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질환은 한통속… 심장·뇌·대동맥 통합적으로 본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17.09.06 07:30

    [헬스 특진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뇌혈관병원

    심장·뇌 등의 혈관 질환 진단 후
    다른 혈관까지 체크해 예방·관리… 응급시스템 도입해 사망률 낮춰

    혈관 질환은 한통속… 심장·뇌·대동맥 통합적으로 본다
    혈관 질환은 뇌·심장·대동맥·말초혈관 등에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합진료가 중요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뇌혈관병원은 심장내과·신경과 등 관련과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협진을 하고 있다. 사진은 신경외과 김용배 교수가 뇌동맥류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주부 신모(65)씨는 지난해 배드민턴을 하던 중 갑자기 머리가 터질 듯한 두통과 구토 증세가 나타나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평소 고혈압 외에 별다른 지병이 없었고, 운동 시 가끔 왼쪽 가슴이 뻐근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었지만 금방 사라져 별걱정을 하지 않았다. 신씨는 응급실에서 뇌 CT를 찍어본 결과, 뇌출혈 소견을 보였다. 곧바로 뇌혈관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뇌혈관조영술을 했더니 뇌동맥류(뇌동맥이 늘어지면서 혈액이 고임) 파열이 확인됐다. 출혈을 막는 수술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심근경색이 의심됐고, 응급초음파 검사에서도 일부 심장 근육의 움직임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신씨는 신경외과와 심장내과 의료진의 협진을 통해 뇌혈관조영술과 관상동맥조영술을 동시에 받았다. 먼저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두 개의 관상동맥이 막힌 것을 확인, 즉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이어서 파열된 뇌동맥류에 코일 색전술(뇌동맥류 안으로 얇은 백금으로 된 코일을 넣어 파열 부위를 막는 시술)을 했다. 신씨는 6주 간의 집중 치료를 받은 후 무사히 회복했다.

    ◇혈관은 한통속… 동시다발적으로 발병

    신씨처럼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혈관 질환은 심장·뇌·대동맥·말초혈관 어느 한군데에만 생기지 않는다. 혈관은 모두 연결돼 있고, 혈관 질환의 원인 역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비만·스트레스·흡연 등으로 비슷해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2006년 뇌혈관 질환(Cerebrovascular Diseases)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심근경색 등으로 관상동맥우회로술 받은 환자 246명의 뇌혈관을 검사한 결과, 36.7%에서 경동맥 협착증, 28.9%에서 두개강 내 동맥 협착증이 발견됐다. 2008년 유럽신경학회지 발표 논문에서는 뇌경색 환자 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4%에서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힌 관상동맥협착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이 늘어져 혈액이 고이는 동맥류도 여러 혈관에 발생한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서상현 교수팀이 대동맥류 등 대동맥 질환자 158명을 검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22.2%에서 뇌동맥류를 동반하고 있었다.

    ◇혈관 질환 통합진료 하는 심뇌혈관병원

    혈관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가 많지만,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도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뇌혈관병원 주진양 원장은 "심지어 동일한 약제를 중복해서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며 "심장, 뇌 등의 혈관 질환이 발병했다면, 다른 혈관 질환을 예방·관리하는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을 앓은 사람은 뇌 MRA 같은 검사를 해 뇌혈관 상태를 미리 체크를 하거나, 말초혈관 질환이 있으면 심장초음파나 CT를 통해 심장혈관도 살펴야 한다. 아스피린 같은 혈전 용해제 등을 미리 복용하게 하는 것도 예방·관리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심장·뇌·대동맥·말초혈관 질환을 통합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국내 처음으로 심뇌혈관병원을 개원했다. 심뇌혈관병원에는 심장센터, 뇌혈관센터, 대동맥혈관센터, 재활예방센터 등 4개의 센터가 있다. 주진양 원장은 "혈관 질환을 보는 신경외과·신경과·심장내과·심장혈관외과 의료진들이 모여 진료를 보다보니, 자기 파트 이외의 다른 혈관 질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진료를 하고 있다"며 "협진이 용이한 것은 물론, 환자들은 빠른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동선이 줄어들면서 편의성도 증대됐다"고 말했다.

    ◇응급시스템 도입, 수술 사망률 크게 줄여

    심뇌혈관 질환은 대부분 응급시술이나 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뇌혈관병원은 응급 환자를 빠른 시간내 처치하기 위해 응급시스템(RAPID 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응급시스템은 병원으로 전화가 오면 의뢰받은 환자 상태를 관련된 의료진 모두가 즉시 공유하고,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시간 동안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끝내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뇌혈관병원 송석원 교수는 "이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나서 대동맥 수술 사망률이 14%에서 2%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2012년 국내 처음으로 시술과 수술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도입해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고 있다. 병원 내 재활예방센터를 둬 혈관 질환 후유증이나 재발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재활 치료를 하고 있다.



    • Copyright HEALTH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