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상황은 계속 바뀌어…소아청소년 방역패스는 신중해야”

단계적 일상회복이 중단되고, 이달 18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16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된다. 새로운 거리두기 강화가 적용되면, 사적 모임은 백신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허용되고, 미접종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없다.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대폭 강화되면서 미 접종자 비율이 높은 소아 청소년의 활동은 더욱 제한을 받게 됐다. 강화된 거리두기 시기에 소아 청소년의 생활 변화를 미리 알아보자.
◇전면등교 취소·학원은 방역패스 적용
16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르면, 소아 청소년 전면 등교는 취소됐고, 학원은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유·특수·돌봄, 소규모·농산어촌 학교는 정상 운영하지만, 이달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학교의 밀집도는 2/3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 지역별 감염상황 등에 따라 조정은 가능하다.
학원은 방역강화 기간에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가 적용되며, 접종완료자 등만 이용할 수 있다. 일행 간 한 칸 띄어 앉기 등 시설 밀집도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다. 시간제한은 평생직업교육학원만 22시까지 영업이 허용된다.
학원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교육시설은 학원 방역수칙을 적용한다. 기숙형 시설의 경우 학원 방역수칙 내 PCR 진단검사 등 숙박시설 운영을 위해 의무화된 방역수칙도 준수해야 한다.
독서실은 시간제한 없이 운영 가능하지만, 방역패스가 적용되고, 접종완료자만 사용이 가능하다.
백신 접종완료자 4인까지만 식당과 카페이용이 가능하지만 18세 이하 자녀는 예외다. 미 접종자가 18세 이하 미성년자와 동행해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는 없다. 또한 18세 이상 초·중·고생이 참석하는 행사는 음성확인서 지참 시 299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종교시설은 방역패스 제외, 청소년은 방역패스 강제?
거리두기 강화가 시작돼도, 소아 청소년은 식당·카페 등을 이용할 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는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가 적용되지 않을 때의 얘기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가 더욱 확대되면, 이미 학교와 학원도 제대로 가기 어려운 소아 청소년의 사회활동은 더 제한된다.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 적용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나 정부는 오늘(16일) 다시 한번 방역패스 적용 의지를 밝혔다. 현재 종교시설은 방역패스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시기와 범위는 조정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병익 교육부 평생교육국장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시기와 범위 등은 현장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질병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결정이 되면 연내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종교시설 방역 강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제관은 "지난 10일 종교계와 논의를 해서 어느 정도 안을 도출했고, 추가로 협의할 사항이 생겼다"며 "추가적인 협의를 거쳐서 바로 대책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방역패스 적용 불가피… 상황 달라지면 재조정 필요
정부는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 의무화 입장을 유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 적용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상황이 심각하긴 하나, 소아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강제화하기엔 과학적·윤리적 문제가 있단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는 "아이들은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중증화율이 낮다"며 "단지 아이들이 감염·전파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있어, 코로나 발생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 개인의 사회적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접종을 권고하는 차원에서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하지만 아이들이 코로나 확진율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없고, 가정만으로 방역패스 확대를 추진하는 측면이 있어, 강제화할 경우 의료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소아 청소년의 학교·학원 이용제한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방역패스 확대 적용은 시기와 범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경 교수는 "지금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한 것은 전체적인 코로나 발생률을 낮추고, 중증환자 수도 줄여, 의료기관이 중증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보자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상황이 위중해 방역 당국 입장에선 소아 청소년 방역패스를 확대해 접종을 권고할 수밖에 없으나, 거리두기 강화와 부스터 샷 효과가 나타나면서 확진자 수가 줄어든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며 백신 종류가 늘어나고, 치료제가 등장하면 상황은 계속 달라질 수 있다"며 "소아 청소년의 방역패스 확대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