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투약으로 혈액암 치료... 그러나, 5억원​

입력 2021.03.24 15:22

맞춤형 항암제 '킴리아주' 국내 허가... 급여혜택 불투명

킴리아
혈액암 완치가 가능한 CAR-T 치료제 '​킴리아주'가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급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진=노바티스 제공

단 한 번의 투약으로 말기암을 완치할 수 있는 항암제가 우리나라에도 등장했다. 최초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항암제 '킴리아주'(Kymriah)가 국내 허가를 받은 것이다.

CAR-T 치료제는 환자에서 채취한 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가 발현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조합시키고 나서,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해 단 1회 치료만으로 말기 혈액암을 치료한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의 국내 등장은 또 다른 CAR-T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킴리아의 뒤를 이을 CAR-T 치료제는 무엇이 될까?

◇해외 허가 완료 약부터 토종 CAR-T까지 대기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킴리아 뿐이지만, 킴리아가 유일한 CAR-T 치료제는 아니다. 킴리아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과 25세 이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ALL) 치료제인데, 해외에서는 이미 다른 암을 치료할 수 있는 CAR-T 치료제도 2017년부터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 등에서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예스카타'(Yescarta)와 '테카터스'(Tecartus)가 있다. 예스카타는 두번째로 허가된 CAR-T 치료제로, 미국에서는 2017년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일본에서는 올해 1월 악성 림프종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테카터스는 지난해 7월 성인 재발 불응성 외투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CAR-T 치료제는 없다. 다만, 일부 국내 제약사가 CAR-T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녹십자셀이 췌장암 및 고형암 관련 CAR-T 미국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고, 제넥신과 툴젠은 고형암 CAR-T 치료제 공동개발에 돌입했다. 헬릭스미스, 메드팩토, 큐로셀, 유틸렉스, 앱클론 등도 관련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약은 있는데… 국내엔 언제?
그렇다면 다른 암환자도 희망을 꿈꿀 수 있는 CAR-T 치료제는 언제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타 CAR-T 치료제의 국내 허가 시기는 알 수 없다.

CAR-T 치료제 2개를 보유한 길리어드는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해 말을 아꼈다. 길리어드 관계자는 "본사와 국내 도입에 대해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는 있으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치료제이니만큼 구체적인 도입계획은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임상시험 중인 CAR-T 치료제 가운데 빠른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약은 있다.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얀센의 CAR-T 치료제의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임상 3상 시험을 허가받았으며, 국내 환자 12명의 참여를 확정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얀센은 다국가 임상시험으로 진행되는 해당 임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고민은 '억' 소리 나는 몸값
다른 CAR-T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된다 해도 사용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약 5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값 때문이다. 킴리아 개발사인 노바티스가 밝힌 킴리아 투약비용은 미국 기준 1인당 46만 달러(약 5억원)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CAR-T 치료제는 개별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치료제 특성상 '1인 1 치료제'로 밖에 생산할 수 없다. 치료제 생산과정이 복잡해 가격이 높은 것도 있다. 환자에게서 면역세포를 채취해 비행기에 실어 미국의 노바티스 공장에 보내면, 미국 현지에서 3~4주에 걸쳐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고 재조합한 다음 치료제를 만들어 한국으로 발송하면 그제야 투약이 가능하다.

5억원이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킴리아 등 CAR-T 치료제에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면 환자들의 부담금이 대폭 줄어든다. 하지만 CAR-T가 워낙 고가의 약이고, 기존 방식으로는 급여 적정성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아 급여혜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킴리아의 경우, 보험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한국노바티스 신수희 항암제사업부 총괄은 "여명이 6개월로 하루가 시급한 환자들이 킴리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한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정부 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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