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유선 촘촘한 치밀유방 많아… 암 가능성 4배"

    입력 : 2016.04.12 08:30

    [유방암 전문가 인터뷰]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분석, 돌연변이 위험 예측 정확도 높여
    67% 부분절제… 가슴 충분히 살려"

    유방암은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은 0·1기라면 수술만 해도 생존율은 97~98%에 이르지만 간이나 폐 같은 장기까지 전이됐다면 항암·방사선·항호르몬 치료를 받아도 생존율은 44%로 뚝 떨어진다. 그런데 0·1기 암이라도 나중에 암이 재발하거나 난소에 새로 암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유방암이 생겼을 때 다른 쪽 유방에 암이 생길 확률이 60%다. 한국유방암학회의 유전성 유방암 연구회는 지난 1월 한국인 유방암 환자 2000여 명의 가족력, 유방암 관련 호르몬 수용체 유무, 나이, 양측성(양 유방 모두에 암이 있는 경우), 난소암 동반 여부 등의 자료를 분석해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BRCA)의 돌연변이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前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에게 한국인의 유전성 유방암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이 한국인에게 많은 치밀유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선조직이 밀집한 치밀유방은 암 발병 위험이 높고, 검사에서도 놓치기 쉽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번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인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대부분의 기존 진료 가이드라인은 외국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 인종적인 특징을 잘 반영하지 못했다. 앤젤리나 졸리처럼 난소와 유방을 불필요하게 절제하지 않고도 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유방암의 특징은.

    "딸이 엄마보다 유방암의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 여명이 길기 때문이 아니라 유방암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늘어나 70대 환자가 가장 많은 유럽이나 미국과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까지는 40대가 가장 많고 40대를 중심으로 이전과 이후 환자수가 비슷한 산(山) 형태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50대 이상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30년 뒤에는 70대 환자가 가장 많은 미국식으로 변할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과 서양 여성의 유방은 형태가 다르다. 서양 여성은 유방에 지방층이 두껍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지방보다는 유선조직이 더 촘촘하게 모여 있는 치밀유방이 많다. 이 경우 검사를 해도 암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놓칠 가능성이 크고 치밀유방 자체가 암 가능성을 4배 정도 더 높인다."

    ―유방암 환자의 주된 관심은 수술 후 가슴을 보존할 수 있느냐 여부다.

    "예전에는 유방암 수술을 하면 가슴은 물론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모두 잘라냈다. 전이를 확인할 수 없어서다. 환자는 가슴을 잃었다는 심리적인 상실감은 물론 겨드랑이와 어깨 부종이나 통증이 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에 찾아내는 비율이 70%에 이른다. 또 암세포가 가장 먼저 전이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시림프절을 검사하기 때문에 멀쩡한 림프절까지 잘라낼 필요가 없어 수술 후 팔이나 어깨가 붓거나 아픈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도 그만큼 줄었다. 암이 있는 부분만 절제하는 부분절제술 비율이 67.1%고, 지난해 4월부터는 재건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재건수술 비율도 30%에 이른다. 가슴은 충분히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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