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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병희 교수가 노바티스의 차세대 고혈압 치료제 ‘알리스키렌’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위한 다(多)국가 임상시험(3상) ‘총괄연구책임자’로 선정됐다. 국내 의학자가 다국적 제약사 신약의 전세계 임상시험 총괄연구책임자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교수는 “임상 의학 기술이 발달하고 환자 충원이 쉬운 우리나라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의학발전과 환자편의를 위해 글로벌 임상시험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미국, 캐나다, 네델란드, 한국, 과테말라 등 5개국 78개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알리스키렌의 임상 시험 결과를 가장 먼저 접하고 평가해서 국제학계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레닌 억제제’ 계열의 신약 알리스키렌은 1994년 마지막 고혈압 치료제가 선 보인 뒤 11년 만에 개발된 차세대 고혈압 치료제다. 오 교수는 “알리스키렌 임상시험 결과들을 검토한 결과 혈압 강하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심장·뇌혈관 질환의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 약의 부수적인 효과들도 속속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오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11위 의약품 소비국이지만, 다국적 제약사가 진행하는 전세계 임상시험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다고 설명했다. 수준 높은 임상시험 인력과 시설을 확보한 싱가폴, 대만, 호주 등이 미국과 유럽 이외 지역에 할당되는 글로벌 임상시험들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는 바람에 약을 많이 팔아주면서도 신약 개발과정에서 그만큼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것.
그는 전세계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 ?한국인에게 적합한 신약을 개발-제공할 수 있으며 ?최신 치료제를 개발 단계부터 접할 수 있으며 ?국내 임상시험 자료가 있으면 신약 승인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심사기간이 단축돼 신약을 2~3년 빨리 사용하게 되는 등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의사나 제약사의 입장에선 함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적 임상 연구자들로부터 앞선 임상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으며 ?국내 의학자의 연구와 학술활동이 촉진되며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아울러 ?매년 3000억 원 정도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으며 ?임상시험 관련 연구 인력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임상시험이라면 마치 모르모토처럼 약의 독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최근 진행되는 임상시험은 안전성이 철저히 확보돼 있다”며 “임상시험에 대한 대중의 인식전환과 자발적 참여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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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이상지혈증), 동맥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 등 심장혈관 질환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들이 환자들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은 어떤 것일까? 환자를 치료하면서 겪게 되는 애로점은 무엇이며, 의사들은 어떤 환자를 ‘모범 환자’로 평가할까? 의사 지시를 따르지 않는 ‘낙제 환자’는 또 얼마나 될까?
대한순환기학회와 조선일보는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도움을 받아 전국 대학병원 등에서 심혈관 치료를 담당하는 총 187명의 순환기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환자 치료 실태 및 환자의 질병 인식 수준 등에 관한 설문 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의사의 불만은 대단했다. 그들은 환자들이 자기가 앓고 있는 병을 너무 모르고 있으며, 그다지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질병에 대한 환자의 지식은 고지혈증 55점, 관상동맥질환(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 56.03점 등 낙제 수준이었다.
이처럼 자신이 앓고 있는 병과 그 병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자연히 의사 지시도 잘 따르지 않게 되고, 최악의 경우 사망 등과 같은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의사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선 병을 악화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도달해야 할 치료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생활습관개선이나 약물요법 등 치료를 꾸준히 하며, 병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의사들은 강조했다.
