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김철중·의학전문2004/11/02 15:21
▲ 열이 날 때는 체온부터 재라아이를 키우다 보면 당황스러운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열이 펄펄 끓고, 한밤중에 자지러지듯 울어대면 ‘초보 엄마’들은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른다. 당장 응급실로 달려가야 하나, 아니면 해열제만 먹여도 될까?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와 하정훈 소아과 원장의 도움말로 소아 응급 기초 상식을 정리했다. 국번 없이 1339로 전화해도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
■온몸에 열이 펄펄 날 때
우선 체온을 재서 열이 얼마나 높은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겨드랑이 땀을 잘 닦고 3∼5분 정도 충분히 누르고 있다가 재면 된다. 어린아이일수록 정상 체온이 어른보다 높으므로 37.2도면 열이 있다고 판단한다. 6개월 미만의 아기가 38도, 6개월 이상 아기가 39도 이상 열이 나면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특히 생후 3개월도 안 된 아기가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의사 진찰을 먼저 받는 게 좋다. 이런 아기는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도 하고 패혈증, 폐렴, 뇌막염 등 심각한 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6개월 이상 아기의 체온이 38~39도면 해열제를 먹인다. 해열제를 먹고 30분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우선 옷부터 전부 벗기고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 전체를 닦아준다. 만일 아이가 너무 추워하고 힘들어 하면 중단한다. 무조건 열을 빨리 내리려고 해열제를 먹이고 또 좌약을 쓰는 것은 금물이다. 해열제는 안전한 약이지만 정량을 초과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열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하루 이상 지속되면 소아과를 찾아가야 한다. 열 나는 원인은 대부분 감기 때문이지만, 장염, 요로감염, 중이염으로 생긴 것일 수도 있다. 5일 이상 열이 지속되면 심장에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는 가와사키 병도 의심해 볼 수 있다.
▲ 심하게 울 땐 배고픈지 확인을■6개월 미만의 아기가 밤에 심하게 울 때
우선 기저귀를 살펴 보고, 배가 고픈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혹 귀나 코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옷핀에 찔린 것은 아닌지, 이불이나 몸에 이물질이 있어 불편한 것은 아닌지 잘 살펴 본다. 감기나 중이염 혹은 장염 때문일 수도 있다. 장이 꼬인 아이는 5분 울고 1시간 조용하기를 반복하다가 케첩 같은 똥을 싸는데, 이때는 병원에 가야 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으나 매일 비슷한 시각(주로 오후 6∼10시 사이)에 자지러지게 우는 경우에는 ‘영아 산통(콜릭·Colic)’인 경우가 많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 얼굴은 발갛게 달아오르고 주먹을 쥐고 무섭게 울다가 제풀에 지쳐 곯아떨어지는데, 울지 않을 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대개 생후 3주∼3개월 사이에 나타나 생후 4개월이 지나면 사라지는데, 콜릭의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다. 최근 우유를 바꿨거나 젖이나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잘못 시키는 경우에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었다. 콜릭으로 진단받았다면 아기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 열나고 경기하면 편하게 눕혀야■의식을 잃고 경련을 일으킬 때
흔히 ‘경기’라고 부른다. 갑작스럽게 열이 나면서 경련을 하는 ‘열성 경련’이 가장 흔하다. 주로 감기 등으로 고열이 날 때 아이가 의식이 없어지면서 눈이 조금 돌아가고 손발을 떨면서 뻣뻣해진다. 일시적인 현상이며 후유증이 없으므로 당황하지 말고 우선 아이를 눕히고 옷을 벗겨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한 다음 지켜보면 된다.
단 6개월 이전이나 5세 이후 처음 경련이 생겼는데, 한쪽 팔이나 다리만 떤다면 간질의 징조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또한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열 없는 경련이 있을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머리를 부딪힌 후 갑자기 경련을 한다면 바로 119를 불러야 한다. 경련이 멎은 후에도 아이의 머리를 잘 받쳐 안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병원으로 데려가도록 한다.
