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이 봄에 기승부리는 이유는?

입력 2020.04.23 09:38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29)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족부질환은 대체로 계절을 많이 탄다.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가을에는 족저근막염·발목인대파열 환자가, 활동성이 떨어지나 외상위험이 높은 겨울에는 발목연골손상·골절·관절염 환자가 많다. 그렇다면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봄에는 어떤 족부환자들이 병원을 찾을까? 바로 무지외반증이다.

무지외반증은 선천적·후천적 요인으로 엄지발가락이 돌출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정보 공개에 따르면 연간 6만명 이상이 병원을 찾을 만큼 유병률이 높다. 그렇다면 왜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봄에 병원에 몰리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발이 돌출되어 보이는 모양에 대한 미용적 스트레스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통증이다. 엄지발가락은 보행 시 체중의 60%를 지탱한다. 그러나 무지외반증 환자는 돌출과 발 굳은살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발을 완전히 땅에 대지 못한 채 걷게 되며 검지, 중지, 약지 발가락으로 체중이 쏠리면서 중심축이 무너지게 된다.

겨울철에는 활동 범위나 운동량이 여름·가을에 비해 절반 가깝게 줄어들어 통증을 잊게 된다. 그러나 봄이 되면 갑작스럽게 활동량이 증가하며 특히 보온 위주로 옷을 선택하는 겨울과 달리 봄이 되면 옷이 얇아지고 맵시를 고려하는 탓에 신발도 플랫슈즈, 하이힐 등을 신으면서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무지외반증은 변형된 뼈를 수술을 통해 교정해야만 치료 가능하다. 실제 보험자부담금을 제외한 요양급여비용 총액만 400억원 이상이며, 요양급여총액 비율의 약 85%가 입원치료 비용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 상에 낭설을 정설처럼 홍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려면 다음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알아본 뒤 족부의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첫 번째는 선별적 교정치료 여부다. 무지외반증은 진행형 질환으로 변형 각도에 따라서 초기-중기-말기로 구분되며 이에 맞는 선별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선별 치료의 중요성은 우리가 사이즈에 맞춰 옷을 사는 이치와 같다. 55나 66처럼 사이즈에 맞춰 옷을 입어야 활동이 편하고 맵시가 살듯이, 수술도 어느 하나의 일률적 방식을 적용하는 대신 병기에 맞는 방법을 택해야 치료 부담도 줄이고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비절개' '무흉터'에 관한 내용이다. 실제 많은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이다. 실제 무흉터 비절개가 가능할까? 정답은 '노(NO)'다. 학술대회 및 저널 어디에도 이 같은 술식명은 없다. 이렇게 홍보되는 술식의 정식 명칭은 최소침습적 무지외반증 교정술이다. 즉 절개를 최소화 하는 것이지 절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절개를 하지 않고 변형된 뼈를 경피적(비절개) 방식으로 교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최소침습적 교정술의 적응증은 변형 각도가 20~25도의 중기인 경우에 예후가 좋으며 양측 및 말기 환자에 적용 시 제한된 시야와 정렬 범위 확보 문제로 재발 및 주변신경 손상, 무지강직이나 내반증 등의 합병증 위험이 일반적인 방법보다 높다.

그런데도 잘못된 정보들이 계속 생산, 확대되는 이유는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심리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이 원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중기에는 최소침습 교정술을 하고, 말기나 양측 무지외반증의 경우에는 복합교정술이 도입돼 통증점수(vas score)는 2점, 입원 기간은 평균 2일로 통증 정도와 회복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따라서 나의 불안하고 걱정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치료정보에 현혹되기보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치료를 선택해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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