<대한순환기학회·아스트라제네카·조선일보 공동 기획>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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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1 2005년 1월 황옥분(48·가명)씨는 가슴을 움켜쥔 채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도 심장병이라는 단어는 떠오르질 않았다. 젊은 나이에, 그것도 여자가 무슨 심장병이란 말인가. 가게 일, 재수하는 아들 뒷바라지로 피곤한데다, 요근래 유난해진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탓이리라. 가슴이 두근두근 불안하고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것도 울화가 쌓여 생긴 화병 탓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병원에서 검사해 보니 심장혈관(관상동맥) 세 갈래가 모두 꽉 막힌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급히 금속 그물망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시술로 목숨은 건졌지만, 심장 기능은 반 밖에 되살릴 수 없었다. 너무 늦게 병원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Case #2 평소 고혈압이 있던 김기정(55· 가명)씨는 최근 부쩍 얼굴이 화끈거리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졌다. 식은 땀을 흘리기도 했다. 영락없는 갱년기 증후군이라 생각했다. 하나 밖에 없는 딸 시집 보내느라 마음 한 구석이 휑해진 탓도 있으리라. 딸 결혼 준비로 바쁘니 몸은 천근만근 가눌 수도 없이 피곤하고 마음은 우울했다. 그러던 어느 새벽녘 김씨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잠을 깼다. 최근에 바꾼 고혈압 약이 맞지 않은 탓이라 생각하고 의사를 찾았다. 전에 없던 흉통을 이상히 여긴 의사는 심전도 검사를 의뢰했고, 검사 결과 협심증으로 밝혀졌다. 당장이라도 심장발작으로 돌연사 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피로, 소화불량, 두통, 복통, 요통, 현기증, 식은 땀…. 심장과는 전혀 무관한 듯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이 증상들이 적어도 여성들에겐 심장병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심장병 증세는 가슴을 칼로 가르거나 헤집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 그러나 이 같은 극심한 통증이 여성 심장병 환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가슴 통증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다는 여성 환자도 드물지 않다. 또 여성 환자가 이런 가슴 통증을 경험할 때쯤이면 이미 병이 훨씬 더 악화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는 “심장병 증상의 이 같은 남녀 차이 때문에 여성 환자들은 자신이 심장병인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뒤늦게 치명적인 결과를 맞게 된다”며 “환자 수는 남성이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여성 환자 사망률이 더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심장학회에도 여성들은 심장발작 한달 전에 극심한 피로, 불면증, 숨가쁨, 소화불량, 불안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학회는 이처럼 새로운 심장병 ‘경고 신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왜 이 같은 남녀 차이가 있는지 그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남성은 혈전(피떡)이 덩어리로 뭉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여성은 혈관벽을 따라 골고루 퍼져가는 특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혈관센터 수조야 데이 박사는 “그래서 여성들에게는 혈관이 꽉 막혀버린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아주 늦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소연 교수는 “같은 심장병이라도 분명히 남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런 차이 때문에 여자의 심장병이 늦게 발견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한국 여성들은 가슴이 답답하면 ‘화병’, 속이 불편하면 ‘위장병’으로 속단하는 경향이 있어 진단이 더 늦어진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이상훈 교수는 “여성의 경우 심장병으로 인한 가슴 통증을 유방암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여성 심장병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고령이어서 이미 당뇨, 고혈압 같은 위험 요소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체력이나 건강 상태도 남성보다 떨어져 있어 혈전 용해요법이나 스텐트 시술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도 힘들다.
이대동대문병원 순환기내과 신길자 교수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동맥경화를 막아주던 여성 호르몬 분비가 뚝 떨어지는 폐경이 지나면 여성의 심장병 발병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며 “심장병을 남성의 병으로만 여기지 말고 40세 이후부터는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피로, 소화불량, 숨가쁨,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면 당장 심장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트 모양의 심장은 여성들의 기쁨, 슬픔, 사랑, 회한을 꾹꾹 눌러 담아 두는 감정의 주머니가 아니라, 하루 10만 번씩 쉼 없이 뛰는 근육 펌프, 생명의 엔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당부다.
[심장병 예방 이렇게]
1. 채소와 과일, 잡곡을 많이 먹는다.
2. 반드시 금연하고, 술은 두 세잔 이내로.
3. 짜고 기름진 음식은 삼간다.
4.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한다.
5.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한다.
6. 피로,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등 전조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는다.
7.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한다.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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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현 연세대의대 산부인과 교수지난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폐경 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면 관상동맥질환이 29%, 뇌졸중이 41% 증가한다는 것이다. 호르몬 대체요법은 오히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전 세계 의학계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그 충격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한국의 환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그러나 의학에서 어느 한가지 연구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단선적(單線的)’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NIH 연구 결과를 접했다면 그보다 조금 앞서 발표된 그로스타인의 연구결과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그래야 균형감각을 찾을 수 있다.
그로스타인은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은 폐경 여성 7만533명을 1973~1996년까지 23년간 관찰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계에 보고했다. 연구대상자가 모두 간호사였기 때문에 이를 ‘간호사연구(NHS·Nurse’s Health Study)’라 부른다.