▲ 토사물이 기도 막지 않게 주의■먹은 음식 도는 액체를 토할 때
아직 소화기 발달이 덜 된 아기들은 별 문제 없이도 잘 토한다. 하지만 노란 액체를 토한다면 바로 진찰을 받아 봐야 한다. 장의 일부가 막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후 2개월도 안 된 아이가 먹기만 하면 매번 왈칵 토한다면 유문협착증이 의심된다. 십이지장(유문) 근육층이 두꺼워져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에 토하게 되는데, 수술로 금방 좋아진다.
이 밖에 최근 72시간 이내에 머리를 다친 적이 있거나 이상한 것을 집어먹고 나서 토한다면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다.아기가 토할 때는 입 안에 든 것이 기도를 막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아이가 자꾸 토하는 경우에는 탈진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자꾸 토해도 오줌을 잘 누면 괜찮지만, 8시간이 지나도 오줌을 누지 않거나 많이 지치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소아과이지혜2004/11/02 15:20
여성들의 얼굴 피부 유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상웅 교수팀이 46명의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89%가 계절에 따라 피부 유형이 지속적으로 변했으며, 자신의 피부 유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여성은 46%에 지나지 않았다. 윤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최근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검사 전 설문조사에서는 지성 9%, 중성 9%, 건성 37%, 복합성 45%로, 자신의 피부가 복합성이라고 대답한 여성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피부 유형을 측정한 결과 연중 지속적으로 같은 피부 유형을 보인 여성은 건성 피부를 가진 11%뿐이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여성들은 계절별로 피부 유형이 조금씩 달라졌다. 봄에는 건성 피부가 가장 많았고(48%), 여름에는 피지 분비 증가로 인해 복합성 피부(72%)가, 가을에는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건성 피부가 최고(61%)로 증가했다. 겨울에는 건성 피부가 다소 감소했지만(48%), 대체로 가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원래 피부 유형은 얼굴의 피지 분비량에 따라 나뉘는데 흔히 건성, 중성, 지성, 복합성으로 분류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피지가 가장 많이 분비되는 이마, 코, 턱의 T존(zone)과 상대적으로 피지 분비량이 적은 U존(zone)의 피지 분비량의 차이에 따라 피부 유형이 달라지게 된다.
윤 교수는 “여성들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피부 유형을 꼽지만 정작 절반 이상(54%)이 자신의 피부 유형을 잘못 알고 있었다”며 “계절이 바뀌면 피부 유형도 달라지는 만큼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화장품을 단순히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꿀 것이 아니라 피부 유형을 정확히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 중에는 자신의 피부를 잘못 파악하고 맞지 않는 화장품을 고집하다가 상태가 나빠진 경우도 있다고 윤 교수는 덧붙였다.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피부과이지혜2004/11/02 15:16
안과2004/11/02 15:15
실명(失明)은 고령화 사회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질병 중 하나다.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의 발달로 백내장이 거의 정복됐다지만 노화 자체가 원인인 녹내장, 당뇨망막증, 황반변성증 등의 ‘불치병’들은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이진학)는 ‘2004 눈 주간’(7~13일)의 주제를 녹내장으로 정했다. 불치병이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충분히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학회가 전하려는 대국민 메시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65~70%가 병이 있는 줄도 모르고, 치료도 받지 않는다고 학회는 설명한다.
