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는 머리카락을 제외한 털은 전혀 반갑지 않은 존재다. 매끄러운 피부를 위한 제모는 인내를 필요로 하고, 어느 정도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을 위해, 내년을 대비해 예전보다 더 과감하고 전문화된 제모기술을 정리했다.
Trend 1 >> 보이지 않은 곳까지 꼼꼼히! 레이저 제모 레이저 제모의 범위는 겨드랑이에서 비키니 라인으로 계속 확대되어 왔다. 최근에는 비키니 라인을 넘어 성기 주변, 항문 부위에 난 털을 레이저로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잠깐의 부끄러움보다 편리함이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초이스피부과 양성규 원장은 “환자의 대다수가 개인적인 불편함 때문에 시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항문이나 성기 주변은 겨드랑이나 팔, 다리처럼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굵고 거친 털이 피부에 맞닿는 자극을 줄이고, 생리 시 불쾌한 냄새를 줄일 수 있으며, 갈수록 대담해지는 비키니를 입을 때도 더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예민한 부위인 만큼 주의할 점도 많다. 양성규 원장은 “안쪽으로 숨어 있는 부위이므로 한 손으로 피부가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고, 다른 손으로 레이저 기계를 다뤄야 한다”며 “다른 피부보다 까맣기 때문에 레이저 출력을 잘 조절해 자극 없게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007년부터 2009년 4월까지 접수된 제모시술 부작용 피해 117건 중 연락이 가능한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58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제모 부작용 피해는 화상이 44명(75.9%)으로 가장 많았다. 의사가 아닌 간호사, 일반 직원이 단독으로 레이저 제모를 시술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경우 흉터, 변색 등의 후유증이 많았다. 레이저 제모는 의사가 시술자 피부의 특성에 맞게 레이저 강도를 조절하고 피부반응을 살펴 이상 후가 발생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며 시술한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레이저 기기의 종류는 다양하고, 기기에 따라 적용 사례와 효과가 조금씩 다르다.
‘롱펄스 엔디야그’는 장파장의 레이저로 색소침착된 부위에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라이트 쉬어’는 겨드랑이처럼 굵은 털에 효과적인 반면, 가느다란 털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아포지‘와 ‘소프라노’는 효과가 비슷하지만 제모 후에 다시 털이 올라올 수 있다. 생식기나 항문 주변에는 레이저를 강하게 쏘지 못하므로 다른 부위보다 시술횟수가 늘어난다. 제모 후 관리는 여느 부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양성규 원장은 “피부진정을 위해 가벼운 스테로이드 크림을 처방받아 바르거나, 하루 정도 과격한 움직임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Trend 2 >> 좀더 안전하게! 피부손상 최소화한 제품 등장 면도기와 제모기는 가장 오래된 제모도구다. 쉽고 빠르게 털을 제거할 수 있어 지금까지 많은 여성이 선호한다. 그러나 금속에 의한 피부자극이나 잘 관리하지 못한 면도날로 인한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또 너무 짧거나 곱슬거리는 털은 제모가 힘들었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면도기·제모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철이 아닌 세라믹 헤드로 만든 제모기를 비롯해 피부보호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를 보호하는 면도기도 출시되었다.
아무리 기기가 좋아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제모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트리머를 이용해 10mm 이하로 잘라 줘야 깔끔하다. 또한 피부와 수직이 되게 잡고 체모가 자라는 반대방향으로 누워 있는 체모를 일으켜 세운다는 느낌으로 이동시킨다. 청결하지 못한 제모기나 면도기는 피부염의 원인이 된다. 사용 후에는 항상 깨끗이 씻어 물기를 피해 잘 말린다.
Tip 제모기나 면도기는 샤워 후에 사용하세요! 제모 시 통증을 줄이고 털을 깨끗이 없애기 위해서는 샤워 뒤에 사용하는 게 좋다. 샤워 직후에는 모공이 열리고 체모가 수분을 함유해 부드러워진다. 자극 없이 제모가 가능하며, 피부 자극도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샤워 후에는 피부표면의 노폐물이 제거되어 세균감염 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Trend 3 >> 나 홀로 영구제모까지! 셀프 왁싱의 확대 없어야 할 부분에 털이 있어 고민인 건 몸뿐만이 아니다. 남자에게나 있을 법한 진한 콧수염이나 갈매기눈썹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페이셜 왁싱’이 대중적이다. 양미간이나 콧수염, 인중에 왁스를 바르고 천을 붙여 떼어내는 방법인데, 면도날로 없애는 것보다 깨끗이 제모되고, 족집게보다 통증이 적다.
그러나 셀프 왁싱은 주의할 점이 많다. 털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같은 부위를 여러 번 할 경우 흉이 질 수 있다. 두 번 이상 떼지 않게 주의한다. 또한 남보다 민감한 피부라면 미리 패치 테스트를 거친다. 올해 한 제모용품 브랜드에서는 페이셜 왁싱 전용 제품을 출시했다. 그 밖에 피부과에서 받던 레이저 제모를 집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피부과 제모시술에 쓰이는 레이저를 개발한 회사가 개발한 셀프 제모기기가 주인공. 털의 생장주기에 맞춰 8차례 사용하면 조금씩 털이 사라진다. 레이저의 세기는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가격은 약 70만원대다.
Trend 4 >> 브라질리언 왁싱과는 또 다르다! 퓨빅아트의 대중화 ‘올누드’라는 브라질리언 왁싱은 음모 부위에 있는 털을 모두 제거하는 왁싱 시술로, 브라질에서 시작되었다. 이 시술은 몇 해 전 세계적 인기를 얻은 한 미국 드라마를 통해 알려졌다. 젊은 여성에게 비키니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었다. ‘퓨빅아트’는 브라질리언 왁싱보다 섬세한 제모법이다. ‘퓨빅’은 ‘음모’란 뜻인데 음모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디자인한다. 취향에 따라 일자, 삼각형, 하트 등의 모양을 낼 수 있다. 음모를 넘어 성기나 항문 쪽 불필요한 털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다.
임수연 라보떼 청담점 퓨빅아티스트는 “비키니 라인은 직접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부위다. 워낙 예민한 부위이므로 털이 난 방향이나 피부상태에 따라 시술한다. 항문이나 성기 주변의 피부가 어두워 레이저 시술이 힘든 이들에게 좋다”고 말했다. 보통 비키니 라인을 제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이지만 퓨빅아트는 30~40분이다. 시술 후 자외선을 피하고, 자극을 주면 안 되니 수용장이나 바다에 가기 2~3일 전에 받는다. 한 번 시술을 받으면 4~6주 유지된다. 비키니 왁싱 시술 비용은 보통 6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첫 왁싱 후에는 털이 빨리 자라지만, 꾸준히 왁싱을 받으면 모공이 자극을 받아 털이 가늘어지고 생장속도가 늦어져 깨끗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헬스조선 편집팀
사진 차병곤(스튜디오100)
도움말 양성규(초이스피부과 원장), 임수연(라보떼 청담점 퓨빅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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