그로스타인은 여성호르몬의 용량을 저용량, 표준용량, 대용량 등 3개로 나누어 관찰했는데, 저용량에서는 관상동맥질환 42% 감소, 뇌졸중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표준용량에서는 관상동맥질환 46% 감소, 뇌졸중은 35% 증가했다. 즉 사용하는 여성호르몬의 용량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대규모로 행해진 NIH 연구와 NHS 연구의 상반된 결과를 여성호르몬의 투여시점(나이)과 투여 용량의 차이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저용량일 수록, 비교적 젊은 폐경여성에게 투여할 수록 부작용보다 효과가 크며, 반대로 대용량이거나 나이 많은 여성에게 투여할 수록 합병증이 커진다는 것이다. NIH 연구의 대상자는 평균 연령은 63세, NHS는 51세였다.
이 같은 사실은 후속 연구나 저술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3월에 방한한 세계적인 생식내분비학 교수인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로보교수 연구다. 그는 평균 53세 폐경 여성 4065명에게 여성 호르몬치료를 한 결과 심혈관질환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2004년 보고했다.
2005년 봄에 출간된 미국 생식내분비학 교과서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더라도 폐경 후 10년간은 심장병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지만, 폐경 후 20년 이상인 경우는 약 71%의 환자에게서 발병률이 증가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이 교과서는 호르몬 치료가 젊은 폐경여성에겐 위험하지 않으며, 따라서 2002년 NIH 연구결과를 모든 폐경 여성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시사했다. 세계적 권위의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2003년 제349권에도 동일한 내용이 소개됐다.
약제의 투여용량과 투여기간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다. 효과가 좋은 약도 용량에 따라 해가 될 수 있으며, 투여하는 년령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키를 성장시키기 위해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은 10대 초반이 지나면 약효가 없고, 유방발육을 위해서는 10대 중반을 넘어서면 효과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성호르몬은 폐경 여성이 집중적으로 폐경증후군을 앓는 50대에 투여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 에어로빅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는 여성들. 여성호르몬치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DB사진이렇게 볼 때 NIH 연구는 연구에 참가한 폐경 여성의 연령이 평균 63세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 연령대가 되면 노화에 의해 동맥혈관이 이미 딱딱히 굳어져 동맥경화(무증상)가 동반된 상태여서,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50대의 폐경 여성은 아직 동맥혈관이 탄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없다면 저용량 여성호르몬의 투여로 폐경기 증상의 완화뿐 아니라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환자를 잘 가려서 약을 써야 하듯, 폐경 여성의 연령과 건강상태 등을 잘 가려서 여성호르몬치료를 하면 얼마든지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NIH 연구결과가 발표된 뒤 국제폐경학회는 NIH 연구의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대한폐경학회도 여성호르몬치료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성호르몬치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할 수 많은 폐경 여성이 고통을 받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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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9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암 학회에서는 한 환자의 사례가 발표되고 있었다. 외과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전부였던 당시에 주사로 암의 증세가 호전된 획기적인 사례였다. 새로운 약에 대해 극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이 익명의 암 환자는 다름 아닌 홈런왕 베이브 루스였다.
1년 전인 1946년 9월, 목소리가 쉬고 머리 왼쪽에 심한 통증을 느낀 루스는 주치의를 찾았다. 의사가 축농증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충치를 몇 개 뽑았으나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다. 11월 전문의들이 루스의 두개골 아래에서 암을 발견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위치였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었다. 12월에는 목 왼쪽에도 암이 나타나 수술을 시도했으나 암 덩어리가 동맥에 붙어 있어서 절제에 실패했다. 다시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었다. 이 3개월 동안 루스의 체중은 약 40㎏이나 줄었다.
한편 ‘테롭테린’이라는 물질이 발견된 것은 1942년이었다. 비타민의 일종인 엽산과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진 이 물질은 암세포가 엽산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함으로써 항암작용을 나타냈다. 의사들은 이 새로운 약을 시험해 볼 것을 루스에게 권했다.