■녹내장이란 무엇인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視野)가 좁아지는 병이다. 눈의 모양체 조직에선 ‘방수’라는 물이 생성돼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며, 그 뒤엔 방수 배출구를 통해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나 배출구에 문제가 생겨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눈 속에 물이 많아져 안압(眼壓)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시신경이 눌려 죽게 된다. 안압이 서서히 높아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신경이 죽는 만성 녹내장이 가장 많지만, 안압이 급격하게 높아져 순식간에 시신경이 죽는 급성 녹내장도 있다. 또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죽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많다. 그 밖에 선천성 녹내장, 외상성(外傷性) 녹내장, 다른 병으로 인한 이차성(二次性) 녹내장 등이 있다. 국내 녹내장 환자는 전체 인구의 2% 정도인 90만~100만명 정도로 추정되나 병원서 치료받는 환자는 20만~30만명에 불과하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60대 이후엔 이전보다 발병률이 6배 정도 높다.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
녹내장은 진행속도가 워낙 느리고, 시야 가장자리부터 아주 조금씩 어두워지므로 말기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 녹내장이 심해진 경우엔 ▲불빛 주위에 녹색 또는 붉은색 원이 보이며 ▲눈이 흐리고 피로가 잦아지며 ▲시야가 좁아져 답답하게 느껴지며 ▲눈을 감고 안구에 손을 대보면 전보다 단단한 느낌이 들며 ▲가끔 머리가 무겁거나 아프며 ▲눈에 통증과 이물감(異物感)이 느껴지며 ▲오심과 구토와 함께 어깨가 결리는 등의 증세가 생긴다. 한편 급성 녹내장은 갑자기 한쪽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아프면서 시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두통과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선천선 녹내장은 생후 1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아기가 빛을 보면 눈이 부셔서 잘 뜨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눈꺼풀에 경련이 일어나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 녹내장 진단을 위해 시신경 촬영 검사를 하는 모습. 대한안과학회 제공■4가지 진단 방법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서 안압을 낮추는 등 치료를 하면 실명을 예방하거나 실명 시기를 크게 늦출 수 있다. 녹내장 진단법은 안압검사, 시신경검사, 시야검사, 전방각경검사(안압이 높은 원인 등을 찾아내는 검사) 등 4가지다. 안압이 정상인 녹내장도 있으며, 시신경이 절반 이상 손상돼도 시야가 정상인 경우도 있으므로 어느 한두 가지 검사로는 불충분하며, 4가지 검사를 동시에 받아야 정확하게 녹내장을 진단할 수 있다. 한편 녹내장의 조기 발견을 위해선 35세 이후엔 매년 안압검사를 받는 게 좋다.
■어떻게 치료하나?
안압을 떨어뜨리는 치료가 필수적이다. 정상안압 녹내장도 안압을 더 떨어뜨리면 병의 진행이 더뎌진다. 약물 치료가 가장 일반적인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고르기 위해 여러 약을 시도해 봐야 한다. 방수 배출구가 구조적으로 좁아져 있거나 안압이 급격하게 높아질 경우엔 레이저로 방수 배출구를 넓혀주는 치료를 한다. 그래도 효과가 없는 경우엔 아예 방수 배출구를 새로 만들어 주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어린이에게 생기는 선천성 녹내장인 경우엔 수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수술을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속적으로 안압을 체크해야 한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안과임호준2004/11/02 15:14
비뇨기과임호준2004/11/02 15:07
종합2004/11/02 15:06
종합김철중·의학전문2004/11/02 15:02
내과김인구2004/11/01 11:49
종합이자연2004/10/28 18:21
외과2004/10/27 11:21
해열·진통 가정 상비약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온 아스피린에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면서, 아스피린이 ‘현대판 만병통치약’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아스피린은 약값이 한 정에 100원도 안 될 정도로 저렴,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이만한 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스피린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퇴장방지 의약품’으로 등록돼 있다. 제약사들이 약값 싸다고 제조를 안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현재 아스피린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0억개 이상 소비된다.
