,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많이 있는데도 포도당이 적절히 사용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즉 인슐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근본 단초는 운동부족과 체중증가이다. 유전, 태아 시의 영양결핍, 약물, 노화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주된 원인은 운동량이 적어서 생기는 비만이다. 그중에서도 복부비만과의 관련성이 제일 높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를 잼으로써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남자 35인치(90㎝), 여자 31인치(80㎝) 이상을 말한다. 복부CT를 하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액 중의 인슐린을 측정하거나, 혈당, 혈중의 지방산 등을 측정해서 계산할 수 있는 지표들로 진단이 가능하다. ‘인슐린 저항성’과 체중 증가는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게 더 문제가 된다. 한국인에게서 체중증가와 함께 당뇨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 그 증거이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의 치료야말로 만성질환의 근본치료가 된다. 체중을 단순하게 5~10%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체중으로 만들고 운동량 또는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인슐린의 효율성을 높이는 약물요법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운동과 체중조절이 더 효과적이다. A씨는 약물요법과 운동, 식이요법을 통해 1년에 걸쳐 무려 15㎏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식사량이 이전의 거의 절반 수준인데도 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다. 운동은 매일 하는데, 주 3일은 등산, 다른 3일에는 수영 또는 자전거 타기를 교대로 한다. 현재는 신장 174㎝, 체중 68㎏을 유지하고 있으며, 복용하고 있는 약도 당뇨약 하루 1알에 불과하다. 이전보다 몸이 훨씬 가볍게 느껴짐은 물론 활력도 되살아났다. (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가정의학과2004/03/23 09:53
  • '주부우울증' 가정이 무너진다

    "사는 맛"을 상실해 생명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과 동반 자살하는 가족 참사까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우울증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울증이 2020년에 인류를 괴롭힐 세계 2위의 질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리 나라 역시 전 국민의 8%인 약 320만명이 매년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우울증은 ‘현대인의 역병’인 것이다. 여성은 특히 우울증에 취약하다. 우울증 발병률이 남성은 5∼12%, 여성은 10∼25%이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여러 가지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가중되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남성보다 1.5~2.5배 높다. 우울증의 남녀 차이는 여성의 가임 기간인 20∼50세에 그 격차가 두드러진다. 전체 여성 인구의 5∼9%(남자는 2∼3%)가 우울증 환자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시기에는 산후우울증, 폐경기우울증, 빈둥지증후군, 고부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 등 우울증 유병률이 급속히 높아진다. 모두 임신과 출산, 육아, 부부문제, 고부갈등 등과 연관이 있다. 임신우울증, 출산 후까지 이어질수도 최근 프로바둑기사 유창혁씨의 부인인 아나운서 김태희씨가 산후우울증을 앓던 와중에 목숨을 잃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산후우울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산모의 50~80%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육아 스트레스와 어머니가 됐다는 부담,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는가’ 하는 비관 등으로 인해 출산 후 울적해지는 여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대개 출산 3~4일 후부터 우울증 상태로 빠져든다. 처음에는 뚜렷한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거나 눈물이 흐른다. 그러다 대개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이 중 10%는 산후 우울증이 1년 내내 지속되는 심각한 증세로 악화된다. 심지어 자살이나 아기를 해치고픈 충동이 이는 경우도 있다. 산후우울증은 대체로 ▲내성적이고 꼼꼼하거나 정서가 불안하고 사회성이 낮은 여성 ▲어머니 노릇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자신감을 잃은 여성 ▲임신·분만 과정에서 장애를 겪은 여성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여성 ▲남편이나 주위 사람의 지지가 적은 여성 ▲부부갈등이 심한 여성 ▲생활 스트레스가 큰 여성 ▲원치 않는 임신, 혹은 아기의 외모나 성별에 불만인 여성 등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월경 전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여성도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산후우울증의 원인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는 학계의 주장은 분만 