1947년 6월 29일부터 테롭테린 주사를 맞기 시작한 루스의 상태는 극적으로 호전되었다. 몸무게가 10㎏ 늘었고 진통제 사용량도 줄어들었다. 8월 14일에는 목의 종양이 완전히 없어졌고,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약의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루스의 증세는 다시 서서히 악화되었다.
다음 해 6월, 루스는 메모리얼 병원에 입원했다. 이미 방사선 치료와 목의 수술을 받은 후였는데도, 루스는 주치의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생, 여기는 메모리얼 병원인데, 메모리얼은 암 전문 병원이잖습니까? 왜 나를 이리로 데리고 오신 거지요?” 당시의 관습상 가족과 의사들이 본인에게 암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언론도, 후일 루스의 암이 현대의 가장 잘 지켜진 비밀 중의 하나라는 평을 들었을 정도로, 위대한 홈런왕을 위해 그의 병명을 숨기는 데 협조했다.
루스는 1948년 8월 16일, 5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세월이 흐른 후, 암에는 방사선 단독 치료보다는 항암제치료(화학요법)를 같이 시행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 밝혀졌다. 베이브 루스는, ‘의학사상 최초로 방사선 및 항암제의 병행 치료를 받은 암 환자’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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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 잘 걸릴까?
알코올 질환 전문인 다사랑병원이 알코올 중독 입원환자 692명을 상대로 현재 또는 과거의 직업을 조사한 결과 ?1위 자영업 11.1% ?2위 전업 주부 5.1% ?3위 건설 단순 노무자 3.9% ?4위 일반 공무원 1.9% ?5위 일반 사무원 1.7% ?6위 농부 1.4% ?7위 서비스 관련 단순 노무자 1.3% ?7위 주방장 및 조리원 1.3% ?7위 부동산 중계사 1.3% ?10위 버스 및 승합차 운전사 1.2% ?음식 서비스 관련 종사자 1.2%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자와 일용 근로자는 평균보다 훨씬 알코올 중독에 많이 걸렸으며, 상용(常用) 근로자는 평균 이하였다.
이 병원 이무형 원장은 “입원 당시 64.1%가 직업을 갖고 있었으며, 무직인 경우는 35.9%에 불과했다”며 “무직자들만 알코올 중독에 걸린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코올 중독에 걸리도록 술을 마시게 된 원인은 가정불화 21.2%, 경제적 문제 15.3%, 업무상 잦은 술자리 12.9%, 외로워서 11.8%, 사교적 음주 7.0%, 직업상실 5.9%, 과중한 업무 5.9%, 사업실패 4.6%, 이혼 4.0% 등이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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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솟구치는 식욕을 주체하기 힘든 가을. 그래도 먹지 않고 이 가을을 보내면 후회할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전어(錢魚)다.
10월 초순까지 제철인 전어는 ‘돈을 생각 않고 사들이는 생선’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 특히 가을 전어는 ‘머리에 깨가 서 말이 들었다’고 할 만큼 고소하다.
전어가 많이 잡히는 충남 홍원항 어민들은 “가을 전어는 겨울을 보내기 위해 몸에 기름기를 많이 축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봄에는 2.4%이던 지방함량이 가을이 되면 6%정도까지 올라간다.
전어는 영양도 풍부하다. 단백질이 분해돼 생긴 글루타민산과 핵산이 많아 두뇌기능과 간기능 강화에 효과적이다.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잔뼈가 많아 먹기 불편하지만, 뼈째 먹으면 인, 칼슘을 다량 섭취할 수 있어 영양학적으로 좋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장을 보하고 장을 깨끗하게 해준다고 전한다.
회나 탕, 무침으로도 좋지만, 전어의 참맛을 느껴보려면 역시 소금구이다. 전어 몸통에 칼집을 서너 번 내고 굵은 소금을 술술 뿌려 석쇠에 얹는다. 전어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이 불과 만나 뿜어내는 연기에는 말로 형언하기 힘들만큼 고소한 냄새가 배어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이 냄새를 맡으면 ‘컴 백 홈’(come back home)한다는 말이 코로 이해된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전어는 머리부터 입에 넣고 씹는다. 고소하다 못해 느끼하다. 몸통은 결이 곱고 하얀 살이 담백하고, 내장은 고소하면서도 희미한 쓴맛이 신선하다.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 몸길이는 약 28㎝내외로 등쪽은 청색이고 배는 은백색이다. 아가미 뒤쪽 어깨 부분에 검은 반점이 있다. 전어는 성질이 급해서 잡히면 오래 살지 못한다. 그래서 서울이나 내륙 지방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생선이었다. 요즘도 싱싱한 전어를 맛보려면 서해안이나 남해안으로 가야 한다. 그렇잖아도 충남 보령 무창포해수욕장, 서천 홍원항, 보성 율포, 전남 광양 망덕포구, 전남 보성 등에서는 요즘 전어축제가 한창이다.