◆다양한 효능 보이는 아스피린
미국심장협회(AHA)와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한 알의 아스피린이 심장병 예방 효과를 낸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것은 아스피린 성분 ‘아세틸살리실산’이 피속의 혈소판이 서로 달라붙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혈소판은 서로 달라붙어 피떡(혈전)을 만드는데, 이것이 관상동맥 등을 막아 심장병을 일으킨다. 그러니 규칙적으로 먹는 아스피린이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5년 동안 20·30대 건강한 남자 의사 2만2000여명에게 아스피린과 가짜약을 각각 나눠 먹여 조사한 결과, 아스피린 그룹에서 심장병 발병률이 44% 줄었다. 약한 정도의 뇌경색을 경험한 600여명의 환자에게도 2년 동안 아스피린을 복용케 한 결과, 뇌졸중에 의한 사망 확률이 31% 낮게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아스피린이 눈의 망막병증 등 합병증 발생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소판 생존기간이 짧아 더 빨리 응집되는데, 아스피린이 이를 줄여준다. 또한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
암 예방 효과에서는 다양한 연구들이 나온다. 호주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 복용자가 인구 통계 평균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40%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남성 1000여명을 6년 동안 관찰한 결과, 아스피린 복용 그룹은 전립선암 발병률이 4%로, 복용하지 않은 그룹 9%보다 크게 낮았다. 최근에는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는 바람에 허벅지나 종아리에 있는 정맥의 피가 응고되는 현상인 이른바 ‘일반석 증후군’에도 아스피린이 예방 효과가 있다. 뉴질랜드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이 이같은 심정맥 혈전증 발병 확률을 29%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아스피린은 임신 초기 고혈압·두통 등이 생기는 ‘자간전증’ 증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 복용시 주의할 점
해열·진통 목적으로 먹을 때는 통상 500㎎의 고(高)용량이 적당하다. 그러나 심장병·뇌졸중·암 예방 등의 목적으로 매일 복용하고자 한다면 100㎎의 저(低)용량 아스피린 용법이 권장된다. 현재 시중에는 저용량 아스피린으로 ▲바이엘의 ‘아스피린 프로텍트’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 ▲한미약품과 영진약품의 아스피린 등이 출시돼 있다. 아스피린은 일부에서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약 표면이 코팅되어 위장 내에서 녹지 않고 소장에 내려가 흡수되도록 제조된 아스피린 ‘장용제’가 권장된다. 강남성모병원 백상홍 심장내과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 용법은 심혈관질환 발생이 우려되는 40대 이상 남성이나 폐경기 이후 여성, 흡연자, 당뇨병 환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 등에게 권장된다”며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고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스피린 복용 금지 대상
위궤양 등 장내 출혈 환자, 혈우병 등 출혈성 질환자, 아스피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활동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 수술을 앞두고 있는 사람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제약의학전문2004/10/26 18:19
▲ 홍채 진단을 하고 있는 박철수 원장.서울대 교수 S씨는 몇 해 전 봉천동의 한 한의원을 찾았다. 대학병원의 정기 건강검진에서 ‘이상 무’ 판정을 받은 S 교수는 보약이나 지어먹으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네 한의원을 찾은 것이다. 그런데 한의원 원장은 S 교수를 진단하고는 “심장 영역에 밝은 갈색의 급성 증후가 나타났다. 협심증인지 심근경색인지 알 수 없지만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다.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학병원에서조차 ‘건강 OK’ 사인을 받았는데 뜻밖에도 동네 한의원에서 “이상 증후가 있다”라고 말했으니 S 교수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S 교수는 불쾌한 표정을 지은 채 한의사에게 인사도 안하고 나갔다. 2개월쯤 지나 S 교수는 한의원을 다시 찾았다. S 교수는 자신이 두 달 전 찾아왔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한의원을 다녀간 2주 뒤 S 교수는 한밤중에 극심한 심장 통증을 느꼈고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았노라고 말했다. 심장판막증이었다.
숭실대 교수 K씨도 같은 한의원을 찾았다. 한의사는 K 교수를 진단하고는 “머리쪽에 이상이 있다”고 말했다. K 교수 역시 몹시 기분이 상했다. K 교수는 동료 교수들에게 이 한의원이 엉터리라는 험담을 퍼부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후 K 교수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고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서울 관악구 봉천5동 삼성동아아파트 주상가 214호에 있는 박시한의원. 박철수 원장실에들어가면 여느 한의원에서 보기 힘든 장비가 눈길을 끈다. 안과에서 시력 검사하는 기계 같은 이 장비는 홍채촬영진단기. 홍채는 안구(眼球)의 각막과 수정체의 사이에 있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원반 모양의 얇은 막이다. 우리가 보통 검은자라고 말하는 부분이 홍채(虹彩)다.
