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묻다]"발전하는 다발골수종 치료, 적극적인 재발 관리로 완치 기대"

입력 2020.07.13 17:41

다발성골수종 최신 치료 전략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은 지난 30년 간 30배나 늘었다. 오래 살고, 진단이 늘었기 때문. 다발성골수종은 재발이 잘 되는 까다로운 질환이지만, 최근 여러 치료제가 나와 치료 효과가 높아지면서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길어졌다. 다발성골수종 치료 전문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에게 발전하는 다발골수종 치료에 대해 들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삼성서울병원 제공

-다발골수종은 어떤 질환인가
다발골수종은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에 생기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다발골수종 환자에서는 정상적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인 암세포인 골수종 세포로 변형되어 빠르게 증식한다. 손상된 형질세포인 골수종세포가 골수에 점차 많은 양의 악성 골수종세포를 만들어내며, 이러한 과정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면역 체계를 파괴한다. 다발골수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2019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70대가 33.2%로 가장 많았고 60대 30.3%, 50대 17.2% 순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 중에는 67~70세 정도의 연령대가 많다.

-다발골수종의 대표 증상은
주로 고령 환자에서 칼슘 수치가 올라가서 생기는 증상(C), 신장과 관련한 증상(R), 빈혈(A), 허리 통증(B) 등이 있으며, 줄여서 “CRAB”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CRAB= Calcium, Renal failure, Anemia, Bone lesions). 이런 증상들이 노인들에게 흔하다 보니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만 하다가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증상 전 보통 일정기간 무증상 기간이 선행돼 다발골수종 환자의 20%는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다발골수종 환자 수가 지난 30년간 30배 이상 증가했다. 이유는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60대에 머물러 다발골수종이 발병할 때까지 사는 인구가 많지 않았다. 다른 원인으로는 공해 등을 이야기 하는데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또 예전보다 건강검진을 통한 질환 스크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질병이 더 빨리 발견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삼성서울병원 제공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우선 증상이 없는 경우는 바로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추적관찰을 하기도 하며, 증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는 먼저 조혈모세포(골수)이식을 할 수 있는 군과 조혈모세포 이식을 할 수 없는 군으로 나뉜다. 작년까지는 국내에서 이식에 대한 보험 급여가 만 65세까지였는데 최근에는 만 70세 미만으로 확대됐다. 다발골수종 치료 중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70세까지의 환자 중에서 심장이나 폐 등 주요 기관의 상태가 괜찮은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하고 조혈모세포 이식 및 유지요법을 진행한다. 나이가 70세가 넘거나 다른 질환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못한 환자는 이식을 고려하기 어렵고, 항암 치료를 메인으로 한다. 요즘은 항암치료를 ‘지속적 치료법(continuous treatment)’로 하며, 장기적으로 끌고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데이터가 많아 보통 비이식군은 장기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재발했을 때의 치료 전략은
1차 치료인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인 후에 재발하거나 불응을 보이는 경우에는 다른 종류의 약물로 구제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치료 시, 여러 종류의 항암제를 단독 혹은 병합요법으로 투여할 수 있다. 1차 치료 이후 재발로 인해 2차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1차 치료 시 어떤 약을 썼는지, 반응이 좋았는지, 어떤 부작용 등이 있었는지를 고려해 약을 선택한다. 처음 치료를 하고 재발하기까지 보통 2~3년 걸리는데, 요즘에는 2차 치료를 하고도 3~5년 정도의 평균 생존기간을 보이기 때문에 재발했을 때의 치료도 굉장히 중요하다.

-다발골수종의 치료 예후는 어떤가
다발골수종의 치료는 질환의 개선과 재발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까다롭다. 재발이 반복되면 다음 치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료 예후를 고려해 초기 치료 단계부터 치료 효과를 높이고 반응 지속기간을 장기간 유지해 다음 재발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다발골수종 치료는 굉장히 빨리 발전하는 분야다.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예전 항암치료가 없었을 때는 6개월~1년 정도였다. 항암치료가 시작된 1960년대부터는 평균 생존기간이 2~3년이 됐고, 최근 10년 사이에는 평균 6~7년, 미국의 경우에는 10년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환자의 10~15%는 고위험군에 해당되는데 이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약 3년이지만 10~15% 정도는 10년 이상 재발하지 않고 거의 완치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삼성서울병원 제공

-다발골수종의 치료 약제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
현재 가장 많이 쓰는 약제는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 단클론항체, 전통적인 화학요법이 있다. 약물 치료는 여러 약물을 병합하는 2제 및 3제요법으로 진행되는데, 과거에는 치료제가 다양하지 않았으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병이 진행되지 않는 무진행 생존 기간을 늘리는 치료법들이 속속 등장했다. 먹는 약은 병원에 덜 오는 장점이 있는데 어떤 환자들은 안 먹고 오는 경우도 있고, 환자에 따라 직접 주사를 하는 경우가 더 안전한 경우도 있다. 또 약을 삼킬 수 없는 경우에도 주사를 하는 방법이 더 좋다. 치료제의 발전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예전보다 환자들이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게 됐다는 점이다. 환자들이 3개월마다 검사를 받으러 올 때마다 마음을 졸이긴 하지만 직장도 잘 다니고 일상생활도 잘 할 수 있으니까 그만큼 환자들이 건강한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다발골수종 환자나 가족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나 재발했을 때 환자들이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어한다. 또한, 오래 치료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지원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특히 이 병은 뼈도 아프고, 면역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중간 중간 입원할 일도 생기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다발골수종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재발에 따라 경과가 나빠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환자와 보호자들이 질병과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가슴아플 때도 있지만, 이 역시 다발골수종을 보는 의사들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환자들이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개인적으로는 조금 덜 힘든데, 보험 등의 문제로 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다 환자들을 보낼 때 특히 더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다양한 치료약제의 개발로 조기에 무진행 생존율을 향상시켜 오랜 시간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다발골수종의 치료 목표가 되고 있으니, 우수한 생존기간 연장 효능을 보인 약제를 통해 환자들이 본인의 상태에 맞게 잘 치료받고 개선된 삶의 질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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