올해는 어획량이 부족해 전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당 도매가격은 1만2000~1만5000원으로 작년보다 2배 가량 폭등했다. 소매가도 2만원선으로 작년보다 60% 이상 뛰었다. 해파리떼가 극성을 부렸고, 허가 받지 않은 배들이 마구잡이로 전어잡이에 나서기 있기 때문이다.
( 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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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의학의 창시자 메리앤 리가토 박사(70)가 한국성인지의학 창립 총회 참석차 방한했다.
1968년 이래 줄곧 미국 컬럼비아의대 심장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리가토 박사는 8년째 성인지의학 연구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2002년 ‘최고의 여성 과학자’ 상을 수상했다.
그는 여성의 몸은 ‘이브의 사과’라고 표현했다. 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의 사과를 먹은 뒤 자신의 육체에 대한 인식이 생겼듯이, 여성의 몸에 대한 탐구는 의학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성인지의학을 시작한 동기는?
“1992년 한 의학 저널리스트와 함께 ‘여성의 심장’이라는 책을 쓰게 됐다. 어머니를 심장병으로 잃은 그녀가 의사들의 편견 때문에 여성 심장병 환자들이 훨씬 소극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책 홍보를 위해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2000여명의 여성들을 만났다. 수 많은 여성들이 격앙된 목소리로 들려준 경험과 호소는 여성의 심장병 증세가 남성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걸 절감케 했다. 비단 심장병뿐만이 아닐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최고의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누리고 있던 풍족한 연구비와 훌륭한 연구실을 모두 포기하고 여성에 관한 연구에 뛰어 들었다. 내가, 그리고 현대의학이 여성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너무도 모른다는 걸 깨달은 이상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 성인지학은 페미니즘의 한 종류인가?
“아니다. 성인지의학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고려한 의학이다. 이제까지 몰랐던 부분(여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지적(知的) 필요에서 비롯된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순수 과학으로 보면 된다. 정치적, 사회적 이념과는 무관하다.”
-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고 강조하면 오히려 남녀 차별을 부추기게 되는 것 아닌가?
“어떻게 남녀가 같은가? 생긴 모습부터 다르지 않나?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길 찾기’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길을 찾을 때 주로 어떤 표시를 보고 찾아가고, 남성들은 방향과 공간 개념을 주로 이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지만 이런 생물학적 차이가 결코 남녀 차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남녀가 다른 점은 문제 해결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해결 방식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 현재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분야, 앞으로 계획은?
“두뇌다. 남녀의 뇌가 얼마나 다른지, 연구가 진행될수록 놀라울 따름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용하는 부분이 다르고, 해부학적, 생리학적, 신경학적으로 모두 다르다. 이런 차이가 모두 밝혀지면 남녀가 의사소통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올 겨울에 성인지의학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병원이 뉴욕에서 문을 연다. 일단은 나를 포함한 3명의 의사가 진료할 계획인데,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 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싶다는 의대생들도 있다.”
- 여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여성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임상시험에 참가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남성들이 그 위험을 무릅써왔기 때문에 그만한 혜택을 누려온 것이다.
물론 여성이 참가하는 임상시험은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들고 2세에 대한 위험도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피할 것이 아니라 여성도 안전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학계, 제약업계에 요구해야 한다.
성인지의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준 것은 보통 여성들이었다. 자신의 느낌과 경험을 믿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요구해 준 덕분이었다. 보수적인 의학계가 스스로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도 보통 여성들이, 그리고 남성들이 의학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 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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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의학의 창시자 메리앤 리가토 박사(70)가 한국성인지의학 창립 총회 참석차 방한했다.
