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왜 테니스하면 무릎이 더 아플까

[운동은 근육빨] 테니스 ⑦ 여성 테니스의 시작은 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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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테니스 코트에서 화사한 차림으로 라켓을 열심히 휘두르는 여성 동호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이 결합된 테니스는 다이어트와 근력 강화에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다. 하지만 여성 동호인들이 유독 남성보다 자주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가 있다. 바로 무릎이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아프고, 점프 후 착지할 때 찌릿하다는 하소연이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근력이 약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성과는 다른, 여성 고유의 신체 구조적 비밀이 숨어 있다.

골반의 각도가 무릎을 위협한다
여성의 골반은 남성보다 넓다. 출산을 위한 인체의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이다. 골반이 넓으면 허벅지뼈(대퇴골)가 정강뼈와 만나는 사선의 각도(Q-angle)가 크다.

문제는 테니스처럼 코트 좌우로 급격한 방향 전환을 반복할 때 일어난다. 이 각도가 크면 발이 땅에 닿는 순간 허벅지뼈가 안쪽으로 회전하면서 무릎이 안으로 무너지는 ‘X자 무릎(외반슬·Knee Valgus)’ 형태가 되기 쉽다.

이 상태에서 낮은 공을 치기 위해 무릎을 굽히면 무릎개골(도가니뼈)이 정상 궤도를 이탈해 바깥쪽으로 쓸리며 극심한 마찰이 일어난다. 이를 ‘대퇴슬개통증증후군(일명 러너스 니 Runner’s knee)’이라 부른다. 여성 동호인이 낮은 공을 치고 나면 무릎 앞쪽 또는 무릎뼈 주변이 시큰거린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성 호르몬이 양날의 검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인대와 힘줄을 이루는 콜라겐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관절과 인대가 더 유연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트레칭을 하면 허리가 잘 숙여지고, 다리를 벌리거나 허리를 돌리는 동작도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이 같은 유연성은 테니스에서 큰 스윙을 만들거나 유연한 자세로 공을 받아내는 데 분명히 유리하다.

하지만 잘 늘어나는 고무줄을 강하게 잡아 당겼을 때 흔들림이 커지듯, 테니스에서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순간 무릎과 발목을 잡아줘야 할 인대도 함께 늘어나게 돼 관절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코트 끝으로 미끄러지거나 역동작에 걸릴 때, 관절을 잡아주는 인대가 제 역할을 못해 발목이 쉽게 돌아가는 발목 염좌(sprain)가 생길 위험이 남성보다 높다. 그래서 여성 동호인들은 유연한 관절을 끝까지 붙잡아 주는 근육을 함께 키우는 것이 부상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특히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근육량뿐 물론 뼈와  힘줄, 인대의 기능도 함께 약해진다. 그래서 중년 이후에는 운동량을 줄이기보다 근력과 균형감각을 함께 키우는 훈련이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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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우연
내 무릎은 X자 부상 위험군인가?
방향을 전환할 때 내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성향이 있는지 거울을 통해 확인해 본다.
ㆍ거울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고 선다.
ㆍ디딘 쪽 무릎을 천천히 30도 굽히며, 가벼운 외다리 스쿼트를 실시한다.
ㆍ이때 내려가는 무릎 끝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거울로 관찰한다.
무릎 끝이 둘째 발가락보다 안쪽(엄지발가락 쪽)으로 쏠리거나 전체적인 궤적이 안으로 무너진다면, 테니스 칠 때 무릎 통증과 슬개대퇴관절 부담을 키우는 전형적인 ‘X자 무릎 패턴’이다.

골반과 발목을 강화하는 실전 루틴
무릎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중둔근을 단련하고 발목 고유감각을 깨워야 한다.
①미니밴드 몬스터 워크(Monster Walk)
☞골반과 엉덩이 근육을 활성화해 무릎이 안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는다.
ㆍ탄력 미니밴드를 무릎 위나 발목에 건다.
ㆍ상대 공을 기다릴 때처럼 무릎을 살짝 굽히고 허리를 낮춘다.
ㆍ아랫배에 힘을 준 채 밴드의 저항을 느끼며 좌우 대각선으로 천천히 걷는다. 이때 무릎이 안으로 모이지 않게 한다.
왕복 15보, 3세트

②싱글 레그 훕 앤드 스태빌라이즈(Single-Leg Hop & Stabilize)
☞발목과 무릎이 착지 순간 흔들리지 않도록 만든다.
ㆍ바닥에 한 발로 선다.
ㆍ앞이나 대각선으로 가볍게 뛰어 착지한다.
ㆍ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3초간 흔들림 없이 버틴다.
ㆍ무릎이 안으로 무너지지 않고 둘째 발가락 방향을 유지한다.
발당 10회 착지, 3세트

③스텝 다운(Step Down)
☞ 착지, 감속 동작 시 무릎 궤적을 바로잡는다.
ㆍ15~20㎝ 높이 박스나 계단 위에 한 발로 선다.
ㆍ반대쪽 발꿈치로 바닥에 살짝 닿게 했다가 다시 힘을 주어 올라온다.
ㆍ지탱하는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둘째 발가락 방향을 유지한다.
좌우 각각 12회, 3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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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우연
여성 테니스는 힘으로만 치는 운동이 아니다. 골반에서 시작된 회전이 몸통을 거쳐 라켓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가장 효율적이고, 부상 위험도 적다. 결국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강한 허벅지가 아니라, 무릎이 흔들리지 않도록 골반과 발목을 안정시키는 힘이다. 여성들의 테니스는 허벅지가 아니라 안정된 골반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