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밝은 세상] (4) 비문증

입력 2013.04.24 08:50

없는 날파리가 눈 앞에서 날아… 노화가 원인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눈 앞에 벌레나 먼지 같은 게 자꾸 날아다닙니다."

언제부터인가 날파리 같은 게 시야에 나타난다며 진료실을 찾아오는 노년층을 심심치 않게 본다. 날파리를 잡으려고 손을 휘젓다가 아무 것도 없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란다고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이 물체는 시선을 옮길 때마다 상하좌우로 따라 움직여서, 예민한 사람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이 질환은 노인성 안질환인 비문증(飛蚊症)이다. 일반적으로 40대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60~70대에는 70% 정도가 경험한다. 보통 "날파리가 있다"고 표현하고 "거미줄이 있다", "눈앞에 구름이 떠다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날파리가 실제로 있는 건 아니고, 눈 속의 유리체(琉璃體) 일부에 변성이 생겨 그림자처럼 비쳐 보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젤리 모양의 조직이다. 안구 형태를 유지하고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물체의 상을 맺게 하는 구실을 한다. 시신경과 단단히 붙어있는 유리체 중 일부가 떨어져 눈으로 들어가는 빛의 일부분을 가리면, 환자는 눈앞에 뭔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눈의 노화로 유리체가 두꺼워지고 오그라들어 덩어리처럼 되거나 주름이 생기면 이런 부유물이 생긴다. 안과에서 동공을 확대시킨 후 망막을 살펴보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비문증은 망막에 문제가 없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눈에 해롭지도 않다. 따라서 눈앞이 아른거리는 증상에 집착하지 말고 가볍게 무시하며 지내는 것도 방법이다. 출혈이나 염증이 원인이 아니면 치료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망막 이상이 비문증을 유발할 때다. 갑자기 부유물질 수가 늘어나 물체가 여러 개 떠다니거나, 번개가 치듯 번쩍하는 섬광이 나타날 때, 또는 검정 커튼이 가린 것처럼 한쪽이 어둡게 보이는 경우다. 이는 망막박리 같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는 전조 증상이기 때문에 지체없이 안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과 고혈압 합병증으로 의심되는 비문증도 망막검사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원인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중장년층은 비문증이 나타나면 지나치게 겁먹지 말고 먼저 정확하게 원인부터 파악하고, 그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식생활도 중요한데,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과일과 양파·양배추 같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비문증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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