수지침(手指針)과 같은 원리
박철수 원장은 대한홍채의학회 부회장. 박시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은 진맥 대신 홍채 진단을 받는다. 박 원장은 “사람의 홍채를 보면 질병의 증후와 그 사람의 체질이 보인다”고 말한다.
“홍채에는 인체가 투영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천지의 축소판이라는 인신소천지(人身小天地)의 개념을 알면 홍채 진단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오른쪽 홍채는 신체의 오른쪽 장기, 왼쪽 홍채는 인체의 왼쪽 장기가 나타납니다. 피부는 보통 가장 바깥쪽에 나타납니다. 상부에 위치하는 장기는 홍채의 윗부분에 나타나지요. 따라서 12시 방향에는 머리나 정신과 관련된 반응이, 6시 방향에는 허리 부분이나 그 아랫부분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박 원장에 따르면 홍채 진단은 수지침(手指針)과 같은 원리다. 체세포 복제원리와 같다는 것이다.
▲ 홍채 지도(오른쪽 눈)“세포 하나가 분화(分化)해 인체의 모든 기관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세포 하나 하나에 인체의 모든 유전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손과 눈은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
즉 홍채 진단이란 홍채에 나타난 각종 이상신호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질병 유무와 유전적인 체질을 알아내는 것. 한의사들은 체질에 따른 처방을 달리하기 때문에 체질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홍채의학의 역사는 오래됐다. 홍채의학이 꽃을 피운 곳은 16세기 유럽. 처음에는 돋보기를 이용, 육안으로 관찰하는 초보적인 방법이었다. 현재와 같은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한 홍채 진단은 1950년대 미국에서 버너드 젠슨이라는 학자가 개발했다.
홍채지도는 원형(圓形)의 홍채에서 각 인체 부위의 연관성을 찾아내 이를 지도형태로 영역별로 표시한 것. 홍채지도는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정확도가 높아져 현재와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홍채 진단은 미국, 러시아, 독일 3개국에서 가장 활성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홍채의학이 도입된 것은 1990년. 대한홍채의학회(www.iridology. or.kr)가 창립된 것은 1996년. 현재 대한홍채의학회 정회원은 200여명으로 의사, 한의사, 과학자가 주축이다. 이 중 홍채 촬영을 주진단 방법으로 사용하는 한의사들은 50여명 수준. 한의원에서는 기능을 중시하는 미국 홍채학을, 가정의학에서는 구조를 중시하는 러시아와 독일의 홍채학을 채택하고 있다.
“질병 아니라 질병의 증후 보는 것”
박 원장이 홍채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초. 그는 “진맥에 도통하기는 정말 힘들다”고 고백한다. 진맥에 비교하면 홍채 진단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양쪽 눈의 홍채를 촬영해 이를 확대한 다음 이상 유무를 관찰하는 것이다. 박시한의원의 홍채 진단비는 2만원. 박 원장은 간을 예로 설명했다.
“간은 인체의 오른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간은 오른쪽 홍채의 7시40분 방향에 나타납니다.
그 영역에 나타나는 색깔의 변화, 자국 변화, 부풀기의 정도 등을 가지고 판단합니다.”
박 원장은 “홍채 진단은 질병을 보는 게 아니라 질병의 증후를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율신경선의 변화, 바퀴살을 통해 육체적 변화, 신경 링(ring)을 통해 정신적 변화를 관찰해 실증(實症) 상태와 허증(虛症) 상태를 구분한다. 실증 상태란 현재의 상황이든가 머지않은 미래에 나타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박 원장은 “홍채 진단은 정밀검사 전(前) 단계인 보조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홍채 진단법을 MRI나 CT와 비교하면서 폄훼하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애초부터 비교 선상에 오를 수 없는 장비”라고 주장한다.
부랑자나 노숙자들의 홍채는 탁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박 원장은 어떤 사람의 홍채가 탁해져 있는 상태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증후라고 설명한다.
