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대세 콘텐츠' 웹툰… 작가들은 우울증 시달린다

입력 2023.01.07 10:00

웹툰작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웹툰작가 3명 중 1명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난 섞인 피드백, 과도한 업무량, 촉박한 마감 시간 등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지난 5일 ‘웹툰작가들의 정신건강 및 신체건강과 불안정 노동수준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서 연구팀은 작가들의 업무 행태와 정신건강을 알아보기 위해 전업 웹툰작가 3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최근 1년간 5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웹툰작가 노동조합, 한국만화가 협회 등에 소속된 15명과 심층면접도 진행했다.

그 결과, 웹툰작가의 우울증 유병률은 일반인보다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웹툰작가 중 28.7%가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만18~79세 한국인의 평생 우울장애 유병률은 7.7%다. 웹툰작가의 28.2%는 불면증을 경험했다 응답하기도 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리거나 시도한 작가들도 많았다. 웹툰작가의 17.3%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으며 8.5%는 계획, 4%는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평생 10.7%는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며, 2.5%는 계획하고, 1.7%는 시도한다.

연구팀은 웹툰작가의 업무 행태가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작가가 댓글로 비난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우울, 불안, 수면장애 진단 위험이 높았다. 비난을 받은 경험이 있는 작가는 우울증 진단 위험이 1.9배, 수면장애는 2.18배 높았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계획을 세울 위험 역시 2.45배 높았다.

과도한 업무량과 촉박한 마감 시간도 웹툰작가의 정신건강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작가의 하루 노동시간은 평균 9.9시간이었는데 특히 마감 전날은 11.8시간으로 나타났다. 주당 근무 일수는 5.7일,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51시간이었다. 응답자 중 64.4%가 “근무시간이 적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은 “육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 지쳐 있다”고 했다.

웹툰작가들은 업무강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한 회당 그려야 하는 컷 수 많음’(133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재 주간이 짧아서’(120명), ‘플랫폼과 제작사 압박 때문’(86명)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웹툰을 유통하는 플랫폼은 성장했지만 웹툰작가의 노동 환경은 열악해졌다고 꼬집었다. 연구팀은 “플랫폼 내에서도 좋은 자리를 점유하는 게 작품의 성공과 직결되면서 작가들이 컷 수를 늘리는 등 과도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작가들의 과도한 업무량은 근골격계 질환 부담을 증가시키고, 무분별한 댓글 피드백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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