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병원 처방 외에 온갖 방법을 써 보게 된다. 하지만 민간요법의 효능 등 알레르기와 관련한 속설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주장이 엇갈린다. 알레르기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뚜렷한 원인 없이도 좋아지거나 나빠지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이 작년 봄에 써서 효과를 봤던 요법이 올 봄에는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내과 이병재 교수,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창근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윤영희 교수의 도움으로 알레르기 치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모았다.
>>> 치료에 도움된다
▶아침 맨손체조가 비염 누그러뜨린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콧속 분비물이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잘 때는 높은 베개를 베서 분비물이 흘러내려가게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자. 체조하는 동안 밤새 콧속에 고인 분비물이 빠져나가서 코막힘이 완화된다. 또한 운동 자체가 코 점막을 수축시켜 분비물 배출을 줄여 준다. 단, 천식을 동반한 사람은 아침 운동을 하면 안된다.
▶결막염 안약은 냉장고에 보관하자
눈을 차갑게 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히스타민 배출이 빨라진다. 안약은 냉장고에 차게 보관하고, 수시로 눈을 냉찜질하면 좋다.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파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도 결막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눈에 넣는 안약도 항히스타민 성분이므로 먹는 약은 안과 의사와 상의해 복용하는 게 좋다.
▶아토피가 있으면 손·발톱을 짧게 자른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손톱이나 발톱 아래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일반인의 10배 정도 서식하고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손톱과 발톱을 짧게 자르고 깨끗하게 관리해 줘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영·유아의 경우 손가락을 빨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모유 수유는 알레르기를 막아 준다
알레르기가 있는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모유 수유를 하자. 흔히 알레르기가 모유를 통해 대물림될까봐 꺼리는데, 오히려 생후 6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하면 아이의 알레르기 체질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유에 함유된 면역글로불린, 라이소자임, 렉토페린 등은 신생아의 면역 기능이 적절하게 형성되도록 도와준다.
▶녹차·쌀뜨물 목욕은 피부염에 실제로 도움된다
녹차의 주성분인 카테킨이 피부질환의 염증 반응을 완화시킨다. 쌀뜨물도 도움이 된다. 쌀뜨물로 하루 두 번 15분간 씻으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다소 누그러든다는 한방 연구 결과가 있다. 쌀 전분에 포함된 작은 입자들이 손상된 피부의 상층부에 들러붙어 균일한 막을 형성해 피부를 보호한다.
>>> 도움되지 않는다
▶죽염·식초 목욕하면 피부염 더 악화된다
죽염이나 식초 탄 물로 목욕하면 피부가 약간 따가워지면서 가려움증이 호전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실제로는 알레르기로 약해진 피부를 자극한다. 특히 식초의 산성은 피부 각질을 벗겨내서 피부염을 악화시킨다. 장·노년층 중 백반에 식초를 섞어 가려운 부위에 바르는 사람이 있는데, 이 역시 부작용만 유발한다.
▶피부 갈라지거나 코 막힌다고 가습기 틀면 안된다
피부가 건조하고 코가 막힌다고 해서 실내에 가습기를 틀지 말자. 증상 완화 효과는 없고 알레르기의 원인인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만 더 퍼진다. 알레르기 피부의 보습은 샤워한 뒤 보습제를 발라서 해야 한다.
▶천식에 배 달여 먹을 필요 없다
한의학적 근거가 없다. 배는 "날로 먹으면 육부의 열을 제거하고 삶아서 먹으면 오장에 음을 더한다"는 본초통현 등 한의학 서적의 설명에 따라 기침·가래 제거와 해열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보조적 도움이 될 뿐 근본적인 천식 치료 효과는 없다.
▶아토피에 양모이불 쓰면 증상 나빠진다
아토피 자녀에게 양모 이불이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오히려 나쁘다. 양모는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지 않는 데다가, 단백질 성분이기 때문에 민감해진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침구는 순면 소재가 가장 좋다.
▶면역력 높인다고 알레르기 치료되지 않는다
알레르기는 "일반인에게는 해롭지 않은 외부 물질에 대해 인체가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면역력이 이미 과도하게 높은 상태이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이는 약물이나 식품을 통해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해 준다는 일부 민간치료법의 주장은 사실과 반대이다. 의학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다스리는 핵심은 면역력의 균형을 찾아줘서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