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우울증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뇌신경 전달물질 체계를 교란시켜 우울증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임신 중에 나타난 우울증이 출산 후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세일러 마커스 박사는 ‘여성건강 저널’ 최신호에서 임신 25주 된 여성 34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가 넘는 여성들이 우울증 증세를 토로했으며, 이들의 절반 정도는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연구보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오동재 원장은 “우리 나라는 산후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어 상담치료, 혹은 항우울제 치료를 받는 여성은 극히 드물다”며 “출산 후 우울증세가 있을 때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확인한다. 즉 타인과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울증을 경험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부부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기혼여성이 미혼여성보다 더 우울증 환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 나라 여성에게는 갱년기 무렵 나타나는 주부우울증이나 고부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우울증이 많은 것이 특성이다.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남편과 달리, 부엌데기처럼 전락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시부모와의 갈등, 거기에 다 자란 아이들이 더 이상 엄마를 찾지 않는 데서 오는 상실감 등이 우리 나라 여성 우울증 발생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도 여성은 우울증에 취약하다. 폐경을 전후해 급감하는 여성호르몬으로 인해 우울증이 오기도 하며, 여성이 4~5배 더 잘 걸리는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인간 감정에 관여하는 뇌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2∼3년 간 계속 약 먹어야 하기도 같은 여성이라도 전업주부와 직업을 가진 여성 사이에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전업주부는 신체적 증상에 대한 호소가 많은 반면, 직업을 가진 여성은 대인관계에서 분노와 공격성을 표출하거나 슬프고 괴롭다는 감정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전업주부의 우울증은 다른 신체 질병으로 오인되기 쉽고, 혼자만의 고통으로 매몰될 확률이 높다. 여성의 우울증은 가족 관계를 파괴하고 사회생활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다음 세대 양육에도 약영향을 미친다. 아이와의 교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장 발달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우울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 자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대는 우울증 환자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41배나 높다고 분석했다. 통계에 따르면 여자의 자살 시도율은 남자보다 4배 정도 많다. 그러나 자살 성공률은 남자가 오히려 여자보다 4배나 높다. 시도는 하지만 자살에까지 감히 이르지 못하는 것이 여자의 숙명이다. 우울증은 잠재된 위험이 많음에도 진단을 받고 치료 받는 비율이 적은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기도 하다. 대한신경정신과학회 등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우울증으로 치료 받는 사람은 전체 환자의 10∼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은 치료 효과가 뛰어난 약들이 많이 개발돼 있어 환자의 80~90%는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문제는 재발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약을 조기에 끊는 것이 큰 원인이다. 대개 우울증 약은 2~3개월 먹으면 증상이 뚜렷하게 호전된다는 것을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많은 환자들이 약을 끊는다. 이 경우 대부분 6∼12개월 안에 재발한다. 증상은 호전되는 것 같지만 신경계는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정신과협회(APA)는 적어도 우울증 약을 4∼6개월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2∼3년 동안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 주간조선 1796호 게재분 ▣아내의 우울증 대처법 관심과 사랑이 최고의 특효약 아내의 우울증만큼 남편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것도 없다. 평소 아내의 감정상태를 꾸준히 살피고, 우울 증상이 최소 2주 이상 지속되면 아내와 함께 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고부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처신한다 고부 갈등은 아내의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시댁 식구에게 잘하라고 요구하고 싶다면, 동시에 아내의 친정 식구들을 세심히 배려하라. ◎아내를 부엌데기로 여기지 말라 전업주부라면 가정 내 기여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사회적 지위에 대한 좌절감, 실망감 등이 우울증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직장 다니는 아내에게 가사부담을 가중시키지 말라 아내의 헌신을 원한다면, 당신도 집안 일에 기여하라. 