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은 모든 나라에서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미국의 미셸 오바마 영부인은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조그만 채소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자녀들이 채소를 좋아하고 ‘정크푸드’를 멀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현재 미국의 소아 비만은 30%를 초과한다. 성장기 비만은 건강뿐 아니라 키에도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년 전 방문했던 초등 3학년인 정 영화양은 144cm, 47kg으로 반에서 제일 크고 뚱뚱했다. 친구로부터 늘 놀림을 받으며 콤플렉스에 시달려야만 했다. 어릴 때부터 키크게 하기 위해 너무 잘 먹인 것이 키도 컸지만 체중도 증가한 원인이었다. 부모는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에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가슴에 멍울이 잡히면서 ‘성조숙증’에 대한 노파심이 들기 시작했다. 행여 생리라도 시작한다면 키 성장이 멈추는 것은 아닐까, 뒤처리도 못하는 딸아이를 어떻게 학교에 보내야 하나 매우 불안해하며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평소 쵸콜릿과 빵을 늘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다. 성조숙증 아이를 관찰해 보면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 특히 알 종류나 달걀이 함유된 빵 종류를 과다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먹어도 지방이 축적이 되면서 비만이 되고 피하지방이 늘면서 렙틴이라는 환경호르몬 물질이 증가하면서 이것이 여성호르몬을 자극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분해하면서 키가 클 수 있게 도와주는데 비만아의 경우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비만인 아이는 사춘기가 1년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만 여아는 37.5%가 초경을 만 11세 이전에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상 체중의 어린이보다 4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검사 결과 예상대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꽤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외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는 부분은 없었기에 성장호르몬을 높여 에너지 대사율을 증진시키고, 성호르몬 분비는 저하시키는 감비성장탕으로 초경지연과 소아비만 치료를 병행했다. 특히 감비성장탕은 어혈을 제거하는 약재가 포함돼 있어 피를 맑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식욕을 조절하도록 함과 동시에 입맛을 변하게 해준다.
소아비만인 경우엔 무조건 살을 빼는 치료를 해선 안 된다.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다이어트는 열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하는 것은 키성장엔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키는 크게 하고 살은 더 늘지만 않아도 성공이다. 단지 여성호르몬이 증가하지만 않는다면.
6개월 후 여성호르몬은 15% 감소했으며 체중은 3㎏가 줄었다. 그사이 키는 3.8㎝가 자라 눈에 띄게 날씬 해졌다. 볼 살이 빠져 얼굴이 가름해졌다. 꾸준히 3개월 단위로 체크를 하고 치료를 한 결과 1년이 지난 작년 5월 영화 양의 몸무게는 47kg로 정상체중이었다. 키는 153㎝로 9㎝ 자라는 동안 몸무게는 그대로 유지를 했다. 여성호르몬도 안정이 되어 있었다. 더구나 초경도 오지 않은 상태였다. 초경지연 치료가 성공한 것이다. 식이요법과 감비성장탕 치료를 통해서 체중을 관리하고 여성호르몬의 분비상태를 꾸준히 체크를 하면서 초경은 지연이 된 것이다. 부모와 아이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뤄낸 결과였다. 이후 몇 개월 뒤 초경이 시작되었다.
부모의 키로 보면 유전적인 키는 이미 뛰어 넘었다. 키가 유전이 될 수도 있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유전보다도 더 키울 수 있다. 소아비만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를 한다면 키도 유전의 벽을 넘을 수 있다.
하이키한의원 성장클리닉 원장 박승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