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정맥류 수술 받으면 자연임신 가능한가요?

아는만큼 젊어지는 비뇨기 질환 이야기

골드만 비뇨의학과의원 인천점/이창기 원장

35세 남성 A 씨가 외래 진료를 보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였다. 난임 병원에서 정액 검사 소견에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정자의 운동성이나 정자 수 등에 문제가 있었다. A 씨도 평소 고환에 울퉁불퉁한 무언가 만져졌다고 했고, 난임 병원 의사는 비뇨의학과 방문을 권했다. 그래서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방문한 것이다. 가장 먼저 기본적인 문진과 질문지 작성 후 신체검사를 진행했고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색조 도플러 초음파 검사도 진행했다. 진단 결과 예상대로 복압 상승 없이도 음낭 내에서 종물이 느껴지는 2단계 정계정맥류였고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정맥혈관을 묶어 정맥류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고 3개월 후 정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정상 수치를 회복했다. 몇 개월 후 자연임신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정계정맥류는 하지정맥류와 연관 지어서 이해하면 더 쉽다. 고환에서 심장으로 이동하는 정맥이 모여 있는 곳을 정계라고 하는데 그 부분이 하지정맥류처럼 부푸는 것을 정계정맥류라고 한다. 고환 상단의 정맥 다발은 그물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정맥 다발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중력 방향으로 높은 압력을 받아서 혈액이 역류하게 되고 그 결과 정맥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지는 것이다. 특히 정계정맥류의 85% 이상은 좌측 고환에서 발생한다. 좌측 정맥 길이가 우측 정맥 길이보다 길기도 하고 우측 정맥은 직경이 큰 대정맥으로 비스듬히 연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한 반면, 좌측 정맥은 신정맥으로 거의 직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한 가지 검사로만 정계정맥류를 진단하기보다 여러 가지 검사를 복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으로 보는 시진과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또한 정계정맥류가 악화한 경우에 고환이 수축하기도 하므로 고환 체적계(Testicular Volumeter)를 이용해 고환 크기도 측정한다. 고환의 크기와 정맥의 늘어난 직경 등을 알 수 있어 사실상 가장 정확한 검사인 색조 도플러 초음파 검사도 진행한다. 요즘 같이 날씨가 추울 때는 환자를 실내에 10분 정도 대기한 후에 검진을 진행해야 더 정확하고, 증상이 사라질 수 있는 누운 자세보다는 선 자세로 신체검사를 진행해야 더욱 정확하다.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실제로 한 번도 아이를 갖지 못한 남성 불임 환자의 35%, 두 번째나 세 번째 임신이 되지 않은 남성의 85%가 정계정맥류 질환을 갖고 있다. 정계정맥류로 인해 부신과 신장의 독성 대사 물질이 역류하게 되고, 고인 정맥혈로 인해 음낭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산소도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고환 내 남성호르몬은 계속 감소하고 정자의 수와 운동성도 감소한다. 미성숙 형태, 무정형 형태 등 비정상 정자가 늘어나면서 정상 정자 비율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남성 불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계정맥류를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정계정맥류로 진단된 후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자연치유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확진된 정계정맥류 환자의 경우 자연치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악화한다. 약물치료도 거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수술 적응증에 해당한다면 수술을 진행하는 게 좋다. 

우선 정액검사 소견에 이상이 발견된다면 정계정맥류 수술을 진행하는 게 좋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정계정맥류와 남성 불임이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고환의 크기가 반대편 정상 고환보다 20% 이상 축소된 경우도 수술 적응증에 해당한다. 고환의 크기와 고환의 생식 능력은 정비례하기 때문에 고환의 크기가 20% 이상 위축됐다는 건 생식 기능 저하를 암시한다. 이 같은 경우는 반드시 정계정맥류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계정맥류로 인한 고환 통증이 심각한 경우에도 수술을 진행하는 게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계정맥류 환자는 2018년 1만2664명에서 2022년 1만5270명으로 20.6% 증가하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정계정맥류로 진단되는 경우 불임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는 게 좋다. 교과서적으로 정계정맥류 치료 후, 환자의 50~80% 정도는 정액검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30~40%의 환자는 그 결과 자연임신이 가능해진다. 대학병원의 경우 정계정맥류 수술을 진행할 때 전신마취와 함께 입원이 필요하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임상 데이터가 쌓여서 국소마취 혹은 척추마취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수술이 종료된다. 그러니 수술 적응증에 해당한다면 꼭 비뇨의학과 전문의에게 자세한 상담을 받아 보길 권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는만큼 젊어지는 비뇨기 질환 이야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상을 힘들게하는 각종 비뇨기 질환들이 찾아옵니다. 행복한 중·장년 생활을 위해 객관적이고 유용한 비뇨기 정보를 전달해 드립니다.

골드만 비뇨의학과의원 인천점 /이창기 원장
-가톨릭 관동대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대한전립선학회 정회원
-대한남성과학회 정회원
-대한비뇨기학회 정회원
-대한비뇨기초음파학회 정회원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정회원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정회원
-전) 대한비뇨초음파학회 부총무
-현) 대한비뇨초음파학회 교육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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