아내를 과도한 일과 책임감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하지 말라. ◎아내와 레저활동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눠라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에서 나온다. 1주일에 한 번은 아내와 등산이나 산책을 하며 둘만의 대화시간을 갖는다. ◎아내의 취미생활을 적극 장려하라 자녀들이 커가면서 상실감을 느낄 우려가 크다. 이럴 때 아내에게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가벼운 애정표현을 아끼지 말라 아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애정이다. 아내의 고통을 나눌 준비가 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라.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정신과의학전문2004/03/19 10:19
  • [양·한방이야기] 매핵기와 인두 신경증

    목구멍에 이물질이 걸린 듯해 침을 뱉지만 나오지 않고 삼켜도 내려가지 않아 갑갑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목에 항상 가래가 낀 듯해 마른기침을 하게 되고, 침을 삼키면 무엇인가 걸린다는 느낌이다. 이 경우 일단 신체적인 이상을 의심해 보는 것이 우선 순서다. 인두나 후두 또는 편도에 염증이 생겼거나, 위산의 역류로 인해 발생되는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역류된 강한 위산이 식도를 비롯하여 후두의 후방부를 자극, 점막을 붓게 하기 때문이다. 암 때문에 목에 이물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신체적 이상이 없는데도 이물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질환을 ‘인두 신경증’ 또는 ‘히스테리성 인두’라고 한다. 그 원인은 불확실하다. 환자의 상당수가 폐경기 이후의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해 인후점막 상피세포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정신과적으로는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도 흔히 생길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인두신경증’을 ‘매핵기(梅核氣)’라 일컫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매핵기를 “인후 사이를 장애하여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 마치 매핵 같은 것이 걸려 있는 증이다”라고 했다. 한방에서는 인간의 기본 감정인 기쁨(喜), 성냄(怒), 근심(憂), 생각(思), 슬픔(悲), 놀람(驚), 두려움(恐) 등이 갑자기 치밀어 간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간이 울체되고 비장에 영향을 미쳐 비장이나 위가 제 기능을 잃었을 때, 또는 화병에서 비롯된 억울함을 오랫동안 풀지 못한 때에 ‘매핵기’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한다. 이렇듯 ‘인두신경증’이나 ‘매핵기’는 정신적 요소가 그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한방에서는 이 경우 담음을 없애고 기를 풀어주는 반하, 후박 등이 함유된 한약과 침구 요법을 처방한다. 양방에서는 가짜약을 이용해 신경증을 해소하거나, 정신과 상담을 통해 치료한다. (박유근 원초당한의원장·의사)
    한의학2004/03/16 10:39
  • [김소형의 한방 피트니스] 이중 턱 없애기

    얼굴 크기와 상관없이 얼굴 살이 처져 이중턱이 되면 나이가 들어 보이고 생기도 없어 보인다. 날씬한 사람도 이중턱이 있으면 뚱뚱하게 보일 수 있다. 이중턱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늘어지고 탄력을 잃어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 외 운동부족이나 평소 굳은 얼굴 표정 등도 얼굴 선을 늘어뜨려 이중턱을 만든다. 한방적으로 몸이 냉해서 전신적인 순환이 되지 않으면, 귀 뒷부분에 림프관이 막혀 얼굴에 노폐물이 쌓이고, 그 때문에 혈색은 나빠지고 피부색이 칙칙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탄력을 잃게 된다. 이 경우엔 반신욕이나 좌훈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면 도움이 된다. 이중턱은 지압과 마사지를 꾸준히 하면 개선을 할 수 있는데 지압법은 눈썹머리, 눈 아래쪽, 콧방울 옆, 입술 끝, 입술 아래, 볼의 움푹 들어간 부분, 광대뼈 아래 움푹 들어간 부분, 귀 옆의 움푹 들어간 부분〈그림〉을 양쪽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러주는 것이다. 이 지압은 아침저녁으로 거울을 보면서 한 번에 10~20회를 한다. 마사지 방법으로는 턱과 목의 경계 부분을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약간 자극하듯이 지그시 눌러준 후 손바닥을 턱선에서 귀밑까지 쓸어 넘기기를 10~20회 반복한다. 얼굴 훈증법이나 찜질법도 도움이 된다. 얼굴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지면 이중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방법은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애엽(쑥), 박하, 향부자, 의의인(율무) 중 한 가지 약재를 넣어 끓인 후 대야에 옮겨 그 김을 얼굴에 쐬거나, 수건을 담가 짠 후에 턱선을 중심으로 수건을 올려주면 된다.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며, 너무 뜨거우면 얼굴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식힌 후에 한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웃어 얼굴 표정근육을 단련시키는 것도 좋은 생활요법이다. (아미케어 김소형 한의원 원장)
    피트니스2004/03/16 10:35
  • [거침없는 性]“성병 진료를 뭐 그렇게 하세요!”

