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의 여성이 자궁선근증으로 내원했다. 20대에 선근증이 생기는 경우는 비교적 드문 사례인데, 다른 병원에서 하이푸 시술을 한 번 했다가 실패했다고 한다. 선근증은 경계의 구분 없이 자궁이 부은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정상 근육층과 자궁 내막을 보존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다행히 한 달 경과 후 증세가 많이 완화되었다.

아이를 낳고자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은 상당히 위협적인 질병이다. 자궁근종이 나팔관을 막아 수정을 방해하거나 자궁 내막에서의 수정을 방해해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태반에 자궁근종이 인접해 있으면 조산이나 유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분만할 때도 자궁 수축력을 감소시켜 난산과 산후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여성은 임신 6개월쯤에 나를 다시 찾아왔다. 안정기에 접어들어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연분만이 하고 싶다며 의견을 물었다. 선근증이라는 질병은 자궁을 약하게 하는데 외과적으로 병변을 없애는 시술까지 했기 때문에 안전하게 제왕절개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지금은 출산 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임신 계획이 있는 하이푸 환자에게 하이푸 시술에 관한 주의 사항을 알려줄 때 시술 후 3개월 동안은 피임할 것을 권한다. 근종이나 선근증이 50% 이상 줄어들 시간을 벌어야 하고 자궁벽이 얇아져 있는 상태에서 정상 조직이 두텁게 형성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신 전 자궁근종이 발견됐을 때 점막하근종이면서 크기가 2cm가 넘는다면 하이푸로 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하이푸 시술은 고강도 초음파를 한 초점에 모아 열과 에너지로 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의 경우에는 자궁벽이나 자궁 내막에 상처를 주어 흉터 반응이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하이푸 시술은 정상 자궁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근종만 괴사시키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자궁을 보전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하이푸 치료를 10년 이상 하다 보니 많은 환자분들이 기억나지만, 치료 후 임신과 출산 소식을 전해 오실 때의 기쁨과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