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진득하게 앉아있지 않고 돌아다니는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영화는 2~3시간 집중해서 봅니다. 우리 아이가 ADHD인가요?"
엄마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사실 교실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해도 게임 등은 집중해서 하는 것이 ADHD 어린이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이다.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는 "공부할 때 집중력은 능동적 집중력인 반면 디지털 미디어에서의 집중력은 수동적 집중력이기 때문에 똑같은 집중력이 아니다"라며 "능동적 집중력은 전두엽이 성숙해야 만들어지는 데, ADHD 어린이는 능동적 집중력이 결핍돼 있다"고 말했다. ADHD 어린이가 디지털 미디어에 더 집착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ADHD 어린이는 게임, TV 등 색다른 자극에 뇌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게임 등 디지털 미디어에 오래 노출되면 ADHD 위험이 높아질까? 그렇다. 지난해 미국 LA 지역 10개 고등학교의 15~16세 학생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미디어 사용 횟수·사용 강도 등이 높을수록 ADHD 발생 정도가 커졌다. 디지털 미디어를 적게 사용한 학생은 4.6%만이 ADHD 증세가 나타난 반면, 디지털 미디어 사용이 많은 학생은 10.5%가 ADHD 증세가 나타났다. 김영훈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의 영향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의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청소년 시기까지 영향이 지속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