    며칠 전에 산부인과 전문의 정 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필빈아, 비임균성 요도염에 대해 알고 싶어. 이 병과 관련된 황당한 환자를 봤거든.” 정 원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환자에 관해 이야기했다. 환자는 40대 김진숙(가명)씨로 남편은 얼마 전에 비임균성 요도염에 걸려 비뇨기과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김씨에게도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권했다 한다. 정 원장은 비임균성 요도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인 클라미디아 검사를 위해 면봉으로 자궁경부의 점액을 채취하는 검사를 실시했다. 정 원장은 다음날 김씨의 전화를 받았다. “원장님, 남편이 자신은 소변검사로 진단을 받았는데 왜 저는 소변검사는 하지 않고 쓸데없는 자궁검사만 받고 왔냐며 난리를 쳤어요.” “비임균성 요도염은 성병이에요. 남편이야 한 구멍(요도)에서 소변도 나오고 정액도 나오니까 소변으로 검사가 되지만, 여자는 달라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디서 성병에 걸려와 부인에게 옮기고서 오히려 큰소리를 치시네. 남편보고 저한테 직접 전화하라고 하세요.” 비임균성 요도염은 임균성 요도염(임질)의 2.5배이고 30~50%는 클라미디아에 의해, 20~50%는 유레아플라즈마에 의해 발생한다. 젊은 연령층,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성파트너에 대한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최근 발병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잠복기는 1~5주 정도며 배뇨통과 적은 양의 투명한 요도 분비물, 요도 가려움증이 주 증상이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훨씬 많다. 클라미디아가 가장 흔한 원인이므로 원인균 검사없이 바로 비임균성 요도염에 맞는 항생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클라미디아는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성병 중 하나지만, 감염자 중 약 75%에서는 증상이 없다. 또한 자궁 경부염과 성관계시 자궁 경부에서 접촉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치료되지 않는 경우, 40%에서는 골반 내 감염을 일으키고 불임, 자궁외 임신 등의 후유증을 유발한다. 감염된 산모는 미숙아, 안질환, 폐렴 등을 가진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성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정기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뇨기과 전문의)
    SEX2004/03/16 10:33
  • [상담하세요] '왕따' 당하는 아이

    초등학교 6학년 미영이는 유치원때부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초등학교 내내 왕따를 당해 중학교에 가면 어찌 될까 걱정이 많다. 지금도 여자애들 여럿이 뭐라고 따지고 들면 아무 말도 못하고 참다가 열받아 울곤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어떤 애가 자기 장식품이 없어졌다며 미영이를 도둑으로 몰기도 했고, 미영이의 수저까지 빼앗아 숨긴 뒤 자백할 때까지 안주겠다며 협박을 했다. 그러나 자기 편이 없어서 안그랬다고 항변할 수도 없고, 마음속으로만 아이들을 패주고 싶었다고 한다. 4학년 때는 한 아이가 미영이의 얼굴을 향해 기침을 해댔다. 싫다고 하는데도 계속 그러고, 지나가면서도 툭 치면서 시비를 걸었지만 말대꾸도 못하고 얌전한 아이처럼 행동했다. 미영이의 성격을 검사해보니 마음 속에 화가 많이 있으면서도 자존감은 낮았다. 자신에 대한 비하감, 우울감은 물론 부정적인 대인관계를 경험하는 과정속에서 열등감이 더 강해지면서 피해의식과 적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성규는 말이 어눌한데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친구들과 놀지를 못한다. 일곱 살 때부터 맞았으며, 초등학교 때도 아이들한테 당하고만 살았다. 중학교에 오니 더 심해졌다.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일주일에 세번꼴로 성규를 괴롭히는데 성규네 가게에서 억지로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명령도 하고, 담배를 가져오라고 시키며, 어떤 때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끌고 가서 때리기도 하는 등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성규의 성격 검사 결과 전반적으로 무력하고, ‘내가 바보가 아닌가’ 생각할 만큼 자기비하가 팽배하며, 상당한 정도의 우울·불안으로 사회적 위축상태에 있었다.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왕따를 당하는 경험이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성격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은 친구를 괴롭히거나 왕따를 시키는 가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역시 성장 과정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영이는 어릴 때 엄마가 시댁 문제로 힘이 들어 우울한 상태였다. 