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만 문제? '디피실리균'도 심각… 장염으로 사망 위험도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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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17 16:57 | 수정 : 2018.04.17 18:22

    배를 잡고 있는 남자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은 과다 증식하면 치명적인 장염을 일으킨다. / 사진=헬스조선DB

    위장(胃腸)에는 여러 균이 산다. 헬리코박터같이 위험성이 잘 알려진 종류도 있지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종류도 있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이 대표적이다. C.디피실리균이 장내에서 과다 증식하면, 장염(CDI)이 생기면서 치명적인 설사를 유발한다. 발생은 2000년대 이후로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질병관리예방본부는 2011년에만 약 3만명이 CDI로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CDI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국내 감염 환자 현황 및 위험요인을 분석한 논문(연세대학교 약학대학원)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국내 CDI 환자 발생률은 10만명 당 53명이다. CDI 환자는 진단시점에 위염이나 십이지장염(20%), 위장염이나 대장염(18%), 위·식도 역류질환(18%) 등 위장관계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C.디피실리균이 체내에서 과다 증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빈번한 약물 사용'을 주 원인으로 꼽는다. 국내 논문에 따르면, 항생제와 프로톤펌프저해제(PPI, 위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를 사용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CDI 발생이 더 많았다. 항생제 중에서는 페니실린,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사이프로플록사신이 CDI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C.디피실리균은 건강한 사람의 몸에서도 사는 세균이다. 항생제나 프로톤펌프저해제는 장내 세균총을 변하게 해, 나쁜 균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유익균을 죽이거나, 유해균을 제대로 죽이지 못하면서 C.디피실리균이 증식하는 것이다. C.디피실리균은 각종 독소를 분비해 설사와 염증을 일으킨다.

    현재 CDI는 예방백신이 없다. 사노피-아벤티스의 경우 CDI 백신 개발을 시도했으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의료진이 불필요한 항생제(특히 CDI와 관련 있다고 알려진) 처방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위염·역류성식도염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다른 질환으로 항생제 처방을 받을 때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위염·역류성식도염 치료약과 항생제를 함께 먹을 때 CDI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어서다. 이 두 약을 함께 먹은 게 아니라도, 항생제 복용 후 심한 설사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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