홍채 진단법은 열 살 미만의 어린아이들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홍채를 촬영할 때 아이들은 눈동자를 고정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0대 아이들의 경우 홍채 촬영을 하면 주로 유전적 요인이 나타난다고 한다. 만일 아이가 어머니의 홍채를 닮아 있으면 아이의 홍채에는 모계(母系)의 유전적 요인이 고스란히 기록된다.
박 원장은 “홍채에는 내부 혈관이 14가닥이 있어 지문보다도 더 정확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문(指紋)은 위조가 가능하지만 홍채는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부 분야에서 홍채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은 신비로운 홍채의 세계를 증명한다.
홍채 진단법은 눈은 마음의 창일 뿐만 아니라 육체의 거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의학2004/10/22 17:09
▲ 레너드 푼 조지아대 심리학과 교수지난 10월 8일 전북 순창에서 열린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에는 미 조지아대 레너드 푼, 일본 게이오대 히로세 노부요시, 서울대 박상철(朴相哲) 교수 등 장수 관련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은 레너드 푼 조지아대 심리학과 교수였다. 홍콩 태생으로 1950년 미국으로 이민한 그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정신건강연구소(NIMH)가 총 1300만달러(약 150억원)를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국제장수연구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예정으로 진행 중인 미국 조지아주의 ‘백세인(centerenian) 조사’를 주도하면서 장수학을 세계 최초로 체계화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푼 교수는 건강 상태가 양호한 백세인들과 80대, 6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생활양식과 성격, 인지능력,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이들의 변화, 유전적 요인 등을 3단계로 나눠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지금까지 17년째 계속된 자신의 백세인 조사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 백세인들의 식생활 등 생활습관은 어떠한가.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흡연자는 거의 없고, 음주량은 중간 정도였으며, 뚱뚱하지 않고 체중의 증감을 반복하는 일도 없었다는 것이다. 신체적 활동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고,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인지능력도 중요한 요소인데 매일매일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을 하는 등 양호한 인지 능력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 백세인들의 성격상 특성은.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성격 역시 장수의 매우 중요한 인자다. 백세인들 중에는 고집이 센 성격이 많았다. 또 어떤 정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의심하는 성향이 컸다. 그러나 마음은 편안한 상태였고, 실질적인 편이었다.”
- 100세가 된 후 어느 정도 더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했는데….
“첫째는 성별이다. 여자 백세인이 남자 백세인보다 평균 200일을 더 살았다. 둘째는 유전인자로 아버지의 수명이 긴 사람이 더 오래 살 확률이 높다. 어머니의 수명은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영양 상태, 인지 기능, 사회적으로 백세인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되느냐 등을 통해 예측이 가능하다.”
- 장수에 미치는 유전적 요인은 어느 정도 되나.
“인종별·성별 연구 결과, 85세 이후에는 흑인 여성→백인 여성→흑인 남성→백인 남성 순으로 생존 기간이 길었다. 흑인의 일반적인 평균 수명은 백인보다 낮은데 이는 젊을 때 사고, 자살, 타살 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백인보다 많기 때문이다. 85세 이후의 생존 일수 비교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유전적 요인이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은 장수 결정 인자의 30% 미만이다. 70% 이상이 생활습관에 좌우된다.”
- 장수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일은 어떤 것인가.
“적당한 노동·운동을 하고 술은 어느 정도 마셔도 되지만 담배는 피지 않아야 한다. 비타민 A를 많이 섭취하고 녹색과 오렌지색 채소·과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규칙적으로 아침 식사를 해야 하고, 체중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 본인은 장수할 자신이 있나.
“그건 누구든 자신할 수 없다. 장수에는 운(運)도 많이 작용하는데 과학자로서 나는 나의 운까지 예측할 수는 없다. 내일 트럭에 치일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웃음) 그리고 장수 그 자체보다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 실제 조사한 장수자들 중엔 본인이 오래 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 주간조선 기자 ducky@chosun.com )
종합주간조선2004/10/22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