그래서 네 살까지 밖에도 안나가고 또래경험 없이 집에서만 컸으며, 엄마는 미영이를 심하게 혼내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것이다. 성규 역시 여섯 살 때부터 부모가 가게를 하느라 누나와 밤 늦게까지 있어야 했고,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아이에게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 자신감은 부모자녀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 부모에게 세게 혼난 뒤 방치된 상채로 주눅이 들면 기가 약해지고, 자기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세게 나오는 것에 대응을 못해 왕따의 희생양이 된다. 또 친구 사귀는 기술과 요령이 있어야 한다. 이는 아이들과 많이 놀아본 경험에서만 나온다. 우선은 부모와 담임교사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의 기를 살려주는 방향으로 부모자녀관계를 개선하고 또래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출산·육아일반2004/03/16 10:32
  • [유태우교수의 新 건강학⑩] "내 몸을 지배하라"

    A씨는 50대 초반의 주부이다. 몇 년 전부터 건망증이 있었는데, 요즘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산 물건을 두고 와서 다시 찾으러 간 적도 여러 번이고, 만남 약속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아파트 6층에 사는데 문을 잠그고 나왔는데도 잠근 기억이 없어 1층에서 다시 올라간 적도 많았다. 그는 나이가 먹어가니 뇌의 노화가 진행돼서 그런 건지 혹은 치매는 아닌지 알고 싶어했고, 기억력을 증강시키는 약이나 건강식품의 처방을 원했다. 치매와 건망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치매는 자신이 잊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고, 건망증은 그것을 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매가 있는 사람은 자신이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드물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이 문제를 먼저 인식하게 되는 반면, 건망증 환자는 스스로 먼저 깨닫거나 주위 사람들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하는데 자신은 심각하게 느끼는 경우가 더 흔하다. 물론 건망증도 본인과 주위 사람 모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할 때에는 치매의 시작일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도 더러 있다. 기억은 인간의 인지기능 중 하나로 컴퓨터같이 입력·저장 및 출력의 과정을 거친다. 또한 이를 제어하는 중앙처리장치 같은 기능이 있어 이 과정을 통제한다. 치매나 다른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기억력 상실은 흔히 이 세 과정에 다 이상이 생겨 기억이 아예 저장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건망증은 주로 일시적인 입력과 출력의 문제로 새로운 것을 입력하지 못하거나, 저장되어 있는 것을 바로 꺼내 오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억력 창고는 충분한데도 들어가고 나오는 문이 너무 바빠 이 과정이 원활하지 못한 데서 건망증은 온다. 건망증은 중앙처리장치인 마음이 스트레스·불안·걱정·우울 등으로 바빠지면 더 심해진다. 처음에는 뚜렷한 스트레스 때문에 건망증이 생긴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별 이유가 없는데도 건망증은 지속되는데, 그 이유는 건망증이 다시 건망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두 가지 잊어버려 실수를 하면, 이후부터는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더욱 안간힘을 쓰게 되고 이것이 다시 우리의 마음을 바쁘게 하여 건망증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낳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기억하려면 잊어버려야 한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 첫째로 기억하려는 노력으로 점령당했던 기억의 문이 점차 열리기 시작하여 새로운 사실을 입력하기가 쉬워진다. 둘째는 그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도 이 문들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저장된 단어나 기억들이 생각이 안 나서 애쓰는 경우가 줄어들게 된다. 잊어버리는 것의 첫 단계는 내가 건망증이 심하다는 사실부터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자꾸 잊어버리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실수를 해도 그대로 넘어가라. 누가 핀잔을 주면 “응, 나 전에는 더 심했는데, 요즘 나아진 게 이래” 하고 웃어 넘겨라. “치매일지도 몰라” 하고 겁을 주면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아니래”라고 응수하면 된다. 두 번째 단계는 실제로 생각해야 하는 가짓수를 줄이라는 것이다. 