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질 높은 잠을 자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병원을 방문한 사람 약 1200만명을 최대 10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중 23만명이 코로나19 양성이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와 아닌 사람의 임상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는 몇 달 안에 수면 장애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비 확진자보다 3.2배 높았고, 수면 장애 약물을 투여받을 확률은 4.9배나 높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최근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학과 오탁규 교수팀(송인애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이 코로나19와 불면증 사이 상관관계를 국내 최초 규명했다. 불면증은 잠이 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을 비롯해 지나친 조기 기상, 야간 수면 부족, 적정 수면 후에도 느껴지는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을 포함한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로나19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코로나 PCR 검사를 받은 성인 30만 명(양성 7천 명)을 대상으로 확진자와 비 확진자의 불면증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면증을 겪을 확률이 3.3배 높았다. 특히 여성에서는 3.5배, 40~50대에서는 4.2배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수면 장애가 나타나면 생체리듬이 바뀌고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등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하면, 뇌의 부피까지 줄어 치매 등 뇌질환 위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의 질을 확인하려면, 4시간 후를 살펴라
적절한 수면을 자고 있는지보다 정확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잠에서 깬 후 4시간이 지난 다음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숙면을 취해 일주기 리듬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면 뇌의 활동은 잠에서 깬 후 4시간 뒤에 가장 활발해진다. 오전 6시에 일어난다면 10시에 집중력이 가장 제대로 발휘된다는 것이다. 그때에도 몽롱하다면 수면 장애로 뇌의 활동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추정할 수 있다.
◇숙면 하려면…
▶수면 주기 만들기=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 둘 다 지키기 힘들다면, 우선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 지켜야 한다. 숙면은 생체리듬 안정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면 주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자는 시간이 길어도 깊은 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면 일어나자마자 밝은 빛을 쬘 수 있는 곳에서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낮잠 피하기=낮잠은 생체리듬을 파괴할 수 있다. 되도록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한다.
▶카페인, 음주 피하기=카페인은 각성제로 잠을 방해한다. 잠자기 전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음주도 피해야 한다.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기=아무리 생각할 일이 많아도 자기 전에는 스트레스나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생각은 피해야 한다. 수면을 방해하는 호르몬 분비를 유도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침실에서 벗어나 독서를 하거나 라디오를 듣는 등 비교적 자극이 적은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운동=햇빛이 날 때, 30분 정도 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교감신경을 활발하게 해 깊은 잠을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