1968년 이래 줄곧 미국 컬럼비아의대 심장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리가토 박사는 8년째 성인지의학 연구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2002년 ‘최고의 여성 과학자’ 상을 수상했다.
그는 여성의 몸은 ‘이브의 사과’라고 표현했다. 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의 사과를 먹은 뒤 자신의 육체에 대한 인식이 생겼듯이, 여성의 몸에 대한 탐구는 의학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성인지의학을 시작한 동기는?
“1992년 한 의학 저널리스트와 함께 ‘여성의 심장’이라는 책을 쓰게 됐다. 어머니를 심장병으로 잃은 그녀가 의사들의 편견 때문에 여성 심장병 환자들이 훨씬 소극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책 홍보를 위해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2000여명의 여성들을 만났다. 수 많은 여성들이 격앙된 목소리로 들려준 경험과 호소는 여성의 심장병 증세가 남성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걸 절감케 했다. 비단 심장병뿐만이 아닐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최고의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누리고 있던 풍족한 연구비와 훌륭한 연구실을 모두 포기하고 여성에 관한 연구에 뛰어 들었다. 내가, 그리고 현대의학이 여성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너무도 모른다는 걸 깨달은 이상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 성인지학은 페미니즘의 한 종류인가?
“아니다. 성인지의학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고려한 의학이다. 이제까지 몰랐던 부분(여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지적(知的) 필요에서 비롯된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순수 과학으로 보면 된다. 정치적, 사회적 이념과는 무관하다.”
-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고 강조하면 오히려 남녀 차별을 부추기게 되는 것 아닌가?
“어떻게 남녀가 같은가? 생긴 모습부터 다르지 않나?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길 찾기’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길을 찾을 때 주로 어떤 표시를 보고 찾아가고, 남성들은 방향과 공간 개념을 주로 이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지만 이런 생물학적 차이가 결코 남녀 차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남녀가 다른 점은 문제 해결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해결 방식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 현재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분야, 앞으로 계획은?
“두뇌다. 남녀의 뇌가 얼마나 다른지, 연구가 진행될수록 놀라울 따름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용하는 부분이 다르고, 해부학적, 생리학적, 신경학적으로 모두 다르다. 이런 차이가 모두 밝혀지면 남녀가 의사소통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올 겨울에 성인지의학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병원이 뉴욕에서 문을 연다. 일단은 나를 포함한 3명의 의사가 진료할 계획인데,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 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싶다는 의대생들도 있다.”
- 여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여성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임상시험에 참가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남성들이 그 위험을 무릅써왔기 때문에 그만한 혜택을 누려온 것이다.
물론 여성이 참가하는 임상시험은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들고 2세에 대한 위험도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피할 것이 아니라 여성도 안전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학계, 제약업계에 요구해야 한다.
성인지의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준 것은 보통 여성들이었다. 자신의 느낌과 경험을 믿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요구해 준 덕분이었다. 보수적인 의학계가 스스로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도 보통 여성들이, 그리고 남성들이 의학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 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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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인플루엔자) 예방주사를 챙겨야 할 때다. 질병관리본부는 항체가 생기는 기간(약 한 달)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렇다면 어떤 백신을 어디서 접종하는 게 좋을까? 지난해 국산 백신과 수입 백신의 약효를 둘러싼 공방(攻防)이 요란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두 백신이 정말 차이가 있는지, 백신 속 방부제는 유해한지 궁금해 한다. 그 해답을 정리했다.
- 국산 독감백신이란 없다
‘국내 제약회사 백신과 외국 제약회사 백신의 효능 차이는 없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공식 입장이다. 국산 백신이건 수입 백신이건 모두 해외에서 생산한 독감 백신 원액으로 만들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국산 독감백신이란 없기 때문이다.
매년 초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를 예상해서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서유럽·미국·일본 등지에 있는 9개 제약회사에서만 독감 백신을 생산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이 9개 제약사들로부터 백신 원액을 수입해 쓸 수 밖에 없다.
편의상 ‘국산’ 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입한 백신 원액을 국내 제약회사에서 적절한 용량으로 주사약병(바이알)에 나눠 담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수입 백신은 한 사람에게만 주사하도록 만들어진 1회용 완제품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독감백신의 89%는 원료 수입품(7개사 16품목), 11%는 수입 완제품(4개사 4품목)이다.