눈 뜨고 잘 때까지 생각해야 하는 일의 가짓수를 따져본 다음, 그중 1~2개라도 줄여 본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결과가 달라질 수 없는 고민은 과감하게 줄인다. 과거의 후회들을 줄이지 못하겠으면 미래의 계획들로 바꿔 보는 것도 방법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이 걱정이면 그 일이 닥친 때부터 고민을 시작하기로 하면 그것도 생각을 줄이는 방법이다. 세 번째 단계는 실제로 하루 동안 하는 일의 가짓수를 줄이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또한 벌여 놓지 말고 살라는 것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새로운 것 한 가지를 사고 싶으면 집에 있는 것 두 가지를 처분한 다음에 하는 것이다. 6개월 이상 손길이 가지 않는 책·서류·의류·잡동사니 등은 과감히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버린다. 잊어버리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면 할수록 내 몸의 기억은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 이 같은 노력을 3개월만 하면 대체로 기억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게 된다. A씨도 이제 집을 나왔다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없어졌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가정의학과2004/03/16 10:28
  • 빗나간 몸짱 열풍, 폭식증·거식증 부채질

    “작년 말은 끔찍했죠. 크리스마스 이브에 머리 감고 다음해 1월 6일에 세수를 했으니까요. 하하하, 물론 집 밖에도 안 나갑니다. 잠만 잤죠…. 극도로 지저분…. 긴장도 풀리고 맘은 편한데 그 많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먹고 토하고 잠자는 것밖에 없더군요.” 식이장애 전문 클리닉 마음과 마음 홈페이지에 올린 한 폭식증 환자의 글이다. 또 다른 식이장애 환자는 “사춘기부터 시작된 이 무시무시한 병을 고치고 싶어요. 지금도 너무 괴롭고 삶의 의욕도 없고 죽고 싶은 맘뿐입니다”라고 썼다. 식이장애 클리닉 인터넷 홈페이지나 식이장애 인터넷 카페 등의 게시판을 클릭하면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글들이다. 몸매와 다이어트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지나친 압박감 때문일까? 폭식증과 거식증 등 식이장애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식이장애 전문 클리닉은 하루 20여명씩 연간 400여명의 식이장애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또 다른 전문 클리닉도 예약을 하고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최근 환자가 늘어났다. 식이장애 환자 모임인 인터넷 카페도 급증해 다음카페 ‘Beauty People’엔 3800여명, ‘FREE美-LOVEME’엔 1200여명이 현재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환자임을 극구 부인하므로 병원에 와서 진찰을 받는 환자는 전체의 1%도 안 된다”며 “20대 여성의 4~5% 정도가 식이장애 환자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마음과 마음 클리닉 이정현 원장은 “식이장애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주로 발병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10배 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엔 미혼 남성이나 아줌마 환자, 심지어 초등학생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의 ‘몸짱 열풍’은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부채질 해 병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면 식이장애에 걸린다고 알고 있지만 거식증이나 폭식증은 심하면 생명까지 앗아가는 심각한 정신질환이라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거식증은 극심한 영양 결핍, 탈수증, 무월경증(남자의 경우는 성욕감퇴), 골다공증, 신장·심장 기능저하, 난소·자궁 위축 등이 초래되며 심하면 대뇌도 쪼그라든다. 폭식증의 경우 잦은 폭식과 구토 때문에 위와 식도가 손상되며, 체내 전해질 균형에 이상이 오며, 위산이 넘어와 치아의 에나멜도 쉽게 부식된다. 심한 경우 식도가 찢어지는 경우도 있다. 백상 식이장애클리닉 강희찬 원장은 “거식증이나 폭식증은 그 밖에도 심한 우울증이나 불안·강박장애로 이어지며 때로는 자살이나 살인 등의 돌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수 교수는 “일반적으로 폭식증 환자가 거식증 환자보다 5배 정도 많으며, 폭식증보다 거식증의 치료가 훨씬 어렵다”며 “거식증은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잘되며, 심각한 경우 사망률이 5~18%에 이르는 것으로 외국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다이어트임호준2004/03/09 17:38
  • 6751
  • 6752
  • 6753
  • 6754
  • 6755
  • 6756
  • 6757
  • 6758
  • 6759
  • 676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