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가위눌림, “잠자기가 무서워요”

    입력 : 2010.08.06 09:01

    K씨(33․남)는 요즘 밤에 잠을 자기가 두렵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꼭 가위에 눌리기 때문이다. 검은 물체가 자신의 목 위에 걸터앉아 목을 조르는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깨어나기가 어렵다. 가위에서 깨고 나면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고, 두통도 심하다. 심할 때는 하루에 3~4번씩 눌리기도 한다. K씨는 최근 열대야 때문에 잠도 안오고 해서 밤에 몇 번 공포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가위눌림이 이것과 연관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10~30대에 흔히 나타나는 가위눌림은 의학적으로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고 한다. 즉, 의식은 깼지만 잠을 자는 동안 긴장이 풀렸던 근육이 회복되지 않아 몸을 못 움직이는 것. 대개 꿈꾸는 수면(램 수면)때 나타는 현상이다.

    오건세 을지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정상적인 램 수면 중에는 호흡근육과 눈을 움직이는 안근육을 제외한 인체의 모든 근육의 힘이 빠지는데, 뇌파가 졸린 상태와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수면 단계에 비해 잠을 쉽게 깰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상태는 수초~수분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 옆에 있는 사람이 몸을 움직여주면 더 빨리 깨어난다.

    이런 가위눌림이 발생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단독성 수면마비로 가위 눌리는 것만 나타나는 경우, 둘째 낮에 매우 졸리는 기면병의 한 증상으로 수면마비가 동반되는 경우, 셋째 밤에 잘 때 다른 수면장애로 인해 자주 깰 수 있는데 램 수면 중에 가위눌림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위눌림은 정상인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자주 가위눌림을 경험한다고 해서 비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가위눌림은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에 잘 동반하기 때문에 가위눌림 외에 주간수면과다증, 탈력발작(근육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 반복적인 두통 등이 동반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위눌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잔인한 영상이 나오는 영화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에서 성인 627명을 대상으로 가위눌림에 관해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가위눌림을 경험한 사람들은 매우 피곤할 때(41.5%),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34.0%), 잠이 부족했을 때(31.1%), 공포영화나 무서운 장면을 목격했을 때(16.0%) 등으로 나타났다.

    오건세 교수는 “가위눌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시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고,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여 나가며, 취침과 기상시간이 일정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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