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향상, 유방 재건술] 완치율 높아 재건술 환자 늘어… 2기 이상일 땐 2~3년 후 수술 초기癌은 자가지방이식술로
미술교사 이모(40)씨는 올 초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왼쪽 유방 전절제술과 재건술을 동시에 받았다. 이씨는 "주치의가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으므로 남은 삶의 질을 위해 유방재건을 받으라고 권했다"며 "유방암 수술 후 겪는다는 여성성 상실감과 우울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17년 전 역시 왼쪽 유방암 2기로 전절제술을 받은 임모(67·경기 성남시)씨는 유방 재건술을 받지 않았다. 임씨는 "유방암 환자용 특수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게 불편하고, 나이가 들었지만 흉터만 남은 가슴을 볼 때마다 울적하다"며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유방 재건술을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암의 진행 단계나 절제한 부위에 따라 적합한 유방 재건 방법도 다르다.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재건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면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의료계는 현재 유방 절제술을 받는 유방암 환자의 25% 정도가 재건술을 받는다고 추산한다. 10년 전에는 10% 정도만 유방을 재건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노태석 교수는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은 암이 돼서 4기 진단을 받아도 5년 생존율이 30%가 넘다 보니, 삶의 질을 위해 유방 재건술을 적극적으로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방 재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언제 받는 게 좋나?=0~1기이거나 방사선 치료가 따로 필요 없는 2기 환자라면 유방 절제술과 재건술을 동시에 받으면 된다. 두 번 수술받는 부담이 없고, 재건 수술비 외에 입원비 등이 따로 들지 않는다. 2기 이상이면서 예후가 안 좋을 것으로 보이면 모든 치료가 끝나고 2~3년이 지나야 재건술을 받을 수 있다. 5년간 재발하지 않은 완치 환자는 언제라도 받으면 된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가?=유방 전절제술을 받았다면 자가조직치환술이나 보형물 삽입술이 필요하다. 자가조직치환술은 혈관·신경이 지나는 복직근(복부에 세로로 길게 있는 근육)이나 광배근(등 근육)을 가슴까지 끌어당겨 잇는 수술이다. 유방 주변 조직이 대부분 파괴됐으면 이 수술을 받지만, 비교적 많이 보존돼 있으면 보형물 삽입술을 받는 편이 낫다. 유두는 6개월 정도 지나서 재건한다.
▷부분 절제 받아도 재건하나?=유방을 4분의 1~3분의 1 정도 제거했으면 복부나 허벅지의 지방을 떼어내 가슴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유방을 재건한다. BR바람성형외과 심형보 대표원장은 "최근에는 암이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자가지방이식술만 받아도 되는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에 방해 안 되나?=유방 보형물이나 자가조직이 있으면 방사선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서 즉시 재건술을 시행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노태석 교수는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방 보형물 등이 있어도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그 덕분에 최근에는 절제술과 재건술을 동시에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어디에서 받아야 하나?=요즘엔 대체로 유방 절제술과 재건술을 동시에 시술하는 경향이라, 암 수술을 받는 대학병원에서 유방 재건까지 하는 환자가 많다. 이미 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암을 수술한 외과 주치의와 상의 후, 자가조직치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같은 대학병원 성형외과에서 받는 게 좋다. 수술 시간이 6~8시간 걸리고 1주일 정도 입원해야 하는 만큼 여러 진료과 의료진과 중환자실 등이 갖춰진 대학병원이 안전하다. 반면 보형물 삽입술이나 자가지방이식술만으로도 재건할 수 있다면 개원 성형외과에서 받아도 무방하다. 개원 성형외과는 미용 목적의 가슴 확대술을 시행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환자가 수술 후 외모에 만족하는 비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