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메르스…환자는 왜 ‘기침’ 대신 ‘설사’를 했나

  •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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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9.10 10:42

    비특이적 증상이지만 환자 10~25%는 설사 동반

    마스크를 쓴 두 남녀가 대화하고 있음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그의 증상이 기침이 아닌 설사인 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환자의 10~25%가 설사를 동반한다고 설명한다./사진=조선일보DB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쿠웨이트에 22일간 머문 뒤 귀국한 61세 남성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사실을 8일 오후 확인했다. 이 환자는 현재 국가지정격리 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확진자의 경우 설사를 주요 증상으로 보고했지만, 공항 검역에서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대응지침 중 의심환자 사례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서 중동지역을 방문한 자로 정의된다”며 “검역 단계에서 메르스 의심 증상 및 낙타 접촉 등이 없어 의심환자 사례 정의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분의 설명대로 메르스는 기침 및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주요 증상이다. 그러나 설사·구토 등 장 관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역시 드물지는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호흡기 바이러스라고 해서 반드시 호흡기 증상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정부성모병원 감염내과 이효진 교수는 “감염 증상은 바이러스 침투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바이러스와 면역세포가 싸우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한다”며 “이번 메르스 환자의 경우 신체 면역반응 중 하나로 설사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감기에 걸린 아이들의 경우에도 기침·가래와 함께 면역반응에 의한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고 덧붙였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최성호 교수 역시 “호흡기 바이러스가 들어온다고 해서 무조건 호흡기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며 “바이러스가 전신에 혈액을 타고 돌면서 ‘바이러스 혈증’을 만들고 증식하기 쉬운 곳에 몰린다. 메르스의 경우 호흡기가 일반적이지만, 간혹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비특이적으로 장에 먼저 증상이 발생했지만, 결국에 바이러스가 좋아하는 호흡기로 가서 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5년 당시 국내 메르스 환자의 주요 증상을 보면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을 제외한 나머지 증상으로 근육통 22%, 두통 13%, 설사 10% 등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에서는 최대 25%까지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렇다면 확진자의 분변에 의한 감염도 가능할까. 이효진 교수는 “기침 증상이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봐서 이번에는 전파력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속단할 수는 없다. 호흡기가 아닌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의 경우에도 가능성은 낮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앞으로 2~3주는 충분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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