- 국산·수입 백신, 어떻게 다른가
국산 백신은 대개 성인 2∼6명분의 용량이 하나의 주사약병에 들어 있다. 한 바이알로 여러 명에게 나눠 주사해야 하므로 주사기로 약을 뽑아 쓰는 동안 혹시라도 백신이 오염되지 않도록 ‘치메로살’이라는 보존제가 들어있다. 반면 단 한번 주사하는 1회용 수입 완제품에는 치메로살이 들어있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김윤아 선임연구원은 “바이알 백신도 개봉한 날 모두 접종하면 오염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럽 중심으로 1회용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도 1회용과 바이알이 모두 쓰인다. 일본에서는 바이알 백신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설명이다.
한편 식약청 권고에 따라 국내 제약회사에서도 1회용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국산 1회용 독감백신도 나온다.
- 치메로살이란?
지난 70여 년간 백신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해 온 보존제다. 그 동안 치메로살로 인한 특별한 부작용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치메로살에는 수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03년 WHO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에서는 ‘치메로살이 든 백신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치메로살이 소아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지난해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치메로살 함유 백신과 자폐증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으며, 유럽 의약품평가위원회에서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선 어떠한 잠재적인 위험이라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치메로살 사용을 줄여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 식약청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극미량의 치메로살 때문에 백신 접종을 기피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염려스럽다면 3세 이하 소아나 임신부 경우에는 1회용 백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독감백신 공급 전망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1700만명 분이 공급돼, 백신 부족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국내 제약회사가 바이알 대신 전량을 1회용 백신으로 생산하기로 해 작년보다 바이알 백신 공급량은 1/3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따라서 전체 공급량은 충분해도 작년에 비해 독감 예방접종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일회용 백신이 바이알 백신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독감백신 우선접종대상자
-고위험군(65세 이상 노인, 6~23개월 소아, 임신부, 당뇨병·신부전·간질환자·암 환자 등 만성질환자)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50∼64세 인구
-환자에게 독감을 옮길 위험이 있는 의료인, 환자 가족
-조류독감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 닭·오리 농장 및 관련 업계 종사자
-사스 및 조류 독감 대응기관 종사자 등
●접종 기간:10∼12월
●가격
-보건소
5000원 선(지방자치단체 사정에 따라 다소 차이)
(단 65세 이상 노인과 기초 생활보장수급자 중 우선접종대상자는 무료)
-병의원
국산 백신(바이알) 1만∼1만5000원
수입 백신(1회용) 2만∼2만5000원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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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컴퓨터의 창업자이자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 화제의 에니메이션 영화 제작사인 픽사 에니메이션의 CEO 스티브 잡스. 성공한 기업인으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그가 최근 스탠포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1년 전 췌장암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경험을 털어 놨다.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으로 3∼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 췌장암은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암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암. 그러나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 결과, 수술하면 치료할 수 있다고 판명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되찾았다.
췌장암 진단은 대개의 경우 사형선고와 같다. 췌장암은 그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실제로 췌장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종(腺腫)의 경우, 장기 생존자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췌장암 중에서도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점액분비성 암이나 내분비계통 암이 그것이다. 보통 췌장암은 조직생체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수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잡스는 내시경으로 조직검사를 했고, 수술로 종양을 떼어냈다고 한다. 잡스의 암은 췌장 머리 부분에 생긴 예후가 좋은 경우였고,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실시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췌장암은 복부 가장 뒷편에 위치하므로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 췌장 머리부분에 암이 생기면 췌장 내에 있는 담도를 압박해서 황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황달 증상은 오히려 암 발견에 도움이 된다. 담도와 상관없는 췌장 몸통이나 꼬리 부분에 발생하는 암은 훨씬 발견도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다. 췌장암은 발생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증상도 없으며, 초음파나 내시경 등 일반적인 검사로도 진단이 어려워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의 췌장암 환자들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 발견되기 때문에 수술조차 시도해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복부단층촬영(CT)이다. 그러나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한 복부단층촬영은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복부단층촬영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췌장암 대응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