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육아로 인한 손주병, '드꿰르벵'

입력 2014.03.05 14:49

황혼육아로 생기는 병

손주를 돌보고 있는 중년 여성
읠슨기념병원 제공, 헬스조선DB

1년 전부터 손녀를 돌봐온 박모(57·경기 화성시)씨는 최근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손목이 시큰거렸다. 파스를 붙이고 손목보호대를 꼈는데도 엄지손가락을 구부리기 어려울 정도로 움직임이 둔해졌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드꿰르벵'이라는 생소한 병명을 진단받았다. 몇 주간 약물 및 주사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이 없어 결국 건막제거술을 받았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맞벌이 가정은 510만 가구로 추산된다. 이 중 조부모가 아기를 맡아 키우는 집은 250만 가구로 절반에 해당한다. 최근 '손주병'이라는 말이 국립국어원에서 신조어로 선정될 만큼, 황혼 육아로 인한 조부모의 정신적·신체적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드꿰르벵의 원인과 증상
드꿰르벵은 손목에 나타나는 염증을 일컫는 건초염의 한 종류다.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건(힘줄)에 염증이 생겨 통로가 좁아지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육아 및 가사노동을 하는 30~60세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아이를 안거나 걸레를 짜는 등 엄지손가락과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임신한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관절·인대 등이 느슨해지면서 걸리기 쉽다.

드꿰르벵의 주된 증상은 강한 압박이 느껴지는 통증이 손목과 엄지손가락 주변으로 퍼지는 것이다. 도마를 손으로 들거나 손잡이를 돌리는 등의 힘이 들어가는 동작이 어렵고, 심할 땐 엄지손가락을 구부리기조차 어렵다. 손목 주변에서 좁쌀만 한 혹이 느껴지기도 한다.

◆드꿰르벵의 자가진단법
드꿰르벵은 에이쇼프 테스트와 핑켈스타인 테스트로 쉽게 자가진단할 수 있다. 아래 동작을 취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드꾀르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
읠슨기념병원 제공, 헬스조선DB

에이쇼프 테스트(좌)는: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쥔 후 손목을 아래로 굽혀준다. 핑켈스타인 테스트(우)는 다른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잡아당긴 후 손목을 위, 아래로 움직인다. 이때 통증이 있다면 드꾀르벵일 수 있다.

◆드꿰르벵의 예방과 치료
윌스기념병원 양성철 원장은 "일상생활에서 손목과 엄지손가락에 부담을 덜어주는 자세로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특히 손주를 두 손으로 안아 들어 올리는 자세는 손목뿐만 아니라 허리에도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드꿰르벵을 진단받았다면 대부분 체외 충격파·소염진통제 복용 등 비수술로도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에 증상이 생긴 경우는 출산 이후에 사라지기도 한다. 손목과 엄지를 부목으로 고정시켜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하루 2회가량 부목을 풀고 10분씩 손목운동을 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차도가 없을 경우는 주사 치료를 한다. 주사 후에도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신전지대절제술 및 건막제거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10분 남짓의 짧은 시간으로 부담이 적고, 다음 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드꿰르벵 회복에 도움을 주는 스트레칭

손
읠슨기념병원 제공, 헬스조선DB
왼쪽 사진과 같이 손바닥을 반듯하게 펴고 각 손가락을 순서대로 하나씩 접어 엄지손가락과 맞댄다. (5~10초 정도 유지하고 10분 동안 반복) 오른쪽 사진과 같이 다섯 손가락에 고무줄을 끼우고 손가락을 벌렸다 오므리기를 반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