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식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20kg 감량한 약사의 ‘현실적인 조언’

[이렇게 뺐어요]

이미지
다이어트 전후 정재훈 약사의 모습/사진=정재훈 약사 제공
헬스조선 ‘이렇게 뺐어요’의 이번 주인공은 무려 20kg을 감량한 정재훈 약사다. 그는 과거 이민 생활을 하며 체중이 급격히 늘었고,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직접 체감한 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이후에는 약사이자 ‘푸드 라이터’로 활동하며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 정보를 꾸준히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건강 상식을 전하는 책 ‘건강 구독 사회’를 출간했다. 정재훈 약사를 직접 만나 책을 쓰게 된 계기부터 건강한 다이어트 비결까지 들어봤다.

-책 ‘건강 구독 사회’ 집필 동기는?
“약대를 졸업한 지 29년이 된 만큼 약과 영양제를 둘러싼 혼란을 정리해 대중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 싶었다. 책에서 가장 강조한 메시지는 ‘건강은 불안 때문에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처럼 건강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건강마저 소비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 불안에 이끌려 무언가를 계속 사 먹기보다 건강의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대 의학의 다양한 치료제와 영양제를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경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되,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게 중요하다.”

-과거 20kg을 감량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뺐나?
“20대 중반에 캐나다로 이민을 간 후 체중이 98kg까지 늘었다. 현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생활 패턴이 바뀐 탓이었다. 이후 30대 초반이 되면서 건강 문제와 관절 부담까지 느껴져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방법은 식사량을 줄여나갔다. 당시 식습관에서 문제였던 것이 ‘밥을 먹어야 식사다’라는 고정관념이었다. 그래서 외식 후에도 집에서 다시 밥을 먹는 식으로 과식이 반복됐다.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 밥뿐만 아니라 빵, 면 등을 포함해 전체 식사량 자체를 줄여나갔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일정 기간 적응하고 나니 수월해졌다. 배가 너무 고플 때는 초콜릿을 소량씩 섭취했고,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외식이나 맛집을 찾아다녔다. 식단 외에 유산소 운동 기구를 활용해 집에서 간단한 운동도 병행했다. 결과적으로 3개월 동안 약 20kg 감량에 성공했다.”

-요요는 없었나?
“다이어트 직후 몇 년 동안 요요 없이 체중을 잘 유지했다. 이후에 체중이 늘어나는 시기도 있었다. 이때는 바로 다시 3~4kg 조절하면서 관리했다. 체중이 크게 올라가기 전에 미리 조정했더니 70kg 후반을 벗어나진 않았다. 또 중간에는 퍼스널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주 2~3회 근력 운동을 하면서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지금도 관리 중인가?
“술이나 탄산음료는 되도록 안 먹는다. 술은 체질적으로 얼굴이 빨개지는 편이라 분위기에 맞춰 한두 잔 정도만 마신다. 탄산음료를 마실 때는 제로 음료를 주로 마신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마셨을 때 느껴지는 텁텁함이나 불필요한 열량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제로라고 해서 모든 제품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제로 쿠키 같은 일부 제품은 당은 낮아도 열량이 높을 수 있다. 과식도 안 하려고 노력한다.

최근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위고비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 전후로 가장 달라진 건 아침 식단이다. 위고비를 사용하기 전에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으로 가볍게 먹었다면, 지금은 닭가슴살이나 밥 반 공기에 반찬을 곁들이는 등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한다. 점심과 저녁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양 조절이 쉬운 메뉴를 주로 선택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메뉴를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만약에 대한 관심 크다. 어떻게 보나?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다.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대사 건강 개선 등 다양한 효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췌장암을 비롯한 특정 암 위험 감소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기존의 다이어트 약처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식단 조절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는 혈압약처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오히려 무조건 중단하거나 생활 습관만으로 해결하려다 보면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의사와 상담하면서 용량이나 기간을 조절해 사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식단이나 운동으로 GLP-1 호르몬을 약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약은 분명히 생리적으로 다른 수준의 효과를 내는 도구이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의지나 생활 습관으로 대체하려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최소 용량으로 체중과 건강을 최적화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인터뷰 중인 정재훈 약사/사진=이아라 기자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다이어트는 현대처럼 음식이 넘쳐나는 환경에서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특정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아니라 내가 평생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인지다. 결국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체중이 늘지 않도록 잘 유지하는 것이고, 각자에게 맞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미래로’ 미루고 있다. 5년, 10년 뒤의 건강을 생각하느라 정작 오늘의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놓치고 있다. 하지만 건강은 미래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얼마나 의미 있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느냐’다. 결국 건강도 미래를 위한 준비이면서 동시에 오늘을 잘 살기 위한 기반이라는 점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